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환은 저 앞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밝게 웃으면서 인터뷰를 하고있는 쑨양의 뒷모습을 보았다. 차암 길다-. 그렇게 속으로 한숨과도 같은 생각을 토해내면서, 2m가 넘는 쑨양의 몸을 아래서부터 구석구석 훑어보았다. 딱 보아도 각이 잡힌다. 수영선수답게 허리 아래가 물에 퉁퉁 불어 있다. 그리고, 훈련 참 열심히 한 티가 나는 근육들.
나는 항상 경기에 나가면 작은 체구때문인지, 도통 '아시아의-' 등 수식어가 붙어서 떼어질줄 몰랐다. 아시아의, 아시아의 영웅, 아시아의-......
근데 저 얄미운 쑨양은 키도 체격도 큰 발도 무엇이든 수영선수만을 위해 태어난 것 같았다. ㅡ그러고선 순식간에 날 따라잡은. 그래서인지 나보다 세어살 어린 쑨양이 날 내려다보며 마치 여자를 보듯 대할땐 참 떨떠름했다. '내가 할 수 있는데...' '아니에요, 제가 할게요!' 그렇게 웃는 낯짝으로 제 손에 짐을 뺏어들고서 앞서나가던 쑨양의 뒷모습을 보며 얼마나 당황스러웠던가.
인터뷰내 뜨거운 내 시선을 느낀것인지 몇 중국기자가 날 예리하게 쳐다본다. 아, 기사거리를 줘버렸네. 그렇게 생각하며 인상을 굳히곤 선수 대기실쪽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가다 결국에야 옷자락이 잡히고 만다. 어느덧 시야를 메운 '중국' 기자들. 질문도 뻔했고, 대답도 뻔한데 기사 나는거 보면 항상 다이나믹하더라.
태환은 곤란한 상황에 하하.. Hi-.. 하고 어설프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조금은 알아듣기 힘든, 어설픈 억양의 영어 질문들.
「이번 대회 쑨양의 무서운 성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 좋아요. 어찌됬건 같은 아시아 사람이잖아요. 윈윈하는거죠.」
나 역시도 그와 다를게 없는 서툰 영어. 그리고 반자동의 웃음. 한마디라도 건질만한 기사를 찾는 중국 기자들이 몰리다보니, 한국 기자도 귀신같이 달려든다. 그리고, 마주친 쑨양의 시선. 그를 향해 씨익 웃어보이자 당황한것인지 막 허둥지둥 대더니 급하게 고개를 돌린다. 나는 문득 귀여움을 느꼈다.
"쑨양은, 생긴건 참 잘생겼네요."
어어, 내가 말하고도 아차 싶었다. 방금전 쑨양을 보고 무심코 한말인데, 다행히 한국어로 튀어나와 중국기자들은 모르는 눈치만 서도.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포기 아휴 힘들어......
글잡 금손들보고 저같은 ㄱㅈ손은 포기합니다..fail...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