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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

w.그라탕

 

 

07.

 

새벽이 밝아오고 아침이 왔다. 모든 걸 집어 삼킬듯, 강렬한 태양의 빛이 세상을 점령했다. 구석구석 모든것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내리쬐었다.

거대한 붉은 사막들만이 당당하게 그 빛에 맞섰다. 지하 깊숙히 숨은 하찮은 미물들도 눈을 감았다. 그들의 빛을 눈에 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요하고 정적인 틈을 타, 시간은 끊임없이 달렸다. 그들은 서서히 태양을 지하깊숙이 숨겼고, 달을 끌어당겼다.


어두운 밤 홀로 은은히 빛을 내는 달, 그 밑에 성열이 서있었다.

드디어 때가 왔다. 몇년이지? 성열이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세어봤다. 하지만 이내 그만 두었다.

손가락이 하나씩 하나씩 접혀갈 때마다 가슴에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죄책감. 죄책감이란 날카로운 것이 성열의 가슴을 매번 후벼파댔다. 성열은 그것을 견딜수가 없었다. 7년이란 세월동안 강해졌긴 했지만 언제나 죄책감이라는

커다란 구렁텅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제는 그것을 메꿀 차례. 성열은 단단히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뒤돌아봤다. 붉은 빛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땅을 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들어준 무기와 방어막으로 무장한 사람들. 그들은 피에 굶주리고 있었다. 사실상 그들은 왜 성열이 자신을 이끄는지는 몰랐다. 구

석에 박혀 머리만 돌리는 '천재'를 그들은 사내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관하지 않았다.  전쟁만 열어준다면야 대환영. 그들은 살육을 원했다.

엘처럼 짐승같고 단순한 그들이 이 땅위에 존재하는건

몸을 풀기 위한 싸움뿐이었다. 자신들의 힘과 생명력을 과시할수 있는 싸움. 그들은 배고팠다. 그들은 갈망하는 눈으로 성열을 쳐다보았다.

 


"여러분."

 

마음껏 즐기세요. 성열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너나할것 없이 짐승들은 사방으로 뛰어갔다. 그들이 당도한 곳은 성열이 가르쳐 준 곳. 기계들이 군림해있는 곳이었다.

물론 수많은 기계들이 그들끼리 모여 많은 곳에 퍼져있었지만 성열이 알고 있는 곳은 바로 여기였고, 그가 복수를 다짐한곳도 이 곳이었다.

갑작스런 사람들의 반란에 기계들이 깨어났다. 하지만 그들은 당황하지도 않은 채, 맞섰다. 전쟁은 치열했다. 피와 기름이 난무했고, 살점과 파괴된 것들이 바닥에 흩뿌려졌다.

 

성열은 그들 사이를 가로질렀다. 순간 자신의 앞으로 누구것인지 모를 피가 터져나왔지만 개의치 않고 달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중간에 한번 두번 넘어졌지만, 무릎이 깨어졌지만, 성열은 달렸다.

헉 헉 헉 헉.

숨이 차올랐다. 괜찮아! 이 곳만 돌면 돼! 성열은 눈에 익숙한 기둥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섰다. 이 거리만 돌면 실험소가 나온다. 그들이 갇혀있는 실험소가 여기있다!

성열의 발이 더 빨라졌다. 곧 눈에 보일 하얀 건물을 상상하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성규형을 상상하며 달렸다.

어떻게 하지? 성규형이 화 낼까? 화내겠지? 자신에게 소리칠 성규를 상상했다. 하지만 성열의 입가엔 미소가 띄워졌다. 상관없었다. 성규형만 만나기만 하면 되니깐.

뭐라고 하지? 쉴새없이 달리며 쉴새없이 생각했다. 첫마디를 뭐라고 할까,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며 형이 뭐라고 할까, 성규형은 많이 변했을까,

 

자신을 용서해줄까.

 

성열은 여전히 바보처럼 웃으며 달렸다. 곧 실험소가 나올 것이다. 성열의 머릿속에 짧은 기억이 스쳐갔다. 점심을 먹은 뒤 짧은 휴식을 취하며 이 곳을 성규형과 지나갔었다.

그래 그랬었지. 성열은 그때를 회상하며 달렸다. 너무 뛰었던 탓이라 구역질이 올라왔지만 한발자국 한발자국 가까워짐에 따라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여기다!"

거대한 판 뒤로 보이는 깃발. 저 멀리 보이는 휘날리는 흰색 깃발. 실험소 건물 꼭대기 층에 있는 깃발이다. 성열은 힘을 냈다. 여기에 성규형이 있어!

서프라이즈로 놀래켜줘야지, 그는 다짐하며 뛰어갔다.

"!"

그때였다. 성열의 발에 딱딱하고 단단한 무언가가 채였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윽. 얼굴을 제대로 바닥에 슬라이딩한 성열이 고통을 호소하며 얼굴을 감쌌다. 뭐지. 후들후들 거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바닥에 손을 짚어 일어났다.

"이게뭐야."

손에 묻은 흙과 정체불명의 찌꺼기들. 코에 가져다 대니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났다.

으웩. 구토가 저절로 나올것 같은 냄새에 성열이 진저리를 쳤다. 그는 손을 탈탈 털어냈지만 끈쩍끈쩍한 찌꺼기들과 흙알갱이들은 한데 엉켜 떨어질 기미가 없었다.

연신 손을 털어내며 시선을 들어올렸다.

 

 

 


정적.

 

 

 

 

성열의 눈이 충격으로 커다래졌다. 그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뭐지. 믿기지 않았다. 믿을수 없었다! 눈 앞에 벌여진 광경이 거짓말 같았다.

성열은 서둘러 뒤를 돌아봤다. 자신이 걸려 넘어진 것이 무엇이었는지!

시체였다. 피범벅이 된 나무토막 같은 시체. 으으아으. 입에서 정체모를 소리가 나왔다. 저절로 얼굴이 구겨졌다. 설마!

성열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두운 밤이라 처음엔 보이지 않았지만, 차츰차츰 어둠이 걷혀졌다. 이제 훤히 보였다.

수많은 시체덩이가 바닥에 쌓여있었다. 그 주위로 부서진 건물파편들이 보였다.


"말.... 말도 안돼."

말도 안돼, 그래 말도 안돼. 성열이 미친듯이 중얼거리며 일어섰다. 다리가 떨려왔다. 손도 떨려왔지만 그는 다시 사방을 둘러보았다.

실험소는 없었다. 하얀 정신병동 같았던 실험소가 없었다. 실험소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건물들의 잔여물들만이 남아있었다. 화재가 난건지, 하얗던 건물은

시커먼 기둥들만 남긴채 몸은 사라지고 없었다. 뼈만 남은 시체 같았다. 맨 꼭대기에는 깃발이 펄럭펄럭 날리고 있었다.

 

안돼. 성열의 머리에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안돼!!!!!!!!!"

이건 내 시나리오에 없었어! 성열이 울부짖으며 달렸다. 수많은 시체들이 발에 걷여차였지만 그에게 중요한 건 다른것이였다.

"성규형!!!!!!!!!!!!!!"

성규형, 어딨어! 울음이 가득한 외침이 빈 장소를 울렸다. 그것을 들어주는 것은 시체들과 다 타버린 건물들 뿐.

"성규형!!!!!!!!!!!!!!!!!!!!"

좀 나와봐, 장난치지 말고!! 성열의 핏대어린 목이 벌겋게 변했다. 성규형! 그가 또 다시 소리질렀지만 소리는 크게 울려대기만 했다.

"성규형!!!"

기침과 함께 침이 뚝뚝 떨어졌다. 목이 나가버렸다. 칼로 쑤시는것같은 통증에 성열이 목을 움켜잡았다. 피가 나올것 같았다.

제발! 성규형이 어디선가 나오기를 바라며 성열은 미친사람처럼 사방을 돌아다녔다. 똑똑한 형이었기에, 성열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아니, 사실 눈 앞에 보인 상황을 애써 거부했다. 희망이 아니고, 그냥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이제 돌아다닐 힘이 없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고, 힘을 잃은 성열이 무릎을 꿇었다. 그가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얼굴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눈물들이 바닥을 적셔갔다.

이미 피를 흠뻑 마셔버린 바닥은 성열의 눈물까지도 빨아들였다. 성열이 주먹으로 애꿎은 바닥만 쳐댔다.

"성규형......."

꺼억 꺼억 울음이 나왔다. 이게 다 내 잘못이지. 내가 병신이지. 성규의 가녀리고 상처받은 몸이 떠올랐다. 그때 그 얇은 손목을 잡고 그냥 뛰쳐나올걸.

성열의 머리가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갔지만 성열의 몸은 여전히 이 곳에 묶여있었다. 미련한 몸뚱아리는 그대로 바닥에 박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미안해, 형. 성열이 괴로워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중얼거렸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이 곳 어딘가에 잠들어있을 성규의 시체가 떠올려지자 성열이 괴로워했다. 똑똑하면 뭣하나. 사람하나 살리지 못했는데.

성열이 울다 지쳐 바닥에 쓰러졌다. 손가락 까닥할 힘조차도 없었다. 입에선 계속 성규형을 찾는 자신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고장나버린 테이프처럼 계속 그 부분만 반복되었다.


형, 미안해.


지켜주고 싶었는데.....

 

성열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감겨졌다. 7년동안 쌓아왔던 그리움, 죄책감, 기다림, 초조함. 이 모든 것이 쌓이고 쌓여 성열을 괴롭혔었다.

오늘 성규를 만남으로써 모든것을 다 털어내버리고 싶었던 성열은 또 다시 깊은 죄책감으로 휩쓸려갔다. 이제는 빠져나올 깊이도 아니었다. 커다란 죄책감이 성열을 빠트리고선,

 


그대로 삼켜버렸다. 이제 그는 나올수 없었다.

누군가가 그를 꺼내주지 않는 이상은.

그렇게 성열의 7년이란 기다림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고 성열도 무너져내렸다.

 

 

 


*

 

 

"아이씨."

아까부터 계속 귀가 따가웠던 성규는 거칠게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벼팠다. 어떤 새끼가 내 얘기중인가.

그는 여전히 새끼손가락을 귀에 넣은 채 걸음을 옮겼다. 1층엔 볼게 없어. 그가 작게 투덜거리며 계단을 올랐다. 여기저기 시체가 난무하다.

삼촌도 별거 없었구만. 성규는 초록색 복도에 걸려져 있는 수많은 사진들을 보며 올라왔다. 몇 몇의 사진에는 과거의 대통령들이 보였고, 몇 몇에는 거대한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삼촌의 모습이 보였다.

"아- 이렇게 생겼구나."

그중 그나마 선명하게 나온 사진을 손가락으로 만지던 성규는 엄지손가락으로 얼굴을 후벼팠다. 이젠 내가 최고에요. 자신의 작품을 뿌듯히 바라본 성규가 발을 돌렸다.

흥얼 흥얼 여유롭게 정체모를 노래를 부르며 성규가 이방 저방을 열어댔지만 보이는 건 독특한 디자인의 가구들뿐이었다.

보이는 것이 그것뿐이라 성규의 입에선 간간히 욕설과 함께 짜증이 묻어난 한숨이 튀어나왔다.

이제 마지막. 더럽게 크기만 한 저택의 꼭대기 층에 올라온 성규는 다행히도 하나밖에 보이지 않은 문에 기뻐했다.

"여기에 없으면.."

진짜 날려버릴거야. 성규는 자신의 가방안에 있는 초소형 폭탄을 떠올렸다. 화려한 문양의 손잡이가 보였고 성규는 그것을 잡아 힘껏 돌렸다.

혹시나 눈부실까봐, 살짝 눈을 감은 성규는 자신의 바보같은 짓에 너털웃음을 내보였다. 빛은 무슨 빛. 어두침침하고 우울하기만 한 거대한 방에 들어섰다.

방의 모양은 신기하게도 육각형. 그 중앙에는 유리벽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실험실 같은것이 있었다.

누군가를 가둬놓은 흔적이 보이는 거대한 실험실의 한쪽 면이 박살난 상태였다.

가까이 다가갔다. 여기저기 핏자국들이 보였다. 거대한 손모양의 핏자국이 말라비틀어져 껍질처럼 벗겨지고 있었다.

"고릴라라도 넣어놨나-"

두리번 두리번 사방을 둘러본 성규는 구석진 곳에 있는 책상을 보고 달려갔다. 깔끔한 책상. 성규는 서랍이며 책장이며 꼼꼼히 살펴보았다.

마지막 서랍을 열자 나온 두개의 조그만 칩.

어디보자. 엄지손가락 위에 올려도 될만한 칩을 성규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NO.0 ?"

다른 칩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다. 성규는 자신의 가방에서 재빨리 노트북을 꺼냈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개조한 노트북에 NO.0 이라고 적혀있던 칩을 꽂아 넣으려 했다.

"아이씨!"

왜 안돼-. 성규가 다시 자세히 그것을 들여다 보았다. 미세하게 새겨져있는 수많은 홈에 성규는 깨달았다. 굉장히 중요한 것을 득템했구나.

어딘가 쓸모가 있겟지, 성규는 그것을 자신의 손목시계 안에 넣었다. 그것 또한 성규가 개조한 것이었다.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칩은 다행히 노트북에 꽂혀졌다. 성규는 자신의 눈 앞에 솟아오르는 초록색의 빛을 멍하게 쳐다봤다.

빠르게 데이터를 정리해 나가던 빛이 곧 멈췄고 공중에는 몇 개의 커다란 화면들이 떴다.

"어디보자-. NO.0. 이성종?"

이성종? 성규는 주체할수 없는 호기심에 재빠르게 그것을 읽어 내려갔다.

"NO.0. 이성종. 생명체. 진화한 인간을 생성해낼수 있는 복합시스템. 컴퓨터의 시스템과 인간의 유전적 정보를 결합하여 만들어

 어떠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않아도 활동지속가능. 전쟁에 필요한 남성의 체력과 겉모습을 지님.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성의 생물학적 구조 첨가.

 스스로 정자와 난자를 배합해 인간을 탄생시킴. 어떠한 성행위 없이도 지속적인 인간 분만 가능. 생명체로 부터 탄생한 특별형인간(H.C)은

 보통 인간의 7배에 달하는 생명력과 활동력을 가졌으며, 기계에 근접한 스피드와 힘을 낼수가 있음. 뇌의 구조도 인간의 것과는 달라, 가히 천재적인 두뇌를 가질수도 있음."

블라블라블라. 필요없는 말은 건너뛰며 성규는 재빨리 두뇌에 정보를 입력했다.

"피부 재생 능력도 뛰어나 상처를 입어도 세포의 뛰어난 분열과 활동에 피부 다시 재생. 영원히 죽지 않고, 늙지 않은 신체......'컴퓨터'를 유일하게 파괴할수 있는건.....

 '생명체'...? '컴퓨터'의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 놓은 '생명체'의 칩. 그 두개가 서로 맞물리게 되면 톱니바퀴처럼 시스템이 얽혀 스스로를 파괴해버리고 만다......... ?"

누군가 망치로 머리를 때린 것 같다. 엄청난 일급 정보에 성규의 입이 벌려졌다. '이성종'이란 생명체가 대단한 것이였어? 성규는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생명체는 칩이 분해되고서 3시간 뒤 자연적으로 파괴된다. 세포가 스스로 자멸해버려, 생명체의 불은 꺼지게 된다. '컴퓨터'의 심장부분에 '생명체'의 칩을 꽂으면

 수억개들의 시스템과 회로들이 얽혀 '컴퓨터'도 파괴해버린다...."

성규는 끝나버린 글에 자신도 모르게 책상을 쳤다. 중요한건데...! 성규가 재빨리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쓸데없는 정보에 그가 계속해서 화면을 넘겻다.

마지막 화면이 나왔다. 일기형식으로 된 글이었다. 성규는 맨 위에 적혀있는 '이성종'이란 글에 화면을 확대시켰다.

" '7월 1일.

   내가 이성종을 잘못 만들었다. 실험 대 실패. 어디가 잘못 되었을까. 시스템이 잘못 읽혀졌다. 성종의 감각감지시스템이 인간의 70배에 다다르게 되었다.

   분만을 할 시, 70배에 극하는 고통을 겪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자연재생 능력도 그에겐 '독'이 된다. 총알이 피부를 뚫으면 지옥을 넘나드는 고통이 느껴지지만
 
   그는 다시 재생할것이다. 실험 완전 실패....... '컴퓨터'의 시스템을 갖다 쓰는게 아니었다. 성종의 '칩'을 빼내버릴까... '컴퓨터'를 완전 파괴해버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렇게 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두개의 완벽한 시스템이 파괴된다. 아깝다. 절대로 나의 실험이 세상에서 없어지게는 하지 않을것이다. '컴퓨터'는 망가져있다. 괜찮다.

   전쟁이 계속되겠지만, 상관없다.

   7월 2일.

   성종이 낳은 첫 아이가 내 옆에 있다. 이름을 뭐로 해줄까. 그때 부인이 들어왔다. 아이의 이름은 '김명수'. 촌스럽다.

   명수를 관찰하니 좋은 증상이 보였다. 아이의 눈동자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색깔이 변했다. 처음에는 빨간색, 몇 시간 후 에메랄드 빛을 내 뿜다가 지금은 바다같은 푸른색.

   첫 H.C(Human and Com_). 좋은 반응일까?


   7월 3일.
  
   화가 난다. 실험이 또 실패해버렸다. 믿기지 않는다..... 내가 뭘 만들어낸 걸까. 괴물의 모습이 보인다. 투명 실험실에 가두어 버렸다.

   정확히 7월 2일 오후 7시경. 우유를 주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간 부인의 비명소리가 울러퍼졌다. 황급히 내려갔다. 내가 본 것은 급속도로 자라고 있는 아이의 모습.

   바닥에서 발버둥 치며 급속도로 자라는 아이의 모습은 괴물이었다. 순식간에 손이 자라고 팔이 길어지고 어깨가 넓어졌다. 다리도 자라고 머리카락이 귀신처럼 솟아올랐다.

   괴물의 모습. 더 이상 아기는 없었다. 지금은 8세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또 자라고 있다. 나를 보는 저 눈이 무섭다.

 
   7월 4일.

   지금은 14살의 모습. 아니, 14살일것이다. 푸른색의 눈동자가 보인다. 괴물의 입에서 언어가 흘러나온다. 말을 할줄 안다. 스스로 깨우친걸까. 믿기지 않는 능력이다.

   뭐가 잘못되었을까. 아마 유전자 조합이 실패했을것이다. 돌연변이인가. '성종'이 잘못되었는지, '명수'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또 자라고 있다.

   어깨가 더 넓어졌고 털이 자란다. 2차성징이 온건가.

   7월 5일.

   17살의 모습. 성인에 가까웠다. 넓은 어깨에 적당한 근육. 키가 컸다. 가까이 다가가니 나를 내려다 봤다. 푸른눈동자는 이제 없었다. 보라빛을 내는 검은 눈동자가 보였다.

   나를 향해 욕설을 날린다. 도구를 던져주니 그것을 잘 활용했다. 어떻게 보면 가치있는 실험체다. 이것으로 인간의 진화과정을 볼수도 있을것 같다.

   '김명수'는 굉장히 똑똑했다. 예상했던 H.C의 능력을 2배 이상보여줬다. 굉장히 똑똑했다. 하지만 성장능력은 끊임없이 멈추지 않았다. 계산해보니 정확히 40일 뒤에

   그는 노인네가 되어 죽을것이다. 아깝다. '성종'을 잘만 고치면 제 2의, 제3의 김명수가 태어날것이다.

   7월 6일.

   19살의 모습. 완벽한 성인. 옷을 걸치지 않은 그는 짐승같았다. H.C는 전반적으로 반은 실패, 반은 성공. 감정조절 능력이 없다. 걸핏하면 욕설에다 엄청나게 폭력적인 

  모습이 보인다.
 
   성욕도 왕성. 자주 발기를 한다. 암퇘지를 던져주었으나 갈가리 찢었다. 이성적인 능력은 충분했다.

   눈의 색깔이 또 변했다. 이제는 암흑같은 검은색의 눈동자. 연신 나를 노려본다. '죽여버릴거야'라는 말을 지껄인다. 천천히 관찰하기로 했다.

   신체적 능력 또한 굉장했다. 한번 유리벽을 치니 금이 갔다. 사람을 불러 막아버렸다. 몇일 후 마취를 시켜 몸체를 뜯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늙어 죽으면 쓸모가 없어진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 발견. 급격한 신체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자아. 3살의 자아, 4살의 자아, 7살의 자아, 9살의 자아, 15살의 자아, 등등 수 많은 자아가 존재.

   다 똑같은 '김명수'였지만 그때그때 다른 나이대의 '김명수'가 나왔다. 때로는 울고 때를 쓰고, 때로는 똑똑한 말을 지껄였으며, 때로는 칭찬을 요구했고, 때로는 엄청난

  욕설과 폭언을 날린다. 엄청난 실험- ' "

 

 

박사의 글이 여기서 끊겼다. 무슨 일이 있어났을까? 정확히 그 다음날, 7월 7일에 전쟁이 일어났었다. 성규는 곰곰히 생각했다. 너무나도 복잡해진 머리였다.

박사의 죽음이 전쟁과 관련되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았다. '김명수'라는 존재와 관련이 있는듯 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이곳까지 올라왔을 때

이미 수많은 책과 정보들이 없어져있었다. 게다가 전쟁으로 인한것이 아닌 사람들의 시체. 짐승이 헤쳐놓은 듯한 벽의 자국들. 모두 다 김명수의 짓일지도 모른다.

성규는 재빨리 칩을 뽑아내 정리를 하며 머리를 움직였다.

성규의 시나리오는 이랬다. 김명수라는 작자가 결국 탈출해서 저택의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머리가 뛰어나니 여러가지의 정보들을 가지고 달아났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 후가 문제였다.

 

김명수의 '생사'.


그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성규는 굴려도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는 머리를 콩콩 쳤다.

"죽었을까? 그럴 가능성이 90%가 넘는데..."

아마 죽었더라면 늙어서 자연스럽게 숨이 끊겨졌거나, 전쟁으로 인해 죽었을수도 있다. 하지만 성규는 전자에 더 많은 가능성을 두었다.

인간의 7배에 달하는 신체적 능력이면 이 전쟁에서 절대 죽지 않을것이다.

"그러면 노친네가 됬다는 건데...."

노친네가 되어 어딘가에 먼지와 굴러다닐 명수의 모습에 성규가 웃음을 터뜨렸다. 좆같겠다. 자신이 김명수였으면 굉장히 당황했을것이다. 갑작스런 노화에 이은 죽음.

이 얼마나 황량무개한 죽음인가. 실실 웃음을 흘리며 성규가 저택을 나섰다.

 

이제 자신의 노선은 정해졌다.

'이성종'을 찾아야 한다. 그의 존재는 '컴퓨터'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

자신의 옆에 두어 실험용으로 쓰자 라는 결론을 내린 성규가 스쿠터를 탔다.


그리고 그 다음은 '김명수'라는 놈.

시체가 되있을 확률이 90%가 넘었지만, 성규는 그를 2번째 타겟으로 정했다. 그 시체라도 실험에 쓸수 있지 않을까, 성규가 생각했다.

박사의 서랍에서 칩과 함께 발견한 낡은 지도를 펼쳐들었다. '이성종'이 있는 거대 실험소가 어디있는지 알려준다. 스쿠터에 탄 성규는 여유롭게 달렸다.

붉은 색의 철가루들이 날렸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한참을 달리던 그가 다시 낡은 지도에 눈을 박았다.

"이 쯤에 있을 텐데....?"

그는 여러번 주위를 두리번 거린 후 이내 갈피를 잡았는지 열심히 스쿠터를 움직였다.

검은색 손잡이를 움켜잡은 그의 희고 가녀린 손목에는 이질감이 느껴지면서도 그의 피부색에 어울리는 빨간 글씨가 박혀있었다.

이성규[72]

손목에 있는 자신의 상처를 내려본 성규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내 이름은 이성규. 내 이름은 이성규. 이성규.....  내 이름은 이성규"

 

내 이름은 이성규.

 

 

 

 

 

 

*


여기저기 시끄러운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식사시간이라서 다들 꽤나 흥분한 상태였다. 그들의 손에 들린건 마른 빵조각과 굳어버린 약간의 고깃덩이였지만 그들에겐

만찬이었다. 거칠게 빵을 뜯으며 서로에게 말을 뱉어내는 남자들. 여기저기 상처투성이 인 그들은 자신들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알려준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며

자랑스럽게 웃거나 농담따먹기의 말을 하기도 했다.

그 소란스러운 틈으로 우현이 등장했다. 모두들 반갑게 손을 들어올려 인사를 했다. 여어-대장! 시컴시컴한 동료들의 인사를 반갑게 맞아준 우현은 억지로 입술을 끌어올렸다.

본인이 낙담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된다. 이 모든 사람들을 이끄는 '대장'이 약하면 안된다. 그는 동료들을 한눈에 담아내고선 구석으로 몸을 이끌었다. 그 뒤를 따른건

호원이었다. 구석에 자리를 잡은 둘은 딱딱한 빵과 고깃덩이를 들어올렸다. 아무말 없이 우현이 빵을 뜯어 먹었다. 딱딱했지만 곧 침과 섞여, 꽤 먹을만 했다.

한참동안 빵을 노려본 호원도 그것을 입에 우겨넣었다. 둘은 아무말없이 식사를 했다. 호원의 머릿속에는 '김명수'라는 존재와 '장동우'라는 존재가 자리잡았고,

우현의 머리속은 사실 백지상태였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 대화 없이 흘러가던 찰나, 그 소란스러운 틈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왜 먹는데? 기계면서."

"안 먹어도 되지 않나?"

방금 막 빵을 삼킨 호원의 귀에 화살처럼 그 말이 꽂혔다. 빵은 순식간에 돌덩이로 변해 호원의 위장에 떨어졌다. 갑갑한 느낌에 호원이 가슴을 두드렸다.

설마, 아니겠지. 호원은 애써 무시를 하며 고깃덩이를 손에 잡았다. 자신이 너무 신경을 쓰는 탓일거라고 생각했다.

"존나 로보트면 기름 마시지 않냐?"

"시발, 그냥 밖에 가서 철가루나 처먹지, 식량을 축내고 앉아있네"

"머리도 깡통이라서 아직도 지가 사람인지 아나보다."

낄낄낄. 그들의 웃음소리가 가슴에 꽂혔다. 자신을 보고 한 말이다. 호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가 먹던 고기를 내려놓았다. 우현은 움직이지 않는 호원을 보며

의아하게 여겼다. 형. 그가 호원에게 손을 뻗으려는 찰나,

"기계면 그냥 기계답게 살던가. 사람도 아니고 기계도 아니고 뭐야. 이도저도 아닌 새끼."

이번엔 우현에게도 정확히 들렸다. 순식간에 나빠진 기분에 우현이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에 옹기종기 모인 사내들이 그런 우현은 발견하지 못한채 호원만 바라보며

낄낄거리고 있었다.

"스파이아냐, 혹시?"

"아니면 정체성에 혼란이 와서 기계로 바꿨거나. 트랜스젠더처럼."

"그럴수도. 진짜 기계가 되고 싶어서 저런걸수도 있지. 솔직히 존나 머리 멍청하잖아. 딱이네, 딱."

부들부들. 호원의 주먹이 떨려온다. 참아야 해. 동우를 떠올리며 호원이 일어섰다. 자리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호원에 우현도 일어섰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호원은 천천히 그들 곁을 지나쳤다. 우현은 선뜻 그를 따라가지 못해 망설이다, 발걸음을 호원쪽으로 옮겼다.


그때였다. 마지막 누군가의 말에 호원이 폭발했다. 그는 엄청난 스피드로 달려들어 순식간에 세 사람을 묵사발 냈다.


장동우라는 새끼도 다쳤던데, 그럼 그 새끼도 깡철로봇이 되나?


참을수 없는 분노가 온 몸을 휘감았다. 호원은 단단한 철로 된 주먹으로 마지막 한 놈을 죽여버릴듯이 패버렸다. 그의 눈이 뜨거워졌다. 피범벅이 된 손이 허공에서 멈추자,

그에게 멱살을 잡혔던 사람도 바닥에 떨어졌다.

장내는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모두들 찍소리도 못한채 호원을 쳐다보았다. 그 중 한사람에 우현도 속해있었다.

형... 안타까운 목소리가 입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핏발 선 눈으로 사람들을 쳐다본 호원이 소리쳤다.

"으아아아아악! 이 개새끼들아!"

한 맺힌 목소리. 이때까지 수많은 설움과 핍박을 참아낸 호원이 드디어 사람들에게 던진 한마디였다. 그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호원이 눈은 시뻘갰다.

목에는 핏대가 서있었고, 아직도 그는 주먹을 올려쥔 자세로 있었다.

"이 시발........"

그가 자조섞인 웃음소리와 함께 욕설을 내뱉었다. 더러워서 내가 떠난다. 그가 말을 끝내고 달렸다. 계단을 타고 올라간 그가 향한 곳은 지상.

그의 의도를 알아챈 우현이 얼어붙은 다리를 풀고선 냅다 뛰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밀쳐냈다.

"형!!!!!"

열심히 계단을 따라 올라갔지만 호원의 엄청난 스피드를 이겨낼수 없었다. 그래도 우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형!!!!!!!!"

가지마! 방금 계단에 튀어나온 커다란 못에 발목이 찢겨 나갔지만 우현은 계속해서 달렸다. 가면안돼! 이 힘든 상황에서 그래도 힘이 되는건 호원이다.

우현은 반이 기계가 되버린 호원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자신의 옛날 모습에 욕설을 퍼부으며 호원을 따라잡았다.

호원이 변한게 아니었다. 우현이 바꼈던 것이다. 자신이 너무도 약해서 호원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다. 우현은 가까스레 호원의 팔을 잡았다.

거친 숨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호원이 막 지상으로 나가는 문을 잡고 있었다.

"형... 가지마. 어딜 가려고?"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숨소리만이 들렸다.

"형. 동우 형은 어쩔려고? 응? 동우 형은 어쩔려고!"

자신도 참 나빴다. 상처받은 호원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이 아니고, 장동우를 미끼로 호원을 붙잡아 놓으려는 자신. 어쩔수 없잖아. 우현은 급했다.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름끼치는 소리에 우현이 다급하게 팔을 다시 붙잡았다.

"형! 동우형이 지하에서 형을 기다려! 형!"

문이 열렸다. 엄청난 빛이 들어왔다. 우현은 타오르는 자신의 눈에 서둘러 눈을 감았다. 손에 잡힌 호원의 팔을 놓치고 말았다. 안돼! 우현이 가까스로 눈을 떴다.

하지만 호원은 이미 공장의 밖에 발을 대고 있었다. 수많은 철길 위로 호원이 서있었다.

또다. 이 빌어먹을 몸뚱아리가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선뜻 나서지 못했다. 우현은 손을 뻗었다. 잡히지 않았지만, 잡아달라는 듯이 뻗었다.

"형. 동우형이 기다려. 가지마. 갈 곳도 없어. 형"

그의 말을 들었는지, 아닌지, 호원은 말없이 우현만 쳐다봤다. 우현도 호원과 눈을 마주쳤다. 얼마나 갈가리 찢겼는지, 호원의 눈에는 넝마가 된 호원이 비쳐졌다.

자신의 몸을 저주하면서, 자신의 동료들을 저주하면서도 한편으로 따뜻한 시선을 받고 싶었던 호원. 한숨을 내쉬며 호원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다행히 구름이 있었고, 하늘은 맑았다. 깊게 심호흡을 했다.

"동우 잘 부탁해."

호원의 나지막한 목소리.

 

그리고 그가 붉은 땅위를 달렸다.

 붉은 사막을 향해 뛰어가는 그의 뒷모습에 우현이 소리질렀다.

"호원이 형!!!! 야! 이호원!!!"

안돼, 그러다 죽어! 우현도 철길 위로 달려들었다.  곧 사방에서 기계들이 솟아오를것이다. 우현은 그때의 기억이 되살려졌다. 죽어버린 동료와 호원의 모습이 겹쳐졌다.

안돼! 우현이 철길을 따라 달리다, 문득 깨달았다. 그리고 너무나도 허탈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호원의 모습이 이미 너무나도 작게 변해버렸지만 기계들은 튀어나오지도 않았다. 우현이 그제사 깨달았다. 호원의 몸이 반이 기계고, 철이였다는 것을.

"하하하..."

그래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거구나. 호원이 정상적인 사람이였다면 지금쯤 바닥에 시체가 되어 굴러다녔을 텐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이제 붉은 사막쪽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그렇구나. 형과 나의 거리가 이거구나. 우현은 지금 새삼스럽게 깨달은 자신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결국엔 나의 잘못. 모두의 잘못이었다. 기계를 극도록 혐오하게 된 우리의 결과가 이거였다. 동료를 쓰담아주지는 못할망정, 그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겨준채 내쫓았다.

내쫓음으로서 또다시 호원의 가슴에 상처가 새겨졌다. 붉은 땅 위를 자연스럽게 달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호원은 또 다시 느꼈다.

 

나는 인간이 아니구나.

 

결국 아무것도 아니구나.


그렇게 그는 사막위를 끊임없이 달렸다.

 

 

 

 

 

-----------------------------------------------------------------------------------------------------

진도를 확 빼버렸습니다 ㅜㅜㅜ

고자손이되버려서 이젠....ㅜㅜ 엉ㅇ엉

쨋든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이제 빨리빨리 진도좀 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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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7화올라온거보고 재밌을것같아서 정주행하고왔습니다 엉엉ㅠㅠ 재밌네요 성열이랑 성규가 하루빨리 만났으면 하네요ㅠㅠ 성규 닫힌마음의 문을 여는 사람은 과연누굴지 궁금하네요ㅎㅎ
12년 전
그라탕
오옹옹! 새로운 독자님인가여?ㅜㅜ 열심히 봐주세요!
12년 전
삭제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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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그라탕
ㅋㅋ 호원 ㅜㅜ 근데 정말 다 불쌍하네요 행복한 사람은 없네요 ;; ㅋㅋㅋ
12년 전
독자3
엿이에요!!!명수가 무서운 사람이었구나...ㅜㅜ 호원이가 드디어 빡...쳤군요ㅠㅠㅠㅠㅠㅠㅠ어머ㅠㅠㅠㅠ다들 곧 만날수있겠죠??ㅠㅠ
12년 전
그라탕
다들 만나겠죠 ^^ 제가 엘을 강공으로 넣고싶어서 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4
밤야입니다ㅎㅎ
열아ㅠㅠㅠㅠ규는 머리를도록도록굴리면서 잘은아니지만 살고잇어ㅠㅠㅠㅠㅠ 어여멘붕을다시 고친후 찾아나서ㅠㅠㅠㅠ 명수찡.. 안늙엇능데..?음..? 뭐지??!?!?? 호원아ㅠㅠㅠㅠ동우를놔두고ㅠㅜㅠㅠ 흐어ㅠㅠㅠ 그대 갈수록두큰두큰넘빠져둘고잇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

12년 전
그라탕
ㅜㅜ 고맙습니당!!!!! 열심히 봐주세요 호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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