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는 날 좋아해
W.1억
나는 무명배우다.
유명하지도 않은 소속사에 속해있는 24살 무명배우. 유명하지도 않은데 소속 되어있던 배우 한분이 마약을 하는 바람에 이미지는 다 망쳤다.
배우 데뷔는 5개월 전에 했고, 내가 출연한 드라마는 하나뿐이다.
그 드라마 출연 마저도 너무 존재감이 없어서 말하고 다니기 쪽팔릴 정도.
대표님은 최대한 나를 밀어주려고 했지만 노력은 대표님은 배신했다. 예능 한 번 나갔었는데 통편집 당하는 바람에 분량도 없었다.
근데 오늘 나에게 큰 기회가 손에 쥐어졌다.
대표님의 아는 선배가 유명한 감독이고, 그 감독님이 영화 촬영을 하던 중 배우 한명이 잠수를 타버리는 바람에 촬영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어떻게 잘 말 해서 너로 배우 교체 하기로 했으니까. 일단 이거 대본 받아."
"네? 제가요?!"
"당장 내일이 촬영이야. 아우, 그 잠수탄 애 미친년이더라. 밤샘 촬영 한 번 했다고 튀었다는 거 있지? 어유.. 역시 뜬 것들은.."
"당장 내일이요...!?...."
분명 잠수 탔던 분은 유명한 배우 분 이셨다.. 근데 무명배우인 내가 그 자리에 들어간다는 것이 너무 부담이 됐다.
그리고 촬영이 당장 내일이라니.
분명 내가 기대하고, 기대했던 영화였는데.. 이 자리에 내가 들어가서 좋긴 한데.
나 때문에 감독님께 사정사정 하셨을 걸 생각하면 속상해서 투정 한 번 부리지도 못 했다.
"근데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다들 유명하신 분들인데."
"너도 유명해지면 되지. 이번 영화 대박 터지면 돼. 너를 믿어."
주지훈,김아중,류승룡,유승호.. 그 사이에 낀 무명배우.. 나.
내용은 대충.. 이혼남에 애 아빠인 주지훈이 집 나가 가출 한 여학생을 집에서 재워주다가. 나중엔 그 여학생이 누군가의 의해 살해 당하는 내용이고.
류승룡,김아중은 이 사건 담당을 맡은 형사.
유승호는 앞집에 사는 목격자.. 유명한 감독 치고는 내용은 그냥 쏘쏘한 거 보고 그냥 저냥 했는데.
저 살해 당하는 여고생이..
"나네..."
나라는 얘기에 역대급으로 더 놀라버렸다.
드라마에서 여자주인공의 친구의 친구로만 나왔던 내가 이런 역할을 해도 되는 게 맞는 거야? 하...
그리고 대본을 다 훑어 본 나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만 찍어보다가 영화 찍으니 느낌은 정말 색달랐다.
일단 이런 대배우 분들과 찍는 건 처음이라서 너무 당황스럽고, 뻘쭘하고 눈치가 보인다는 거..
나는 김아중, 류승룡,유승호 배우님들과 씬이 겹치는 게 한장면도 없었다.
내 분량도 생각보다 많이 적다고 했다.
주지훈님 보는 것도 좋지만.. 나 진짜 김아중님 보고 싶었는데. 내 여신님.. 제일 먼저 촬영장에 도착한 나는 메이크업을 받는다.
안 그래도 화장 해도 별로인 내 얼굴에 학생에 걸맞는 화장을 해주는데 난 너무 싫었다. 그래도 뭐 어쩌겠어.. 하고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촬영장 분위기는 꽤 묵직했다. 드라마 촬영 할 때는 그래도 다들 장난치고 말도 많은 분위기였는데 여긴 무슨..
웃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내가 인사를 해도 '어서와요, 고생 좀 해주세요'하고 더이상 말을 걸어주는 사람 한명이 없었다.
극중 주지훈님의 이름은 한현수였고, 내 이름은 김연지다. 나는 다시 한 번 대본을 살펴본다.
대본_
S# 10 현수의 집 앞(밤)
차갑고 담담한 얼굴을 한 채, 인적 드문 텅 빈 골목에 서있는 연지.
양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골목 앞을 지나가던 현수를 발견한 연지가 현수를 따라가 옷자락을 잡는다.
한현수 (놀라 뒤를 돌아보며) ……
김연지 (어딘가 힘이 없고, 불안하다)아저씨 저 좀 재워주세요.
한현수 (이게 뭔 소리지 싶다.)
김연지 (간절한) 하루만요, 딱 하루만요.
한현수 (기가막혀서) 가출했니?
김연지 (고갤 끄덕이며)
한현수 집에 가. 집보다 좋은 곳이 어딨다고. 경찰서라도 갈래?
김연지 (소리에 , 번뜩 고개를 들어 보면)
연지의 팔과 얼굴로 시선이 향하는 현수. 멍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으면 현수의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한현수 (수상쩍으면서 안쓰러운) 몇살이니
김연지 열아홉살이요
한현수 밥은 먹었어?
김연지 (고개를 저으며) 아니요
아빠에게 가정폭력을 당해 가출한 여학생..
뭔가 되게 존재감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캐릭터였다. 임팩트만 주고 그냥 죽어버리기에 딱 좋은 역할이구만..쩝...
"안녕하세요."
"어... 안녕하세요!..."
갑자기 나타난 주지훈님 덕분에 숨이 턱- 막혔다. TV 보는 것 같아.. 나 대배우님 처음 봐 진짜... 와.... 입을 틀어막고 감격이나 하고 있는데.
대화 나누고 친해질 시간 따위 없이급하게 대본을 맞춰보기로 한다.
골목 앞에는 촬영 장비들이 가득했고, 사람들도 가득했다. 눈치가 보였다. 눈치가 안 보일래야 안 보일 수가 없었다.
"저 친구가 교체?"
"응. 김진우 대표 있는 소속 배우인데. 데뷔한지 1년도 안 됐대."
"잘 하겠어..?"
"몰라. 봐야 알지.. 드라마 출연도 보니까 들러리 수준이더만."
사방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나를 기죽게했다. 그래요 유명하지도 않은 회사에 있는 무명배우라 미안합니다.
진짜 확 떠서 다 밟아버리고싶은 생각은 가득한데. 그건 그냥 생각일 뿐... 뜨는 게 뭐 쉽나.
내 촬영씬은 총 7번 정도 있으니까. 조금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눈 꼭 감고 참기로 했다.
"하루만요, 딱 하루만요."
검지손가락을 치켜 들고서 주지훈님에게 대사를 치면, 주지훈님은 그런 나를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저으며 대본을 손에 쥐었다.
"이 부분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김연지는 다 잃어서 더 잃을 것도 없는 아이잖아요.
내성적이고, 눈치보는 애잖아요. 너무 부탁하듯이 말하지 말고, 힘 빠진 목소리로 체념한 것 같은 느낌으로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한 번 해볼래요?"
"아,네.."
"……"
"하루만요, 딱 하루만요.."
"너무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지 마요."
"아!..네."
"말했잖아요. 김연지는 더 잃을 것도 없는 아이라고. 한현수가, 내가 거절을 해도 그만인 것 처럼 그렇게."
"…네!.."
나도 잘하고 싶다. 솔직히 기대를 하고 오긴 했는데. 기대는 무슨.. 지금은 그냥 대표님이 조금 미울 뿐이다.
굳이 나를. 왜 하필이면. 아직 부족한 나를... 주변에 스타일리스트 분들이나 관계자분들은 모두 나를 안 좋게 바라보았다. 아직 연기가 부족한데 왜 영화 촬영을 하냐면서 말이다.
"오늘 2씬까지 찍을 거예요~"
감독님의 말에 나는 헉- 했다. 고작 하루라는 시간을 주고서 2씬을 찍는다고 하면 난 얼마나 더 욕을 먹어야 하는 걸까.
몇 번의 대본을 맞춰보고서 촬영은 바로 들어갔고, 나 때문에 NG는 두 번이 났다. 그리고 주지훈님은 내게 괜찮다며 어깨를 토닥여주셨다.
대본_
S# 11 현수의 집 (밤)
현수와 어울리지 않은 집 안. 신기한지 둘러보는 연지의 발소리가 들려온다.
자신의 집에 낯선 여고생이 돌아다니는 게 어색한 현수가 연지를 바라보다 눈이 마주친다.
연지는 현수와 눈이 마주치자 슬쩍 웃는다.
한현수 (우물쭈물) …왜 가출했어?
김연지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었다) 네?
한현수 (당황한다) 아니야.
김연지 (장난감을 만지며) 애가 있어요?
한현수 (어색하게 고갤 끄덕인다) 응. 이혼해서 애는 내가 키워
김연지 (현수를 보며 웃는다) 애 아빠하기엔 너무 아까워요, 얼굴이
한현수 (뻘줌해서 못 들은 척 한다) 밥 먹자, 차려줄게.
김연지 네.
방에서 조그만 아이가 나온다. 연지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뻗는다.
경계심이 많던 아이는 연지의 손을 잡고 방긋 웃는다.
한현수 (당황한다) 은영아, 언제 나왔어
한은영 ……
한현수 원래 애가 낯을 가리는데..
김연지 애가 예뻐요.
한현수 애 엄마가 예뻤거든."
김연지 아저씨 많이 닮았는데요. 이름이 은영이에요?
한현수 (고개를 끄덕이며) 한은영
김연지 좋겠다. 잘생긴 아빠 있어서.
……………
김연지의 캐릭터는 너무 어려웠다. 그렇게 힘 없던 애가 이제는 또 웃어. 웃으면서 또 잘생겼다면서 작업 같지도 않은 작업을 걸고..
내가 생각해도 연기를 너무 개떡같이 해서 너무 걱정스러웠는데. 이번에도 NG 두 번 나고 끝이 났다. 다 분주한데 나만 멀뚱히 서있는 것 같아서 눈치가 보였다.
오늘 촬영은 4시간 만에 끝이 났고,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주변에 인사를 하는데 주지훈님이 내게 말한다.
"이름을 안 물어봤네요. 이름이 어떻게 돼요?"
"아, 김여을입니다!.."
"아, 김여을.. 영화는 처음이죠?"
"네!..."
"잘했어요. 표정 연기 좋은데."
"어.. 감사합니다....."
"칭찬 하는데 왜 울상을 지어요? ㅋㅋㅋ."
"…칭찬 받는 거 처음이라서...감사합니다..!"
"갑자기 교체 된 거라서 힘들 텐데 고생 조금만 해줘요."
"네!..."
"다음 촬영 때 봐요."
너무 긴장해서 아무 생각 못 했었는데. 주지훈은... 진짜 잘생겼다.
조용히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고 굿- 하고 장난스럽게 웃어주시는 주지훈님에 나는 또 울상을 지은 채로 허리를 숙인다.
그리고 나는 촬영장을 떠나지 못 하고 멀리서 촬영 하는 걸 구경한다.
주지훈은 모든 것에 익숙해보였다. 베테랑 옆에 서있는 나는 너무 초라해질 뿐이고..
주지훈에게는 한 없이 착하고 웃기만 하는 주변 스태프분들은 나에게는 차갑다.
한현수와 많이 친해진 연지는 현수에게 고백을 했지만, 현수는 역시 연지를 밀어낸다.
현수가 딸을 데리고 유치원에 갔고, 집에 왔을 땐 연지가 죽어있다.. 알고보니 범인은 현수였다..뭔가 뻔하고 뻔한데 역시 감독빨, 배우 빨인가...
4번 째 만남에 나는 주지훈님에게 죽는 씬을 찍어야 했다. 그리고 오늘 난.. 조금은.. 아니? 많이많이 민망할 예정이다.....하....
대본_
S# 45 현수의 집 욕실 (아침)
현수가 나간지 꽤 되고, 연지는 샤워를 하려고 속못만 입은 채로 욕실에 들어선다.
거울로 자신의 몸을 보던 연지는 멍이 하나도 없자 살짝 웃는다. 그리고 덜컥- 욕실 문이 열린다. 현수다.
현수가 아무 표정도 없이 연지를 보자, 연지는 몸을 가린다.
한현수 (감정이 없다) …물이 차가울 텐데.
김연지 (평소와 다른 현수가 무섭다) 네?..
한현수 (연지의 머리채를 잡는다) ……
김연지 (현수의 힘에 힘 없이 이끌리며 벅찬 숨소리) 아저씨! 왜 이러세요!..
머리채를 잡아 세면대에 몇 대 내리치자 연지의 머리에 피가 흐른다.
거친 숨을 내쉬며 행동을 멈춰 연지를 내려다보는 현수.
한현수 (감정 없이 내려다본다) …….
한은영 (두 손 모아 비는) 살려주세요. 아저씨 살려주세요..
연지를 욕실에 혼자 두고 신발장으로 향한 현수는 서랍을 열어 망치를 꺼낸다.
욕실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비는 연지의 위에 올라탄 현수는 연지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친다. 피들이 벽에, 지훈의 얼굴에 튄다.
너무 무서웠다. 일단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속옷 차림으로 있는 게 제일 많이 힘들었다.
주지훈은 그런 내 앞에 서서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하더니, 곧 스타일리스트에게 담요를 받아, 내게 건네준다.
"감사합니다..."
몸을 가리고 서있으면 곧 주지훈이 내 앞에 서서 말한다.
"머리채를 좀 세게 잡을 거야. 세면대에 머리 박을 때 쯤 멈출 테니까 그 때마다 소리 지르면 돼요."
"네.."
"해볼게요."
"네..!"
조금 많이 내게 조심스러워했다. 내 머리칼을 한웅큼 쥔 채로 살살 세면대로 향하다 닿을 때 쯤 우뚝- 선다.
"이렇게."
"네네...!"
"이런 힘든 씬일 수록 NG없이 가는 게 서로한테 좋아."
"네!...."
"ㅋㅋㅋ 로봇이에요? 네 네 네."
"하..하하..ㅎㅎㅎ..."
"긴장 풀어요. 한 번에 끝냅시다."
"네네!"
"ㅋㅋㅋㅋ."
"왜 웃으세요........."
"네네 귀여워서요. 이거...찍고 우리 같이 찍는 거 없잖아요. 그쵸."
"네!.. 저는 끝이에요. 부검씬만 하면요!..."
"아~.. 부검.. 그거 숨 참기 힘든데. 처음에 하면 눈감는 연기도 힘들어요. 눈 파르르 떨려서."
"아, 맞아요! 속눈썹 파르르 떨려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계속 연습하다보면 돼요."
"네!.."
"ㅋㅋㅋ."
들어갈게요~ 스태프의 말에 나는 '네! 하고선 스타일리스트 언니에게 담요를 건네주었고.. 주지훈은 욕실에서 나간다.
욕실에서 거울로 내 몸을 보며 웃는 것 까지는 잘 했다. 덜컥- 문 열리는 소리에 놀라는 씬도 잘 넘겼고....
이제 머리채 잡히고 죽는 씬만 남았다... 머리채 잡히고 세면대에 박는 씬은 다행이도 한 번에 오케이가 났다.
오케이- 나자 마자 망신창이가 된 나를 본 주지훈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어떡해.. 아프죠. 미안해, 미안해."
"아, 아니에요! 안 아파요!.. 재밌어요..ㅎㅎㅎ.."
"어? 재밌어요? 재밌으면 안 되는데. 이런 거 ㅋㅋㅋㅋ."
분장팀에서 와서 내게 피 분장을 해주었고, 내 머리에, 얼굴엔 피 투성이다.
피투성이가 된 나를 보며 주지훈은 내 앞에 서서 장난을 친다. 아마 긴장을 풀어주려는 거겠지?
"누구세요."
"아, 왜 그러세요 ㅠㅠㅠ... 저 지금 좀 못생겼죠..?"
"좀이요? 많이 못생겼는데."
"아...ㅠㅠ....ㅠ..."
"ㅋㅋㅋㅋ 농담 농담."
4번 정도 촬영을 같이 하면서 대화도 조금 많이 하긴 했지만, 나는 촬영할 때 주지훈님 덕분에 잘 버틸 수 있었다.
가끔 내가 혀가 꼬여서 대사를 잘 못치면 장난으로 내 말투를 따라할 때도 있었고.. 그냥.. 내 편은 주지훈님 밖에 없는 느낌이 좀 많이 났다.
처음 봤을 땐 마냥 신기하고 그냥 무서웠는데.
망치로 내리 찍는 씬은 과정이 신기했다. 카메라는 아래서 위로 주지훈을 비추고 있었고, 피가 담긴 통을 내리치면 그 피가 주지훈의 얼굴에 잔뜩 튄다.
죽은 연지와 그 옆에 벌러덩 드러눕는 현수.
- 컷
이걸로 주지훈과 나의 씬은 완벽하게 끝이 났다.
컷 소리가 나자마자 서로 자동반사적으로 상체를 일으켜 앉아 서로를 바라보았다가 얼굴을 보고 살짝 웃는다.
이제는 만날 일도 없겠구나. 싶어서 조금은 서운하긴 했는데.. 감히 내가 티를 낼 수는 없으니까.
"수고했어요. 얼른 옷 입어요. 춥겠다."
서로 피투성이가 돼서는 수고했다고 웃는데 그게 웃겨서 서로 빵터진 것 같다.
"아, 말 놔도 되지. 스물네살이라며."
"네? 아, 네! 어떻게 아셨어요?..."
"인터넷에 쳐봤지."
인터넷에 내 이름을 쳐봤다고 한다. 난 또 뭐라고 여기서 설레는 걸까. 괜히 얼굴이 붉어져서 들키면 어쩌나 싶었는데.
분장 덕분에 잘 안 보여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월은 참 빠르다.
벌써 1년이 지났고, 영화는 대박이 났다. 역시 배우빨인가... 일주일도 안 돼서 100만명 돌파를 했다.
댓글을 보며 한참 시간을 떼우고 있는데 감독님에게서 전화가 오기에 나는 과자 먹던 손을 급히 옷에 닦고선 전화를 받는다.
"네, 감독님!..."
- 어, 여을씨 우리 회식중인데 올래?
"아, 네! 가겠습니다!!!"
회식 하기 전에 알려준 게 아니라서 조금 서럽긴 했는데. 그래도 불러주는 게 어디냐.. 생각을 하고서 나는 급히 준비를 한다.
고깃집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모두 내게 설렁 설렁 인사를 건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꾸벅 꾸벅- 90도 인사를 한다.
저기 멀리 대배우님들이 보였고, 이름 꽤 날리는 여배우분이 내게 말한다.
"아, 영화로 봤어요~ 자기 소개 같은 거 안 하나? ㅎㅎ 모르는 분 많은 것 같은데."
얄밉다. 연예계에서 군기 잡는 사람, 텃세 부리는 사람 많다더니 진짜였다.
그럼 난 자리 잡지도 못 하고 사람들 앞에 서서 말한다.
"저는.."
"안 들려요~~"
"저는 H엔터테인먼트 신인배우 김여을입니다!"
"누가 요즘 회사 이름도 말해~ ㅎㅎ 앉아요."
지가 시켜놓고 또 왜 저래 진짜?? 혼자 부들부들 하면서 자리를 찾는데. 자리가 없는 것 같아서 당황을 했을까.
"여기!"
저 멀리서 손을 흔드는 주지훈에 나는 엇..! 네! 하고 총총 달려갔고, 주지훈이 자신의 옆자리 짐을 치우며 앉으라고 한다.
"네!"
"또, ,네! ㅋㅋㅋㅋ."
"앗,...ㅎㅎㅎ...네...."
"잘 지냈어?"
"네!.. 선배님은..."
"잘 지냈지. 배고프지?"
깨끗한 앞접시라며 내 앞에 자신의 앞접시를 놓아주더니 곧 고기를 내 앞접시에 놓기에 나는 무슨 신이라도 만난 듯 벙찐 표정으로 주지훈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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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람..
영화 내용이 너무 어두웠져?..... 사실 내가 저런 씬 막 써보고 싶어써.. 촬영할 땐 막 무섭다가 컷 하면 사르르르르르르 막 이런 거.
쓰고나니까 너무 노잼인 것 같은 것......
몰라,,, 난 다 도전해볼고야,,, 말리지 마,,,,후!!................... 모르겟서요.... 삘 꽂히면 더 쓰고.. 안 꽂히믄 다음이 없을 수도 흐그흐극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