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각, 여자가 시간을 확인한 뒤 짧게 한숨을 쉬고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같은 자리에 머물러있던 남자가 비로소 자리를 옮긴다.
2053 05 12
몇시간째 같은 자리에 머물러있는 남자가 의심적어 남자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온 곳에서 사이렌이 울려 퍼졌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남자는 그제야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돌린다.
사이렌이 시끄럽게 울릴 때마다 내 머릿속엔 짤막한 대화 장면 하나가 스쳐 지나갔고, 스쳐 지나간 대화 장면에
익숙하다는듯 입을 움직이는 남자가 있었다.
" 여주씨는 하늘을 좋아하시나 봐요. 항상 창밖을 보고 계시네요? "
"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에요.
어쩌면 무의식이 기다리는 사람이 올 수 있겠네요. "
" 그래서 그 무의식이 기다리는 사람은 왔어요? "
" 성규씨 오시잖아요. 성규씨가 아무래도 제 무의식을 가득 채우신 것 같은데요? "
그 남자가.
2053 05 13
여자는 드디어 머리 한 구석에 잠가놓았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구나. 라고 작게 웅얼거렸다.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론 더 꼬인 듯이, 전보다 마음이 더욱 복잡해진듯한 표정을 짓는다.
" 여주씨! "
여자는 갑작스레 불린 자신의 이름에 놀란듯이 움찔하며 소리가 들린 쪽으로 살짝 몸을 돌리었다.
" 아 호원씨셨구나. 무슨 일 났어요? 왜 이렇게 급하게 뛰어오세요. 그러다 넘어지십니다 - "
" 에이, 제가 걸음마도 다 못땐 애기도 아니고, 장난이 지나치십니다 -
아 그것보다 저희 이제 산책도 못가겠던데요? "
산책을 다닐 수 없다니. 매일같이 산책을 다니며 햇살을 쐬는 나로서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통보였다.
" 산책요? 왜 갑자기 막으신데요? "
그래 아무리 내 자유가 빼앗겼어도 애꿎은 호원씨께 불똥을 튀길 순 없지.
" 어제 1025번 창문으로 탈출했잖아요. 갑자기 강화한 이유인 것 같네요. "
아 탈출 … 이제서야 어제의 그, 사이렌 소리의 의문이 풀린다.
" 아 몰랐어요 - "
그나저나 1025번이면… 김명수? 탈출한다 계속 설쳐대더만
내 귀에까지 들리는걸 보면 결국 성공했나보네.
[ 이번 탈출 성공하면 탈출 1주년에
이 오빠가 불쌍한 권여주를 친-히 도와주도록 하지.
흔치않은 기회니까 꽉 붙잡고 따라오라고.
괜히 다치지 말고. 알았지?
- 마지막 음성 메세지 입니다. - ]
진짜 김명수 답네.
어디 오빠 믿고 한번 기다려봐야겠네 -
안녕하세요. 백색 여름이라고 합니다. |
글잡담은 처음인데 잘 부탁드려요. 어두운 분위기의 글 같지만 초반에만 그럴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아셨을지 모르겠지만 이 글의 배경은 배경이 왜 교도소냐고요? 사실 제가 교도소 글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네. 별 다른 뜻 없습니다.
권여주님은 2053년 30세로 나옵니다. 이호원은 31세, 여주님보다 1살 연상으로 나오고요. 여주님과 김명수는 마찬가지로 30세이고요. 김명수가 오빠라고 한 것은 둘 사이의 말장난이에요. 다들 한번씩은 해보셨을거라 믿습니다...!
현재 이호원과 권여주는 교도관입니다. 서로 친한 관계이지만 친한 오빠 동생을 절대 깰 수 없는 관계라 서로 자각하고 있습니다. 김명수는 죄수 1025번으로 교도소에서 생활한지 근 3년이 되어가는 도중 탈출을 한 상태입니다. 김성규는 아직 왜 교도소에 있는지, 과거에 권여주님과 어떤 사이였는지 천천히 나올 예정입니다.
'백색 여름' 은 시험이 다가오고있는 학생 수니입니다. 자주 오지 못 할 수 있는데, 그래도 공책에 꾸준히 써 나가겠습니다. 마지막 결말은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마지막 결말이 어떻게 될 지 기대되면서 불안하네요. 망치는것은 아닌지...
이상 백색 여름이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