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짝사랑하던 남자가 사랑꾼이었다
by. 워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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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울리는 알람소리에 눈을 떠보니 선생님은 제대로 뜨지도 못한 눈으로 알람을 끄고 있다.
'쌤..'하고 뒤에서 끌어안자 선생님도 나를 끌어안는다.
"아침 먹어야지"
"저 아침 안먹어요"
"왜?"
"그냥.. 안먹다보니까 습관돼서.."
"오늘 아침부터 학교가는거 아니야?"
"맞아요!"
"빵이라도 먹구 가"
내가 침대에서 밍기적거릴동안 씻고 나온 선생님은 얼른 준비하고 빵이라도 먹고 가라며 나를 화장실로 밀어넣는다.
"다 씻었으면 빨리와서 조금이라도 먹어"
"흫.. 가정적인 남자네요 쌤"
"결혼할래?"
"아뇨"
"왜ㅡㅡ"
"전 아직 즐기고싶은게 많아서요 ㅎㅎ"
"나도거든"
"전 쌤보다 14년이나 덜 즐겼잖아요"
"뭘 즐겨야되는데?"
"음.. 남자? ㅎㅎㅎ"
"어"
"삐졌어요?"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
"근데 왜 나랑 말 안해요?"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삐졌네"
"ㅡㅡ"
"...왜요.."
"나 그동안 여자 많이 안만났거든"
"많이?! 만나긴 했나보네"
"안만나진 않았겠지ㅡㅡ"
"몇명 만났는데요?"
"몰라"
"많이 만났네"
"아니거든"
"그럼 몇명?"
"5명은 넘을걸? 나 인기 엄청 많았어"
"와~ 어제는 뭐 처음이라 그러더니"
"처음이었는데 ㅎㅎ"
"됐거든요"
"ㅋㅋㅋㅋㅋㅋ결국 너가 기분 나빠질거면서"
"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태평 짜증나"
.
"언제는 나 기다렸다더니 다 개뻥인가보네"
학교까지 데려다준다는 선생님 말에 차에타서 혼자 중얼거리자 선생님이 쳐다본다.
"뭘 자꾸 중얼거려 ㅋㅋㅋㅋ"
"뭐요"
"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잘하더라"
"뭘 잘해? ㅎㅎ"
"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무슨 여자를 14년동안 꾸준히 만났나.."
"야 아니거든ㅋㅋㅋㅋㅋㅋ"
"쌤한테 말한거 아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학교앞에 카페에서 기다릴게 ㅎㅎ]
강의가 끝나자마자 카페로 달려갔는데 선생님이 어떤 여자랑 얘기를 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또래같으니 같은학교 학생 같은데..
이내, 선생님이 나를 발견하고 내쪽으로 걸어온다.
"빨리 왔네?"
"네! 근데 저 사람 아는 사람이에요?"
"아.."
"누군데요?"
"모르는 사람인데"
"둘이 얘기한거 아니에요?"
"저사람이 번호 달라 그래서.."
"에!?"
"여자친구 있다 그랬어 ㅎㅎ"
선생님 잘생긴거 나만 알고 있고싶다... 아무 생각없는듯 웃고만 있는 선생님과 우리쪽을 쳐다보는 그 여자를 한번 쳐다봤다가 일부러 선생님한테 붙어 팔짱을 끼고 카페를 나온다.
"진짜.. 씨.."
"왜 또 짜증이 났어ㅋㅋ"
"쌤이 너무 잘생겨서요"
"ㅋㅋㅋㅋㅋㅋㅋ 난 여름이 예뻐서 좋은데"
"아니.. 나도 좋은데... 아!!! 진짜 맨날 지나가면 여자들이 쳐다보잖아요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무슨 여자가 번호도 따고!!!!!"
"안줬다니까"
"어쨌든!!!!!!!!!!"
"내 눈에는 여름이가 제일 예뻐"
"그게 뭐가 중요한데요"
"중요하지! 여름이만 예쁜데"
"..말은 잘해요"
"다른것도 잘해 ㅎㅎ"
"ㅡㅡ"
-
요즘 시험이 코앞이어서 밤낮으로 공부하느라 잠도 잘 못자고 너무 피곤한데 오늘따라 카페에 진상도 많이 온다. 진짜 저런것들은 밖에 왜 돌아다니는지 모르겠음 ;
진짜 별별 진상들을 다 만나면서 멘탈이 털려 퇴근시간만을 기다리다 끝나자마자 선생님한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쌤 뭐해요?"
-일하고있지 ㅎㅎ
"언제 끝나요? 보고싶은데.."
-아.. 일 끝나고 아는 동생하고 술 한잔 하기로 했는데..
"그런 걸 왜 미리 말 안해주는거예요?"
-..어?
"술자리가 있으면 있다. 먼저 말해 줄 수 있는거 아니에요?"
-방금 전화와서 잡힌 약속이야.. 일 끝나면 전화해서 말하려고 했구
"그렇겠죠 뭐"
-..뭐가 불만인건데
"불만 없는데요"
-말하려고 했다고
"알았다니까요"
-하...
"끊을게요. 그냥 알바 끝났다고 전화한거에요."
-여름아.
"뭐요"
-뭐요???
".."
-됐다. 끊어. 나중에 연락할게
흥. 별거 아닌것 같으면서도 짜증이 난다. 술자리가 있으면 미리 말해줘야 되는거 아닌가? 내가 만나자고 안했으면 말도 안했겠네.
.
새벽부터 출근해서 밥도 제대로 못챙겨먹고 일만 하고 있는데 해인이한테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형!!
"어 오랜만이다"
-형 오늘 시간돼요? 한시간 후에 태평이형하고 술 한잔 하기로 했는데 같이 마실래요?
"그 태평이형은 나냐?"
-네~
"ㅋㅋㅋ주소찍으면 거기로 갈게"
-ㅋㅋㅋㅋㅋ문자로 남길게요! 형이 쏘는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양아치새끼"
여름이한테 바로 문자를 남길까- 하다가도 곧 알바 끝날시간이라 전화오면 알려줘야지. 하고 하던 일을 마무리하는 태평이다.
"여보세요"
-쌤 뭐해요?
"일하고있지 ㅎㅎ"
-언제 끝나요? 보고싶은데..
"아.. 일 끝나고 아는 동생하고 술 한잔 하기로 했는데.."
-그런 걸 왜 미리 말 안해주는거예요?
"..어?"
-술자리가 있으면 있다. 먼저 말해 줄 수 있는거 아니에요?
"방금 전화와서 잡힌 약속이야.. 일 끝나면 전화해서 말하려고 했구"
-그렇겠죠 뭐
"..뭐가 불만인건데"
-불만 없는데요
"말하려고 했다고"
-알았다니까요
"하..."
-끊을게요. 그냥 알바 끝났다고 전화한거에요.
"여름아."
-뭐요
"뭐요???"
-..
"됐다. 끊어. 나중에 연락할게"
사실 여름이만 괜찮으면 술자리에 같이 가자고 하려했다.
얘를 싫어하는 요즘 20대는 없으니까.. 여름이도 보면 좋아할텐데.
조금만 참을걸. 원래 이렇게 화내는 애가 아닌데.
약속장소에 도착할때까지도 여름이에게 어떻게 문자를 보낼까 계속 고민하던 태평은 이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술집에 들어간다.
"형 여기요! ㅎㅎ"
"일찍왔네?"
"우리 형님이 만나주신다는데~ 빨리 와야죠ㅎㅎ 형은 무슨 연예인보다 바빠요?
"ㅋㅋㅋㅋ오바한다"
.
"형.. 빨리 여자친구한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해요"
"...민망한데"
"형이 잘못했는데 뭐가 민망해요?"
"야. 내 잘못 아니야. 여름이가 먼저 짜증냈어"
"39살이.. 25살 상대로 그러고 싶어요..?"
"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형. 아직 어리잖아요. 서운했겠지! 말도 없이 술약속이 있다는데"
"말하려고 했다니까?"
"그건 형 입장이구요.. 진짜 형 연애 어떻게 해요?"
"너보다 잘해"
"전 안하는건데요"
"못하는거야"
"형 여자친구도 저 보면 반해서 넘어올걸요ㅎㅎ"
"맞고싶냐?"
"ㅋㅋㅋㅋㅋ아무튼. 빨리 전화해서.. 아니다. 형 그냥 지금 가요. 우리는 나중에 또 만나면 되지만.. 내가 볼때 형은 지금 안가면 여자친구 못만나요"
"......."
술은 한병정도밖에 안마셨는데 빨리 가서 사과하라는 해인이놈 덕분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형!!!!!!!!!! 이왕이면 꽃도 하나 사가요!!!!!!!!!!"
저새끼 연예인 안했으면 사람 여럿 울리고 다녔을거다.
-
술자리에서 금방 일어난건지 새벽1시가 좀 넘자 선생님이 집 밖에서 벨을 누른다.
"????"
"여름이가 너무 보고싶어 하는것 같길래~.."
"..꽃은 왜 샀어요?"
"여름이 닮아서"
"..ㅋ.....ㅋㅋ..."
사실 선생님 얼굴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는데 아까 짜증낸게 너무 민망해서 티 안내고 있었다...
집에 들어와 겉옷을 벗어 둔 선생님이 내 앞에 앉아 묻는다.
"오늘 왜 기분이 안좋았어?"
"...."
"말해주기 싫어?"
"..그냥.. 공부하는것도 힘들고 카페에 진상도 드럽게 많고.."
"드럽게 많았어? ㅋㅋ"
"네!! 아무튼 그래서 끝나구 쌤 볼 생각에 참았는데.. 갑자기 술마신다구 하니까.."
"내가 잘못했네"
"...그건 아니구.."
"미안해"
"쌤이 뭐가 미안해요? 내가 미안한데.."
"얘기 안들어주고 화내서 미안해"
"쌤 이렇게 다정한거 죄예요ㅡㅡ"
"ㅋㅋㅋㅋㅋㅋ기분 나아졌나보네"
"그렇게 잘생긴 얼굴로 다정하니까 짜증도 못내겠어요"
"응 내 얼굴 감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게 뭐예요"
"ㅋㅋㅋㅋㅋㅋ 웃으니까 더 예쁘네"
.
"진짜요!!???!?!?!?!"
"..응"
"진짜 정해인?????????????"
"응"
"진짜로??????? 그 내가 아는 정해인이요???"
"..어ㅡㅡ"
'이 정해인이요?!??????' 핸드폰 속 사진을 들이밀며 묻는 여름에 태평이 미간을 찡그린다.
"사진은 왜 갖고있어?"
"잘생겨서요"
"?"
"??"
"짜증나"
"와.. 아까 괜히 짜증냈네... 나도 정해인 보고싶은데..."
"야ㅡㅡ"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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