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쑨양x박태환] 펭귄
그의 옆 레인에 배정되었다.
바로 옆에서 수영할 수 있게 되어인지, 단지 옆이라는게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마냥 기쁜 나머지 옆에서 들리는 코치님 말씀을 한 귀로 흘려듣고
경기장으로 달려갔다. 귓가에 들리는 발걸음이 가볍다.
수영장은 어둡고 고요했다.
"여기가 내 자리니까 형은 여기서 하겠구나......."
괜히 그의 레인 끝에 앉아서 발장구를 쳐봤다.
으.....차가워
처음에는 그냥 물만 슬쩍슬쩍 튀기다가 나중가서는 '수영장물 좀 따뜻하게 하면 얼마나 좋냐'부터 시작해서 어디서 튀어나온건지 모르겠는 펭귄까지 머릿속에
등장해서는 말도 안되는 상상과 함께 한참 궁시렁대고 있는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어...?.........으악!"
딴생각 하고 있다가 놀란 나머지 균형을 못잡고 보기 좋게 앞으로 고꾸라졌다.
코로 물이 들어가 한참을 켁켁대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당황한 표정의 펭귄이 보인다.
"...형?"
"쑨양미안... 그냥 부르려고 한건데.....많이 놀랐어요? 괜찮아요?"
어? 펭귄이 아니라 태환형아다
그나저나 정말 많이 놀랬는지 존댓말이 튀어나오는 그. 괜찮아요
"다행이다. 나 진짜 놀랐어. 멀리서 봤을 땐 거대등짝이 영락없는 쑨양이었는데 불렀을때 대답이 없는거야.
다가가니까 뭐라고 중얼대길래 무서워서... 별로 소리 크게 안냈는데......"
무서울꺼까지야.
그러더니 하얗고 긴 손을 뻗어 나를 건져주더니 쫄딱 젖은 내 옆에 나란히 앉아서 물장구를 친다.
".......달 밝네"
"다 큰 남자가 달타령은"
"..내가 형이거든?"
흥, 그래도 내가 내려다 보는구만
나도 다시 얌전히 앉아서 가만히 물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꼼지락 꼼지락. 형아는 발도 하얀색이야.
'이제는 혼잣말 안하네' 하고 웃으며 나를 쳐다보는 형은,
꿈뻑꿈뻑
내 눈이 이상한건가. 갑자기 형이 펭귄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어? 펭귄이 막 웃어....
순간 손을 뻗어 펭귄을 만져보았다. 다시 태환이형이 보인다. 내가 꿈꾸는건가
"쑨양?"
아니야 저건 펭귄이 맞아. 몸통은 하얀색이고 머리는 까만색이니까 황제펭귄인가?
귀엽네. 안아주고 싶어
당황하는 얼굴을 마주하고 있자니 펭귄이 확실하다
으헤헤 펭귄주웠다고 코치님한테 자랑해야지.
혼잣말을 입밖으로 하는 버릇이 있는 쑨양은, 헛소리를 하며 그렇게 태환을 한참동안이나 안고있었다.
덕분에 우리 마린보이는 피식피식 새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목 진짜 단순하져?ㅋㅋㅋㅋㅋㅋㅋ
곰손 작가는 글싸지르고 그만 소금칩니다..........ㅁ7ㅁ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