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댓글이 많이 달려서 놀랐음.. 현재는 정신과에서 치료도 받고 약도 꾸준히 먹고 있어서 괜찮음.
사실 트라우마가 되서 생각하는게 무섭거나 끔찍하지만
약을 먹고나면 몽롱해져서 감정이 사라진 느낌이라 저녁먹고 약먹고 쓰는거ㅎㅎ
그럼 얘기 들어가겠음..
정이가 알게되기까지도 나는 계속 왕따를 당했음
집에있다가도 걔네가 나오라고 하면 나가서 담배심부름도 하고 담배도피고 애들 돈도뜯고
안하면 빙 둘러쌓여서 발로 맞았음. 손에 닿는것도 역겹다면서 신발 밑창으로 집요하게 때리거나 돌을 던지거나 했었음
그래도 나는 얼굴을 맞으면 엄마도 알게될뿐더러 괜히 몰랐던 애들까지 알게되는게 싫어서 얼굴은 안맞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팔로 가리거나했는데
그거 알아서 더 집요하게 얼굴만 맞았음
거울을 볼때마다 내 얼굴에 멍이 하나 둘 늘어갈때마다 더 힘들었음
거울도 보기싫었고 손목도 끊임없이 그었었음
근데 또 웃긴게 엄마를 생각하니 살고싶었음
하루 하루 사는게 그렇게까지 힘들줄이야.
세상에서 숨쉬는게 가장 힘들었고, 매일 밤 잠들기전에 제발 죽여달라고 기도했음.
누군가 내가 자는사이에 나를 죽여주거나 심장마비로 죽거나 제발 누가 나 좀 죽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음
그리고 매일 아침 눈을 뜰때면 절망이 들었음.
또 학교에 가고 스키니랑 걔 친구들을 만나야한다는게 너무 싫었고 끔찍했고 무서웠음.
그래도 하나 남은 친구인 정이를 배신하는 행동을 하고싶지도 않았고 우리 둘 사이에 오해가 생길까봐 무섭기도 해서
학교 나갈 준비를 할때마다 맨날 울었음
학교 가는 길에 일부러 위험하게 무단횡단도 하고 했음
차가 나를 치여서 죽여줬으면 좋겠다는 못된 생각도 했음
왜이렇게 죽고싶어하는 나를 아무도 죽이지 않는건지 분노와 원망은 끊이질않았고 난 또 학교에가면 그 모든것을 숨긴채
정이와는 웃으면서있다가 정이가 없으면 또 맞고 걔네가 마음대로 휘두르는 장난감 노릇을 했음
그러다 정이가 알게된 것은.
정이가 내가 왕따인지 알았던 모양인지 정이 친구 중 한 놈이 내 얘기를 꺼냈다함.
점심시간이 끝나갈쯤에 밥도 안먹고 누워서 있는데 정이가 갑자기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다짜고짜 내 얼굴을 확인했음
그동안 계속 선생님께 혼났다 친구들이랑 싸웠다 엄마한테 맞았다. 등 거짓말을 해오면서 숨긴 상처들이었는데
정이가 내 얼굴에 있는 상처들을 보더니 갑자기 씩씩 거리더니 눈이 벌게져서 반을 나가려했음
직감적으로 나는 정이가 다 알게되었다는것을 알았고 너무 너무 쪽팔려서 죽고싶었음.
그렇게나 숨겼는데. 그렇게나 했는데도 정이가 알아버렸다는 사실에 정말 눈감고 뛰어내리고 싶었음.
정이를 말려야했었음.
일단 정이가 내 편을 들어주다가 친구들이랑 싸울까봐도 문제였음.
내 주제에 무슨 남걱정 하겠지만 나는 꽤나 오지랖이 넓은 편이라
정이가 나처럼 되는건 정말 싫었음.
그리고 정이가 걔네랑 싸우다가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는것도 너무 너무 너무 무서웠음.
그래서 무작정 말렸는데 정이가 씩씩거리면서 욕을 내뱉으면서 놓으라고 하니까
그냥 나도 홧김에 욕을 하면서 니가 뭔데 내 일에 신경쓰냐고 소리를 질렀음
그래놓고 나도 당황해서 울고싶은데 정이는 오히려 나한테 다른 의미로 화를 냈음.
-너 그럼 계속 이러고 살꺼야?!
라고 하는데 차마 아무런 말도 할수가없었음
이기적인거 아는데 정이가 나처럼 되지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내 편을 들어줬으면 좋겠다라는 마음도 잇었음
이러고 살고 싶지 않았음.
정말 이렇게는 살고싶지가 않았으니까 죽고싶었으니까.
그래서 정이가 가는것을 그대로 뒀음
이기적이라는것을 잘 아는데.
그래도 나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랬음.
결국은 정이가 스키니를 때렸다고 뒤늦게 들었음
주먹싸움이 나중에는 흔히들 말하는 빽전? 그런걸로 변했는지 한참 난리통이였고
원인이 나라는것은 다 쉬쉬하는 느낌이었음
나는 든든한 빽을 얻은 느낌이었음.
그래서 곧 끝나가겠구나 하는 생각때문에 안도도 들었고 친구인 정이한테 너무 미안했음
원래 그 나이대에는 의리만큼 중요한게 없다고.
나도 나름 의리를 지키기위해 정이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고 선생님들한테 말도 안하고 쉬쉬했음
그게 의리인줄만 알았음.
다음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