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날 수 없는 이 무한한 큐브 속을 헤맨 지 며칠이 지났다.
아니, 몇 달, 몇 년일지도 모른다.
드문드문 있는 장식을 빼면 온통 새하얗기만 한 큐브 속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 감각이 무뎌진다.
누구도 말하지 않지만, 우리는 지쳐 가고 있다.
성규 형은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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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이 될 사람, '김 명수'
매일 밤 이건 꿈이라고 생각하며 잠을 청한다.
하지만 다시 눈을 뜨면, 흰 색, 그 흰 색뿐이다.
한번은 성종이에게 우린 정상적으로 사고하는 게 맞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뭐라고 답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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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숙한 리더, '김 성규'
더 늦었다는 그 막연한 불안감.
나의 그 이상한 불안을 앞선 이들은 알까.
성열 형만이, 말하지 못하는 그 불안을 이해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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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막내, '이 성종'
이 곳을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는 그 대책없는 희망.
다른 애들은 그런 희망따위 없는 듯이 행동하지만,
적어도 난 조금의 희망이라도 버리지 않았다.
그걸 버리는 순간, 우린 동우 형처럼 되어 버리고 말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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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등불, '이 성열'
부담, 책임, 나를 무겁게 짓누르던 모든 것들.
그 모든 것을 벗어 버린 후에는, 누구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이 곳을 나가지 않고 싶다는 반쪽짜리 진심이 나를 버린 걸까.
무조건적으로 믿던 호원에게 배신당한 것이 가장 슬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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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희생자, '장 동우'
힘들다고 말했다. 인정하지 않은 내가 원망스럽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다시금 다짐했다.
꼭 이곳을 벗어나고 말 거라고.
남우현, 그 녀석을 물 먹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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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아는 자, '이 호원'
내가 나쁜 놈인 걸 알지만, 난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그 선택의 순간이 온다 하더라도 같은 결과를 택할 거니까.
그저, 나를 보는 눈빛이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헛된 망상을 할 뿐.
명수는 이런 날 알면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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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숨겨진 흑막, '남 우현'
뫼비우스의 일곱 부분을 나눠 가진 그들.
모든 연극의 준비가 끝났고, 이제는 무대의 조명이 켜질 차례.
연극이 끝나고 막이 내리면, 마지막에 남아 있는 자는 누구일까.
무 한 히 반 복 되 는
C U B E
그 곳 의 악 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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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쓸 이야기입니다. 큐브 속에서 헤매는 일곱 남자의 이야기. 그때를 기다려 주세요. (큰 기대는 놉.. ^ㅅT) 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