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양, 라면 끓여줘."
경기가 끝났다. 허기는 지는데 움직일 기력이 없어 쑨양에게 라면을 끓여달라고 했다. 얘 성격에 나한테 끓여줄려나 모르겠지만.
"싫은데, 태환이 끓여줘."
저 봐. 하라고 하는건 안하고. 그런데 또 저러면서 라면 끓이러간다. 어쨌든 나는 라면을 받아내기만 하면 되니까 상관없다. 다만 저 녀석이 라면을 잘 끓일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살짝 쑨양을 들여다 본다. 아, 불길한 예감이 맞았다. 바닥이 스프로 얼룩져있었다. 혀를 차면서 다가가니 흠칫 놀란다. 컵라면도 제대로 못 끓여.
"일단 그대로 끓여봐. 스프 반 쯤 날라갔다고 무슨 일 있겠어?"
그러자 허둥지둥대면서 물을 받는다. 항상 반쯤 날리는게 습관인가.
기다리는 3분동안, 변명을 하기는 하는데 도저히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당황해서는 중국어로 말하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들어? 내가 중국어를 배워야하나.
맞춰둔 타이머소리에 컵라면을 열어보니- 어. 나름대로 맛있다. 평소에는 스프 많이들어간게 더 좋았는데. 그래도 맛있다고 하면 저거 또 실실 웃을 게 뻔하다.
"맛없어. 라면을 어떻게 이렇게 끓였냐?"
그러자 뚱해져서는 틱틱대면서 내 라면에 젓가락을 들이민다. 어딜 들이밀어? 내 젓가락으로 막았더니 쓱 웃으면서 맛있지? 하는 게 참. 아, 얄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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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내용 안이을거에요... 그냥 이럴것같아... ㅎㅇㅎㅋㅋ 형제설정만박아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