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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애들 컴백일에 맞추려고 했는데 ㅠㅠㅠ...

 

 

 

 

09.

 

 

 

 

찬열을 따라 나선 봉사활동에서 백현은 눈을 끔벅이며 서있었다. 입시를 위해서 따라나서긴 했지만 이럴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조금은, 아니 완전 후회 중이었다. 물론 찬열도 없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할 만큼 성실하지도 못한 게 탈이지만.

 

, 더워. 벌써 여름인가. 왜 이렇게 더워.”

 

백현이 혀를 내밀며 중얼거렸다. , 쪼그리고 앉은 백현이 찬열을 올려다보았다. 박찬열은 뭐가 달라도 다를 줄 알았다. , 다르긴 하다. 확실히. 보통 애들이라면 편한 길을 택할 걸, 굳이 이렇게 FM으로 간다. 따라나선 내가 미쳤지. 백현이 이렇게 후회를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었다. 오늘은 이렇게 쓰레기 줍기. 그리고 내일은 복지관에 가서 독거노인 돕기란다. , 복지관 식당이모한테서 반찬 하는 것도 배웠잖아. 찬열의 해맑은 표정에 백현은 그만 할 말을 잊어버렸다.

 

얼굴 익었다. 그늘 가서 쉬어. 음료수 사올게.”

, 됐어!”

알았어, 알았어. 백구야, 화내도 너만 더워. 그냥 얌전히 좀 앉아 있어라. 형 피곤하게 만들지 말고.”

넌 내가 피곤하냐? 우와, 박찬열 그렇게 안 봤는데.”

이 순간에도 말꼬투리는 잡아야겠다는 심보로 덤비는 백현을 보고 피식 웃은 찬열이 주변을 정리하고서 장갑을 벗었다. 시간 됐다. 음료수 사올게, 기다려. 백현을 공원 벤치에 앉혀두고 찬열이 자판기를 찾아 멀어져 갔다. 빨리 와. 심심하다고. 백현이 뒤에다 대고 웅얼거렸다.

 

으아. 으어하.”

 

땀이 식으니까 좀 으슬거리는 것도 같고. 백현이 몸을 옹송그려 핸드폰을 만지작거릴 때 쯤, 주욱 잡아당겨진 바지 탓에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또렷이 자신을 향한 두 눈을 보자마자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바라보았다.

 

“... 우와. 너 몇 살이야?”

 

옹알이에 불과한 말을 듣고도 신이 난 백현이 우쭈쭈, 본격적으로 몸을 돌려 아이와 마주했다. , 되게 귀엽게 생겼다. 형아도 한 귀여움 하는데. 흐흐 미소를 짓던 백현의 위로 불쑥 다가온 찬열이 물었다. 얘 누구야?

 

몰라. 갑자기 옆에 있더라. 근데 귀엽지.”

흐차, 엄마 어디 가셨어? 형이랑 찾으러 갈까?”

 

익숙하게 아이를 안아든 찬열이 빙글, 한 바퀴를 돌며 말했다. 능숙하게 아이를 보는 꼴이 신기하기도 해서 백현이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 백현아. 그거 음료수 마셔. 찬열의 환한 미소를 보며 얼떨떨하게 백현이 어? ... 대답을 했다.

 

, 근데 너... 진짜 애기 잘 본다.”

나 육아 프로그램 완전 열심히 봤어. 매주 챙겨봤는데. 애기들 귀엽잖아.”

나도 애들이랑 잘 노는데.”

니가 애잖아.”

 

아기를 안고 있으니 함부로 때리지도 못한다. 백현이 실실 웃으며 대꾸했다. 오늘 한번 애 둘 보게 만들어 줘?

 

찬열이 형아 베라가 먹고 싶어요.”

매일 뜯어먹으면서 무슨. 일단 얘 좀 부모님한테 데려다주고 먹으러 가자.”

만떼는 지금 먹고 싶다고~!”


징징거리는 백현을 보고 웃음을 터트린 찬열이 아이를 고쳐 안고 말했다. 넌 이런 형아 닮으면 안 된다. 그러다 장난이 발동한 찬열이 백현을 향해 말했다. 백현아, 주세요~ 해봐.

 

안 해.”

, 아까까지는 만세 흉내도 냈으면서.”

자존심 상해, 뭔가.”

, 해줘! 해줘~. 좀 해줘.”

얘는 공부만 하는 애가 뭘 이렇게 다 알아. TV 방송에서 봤음직한 아기의 행동을 저에게 시키니 황당하기만 했다. 백현이 짐짓 고민하는 척 하더니 찬열을 향해 손을 어설프게 내밀었다. 거기다 베시시 웃었더니 찬열이 자지러지게 웃었다.

 

, 팔이 한 짝 더 있었으면 좋겠다. 너 안아주게.”

좀 그런 건 말 안 하면 안 되냐?”

 

쟨 닭살 돋는 소릴 못해서 안달이 났나. , 메스꺼운 표정을 지어보인 백현을 향해 다가온 찬열이 아기를 들이밀며 말했다. 형아한테 뽀뽀.

 

너 진짜 걔네 닮았어, 방금.”

내가 성대모사는 좀 잘하지.”

 

평소에도 끼가 넘친단 소리를 곧잘 듣던 백현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죽이 잘 맞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찬열이 그건 인정한다며 고갤 끄덕였다. 어쨌든 부모님은 찾아줘야 할 텐데, 고민하는 사이 곧잘 찬열을 따르던 아기가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칭얼거리지, 당황한 백현이 까꿍! 놀래줘도 보고 온갖 재롱을 떨어댔다. , 힘들다. 지친 표정의 백현이 찬열을 올려다보며 울상을 지었다. 어뜨카지, 찬녈아.

 

왜 이럴까. 기저귀가 문젠가? 냄새는 안 나는데.”

배고픈 거 아니야?”

그냥 우유 먹여도 되나?”

애기야. 엄마 어디서 잃어버렸어?”

 

옆에서 낑낑대던 백현이 찬열을 졸랐다. , 애기 내가 안고 싶어. 내가 안고 있을 테니까 너 갔다 와. 백현을 보며 잠시 고민하던 찬열이 물었다.

 

, 어딜?”

저기 관리실. 어차피 우리 이거 검사 받으러 가야했잖아. 그동안 애기 엄마 여기까지 애기 찾으러 올 수도 있으니까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

알았어. 근데 너 안을 수 있어? 팔 이렇게 해봐. , 조심해서 안아.”

 

영 불안했는지 자꾸 찬열에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아기를 달래가며 백현이 건네 안았다. 너 사고 친 애기 아빠 같다. 찬열의 중얼거림에 백현이 입 꼬리를 올려 비웃었다. 가능성이 높은 건 그쪽이죠, 카사 박찬열 선생.

 

아야!”

애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어, . 이렇게 입 험한 애가 애를 보겠다니.”

, 빨리 다녀와.”
형 다녀올게.”

 

자꾸만 그 작은 손을 잡고 흔들며 쉽게 자리를 뜨질 못하는 찬열을 백현이 발로 툭툭 건드렸다. , 빨리 다녀와. 자꾸만 꾸물거리던 찬열이 백현의 표정을 보고 푹, 과장스럽게 한숨을 쉬더니 덧붙였다.

 

아빠 다녀올게, 엄마랑 잘 놀고 있어~. 푸학!”

 

끝에는 웃음까지 터트린 찬열이 얼른 몸을 피했다. 백현이 잔뜩 열이 오른 표정으로 쫓는 시늉을 했지만 아이를 안은 상태로 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저 새, ... 가 아니라. 쟤가 아주 뒤, ... 맞으려고. 하하.”

 

진짜 말버릇은 고쳐야 할 것 같았다. 아이가 탈까 얼굴 위로 손 그늘까지 만들어주며 백현이 다시 벤치로 향했다. 그리고 그 시간 찬열은,

 

학생 열심히도 했네. 보통 20분만 하고 노닥거리다가 가는데. 어이구, 쓰레기통까지 정리했네.”

 

찬열이 모아둔 쓰레기를 확인한 소장님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하하, 시원하게 웃은 찬열이 주변을 둘러보며 운을 뗐다. 혹시 여기에 아이 실종신고 안 들어왔나요?

 

? 없었는데, .”

... 저희가 혼자 있는 애기를 봐서 데리고 있거든요. 혹시 방송 좀 가능할까요?”

그래? 경찰서에도 신고해둬야겠네.”

 

종이에 간단하게 아기의 인상착의 등을 작성한 찬열이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일단 가서 기다리고 있어, 학생. 먼저 방송이랑 신고부터 하고 갈 테니까. 시간을 확인한 찬열이 꾸벅 인사를 마친 후 백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기는 귀여웠지만 너무 늦어지면 안 되는데. 걱정이 미친 찬열이 서두르기 시작했다. 뭐라도 사가야 하나.

 

동생이 어리네? 늦둥이인가 봐.”
아니요, 하하.”

어머, 그럼... 애기 엄마는?”

아니요. 하하...”

 

멀찍이서 보이는 백현이 꽤나 난처한 표정으로 아기를 안고 있었다. 또 변백 낯가리고 있네. 찬열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계속 아줌마 두 분에게 시달리는 모습이 꽤 볼만하지만 안쓰러워 찬열이 서둘러 곁에 다가갔다. 백현아, 이름을 불렀더니 안절부절 못하던 백현이 번쩍 고개를 들었다. 찬녈아... 목소리에서부터도 반가움이 느껴졌다. 자신도 모르게 익숙하게 백현의 정수리로 손이 간 찬열이 쓱쓱 쓰다듬어주며 물었다. 왜 그래?

 

그럼 이쪽이 애기 아빠?”

아뇨, 그거도 아닌데...”

 

백현이 또 울먹거리는 아기를 얼러주며 답했다. 그래도 처음보단 꽤 익숙해진 폼에 찬열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혼자 돌아다니고 있어서 저희가 데리고 있어요. 방금 사무실에 말씀드렸고요. 방송 곧 나올 거예요. 찬열의 말에 납득을 한 아주머니들이 입에 침이 마르게 둘을 칭찬해댔다.

 

근데 아기가 너무 울먹거려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보자... 기저귀도 아니고. 밥 때 됐으니 보채지~. 그래도 순하네, 처음 보는 학생들한테 낯도 안 가리고.”

 

볼을 쓰다듬어준 백현이 찬열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너 사무실에 번호 남기고 왔어? 찬열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현이 빠르게 덧붙였다.

 

그럼 우리 슈퍼마켓이라도 들리자. 애기 너무 울어. 눈가 빨개진 거 봐. 지금은 지쳐서 울지도 못하는 거 같아.”

그래, 그럼. 어차피 폰으로 연락하실 거고, 아마 여기 사무실에 아직 신고가 접수 안 된 거 보면 부모님은 다른데서 헤매고 계실 거 같다고 하셨어. 좀 걸릴 거야.”

 

찬열의 말에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꾸벅 인사를 했다. 저희 먼저 가볼게요. 혹시라도 애기 부모님 만나시면,

 

그래, 그래. 관리사무소 가보라고 전해줄게. 학생들 수고해요.”

감사합니다.”

 

훈훈한 미소로 인사를 해주신 아주머니들을 뒤로 하고 둘은 걸음을 재촉했다. 아기 안 무거워? 찬열의 물음에 백현이 고개를 저었다. 아까까지 앉아서 있었는데, .

 

근데 분유 먹여야 하나?”

아냐, 우리 조카 보면 벌써 밥 먹어. 죽 먹으러 가자. 간은 하지 말고 달라고 하면 돼.”

 

찬열의 말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를 보느라 살짝 숙여진 얼굴 위로 솟은 두 뺨이 발갛게 익어있었다. 괜찮다고 해도 많이 힘들었나보다. 찬열은 그제야 괜히 백현까지 봉사활동에 끌어들였나 싶어 미안해졌다.

 

“... 옳지, 맛있어요?”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백현이 아이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얘 진짜 귀여워. 중얼거린 백현이 다시 숟가락에 뜬 죽을 후후 불어서 아이에게 먹이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음식이 나오기 무섭게 먹기 바빴을 백현이 한술도 못 뜨고 아이를 보는 모습을 지켜보던 찬열이 아이를 안아들며 말했다.

 

백현아, 너도 먹어. 나머지는 내가 먹일게.”

됐어. 금방 먹여.”

벌써 죽 다 식었어. 다시 데워 달라고 해.”

괜찮은데...”

 

그제야 대충 수저를 들고 먹기 시작하는 백현을 보고 찬열이 시선을 돌렸다. 예상키는 180이라는 주제에 아직도 170 대에서 머무르는, 또 귀염상인 얼굴 덕에 애 같은 구석이 남은 백현이 아이를 보는 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찬열이 슬쩍 웃으며 숟가락을 들었다. 애가 애를 본다는 소리가 저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 , 박찬열.”

, ?”

“......”

 

아이에게 흠뻑 빠진 찬열은 목소리만 들어도, 그리고 표정만 봐도 뚝뚝 다정함이 떨어져 흘렀다. 아까까지도 여자들이 보냈을 것이 분명한, 핸드폰에 쏟아져 날아온 카톡들을 떠올린 백현이 물끄러미 찬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가만 보니 남편으로서 박찬열은 별로일지 몰라도 아빠로서의 박찬열은 괜찮을 것 같았다.

 

죽 식었지? 데워서 먹으라니까.”

“...... 그냥 너부터 밥이나 먹어라, . 맨날 주변만 챙기느라 지 밥도 못 챙겨먹고 다니고.”

“..... .. 나 배 안 고파. 괜찮,”

형아한테 오고 싶었어요? 그래, 남은 맘마는 형아랑 먹자~.”

 

찬열에게서 아이를 당겨 안은 백현이 환하게 웃으며 수저를 들었다.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배려가 늘어가는 백현을 보며 당황스런 표정을 짓던 찬열이 이내 실실 웃으며 그릇을 비워갔다.

 

 

 

*

 

 

 

대학에 오니 정말 많이 풀어졌나보다. 시험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긴장감도 들지 않아 백현은 그저 책을 펼쳐둔 채 멍하니 앉아있었다. 지금 내가 전공 책을 보고 있는지, 매직아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숨을 푹, 내쉰 백현이 책상위로 엎드렸다. 그리고 그 때, 드르륵 앞 좌석이 카펫에 슬쩍 끌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자리에 앉았다. ,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니 책을 펼치고 있는 찬열이 있었다.

 

빨리도 온다. 과탑은 포기했냐?’

 

아무렇게나 노트에 끼적여 찬열에게 밀어줬더니 피식, 웃으며 밑에 답을 달아준다. 동아리 다녀오느라 늦었어. 공부 많이 했어? 글쎄, 얘는 항상 뻔한 답을 묻는다. 확인사살. 이번에도 명중이다. 가슴에서 피가 쏟아지는 기분이야. 백현이 푹, 한숨을 내쉬며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당장 3일 후에 시험인데. 그리고 그 때, 슬쩍 다가온 여자 하나가 찬열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억지로 끌어다 둔 백현의 시선도 슬그머니 그곳으로 향했다.

 

찬열아, 이거...”

, 고마워. 이따가 졸리면 말해. 커피는 내가 살게.”

, ! 카톡 할게.”

 

, 배우희다. 완전 예쁘다. 넋을 놓고 바라보던 백현을 확인한 찬열이 쿡쿡 찌르며 말했다. , 공부해, 변백현. 그제야 백현은 입이 삐죽 나와서 책장을 넘긴다. 시험 3일 남았다는 애가 아직도 집중을 못한다.

 

백현아, 피곤해?”

“... 아니.”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시험기간 동안 그냥,”

, 됐어.”

 

묘하게 짜증이 묻어나는 백현의 반응에 찬열이 당황한 얼굴로 입을 닫았다. 저녁이나 먹고 가려고 철야는 포기한 채 느지막이 도서관에서 나오던 참이었다. 책을 정리하는 백현의 표정에서부터 저조한 기운을 느껴 계속 눈치를 보다 건넨 말에 이렇게 나오니 찬열로서도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 나 먼저 간다.”

 

집이 아닌 버스정류장으로 몸을 튼 백현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마자 찬열이 덥석 그 팔을 잡아챘다. 아 왜. 무표정한 얼굴의 백현이 찬열을 쳐다보았다. 눈에 비친 불만을 빤히 읽어내던 찬열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백현아,

 

너 아까부터 짜증이잖아. 왜 그래. 뭐 때문에 그런 건데.”

“... 아니라고.”

말하고 가.”

. 아니라는데 넌 또 왜 시비야.”

 

백현이 퉁명스럽게 말하고 슬쩍 찬열의 표정을 살폈다. 순간적으로 내뱉었지만 내심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굳은 표정에 백현이 입술을 깨물고 먼저 걸음을 옮겼다. 사실은 진짜 별 거 아닌데.

 

말하고 가. 진짜 이러면,”

“... 이러면, .”

“...... 이렇게 싸우는 거 싫다고 했잖아.”

 

찬열의 고집스런 말에 백현이 푹,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사실은 진짜로 아무 것도 아니라서 더 말하기 싫었던 것이다. 한참 입을 다물고 있던 백현이 슬쩍 운을 뗐다.

 

“... 아니, 나도 앞에 공부하고 있는데 넌 둘이서만 카페를 다녀오냐.”

카페? , ... , 그래서 내가 같이 가자고 했잖아.”

그럼 둘이 데이트 간다고 하는데 내가 눈치 없이 거길 끼냐?”

 

아예 둘이 따로 만나든지. 백현이 또다시 떠오른 기억에 울컥, 차오른 분을 삭이기 위해 숨을 골라야만 했다.

 

‘... 찬열아, 나 졸려. 나가자.’

잠깐만... 백현아, 너도 갈래?’

 

속닥거리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워 엿듣던 백현은 찬열의 말에 화들짝 놀라 멍청하게 웃음을 지으며 대답해야만 했었다. 아니, ... , 공부가 좀.. 급해서. 하하하.

 

데이트는 무슨 데이트야. 그냥,”

, 딱 봐도 둘이 썸 타는데, 내가 거길... 너도 말했잖아, 썸이라며!!”

결국 삐졌네. 삐진 거였네, 우리 큥이.”

큥이는 또 뭐야.”

여자애들이 너보고 그렇게 부르던데?”

 

별명만 많아. 민망해진 백현이 뒷목을 긁으며 정류장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였다. , 백현의 목을 팔로 감아 끌어당긴 찬열이 그대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 이제 우리 둘이서 커피 마시러 가자.”

, 뭐래. 나 집에 갈 거라고.”

그래, 우리집에서 커피 마시고 공부하다가 가자. 전에 너 스파오에서 옷 사놓고 우리집에 두고 갔더라. 그거 입으면 되겠다. 기말 끝날 때까지 같이 살자.”

 

정작 백현은 계속 툴툴거렸지만 찬열은 이유를 알고 나니 속이 편해져 연신 싱글거렸다. 잔뜩 부은 얼굴로 짜증을 내면서도 귀는 붉어진 백현이, 표현이 서투른 백현이 유난히 귀여운 날이었다.

 

 

 

*

 

 

 

엄마!!! , 옷 좀 사달라니까... 아니면 용돈을 주든가!!”

 

옷더미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백현이 잔뜩 찡그린 얼굴로 외쳤다. , 한숨을 내쉬며 화를 다스리던 백현이 간신히 골라둔 옷을 바라보며 또 울먹거렸다. , 진짜... 내가 쪽팔려서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엄마는 뭐 땅만 파면 돈이 나온다니? 니가 벌어오든가!”

, 진짜... 내가 알바한다고 하니까 뭐랬어? 공부나 해서 대학이나 가라며! 딴 짓 하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할 때는 언제, ! 왜 때려!!”

이게 어디서 따박따박 말대꾸야?”

엄마가 방금 돈 벌어오라고 하니까 한 소리잖아! 앞뒤가 안 맞잖아! 성적만 오르면 용돈 올려주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그래서, 너 잘났다고 지금 엄마한테 유세떠니?”

 

진짜 억울해서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백현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쳐다본 탓에 또 어디서 눈을 치뜨냐는 소리와 함께 흠씬 두들겨 맞았다. 신경질적으로 밖으로 나가버린 백현은 또 어쩔 수 없이 걸음을 옮겼다. 어디로?

 

그래서 또 피신 나왔어?”
“... 내가 사준다고 할 때 먹어라.”
그러게 왜 짜증은 냈어. 결국은 네 기분도 나빠지잖아.”

, 잔소리 들으려고 너 부른 거 아니다.”

 

찬열의 말에 심기가 불편해진 백현이 그대로 짜증을 내며 말했다. 빙수를 뒤적거리던 백현이 결국 한숨을 푹 내쉬며 풀썩, 등받이에 몸을 기대버렸다.

 

더 안 먹어?”

너나 먹어.”

 

자존심 강한 백현에게 돈 얘기를 꺼냈다간 또 기분 상하겠지, 싶어 찬열은 섣불리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그냥 가만히 빙수를 먹던 찬열이 아, 소리와 함께 입을 열었다.

 

그럼 옷 빌려줄게.”

“.. 장난하냐? 니 사이즈가 나한테, ...”

 

직접 그 말을 내뱉으려니 또 자존심이 상해 백현이 입을 꾹 다물었다. 확실히 찬열은 옷을 잘 입었다. 평소에 교복을 입은 모습만 보다 밖에서 만나 놀 때면 조금은 기가 죽을 정도로. 아주 약간이었지만.

 

중학교 때 입던 옷 아직 있을, ! 미안!”

 

웃음을 터트리며 농담이라 사과를 건네는 찬열을 무시한 채 백현이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우울하다. 이따위 농담 따먹기를 해봐야 구린 옷을 입고 수학여행을 가야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아마 기념사진에도 제일 구린 모습으로 남게 되겠지. 흑역사만 생성할 거야. 그냥 가지말까. , 백현이 코를 훌쩍이며 우울함에 버둥거리던 순간,

 

사이즈 작아서 못 입는 것도 있을 거야. 그냥 우리집 가서 놀자. 옷 보다가 마음에 안 들면 마는 거고, .”

 

이쯤 되면 못 이긴 척 가볼까, 슬쩍 고개를 드는 백현을 보고 찬열이 남몰래 웃음을 삼켰다. 백현의 귀가 쫑긋거리는 게 보이는 것만 같았다.

 

, 이거 좀 크다.”

원래 크게 입잖아. 예쁜데?”

 

찬열의 옷장을 열어본 백현은 연신 입도 다물지 못한 채 이것저것 몸에 대보기 바빴다. 수많은 옷 중에는 텍도 뜯지 않은 채로 얌전히 모셔져 있는 것들도 많았다. 이건 뭐 색깔만 다르고 같은 옷인데 왜 이렇게 샀지? 태진아도 아니고. 휙휙, 이것저것 뒤져보며 백현은 혀를 내둘렀다.

 

백현아, 너 이거 입어.”

너 이거 맞냐?”

안 맞아. 그래서 다시 샀잖아.”

환불하지 뭐 하러 또 샀냐?”

갑자기 커버려서. 같은 디자인 또 있어. , 맞춰 입자. 나중에 기념사진 찍고.”

웃기고 있네. 같은 반도 아닌데 무슨.”
눈치 봐서 그냥 나랑 다니자.”

 

미쳤나보다. 우리 담임 앞에서 패기 있게 그 얘기 그대로 읊어볼래? 백현이 비웃으며 찬열에게 말했다. 침대 위로 옷을 펼쳐둔 찬열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이게 진짜 귀여운데.

 

귀여운 거 이제 그만하고 싶다. , 피곤해. 다들 날 너무 좋아해서.”

나도 피곤해? 내가 니 짱팬이라서?”

, 좀 그만 좋아해라. 팬서비스 해주기도 지친다.”

 

뻔뻔한 백현의 말에 찬열이 웃음을 터트렸다. 나 좀 멋있는 옷 좀 줘. 의자에 반대로 앉아 등받이를 끌어안은 백현이 옷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백현의 말에 다시 옷장으로 다가간 찬열이 고민하며 이것저것 뒤적거렸다.

 

이거 입어 봐.”

나도 후드티는 있는데.”

이거 새 거야. 팔이 좀 짧아서.”

 

내가 이상하게 긴 편이지, , 그래. 황급히 덧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찬열이 흰 이를 다 드러내며 웃자 백현이 그제야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었다. 덥지 않을까? 백현의 말에 찬열이 후드를 씌워주며 대답했다.

 

밤 되면 춥다던데. 그 때 입어. 낮에는 아까 내가 꺼냈던 거 입고.”
, 이거 다 너 안 입는 거야?”
사이즈 미스라고 했잖아. 너 줄까?”

.”

 

백현은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당당하게 대답하고서는 뻔뻔하게 덧붙였다. 나중에 종이백에 넣어줘. 넣을 데가 없어. 그걸 또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준 찬열이 옷을 마저 정리하고서 모자 하나를 꺼내들었다. 머리도 작네, 모자를 씌워준 찬열의 중얼거림에 백현이 고개를 치켜들고 머리를 흔들어댔다. 모자에 가려진 시야 탓에 찬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탓이었다.

 

너 생일 선물로 이거랑 똑같은 스냅백 사줄게.”

이거 비싸던데.”

괜찮아. 지금부터 우리 백현이한테 쓸 간식비 좀 아끼지 뭐.”

, 아낄 걸 아껴.”

형이 이렇게 힘든 걸 아나 모르겠네.”

 

푸욱, 한숨을 내쉰 찬열에게 매달린 백현이 왁, 어깨를 깨물었다.

 

 

 

*

 

 

 

백현은 카톡! 느닷없는 알림음과 함께 반짝 액정이 켜진 핸드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갤 돌렸다. 백현은 지금 굉장히 기분이 저조한 상태였다. 시험이 모두 끝나고 방학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종강 후에 이리저리 쏘다니느라 바빴던 것도 사실이고, 알바를 하느라 더 정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백현아,’

변백현

왜 연락이 안 돼 ㅠㅠ

 

그러는 본인은 왜 연락도 없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백현이 짜증스런 표정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종강 후, 친구들과 만나느라 부천에도 다녀오던 길이었다. 그간 간간히 알바도 하고 집안일도 돕느라 정신이 없었던 터라, 찬열과는 일상적인 대화조차 뜸해져 있었다. 매일 붙어 다니다 이렇게 2주가량을 보지 못하려니 또 보고 싶기도 하고. 오늘 뭐했어? 어디 갔는데? 따위의 찬열에게서 온 카톡이 가득한 액정을 쳐다보던 백현이 벅벅 뒷머리를 긁었다. 바쁘기도 하고, 까먹고 대충 남긴 대답은 거의 단답형이었다. , 좀 미안하기도 하고.

 

, 다음 주에 우리 몇 시?’

 

그리고 그 때 도착한 다른 동기의 문자에 백현이 눈을 껌뻑거리며 한동안 그 의미 파악에 머리를 굴려야만 했다. 너 카톡 잘못 보낸 듯. 백현이 빠르게 답을 하자 순식간에 카톡이 주르륵 도착했다.

 

알아 너 변백이잖아, 등신아.’

다음 주에 우리 몇 시에 만나냐고,’

너 이번엔 박찬이랑 따로 오겠네.’

 

이 병신이 뭐래, 백현이 중얼거리며 답을 이어갔다. 뭔 소리야. 다음 주에 나 양구 내려감. 그러나 자꾸만 피어나는 의심의 구름을 채 걷지 못한 백현은 결국 몇 마디를 덧붙이고야 말았다. 그것이 몰고 올 파장도 모른 채.

 

박찬열도 나옴?’

나 아무 말도 못 들었어. 시발.’

 

그리고 지금까지,

 

백현아 ㅠㅠ 왜 치킨을 사놨는데 먹지를 못하니...’

백현아

왜 그래

변백현

ㅠㅠㅠ

 

쏟아지는 카톡을 멍하니 지켜보던 백현이 무심결에 그것을 눌러버렸다. 순식간에 사라진 1 표시를 찬열도 봤을 게 분명했다. 거짓말처럼 쏟아지던 카톡이 멎었다. , 젠장. 허옇게 질린 얼굴로 백현이 침대에 몸을 던졌다. 뭐라고 대답하지, 고민하는 사이에 전화가 울렸다.

 

“... ,”

‘...... 백현아,’

, 듣고 있어, .”

... 화났어?’

 

아직도 백현의 머릿속에는 그날의 기억이 선했다. 당연히 알고 있겠지, 라는 전제를 깔고 전하는 찬열과 그의 여자친구가 된 우희에 대한 얘기를 아무렇지 않은 척 듣고 있을 때, 사실은 가슴 속에서 불이 들끓어 오르는 것만 같았다. 아니, 과 동기하고도 소개시켜줄 정돈데 왜 나한테는 말도 안 했지?

 

나 바빠서 지금 전화 못 받아.”

그럼 좀 만날래? 치킨 사놨는데.’

 

또 찬열이 슬슬 눈치를 살피는 게 보여서 백현은 시큰둥한 얼굴로 뺨을 긁었다.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다. 그냥 이 상황이 싫은 것이다. 애초에 찬열만 예의를 지켰어도.

 

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그러냐?”

아직 양구야?’

몰라.”

, 왜 그래~... , 백현아. 그냥 좀 풀어주면 안 돼?’

아 모르겠다고! 전화하기 싫어졌다고. 그냥 끊어.”

 

소리를 꽥 지르니 잠깐 잠잠해진다. , 한숨 끝에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찬열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잠깐 술이나 하자, 나와.

 

양구라고, 병신아.”

그럼 너희 집엔 도둑이냐, 병신아. 네 방에 불 켜진 거 다 보여. 거짓말 좀 그만 하고 나와라, .’

 

이거 스토커 아님? 백현이 경악한 표정을 한 채 창문으로 두다다 달려갔다. 벌컥 열어젖힌 창 아래를 휘휘 둘러봤더니 잔뜩 굳은 얼굴로 제 쪽을 쳐다보는 찬열이 보였다. , 미친. 멍한 얼굴로 마주하다 백현이 서둘러 창문을 닫았다. 주르륵 미끄러지듯 주저앉은 백현이 신음소리를 흘렸다. 만나봤자 할 말도 없다. 가끔 이런 식으로 짜증을 부리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박찬열도 그냥 넘어가주면 안 되나? 혼자서 풀 시간을 안 준다. 좀생이 같아 보이는 건 결국 나 혼자지.

 

“... 아니, 자려고 하니까-.”

얼굴 한 번 비싸다. 가자, 치킨 먹고 자.”

 

아무렇지 않게 손목을 잡아 끈 찬열 덕에 못 이긴 척 끌려가던 백현이 후드를 더 당겨썼다. 그냥 이렇게 모르는 척 넘어가기엔 기분이 덜 풀리기도 했고, 그렇다고 하나하나 따지기도 뭐하다. , 혼자서 속을 삭히는데 찬열이 갑자기 몸을 틀었다. , ...! !

 

미안해. 얘기 들었어. 경수한테.”

“......”

그 때 너도 부르려고 했는데 바빴잖아. 부천도 가야하고 양구도 가야한다고 너 계속 약속 읊어대는데 거기다대고 내가 뭐라고 하냐.”

사귀는 건 말해줬어야지.”

사귀네, 사귀지? 언제 사귀냐? 계속 네가 말했잖아. 그래서 말하나마나,”

그거랑은 다르지.”

 

고등학교 때 기억이 다시 떠올라 백현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배신감이 든다. 얘는 꼭 제 속을 다 드러낼 것처럼 굴다가 한순간에 입을 다문다. 조개인줄. 뭘 대단한 비밀을 감췄다고 저렇게 입을 꾹 다물고... 백현이 훅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런다며, 배신감 든다는 소리를 내가 또 해야 하냐?”

너 계속 내가 카톡 해도 단답이었잖아. 나도 그런 얘길 그냥 야, 나 여친 생김, 이렇게 툭 던지고 말아?”

경수한테는 잘도 그러면서.”

경수랑 같아? ... 걔부터가 매일 단답이잖아. 너한테도 그러면 제일 짜증낼 거면서.”

 

하긴. 저도 모르게 수긍해버린 백현이 번쩍, 정신을 차리고서는 표정을 가다듬었다. 나만 빼놓고 약속을 잡냐, 그래도.

 

“... 여친, 친구들한테 소개시킨 건 처음이라며.”

누가 그래?”

중학교 때도 그런 적 없었다며, 다 들었어, 병신아!!!!!!”

 

말 좀 곱게 해! 찬열이 맞받아치며 백현의 입술을 꾹 꼬집었다. , 나 치킨 안 먹어. 백현이 뚱하게 대꾸하자 찬열이 되물었다. 그럼 뭐?

 

너 고생하는 걸 봐야 마음이 좀 풀릴 거 같음. 밥 해줘. 떡볶이라도 네가 만들어줘.”

지금 마트 문 닫지 않았어?”

아냐, 너 자취집 근처에 하나로 마트는 1시까지임.”

 

자취도 안하는 게 어떻게 나보다 더 잘 알아. 찬열이 중얼거리면서도 걸음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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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5.193
왜이렇게늦세오셧어요ㅠㅠㅠㅠ기다렷어오
9년 전
gonna
기다려주셨다니 ㅠㅠ 감사해요 ㅠㅠㅠ 요즘에 원하는만큼 글이 안나와서 ㅠㅠㅠ 슬럼프라고 할 것도 없지만 그런가봐여 ㅠㅠㅠ 흡... 조만간에 다시 뵐 수 있기를 ㅠㅠ
9년 전
비회원83.195
ㅠㅠ 백현아 니가 찬열이랑 하고 있는 게 썸이라고....
9년 전
gonna
그러게요 ㅠㅠㅠ 당사자들이 모르니... ㅋㅋ
9년 전
독자1
자까님 기다렷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안 오시는 줄 알고 진짜 ㅠㅠㅠㅠㅠㅠ 재탕하면서 기다렸더니 분량짱짱이신 작가님이 돌아오셧ㄴㅔㅠㅠ 아 진짜 찬백이들 갈수록 더 귀여워ㅓ져... 얘네는 이게 묘미야.. 흑흑 ㅠㅠ 글 읽엇으니까 힘내서 시험공부해얒..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백현이마음=내마음 ....
9년 전
gonna
허엉 ㅠ 기다리셨다니 죄송하면서도 기쁘네요ㅠ 아무도 이제 안 보실까봐 사실 올리면서도 조마조마 ㅠ... 시험 잘 보고 오세요!! 분량 짱 길게 준비해둘게요! ㅋㅋ
9년 전
독자2
작가님이 글 그만 쓰실때까지 제가 항상 기다리구 있을꺼에연! 걱정 노노! 히히 담편 기대할께욘♡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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