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상사와 연애하기 프로젝트
w.1억
"엄마 아빠랑 잘 얘기 했구요! 여기 자취방 구해도 된다고 얘기도 했고... 여기서 직장 다시 구하려구요!... 일단은 알바 하면서..."
"나..참.. 그런 거면 진작에 나한테 연락을 하고 오지."
"…선물 주고 싶고! 깜작 놀래키고 싶어서 그랬어요...."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니까 뭐."
"미안해요...."
"방 구하지 말고. 여기서 지내요."
"그럴까요?"
"어... 좀 그런가? 어머님이랑 아버님이 또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 오셨다가 확인할 수도 있고.."
"…아 맞다. 부장님 똑똑한데요?"
"ㅋㅋㅋㅋ똑똑하다구요?"
"네!!"
어이구 별 걸로 다 똑똑하대... 하면서 부장님이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말한다.
"너무 오랜만인 것 같은데."
"음.. 일주일만이니까 오랜만 맞죠?"
"안 보고싶었어요?"
"보고싶었었죠."
"아닌 것 같은데."
"보고싶었어요!"
"예전엔 보고싶었다고 하면서 막 울려고 하고..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그랬었는데."
"에이 저도 이제 가 컸습니다."
"참나."
"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 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해주고 싶어도.. 부장님이 막 그러시니까.. 갑자기 막 간지러워서 못 하겠잖아요....."
"그래봐요 진짜."
"뭘 그래봐요!.... 어 근데 부장님 다크서클 장난 아닌데요..."
"일주일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럼 얼른 자야죠!!!"
"9신데."
"그러니까 얼른 자요!"
"아니에요. 은우씨도 왔는데 더 있다가 잘래."
"아아아 됐어요오!! 그러지 마요!!! 이제 진~~짜 자주 볼 텐데! 왜 그래요!! 얼른 자요! 얼른 자 자 자 자!!"
얼른 자라며 부장님의 팔을 잡고 일으켜 방으로 끌고 오니 부장님이 터덜터덜 웃으며 침대에 앉는다.
너무 피곤해 보여서 얼른 자라며 어깨를 툭툭- 건드리니 부장님이 내게 말한다.
"나 샤워도 하지 말고 자?"
"샤워...는 해야죠!"
"같이 할까."
"네에에!?!?!?!?!?!??!?!?!?!?!?!?!?!?!!??!!?!?!"
"…뭘 그렇게 놀래."
"같이 샤워는...좀....어...음....."
"샤워는 부끄러워?"
"…흐음..네..."
"ㅋㅋㅋ먼저 씻을게."
"네!....."
부장님이 씻는다며 욕실로 가기에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서로 몸 보고 이런 것도 아직도 민망하고 떨리는데...
샤워를 어떻게 같이 합니까.. 예....? 떨리면서도 부장님이 많이 걱정이 됐다. 6개월을 만나면서 저렇게 피곤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까...
눈치도 보이고.. 걱정도 되고.. 같이 누웠는데 눕자마자 거의 바로 잠든 부장님을 보고 안 믿겨서 눈 앞을 손으로 막 흔들어보았지만 절대 일어나지 않기에 신기해서 오... 했다.
진짜 많이 피곤한가보다..........
5시에 알람을 맞췄다. 나만 들릴 수 있게금 귀에다 핸드폰을 대고 알람을 작게 맞췄는데. 너무 소리가 작아서 못 일어날 뻔....
혹시라도 부장님이 깰까봐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서 거실로 나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나는 재빠르게 지갑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24시간 마트에 들러서 미역 사고, 반찬거리들도 사고선 지수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직잡 제작한 케이크를 둘 곳이 없어서 지수 집에 맡겨놓긴 했는데... 지수도 아침에는 공부 하느라 깨있어서 케이크를 성공적으로 받았다.
또 재빠르게 부장님 집에 와서 비밀번호 누르고 들어와 요리를 마구 시작했다. 혹시라도 부장님이 깰까봐 조심스럽게 하느라 진짜 너무 너무 힘들었다.
7시 30분 쯤 되자마자 모든 게 완성이 됐다. 너무 뿌듯하게 식탁 위를 보고 있는데 부장님의 알람 소리가 들린다.
부장님이 피곤한지 머리는 다 뻗쳐서는 눈을 비비며 나오는데 너무 귀여워서 꺄아- 하면 부장님이 인상을 쓴 채로 나를 바라본다.
마치 저 표정은 이 시간에 뭐해....라는 표정..
"부장님 생일 축하 합뉘다~!!!!!!!!!!!!!!!!!!!!!!!!!!!!!!!!! 얼른 이리와요! 앉아요!!!><"
"…에?"
엉기적 엉기적 내쪽으로 다가온 부장님이 식탁을 보자마자 베시시- 웃더니 나를 꼭 끌어안는다.
그런 부장님 볼에 마구 뽀뽀를 하니 부장님이 마른세수를 하더니 말한다.
"언제 다 했어요 이걸..."
"음.. 저 다섯시에 일어나서 마트 다녀오고! 막 그랬다요!!!!!"
"잠도 안 자고?"
"네! 어때요!!!! 쩔죠!?"
"쩔어..."
"ㅋㅋㅋㅋㅋ앉아요!! 출근 준비도 해야 되니까! 일단 얼른!! 먼저 앉아서 밥 먼저 먹읍시다아!!!"
"…알겠어요. 진짜 너무 고맙네.."
"ㅎㅎㅎㅎㅎ흐흐흐흥.."
부장님이 앉았고.. 나는 곧 헐!! 하고 입을 틀어막는다. 뭐냐는 듯 나를 올려다보는 부장님에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폭죽이랑 ㅠㅠㅠㅠㅠㅠ초 안 샀어요ㅠㅠㅠㅠㅠㅠ나 진짜 바본가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괜찮아요! 폭죽은 너무 시끄럽구... 초도 별로 ㅎㅎ 그냥 이렇게 받아서 좋기만 한데 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도 생일엔 ... 아아아아!!!!!!!!!"
"왜왜."
"꼬깔 모자도 안 샀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아, 아냐!! 정말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요ㅠㅠㅠㅠㅠ아 진짜 사진 찍어야 되는데 ㅠㅠㅠ 나 진짜 바본가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ㅠㅠㅠ아아아아아ㅠㅠㅠㅠ"
"…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건.. 내년에 하지 뭐...ㅎㅎ 일단 앉아요."
"흐으..어..."
부장님 맞은편에 앉아서 괜히 뾰루퉁한 표정으로 반찬들을 건드는데 부장님이 웃으며 내게 말한다.
"그렇게 속상해요?"
"…네."
"귀여워 죽겠네."
"…그럼! 오늘 저녁에 부장님 퇴근 하고!! 꼬깔 모자 한 번 쓰자 ㅎㅎ!!"
"…그럴까?"
"네!!!"
"아, 맞다... 근데 오늘 늦게 끝날 것 같은데."
"네에!?!?!"
"요즘 프로젝트 때문에 너무 바빠서.. 일찍 퇴근하는 날이 없네. 미안해요."
"…부장님이 뭐가 미안해요!.. 그럼 대충 몇시쯤..에.."
"…밤에 올 수도 있고.. 더 늦을 수도 있어요. 저녁도 같이 못 먹을 것 같은데.."
"…아."
"미안.. 저녁은 혼자 먹지 말구, 김대리랑 먹던가... 그래요."
"알겠어요!... 늦으면 어쩔 수 없죠..."
"응.. 미안."
"뭐가 미안해요! 부장님이 더 싫겠죠.. 생일인데 쉬지도 못 하구.."
"나이가 들다보니까 생일이 뭔가 싶기도 했는데. 은우씨가 챙겨주니까 옛날같고 좋네."
"ㅎㅎㅎ."
"맛있다."
"영혼이 없는데."
"진짜 맛있는데...!?"
"ㅎㅎ 아!! 선물은 부장님 퇴근하고 오면 드릴게요!!!!"
"ㅎㅎ 뭐길래~"
"비밀입니다~~"
부장님이 출근한다면서 신발을 신으며 내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고선 갔고, 나는 주인 없는 집에 혼자 남았다.
집에 남은 나를 뭐를 해야 하는가.... 청소를 해야 하는가.. 하고 대충 집을 청소한다.
진짜 바쁘긴 엄청 바빴나보다... 분리수거도 안 되어 있고 그러네.... 청소를 다 하고나서 시계를 보니 아직 한시간밖에 안 지났길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있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는데 이불에서 부장님의 포근한 냄새가 나기에 킁킁- 하다가 너무 변태 같나 싶어서 바로 관뒀다.
"오오오오!?!?!?!?!!"
계속 쉴 수는 없어서 알바라도 하려고 인터넷을 보고 있는데 마침 딱 할만한 곳이 있기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태평은 많이 예민해 보였다. 인상을 쓴 채로 걷는 태평을 본 정현은 태평에게 인사를 건네지 못 했고.. 뻘쭘한지 헛기침을 하며 앞을 보았을까.
"……."
"아, 정말요??"
같은팀 직원들과 얘기하며 지나가는 보아를 본 정현은 잠시 멈춰서 보아를 보았다.
헤어지고.. 별로 마주쳤던 적이 없었는데. 되게 좋아보이네.
"듣고 있어요 김대리님?"
"엉?"
"부장님 요즘 엄청 바빠보이신다구요.. 저희가 뭐 도와드리고 싶어도.."
"…그러게. 우리가 뭐 도와줄 게 하나도 없으니. 하라는 거 하는 수밖에."
"아, 근데요..."
"엉?"
"은우는 잘 지낸대요?"
"음.. 살이 더 쪘지."
"쪘어요?"
"응. 아, 맞다... 너도 한.. 몇개월 전에 보고 못 봤지?"
"그렇죠? ㅎㅎ"
"보면 되지! 연락 해봐. 걔 지금 백수라서 부르면 그냥 나올 걸."
"…ㅎㅎ."
"장난하십니까. 홍부장님? 이 프로젝트가 무슨 애들 장난입니까."
상대방의 목소리도 커졌다. 언성이 높아질 수록 태평은 인상을 썼고, 상대방의 논리 없는 말에 태평이 터져버린다.
"제가 무슨 홍부장님 핑계 들으면서 기다려야 되나요. 부장님처럼 안 바쁜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다 바쁜데 제대로 된 시간에 일 처리 한 거지."
통화를 끊는 태평이 한숨을 쉬었고, 밖에서 들어갈 타이밍을 잡던 여직원이 노크를 했고, 태평이 '네' 한다.
직원이 들어오자마자 프로젝트 건 하나 완성 했다며 파일을 보여주자 태평이 종이를 보자마자 표정이 안 좋아진다.
"분명히 제가 이틀이나 시간 준 것 같은데요. 계속 똑같은 실수를 하면 어떡하지."
"죄송합니다!... 다시 해오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여기가 무슨 학교예요? 다시 해오면 그만이게."
"…죄송합니다."
"…시간 없으니까 빨리 다시 해와요."
"네..!"
여직원이 나가자마자 태평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되는 게 하나도 없네 정말.
돈 꽤 많이 준다길래 공장에 일을 하고 왔다. 일주일 정도만 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해서 뭐...
당장 필요하다고 하셔서 12시에 출근해서 8시 쯤 되어서야 끝이 났다.
당일로 돈을 받고서 신나서 부장님 선물을 하나 더 살까? 아니면 맛있는 걸 사놓을까 싶어서 시내에 나왔는데
부장님한테 전화가 오는 것이다. 그래서 신나서 전화를 받았는데.
"여보세요!!"
- 집에 있어요?
"아니요! 밖에 나왔어요 ㅎㅎ"
- 밖에? 어디? 나 지금 끝나서 집 가려고 하는데.
"시내예요! 올 거예요!?"
- 갈게요.
"알겠습니당 !!"
어! 부장님이랑 커플티 하나 맞출까. 부장님이 파란 옷 되게 잘 받았으니까.. 후드티 하나 사야지~ 하면서 옷가게에 들어가 구경을 한참 하고 있는데
부장님이 다 왔는지 또 전화가 온다. 위치를 알려주자 부장님이 곧 들어왔고.. 나는 반가워서 막 손을 흔들었다.
직원분들이 부장님을 보고 입을 틀어막길래 너무 뿌듯해서 흠- 하고 어깨를 막 들썩였다.
"우리 옷 맞춰요!"
"옷? 좋지."
"이거 어때요?"
"예쁘네."
"오케이! 이거 주세요!"
사이즈를 말해주자 직원분이 옷을 포장해주셨고, 당당하게 카드를 꺼내 들며 부장님에게 말했다.
"저 오늘 돈 벌었어요~ 내가 다~ 살 거예요! 먹고 싶은 거 있음 말하시죠!"
"돈 벌었다구요?"
"네!!"
부장님이 무슨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는데 나는 여전히 어깨 으쓱 하며 카드를 직원분에게 건네준다.
쇼핑백을 부장님이 들고선 가게에서 나왔고.. 부장님이 궁금한 표정을 하고서 내게 말한다.
"알바 구했어요?"
"네!!"
"어떤 알바?"
"어.. 음.... 그.. 젤리 포장하는 공장인데요! 엄청 쉬워요! 조금 팔이 아프긴 했는데. 너무 집에서 쉴 수는 없어서..
일주일 정도만 필요하대서 한다고 했거든요!"
"공장?"
"네!"
왠지 모르게 표정이 굳은 걸 봤을 때...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짐작했다.
"…왜 나한테 말도 없이 공장에 가요."
"…부장님 많이 바쁘시기도 하고! 그렇게 힘들지도 않아요."
"안 힘든 공장 일이 어딨어."
"…에?"
"다른 곳에 일 할 곳도 많고. 굳이 알바 안 해도 되는 건데 왜 무리를 해서 공장에서 일을 하냐고."
너무 분위기가 싸해져서 부장님이랑 나는 멈춰 서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싸늘한 분위기는 또 처음이라 너무 뻘쭘하고 무서웠다.
"…알바 안 해도 된다뇨. 저는 집에서 일도 안 하고 있는 게 눈치 보이기도 하고.. 제가 돈 벌고 싶어서 알바한 건데. 왜 화를 내세요.
그렇게 막 신경 쓸 일 아니잖아요..!"
"애인이 돈 번다고 공장에 갔다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써."
"……."
너무 화가 난 듯한 부장님이 무섭고 어색해서 나도 모르게 그냥 부장님한테 등을 돌려 빠르게 걸었다.
"이은우!"
'이은우!' 하고 나를 부르는 부장님을 뒤로한 채 무서워서 그냥 주변에 있는 놀이터로 향했다.
벤치에 앉아서 너무 속상하고 서러워서 울고 있는데 나를 따라 온 부장님이 한숨을 내쉬며 내게 다가와 내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나 봐봐요."
"……."
"안 볼 거야?"
"……."
"미안해요. 화내서.. 이러면 안 됐는데.. 회사에서도 일이 자꾸 꼬이고 그러다 보니까.. 내가 너무 예민했어."
"……."
"…내 애인이 힘들게 공장에서 일 했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속상해서.. 내가 못 챙겨준 것 같아서 내 자신한테 화가 나서 그런 거야. 진짜 미안해, 응?"
"…알아요."
"……."
"…화내서 무서워서.."
"…미안해요."
"……."
"응? 진짜 미안해요.. 내가 어떻게 할까. 나 때릴래?"
"……."
"이 조그만 손으로 때려봤자 안 아플 것 같긴 한데."
"…뭐예요."
"기분 풀어요~ 응? 진짜 미안해.. 응? 응?"
"……."
"저녁은? 뭐 먹을까."
"……."
"은우씨가 좋아하는 인스턴트? 피자? 햄버거?"
"…순대국밥.."
"순대국밥??"
"…응."
"그래, 가자. 눈물 닦고~ 미안해.."
"……."
"풀렸어? 조금 풀렸나.."
"…하지 마요."
"하지 마요??"
"…진짜."
"ㅎㅎㅎㅎ..."
"…미안해요."
"왜 은우씨가 미안해."
"…저도 그냥 제 생각만 하고 따진 것 같아서.."
"…아니에요. 일단 눈물 먼저 닦고.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