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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문다 (Daydream)
03
02,
[쑨양, 내일 경기 있어?]
[응? 아, 없어]
[릴레이 경기 있지 않아?]
[아, 그렇네. 있는 거 같아]
귀엽다. 무슨 대화가 이럴까. 나는 '있는 거 같아가 뭐야' 라고 맞받아칠까 생각도 했지만, 여기까지가 적당하다 생각하고 대화를 끝냈다.
.
.
숙소에 돌아와 씻고 침대에 앉아 축하 문자를 하나 하나 읽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감독님?"
'.......,'
저녁을 먹게 내려 오라는 감독님의 방문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대답이 없다.
-
삑-,
"......쑨양?"
[박, 안녕]
[...무슨 일이야?]
[음, 저녁 먹었어?]
[아니, 곧 가려고. 왜?]
[박이 괜찮다면, 같이 가자]
[....좋아. 조금만 기다려]
침대 위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감독님께 먼저 내려가 저녁을 먹는다는 짤막한 문자를 보내고, 잠시 큰 숨을 쉬었다. '뭐지? 언제부터 같이 저녁을 먹는 사이가 된거지?'
나도 못하지만 나보다 더 영어를 못한다는 쑨양과 영어로 대화가 된다는 것도 신기하고, 무엇보다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해서 허탈한 웃음만 나온다.
런던 올림픽은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구나.
.
.
.
호텔 전용 식당에는 각국의 수영선수들이 꽤 보였다. 아마 내가 있는 호텔에 수영선수가 많다지. 그래서 그런지 나와 쑨양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신경 안 쓰는 듯 하지만 이미 앉기 전부터 다 느꼈다. 하긴, 대부분 감독과 코치들과 함께 먹는게 당연한데, 우스운 광경이기도 하다. 나조차도 웃고 싶었다. '라이벌 관계인 한국의 박태환과 중국의 쑨양, 같이 저녁 식사를 하다' 기사의 헤드라인 감이다. 그리고 루머를 만들어내는 무수한 추측성 기사들도. 타국의 선수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친해보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
[............,]
"축하해, Park"
"응?"
"400,200. 축하해"
또 한국어다. 한국어를 배웠나. 그런데 자기는 금메달, 은메달이면서. 누가 누굴 축하해주는건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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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까지만 오늘 올리고, 그 다음부터는 하루에서 이틀 정도 텀을 두어야 할 것 같아요. 현실적인 이야기. 참 힘드네요ㅠㅠㅠ 사람을 지치게 해요. 그렇지만 독자님들의 힘을 얻어 머리를 싸매볼게요. 내일 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