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부터 살던 이곳을
저는 이제,떠나게 되었습니다
착한, 아저씨 덕분에요
제가 아저씨를 처음 봤을때
참 키가 크다고 느꼈어요
그런 의미에서 아저씨를 키다리 아저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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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러니까 내가 당신을 처음 본 건, 아마 10살 무렵이었을 거예요
당신은 나보다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왠지 난 당신을 아저씨라고 불러야만 할것 같았어요
왜냐면 내가 19살이 되던 해, 아저씨는 내 시를 하나 읽고는
나를 대학교에 입학시켜 주셨으니까요
대학교에 입학시켜주는 조건은 딱 하나, 아저씨에게 매일 편지를 쓰는 거였어요
글을 쓰는걸 좋아했던 저로썬
나쁘지 않은 제의 였어요
원장님은 일주일에 한통도 많다고 하셨지만,
전, 제 얘기를 들어주는 아저씨라는 존재에 신나
하루에 한통, 많을 땐 두세통도 보내었지요
하지만 매정하게도 당신은 나에게 답장을 주지 않으셨어요
혼자서만 하는 일방적인 소통에
전 지쳐갔어요
그래서 난 한 남자에게 빠져버렸답니다
그 남자는 이탈리아 사람이었는데, 참 다정한 사람이었어요
점점 편지 안에는 제 이야기나 아저씨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라
그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갔어요
그래서 아저씨는 그게 탐탁지 않으신가봐요
왜냐면요, 오늘 아저씨의 비서에게 전보가 한통 왔어요
바로 내일, 아저씨의 집으로 찾아오라는 거였죠
전 지금 너무나 떨리지만,
아저씨를 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게 설레요
그럼 잘자고 내일 봐요 :)
*추신 아저씨는 정말 대머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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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아마 제가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쓰게 될
러브레터일거예요
제가 아저씨의 집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탔을 때
너무나 떨려서 그 시끄러운 엔진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
하마터면, 워털루 역에서 내리지 못할 뻔했으니까요
아저씨의 집사에게 이야기하고
대문을 들어서니
드디어 실감이 나더군요
아저씨를 본다는게 너무 설레었어요
집사의 안내에 따라 아저씨의 방에 들어갔죠
아저씨는 뒤돌아 앉아 계셨어요
저는 용기내 아저씨를 불렀어요
당신은 뒤를 돌아 나와 눈을 맞췄어요
그런데 이게 왠걸, 당신은 내가 항상 편지에
써내려갔던 이탈리아 남자였어요
나는 바보같게도 당신의 이야기를 당신에게 보내고 있었어요
당신은 내게 말했죠
'오, 정말 보고 싶었어요. 왜 내가 아저씨인지 알아차리지 못했죠 아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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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왓글이랑 이거랑 같이 연재할 예정이야! 키다리 아저씨 읽다가 삘받아섴ㅋㅋ
12명다 차례로 올테니 기대해줘!
똥글이지만,, 돌던지지는 말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