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종인] 가수인 전남편과 우결 찍는 여배우썰 03
종인이와 너징의 문자는 그게 다였어. 너징은 종인이의 사과에 그냥 보고 씹고 넘어갔고,
우결 첫 촬영까지 널널한 것 같지만 빡빡하게 보냈어. 전에도 얘기했지만 너징은 핫!한 배우니까.
작품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이리저리 잡지 TV 할 것 없이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하고 싶어했으니까.
몸이 두세개여도 모자라..!
"에휴, 힘들다..."
"그래도 바쁠 때가 좋은거다.. 징어야.. 지난 2년을 생각해봐..."
"하긴 그래요..오빠....!"
눈코뜰 새 없이 바빴지만 그래도 지금 이 생활이 너징은 좋아. 그렇게 그려왔던 배우 생활이니까..!
단, 종인이만 아니면 말야. 바쁘게 생활하다가도 종인이를 만날 생각에 너징은 한숨이 나와.
너징은 생각해. 24년간 살아오면서 가장 큰 실수는 우결을 한다고 나댄 일이라고......
"다음 스케줄은 뭔가용? 뭔가용용?"
"까불기는.. 오늘 거기.. 그 힐링하는 데 단독 게스트."
"헐.. 진짜? 대박.... 와... 나 말 짱 못하는데.. 망했당..."
"괜히 실수하지나 말고.."
"넵!"
힐링한다는 그 프로에 너징이 초대됐어. 라이징 스타 특집? 으로 가게 되었나봐.
이런 프로는 또 처음이라 너징은 바짝 긴장해.
도착하자마자 대기실을 돌아다니면서 스텝, 출연진 할 것없이 누구에게든 인사를 꾸벅, 꾸벅 하고 다녀!
"오징어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2년간의 단역 생활을 바탕으로 얻은 너징만의 사회생활 잘 하는법이라고 해야하나..?
바닥부터 시작한 너징이라 누구보다 예의범절이 중요한 걸 알아. 그래서 너징은 성공해도 겸손하기로 맘 먹었지.
스텝 출연진 모두 너징의 밝은 모습에 반갑게 맞이해줘. 너징은 기분이 좋아..!
"자, 라이징스타! 국민여친! 우리 오징어씨를 모시고 이야기 나눠볼게요~"
카메라가 빨간불로 돌아가고, 녹화가 시작됐어.
MC분들이 편하게 해주신 덕분에 너징은 좀 더 편하게 토크할 수 있었어.
"징블리라는 호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아요?"
"징블리여? 맨 처음에 들었을 때.. 이게 뭔가...... 싶었죠......"
"맘에 안드셨다는 건가요? 네?"
"아니 그게 아니라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제가 인터넷을 안해서요........"
"인터넷을 안해요? 징어씨같은 젊은 배우가 왜 안해요~"
"제가 워낙 그런데 관심이 없어서... 핸드폰도 아직 2G를 쓰고 있어요...."
"헐!!!!!! 징어씨 아날로그 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아날로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날로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C의 아날로그 발언에 너징은 갑자기 빵터져ㅋㅋㅋㅋㅋ
인터뷰나 방송에서 너징은 나름대로 여배우의 체통을 지킨다며 본 모습을 숨기곤 하는데
너무 웃기니까 자연스레 본 모습이 나오는거야ㅋㅋㅋㅋ 자기도 모르게 po봉인해제wer
"징어씨 웃는거 되게 귀엽네요ㅋㅋㅋㅋㅋㅋㅋ"
"영화에서 연기가 아니였네ㅋㅋㅋㅋㅋㅋㅋ아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ㅋㅋㅋ날ㅋㅋㅋㅋㅋㅋ로ㅋㅋㅋㅋㅋ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 빵터졌어ㅋㅋㅋㅋㅋㅋ 테이프는 돌아가는데 웃겨서 서로 말을 못했어... 겁나 웃김b
다들 모두 겨우 진정한 다음에, 너징은 자기도 모르게 흐른 눈물을 닦았고
MC는 비장한 표정으로 얘기해.
"오징어씨, 결혼하셨다면서요?
"네??????????????"
너징은 '결혼' 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라.
헐.. 이 사람이 내 과거를...아니... 결혼....아니...????????
??????????!!!!!!!!!!!!!!!!!
너징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듯 해.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어.
"M본부에서 우리 결혼했어요 촬영하신다면서요~"
"새신부 되시는 건가요, 오징어씨~ 신부님~"
"아.. 우결이요..?"
우결이야기라는 소리에 너징은 후, 다행이다 싶어. 우결 이야기였구나..
혹시나 표정이 이상할까봐 표정연기에 들어가. 수줍어 하는 새신부의 표정...?
"새신부가 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아...ㅎㅎ..ㅎㅎ.... 아직 촬영전이라 실감...은 안나요..! 재밌을 거 같아요."
"신랑 되실 김종인씨는 어떠세요. 이상형에 가까워요...?"
"아, 종..종인씨요?"
"네. 종..종인씨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말을 더듬으세요 징어씨. 떨리나봐요~"
MC들은 모두 너징 우쭈쭈 모드야. 너징은 종인이의 얘기가 나오자 마자 굳어버릴 수 밖에...
종인'씨'라고 부르는 것도 어색하고, 종인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도 어색하고....
아우 미치겠는거야 진짜. 너징은 저 멀리로 날아가려는 정신을 붙잡아.. 정신아 가지마...ㅠㅠ......
"아.. 종인씨...네... 팬이었구요.. 너무 멋있으세요...ㅠㅠ..."
"징어씨 목소리가 왜 그렇게 떨려요ㅋㅋㅋㅋ 진짜 팬이셨나봐요..! 울지마요 징어씨ㅋㅋㅋㅋㅋㅋ"
"아...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 종인씨, 봉잡으셨네요! 이렇게 귀여운 신부라니!"
너징은 종인 종인 종인 종인 종인...! 이야기에 울고 싶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야. 껄끄러운 존재 김종인....... 너징은 미쳤나봉가 생각해ㅠㅠㅠㅠㅠ
우결은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짓 같은거야...... 미쳤어.......
"자, 새신부님. 그럼 마지막으로 종인씨에게 영상편지 쓰고 끝냅시다!"
"에....?"
"이거 예고에 나갈거니까 예쁘고 귀엽게 해줘야돼요. 안 그럼 안돼!"
너징은 겨우 떠밀려서 원샷 카메라에 시선을 둬.
모두들 너징을 쳐다보고 있고, 너징은 아무 생각도 안들어. 종인이에게 뭐라고 이야기할까...........
사실 아무 생각도 안나서...... 너징은 머리를 거치지 않고 막 얘기해.
"종인...씨... 미리 죄송해요...."
"..?"
"앞으로 식비가 배로 나올거..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식비는 6:4로 제가 더...낼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험에 입각한 이야기... 실제로 너징이 종인이와 결혼했을 때 식비가 어마어마했다는 건 안비밀....
너징의 인터뷰가 예고로 나가자마자, 너징은 검색어에 오르내렸고
사람들 사이에선 (살에서 만큼은) 얄미운 기집애가 되었다고 한다...먹어도 안찌는 얄미운.....ㅋㅋㅋㅋㅋㅋ
*
드디어 우결 첫 촬영날!
아침 일찍 너징은 샵에 가서 머리도 하고, 화장도 해. 첫촬영이라 풀셋팅으로 할 줄 알았는데, 오잉?
너징의 평소 모습처럼 수수한 화장에 긴 머리에 살짝 웨이브를 넣고 말았어.
"우리 징어 예쁘다~"
"언니가 더 예쁘다~"
"교복 입는 기분이 어때?"
"교복...?"
"오늘 첫촬영이 교복 컨셉이라던데? 그래서 화장도 수수하게 했잖아."
"..?????????"
이런 무슨..!
너징이랑 종인이가 같은 학교를 나온걸 입수한건지, 첫 촬영부터 학교를 가다니.
그래서 이렇게 화장도 수수하고, 그랬구나. 그랬어...
너징은 당장 교복을 입어도 학생처럼 보일만큼 어려보여. 너징은 교 복 크리에 정신을 못차리다가,
"얼른 옷 갈아입자 징어야~"
코디언니의 부추김에 교복을 꾸역꾸역입어.
교복을 예전에 버려서 너징 사이즈로 새 교복을 구했나봐. 너징은 다 입고 전신 거울에 섰어.
"와.. 나 살 짱 많이졌다..!"
"너 어디서 그럼 욕먹는다."
"힝...진짠데..."
"맞을래?"
"네..니요."
놉! 아니요! 아니야!
너징은 교복을 입고 이리저리 살펴봐. 예전보다 살이 많이 붙긴 했지만 여전히 말랐어. 오히려 학생 때보다
볼륨감은 살아서 교복이 더 예쁘게 보여. 너징은 만족스럽게 웃어보이곤 밖으로 나와서 차로 타.
차 타고 이동하는 내내 긴장돼. 종인이...종인이를 만나서 웃고 연기를 해야하니까..!
사실 너징은 자신이 없어. 종인이와 너징이 헤어진 이유도 그렇고, 종인이가 껄끄러운 게 사실이거든.
"아아아아아아아.. 오빠, 나 어떡하지..ㅠㅠ..."
"잘할 수 있어. 연기하는 것만큼 하면 너 진짜 잘할듯."
"이게 연기랑 같아요?"
"그럼. 대본있는 프론데 연기랑 비슷한거지."
"그래두..ㅠㅠ.."
너징은 땅굴을 파고 들어가고 싶어ㅠㅠ 으엉....
너징과 종인이 다니던 학교에 도착했고, 토요일이라 학생들이 없어. 너징은 내려서 스텝들을 찾았고, 거기에 종인이도 있었어.
"우리 새신부 징어씨 도착했네요~"
"안녕하세요 오징어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너징은 평소처럼 햄스터처럼 빨빨대며 인사를 했고, 그 모습에 종인이는 웃었어.
종인이의 기억 속의 너징과 똑같았으니까.
너징은 돌아서 인사를 하곤 마지막 보스몹..! 종인이의 앞에 섰어. 너징의 표정에서 바짝 긴장된 게 보였어.
너징은 연기할 때 처럼, 표정의 변화없이 종인에게도 인사했어.
"종인씨, 잘 부탁드려요."
"징어씨도요. 잘해봐요, 우리."
매우 비즈니스적인 인사를 마치고, 너징은 종인이에게서 돌아섰어. 어차피 촬영 들어가면 꾸역꾸역 봐야할 거.
너징은 프로이긴 한건지 막상 촬영장오니 종인이가 상대 배우로 느껴져. 물론 사적인 감정을 배제할 순 없었지만.
너징과 종인이를 두고 작가가 설명을 해.
"징어씨는 여기서 이렇게 음악실로 들어갈거구요. 여기서 종인씨는 피아노를...
이런 큰 가이드라인은 계속 드릴테니까, 편하게 촬영해주시면 됩니당."
"아, 네!"
그리고 시작되는 촬영.
EP 1. 첫만남.
너징과 종인이의 첫만남은 둘이 같이 나온 고등학교.
너징은 차 안에서 미션 카드를 받았어.
'To. 징어♥??
새신부가 되신 것을 축하하며, 새신랑을 찾아 징어의 고등학교로 가세요.
거기에 징어씨의 신랑이 있을거예요.'
"헐, 나 결혼하는구나..."
너징은 그 상대가 누구인지도, 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지만 모르는 척 연기를 했어.
확실히 연기자는 연기자인지. 정말 모르는 사람처럼 보여b
너징은 차 안에서 돌아가는 카메라 앞에서, 송중기씨? 태민씨? 누구지, 누구야!
심심하지 않게 혼자 열심히 고군분투했어.
차가 학교에 섰고, 너징은 차에서 내렸어. 너징은 교복에 청순한 모습으로 정문에 들어섰어.
이렇게 보니 학교가 많이 변한 것 같아.
"우와, 많이 변했네.."
이리저리 살펴보다 운동장 벤치로 조심스럽게 가 앉았어.
학교가 많이 변한 것 같으면서도 예전 모습이 남아있어.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너징은 자꾸 예전 생각이 떠올라. 너징의 고등학교 생활은 종인이를 빼면 남는게 없었으니까.
앉아있는 벤치도 종인이와 같이 자주 앉아있던 벤치였어. 물론, 몰래 몰래 말이야.
'아아아아, 더워.'
'더우면 내 무릎 베고 누워. 부채질 해줄게.'
'지인짜? 진짜? 진짜랬지? 김종인 딴말하기 없기!'
'..애냐. 얼른 눕기나 해.'
더위를 많이 타는 너징을 위해 부채질도 해주고, 그랬던 종인이가 떠올라.
이런 잡생각을 해선 안돼..! 너징은 정신을 겨우 차려.
실은 너징이 앉아있는 벤치 밑에는 너징과 종인이 학교 다닐 때 써놓았던 낙서가 여전히 있어.
'종인♡징어. 우리 사랑하게 해줘요!'
낙서가 있는지 궁금했지만, 너징은 보지 못했어. 방송이었으니까.
너징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음악실로 향했어.
대본에서도 음악실로 가라고 했지만, 너징이 학교에 그냥 왔다고 해도 음악실로 갔을거야.
그만큼 의미있는 장소가 음악실이야.
음악실에 가까워질수록, 피아노 소리가 들려와.
너징은 그 음악을 듣고서 종인이 지금 피아노를 치고 있다는 걸 알아.
너징이 좋아하던 곡.
송광식씨의 회상 1 이 잔잔하게 흘러와.
드르륵. 문을 여니 종인이의 뒷모습이 보여.
고등학교 때보다, 예전보다 더 넓어보이는 종인이의 등. 너징은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종인이는 뒤를 돌아 너징을 보았어.
"어..?"
"아.. 안녕하세요. 새..신랑..씨?"
"반가워요. 오징어씨, 맞죠?"
"네. 그쪽은 종인..씨..?"
처음 보는 사람처럼.
종인이 내민 손을, 너징은 잡았어. 그리고 눈이 마주쳤어.
이렇게 종인과 눈을 올곧게 보고 있는 거. 몇년 만인지 모르겠어. 종인이의 눈에는 뭐가 담겨있는지 까맣기만 해.
인사를 하곤 너징은 종인이와 같이 피아노 의자에 앉아.
그리곤 둘은 잠시 아무 말 없었어. 보는 사람들은 어색해서 그렇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둘은 아니였어.
향수에 젖은 듯한 모습. 과거의 생각에 젖어 잠시 아무말도 하지 못했어.
"제가 남편이라 놀랐어요?"
"아.. 아니요. 그냥... 아... 좀.."
"저도 징어씨같은 예쁜 배우분이 나올지는 몰랐네요."
"아.. 감사합니다.."
조곤조곤한 종인이의 말에 너징은 낯을 가리는 것처럼 대답했어. 낯을 가린다기 보다 불편해.
여전히 종인이가 불편한 것은 사실이야.
종인이는 어떻게 그렇게 편해 보이는지, 너징은 모르겠어. 종인이의 속을 말야.
그리곤 다시 침묵. 너징은 괜시리 하얀 건반만 손가락으로 건드려.
띵- 띵-. 꼭 너징의 기분같은 소리야.
"피아노 칠 줄 알아요?"
"아.. 정말 칠 줄만 알아요."
"내가 간단하게 가르쳐 줄테니까 쳐볼래요?"
그런 너징을 빤히 보곤 종인이는 두 손을 들어 건반에 가져다 대.
너징에게 무언가 알려주는데, 너징이 알고 있는거야..!
"이렇게만 치면 돼요. 이렇게."
"아.. 이렇게요..?"
너징도 외우고 있는 곡.
너징과 종인이 같이 치던 피아노 곡. flying petals. 이지수씨의 곡이야.
"그럼 한번 쳐볼까요?"
"아.. 네."
고등학교 때도, 음악실에 이렇게 앉아서 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