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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문다 (Daydream)
04
03,
[음, 저녁 먹었어?]
[아니, 곧 가려고. 왜?]
[박이 괜찮다면, 같이 가자]
.
.
"쑨양은 400 골드, 200 실버잖아"
손가락으로 4와 2를 표현해줬다. 이렇게 말하면 알아들으려나.
"Yes. 박, 쑨양 축하해"
"응, 쑨양 축하해"
.
.
둘 다 식욕이 강해서 그런지 묵묵히 먹기만 했다.
쑨양과의 저녁식사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며 수저질을 하고 있는데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
"태환"
"어?"
"마지막"
"응? 무슨 마지막"
"태환 올림픽"
"아...,"
이제 자신의 세상이겠네. 올림픽도, 세계선수권도, 아시안게임도. 모두 쑨양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겠지. 기쁜 일인데 씁쓸하다. 왜 굳이 중국선수인 쑨양이 이런 말을 꺼내는지 모르겠다. 무슨 대답을 해줘야할지 참 난감하다.
"쑨양, 더 열심히 해"
"응. 태환 고마워"
대답은 하지 않았다. 올림픽 기간 동안은 잊고 싶었던 고민들이 다시금 떠오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무얼 할까. 당장은 쉬고 싶은 마음만 굴뚝이다. 연아처럼, 그럴까. 아니면 어쩌지. 머리가 아파 온다. 국민들은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도 못 나오는거냐 하겠지.
아직은 모르겠다. 어떤 것도 결정하고 싶지 않다. 너무 피곤하다.
내 변화된 표정을 느꼈는지 쑨양은 더이상 말이 없었다. 나보다 2살이 어리고, 2m에 가까운 키, 어마어마한 발 크기. 정말 수영선수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격이다.
내가 15cm만 더 컸다면 15cm는 더 빠르게 터치할 수 있었겠지. 아,
노곤함이 몰려온다. 쑨양과 짧은 작별 인사를 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1,500m 예선이다. 런던 올림픽에서의 마지막 경기. 나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 편하게 레이스 하고 싶다. 보는 사람들도 내가 편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구나 라고 느낄 정도로.
그게 나의 마지막 올림픽 목표다.
나는 예선 3조, 쑨양은 4조였다. 쑨양이 이번에는 얼마나 좋은 기록을 낼까. 1,500m에서는 자신의 힘을 다 쏟아내겠지. 나는 내 목표대로만 하면 된다. 결승에만 올라도, 그걸로 기쁠 것이다.
어느정도 예상대로 나는 조 2위다. 4조의 결과에 따라 나의 파이널 진출이 결정된다. 믹스트존으로 걸어가는데 눈은 자꾸 레인으로 간다.
아, 한번만 더 결승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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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죠..? 그래도 원래 올리려고 했던 시간은 늦은 밤이였는데, 3편의 마지막이 의도와 다르게 궁금증을 준 것 같아서 얼른 왔어요. 별 거 아니죠?ㅋㅋㅋㅋㅋ 짧은 대신 일찍 오도록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