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짝사랑하던 남자가 사랑꾼이었다
by. 워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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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태평쌤!"
노랫소리도 크고 시끄러운 사람들 소리에 내가 부르는 소리가 안들리는지, 나를 못보고 지나가는 선생님을 쫓아서 나갔다.
다행히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태평쌤을 쉽게 발견했고, 조심스레 다가가서 '쌤-'하고 부르자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이내 나를 발견한다.
나를 보고 바로 피고있던 담배를 꺼버리는 선생님에게 '피셔도 되는데..-'라며 말하자,
"아냐, 애앞에서 무슨. 그나저나 오랜만이네?"
"이제 애 아니에요!! 저 벌써 25살이라구요."
"벌써? 와.. 꼬맹이가 맨날 교복입고 쌤 결혼해요~하고 쫓아다니던게 엊그제 같은데 ㅋㅋ"
"..벌써 6년전인데요..!"
입시 준비를 하던 19살에는 거의 학원에서 살다싶이 했었는데, 태평쌤은 그때 그 학원 연기쌤이었다.
잘생겨서 그때 여학생이라면 다들 태평쌤 짝사랑하고 그랬는데..물론 나도...
"벌써 그렇게 됐나? 근데 너 그동안 왜 연락도 안했어"
맨날 대학가면 나랑 꼭 연애 해야된다고, 나랑 결혼하자고 철없이 떠들던 나였는데 대학입시 다 실패하고서는 창피해서 연락도 못했었다.
재수하면서 연기와 상관없는 전공을 선택했고, 그렇게 연기와 담을 쌓으면서 태평쌤도 잊고 지냈었는데 오랜만에 봐도 쌤은 잘생겼다.
"어... 그.. 저 연기 그만뒀어요!"
"진짜? 왜?"
"음.. 그냥 그렇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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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평~~ 여자 꼬시냐~~~"
선생님을 부르는 소리에 쳐다보자 쌤은 '아, 내친구' 라며 꼭 연락하라고 자기 명함을 주고 다시 술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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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어떤 남자분이 다 계산하셨어요!"
"네? 누가요? 누가 계산을 하지? 여름아 넌 알아?"
"아.. 알 것 같아"
새벽3시가 넘어서야 집에가자고 일어났는데 쌤이 우리 자리까지 다 계산을 하고 간 모양이다.
영문을 모르고 당황한 친구들을 데리고 나가며 아까 고등학교때 선생님을 만났는데 쌤이 계산한 것 같다니까 성우는 꽁술 먹었다며 신났다. 단순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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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여름이에요 :D 계산 쌤이 하신거죠? 제가 다음에 밥 사드릴게요 ㅎㅎ 감사합니다!]
집에 도착해서 너무 늦어 내일 보낼까 하다가 어차피 쌤도 안주무실 것 같아 보냈는데 역시나.
[이제 들어간거야?]
바로 답이왔다.
[네 ㅎㅎ..... 쌤 시간 될 때 만나요! 그땐 제가 밥 사겠슴다]
[ㅋㅋㅋ학생이 무슨 밥을 사. 내가 살게. 잘자고~]
[네!! 연락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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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다음날 저녁에 밥 먹자길래 7시에 알바 끝나니까 그때 보자했더니 내가 일하는 카페로 온다 하셨다.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따뜻한걸로 드릴까요?"
"아뇨, 아이스요"
익숙한 목소리에 음료를 만들다 뒤를 돌아보니 태평쌤이었따.
아직 6시밖에 안됐는데 왜이렇게 빨리 왔나 싶어 놀란눈으로 쳐다보니 '시간이 남아서-' 하고 입모양으로 말하고선 인사해주는데 진짜 개잘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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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먹고싶어?"
"음.. 쌤은요? 쌤은 뭐 먹고 싶어요?"
"나는 너 먹고싶은거~"
"헐.."
"ㅋㅋㅋ왜"
"잘생긴 얼굴로 그렇게 다정하면 반칙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고등학생때랑 똑같네"
"저 이제 으른이거든요"
"나도 으른인데"
"쌤은 이제 서른아홉이니까 아저씨죠"
"야"
"헷..농담농담~ 잘생기면 다 오빠랬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저는 25인데.. 쌤은 39이니까... 오빠는 좀 그래요;"
"ㅋㅋㅋㅋㅋ너 어른되면 나랑 결혼한다 했잖아"
".....그건 철없을때구.."
"이제 아저씨라 싫다?"
"제가 언제요!!!"
"나랑 결혼 할거야?"
훅 들어오는 쌤의 질문에 괜히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아무말도 안하자 쌤이 놓치지않고 또 놀린다.
"얼굴만보면 결혼하자 하더니 나이 먹으니까 후회 돼? 실망이네~ 나는 너 기다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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