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처럼 어두컴컴한 하늘 선선한 가을 공기에 떨어지는 빗줄기 우산 위로 들리는 빗소리 아이처럼 신나 물 웅덩이를 살포시 밟으며 걸어가는 너의 뒤를 따라 걸어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너와 어우러져 영화를 보고있는 기분이야 어두컴컴한 하늘에도 불을 켜지 않은 교실 무서운 얘기를 해달라며 조르는 애들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책을 덮는 선생님 난 숨죽여 얘기를 듣는 너의 옆모습을 바라보지 그런 나를 보고 무섭지 않냐며 싱긋 웃는 너에 비가 멈춘듯 내 모든게 멈춰 용기를 내 집에 가는길에 같이 가자고 건낸 말 한마디에 화사하게 웃으며 좋다고 말하는 너야 얇게 떨어지던 빗줄기가 제법 굵어져 큰소리를 내며 우산에 떨어져 조용히 걷고 있는 우리 둘과 큰 빗소리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해맑게 웃고 있는 우리 둘 어두컴컴한 하늘에 일찍 켜진 가로등 아래 서 잘가라고 인사를 해 끝내 오늘도 꺼내지 못한 말 뒤돌아 가려는 너를 붙잡고 오늘은 입을 열어 “나 너 좋아해” 그렇게 비가 멈추고 우리의 모든게 멈춰
___________________________ 문득 비오는 날 올라오는 흙냄새와 맑은 정국이가 잘어울리는거 같아 떠올린 첫사랑물..? 지금 쓰는 글이 너무 어두워 질 것 같아서 밝은 느낌의 짤막한 조각을 써봤어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