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짝사랑하던 남자가 사랑꾼이었다
by. 워커홀릭
-
선생님은 이런거 싫어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흔쾌히 알았다며 핸드폰을 나에게 준다.
"sns 해본 적 있어요?"
"없어"
"왜요?"
"굳이 해야되나 싶던데.."
"...하기 싫어요?ㅠㅠ"
"ㅋㅋㅋ아니 여름이 하고싶으면 해야지"
선생님 핸드폰에 우선 인스타그램을 깔고 회원가입을 한다.
연락처에 뜨는 사람들을 전부 팔로우 할까 하다가 그냥 내 아이디만 검색해서 팔로우를 한다.
"이게 제 인스타!!!!"
'구경할래' 하며 핸드폰을 가져간 선생님이 내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하나하나 눌러본다.
"왜 이런사진 나한테는 안보여줘?"
셀카를 구경하던 선생님이 화면을 쳐다보며 묻는다.
"..부끄럽잖아요"
"나빼고 예쁜사진 다 보고 있었네"
"ㅋㅋㅋㅋㅋㅋㅋ"
"짜증나"
"갑자기요?"
"여름이 예쁜거 나만 알아야되는데 나만 몰랐어"
"ㅎㅎ"
선생님 계정을 만들어놓고 나만 팔로우 해놨는데 순식간에 팔로워가 엄청 늘었다.
"....쌤 인기 진짜 미쳣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는사람도 많아.."
선생님 팔로워 목록을 구경하는데 지훈삼촌, 해인오빠도 있길래 선생님 계정으로도 팔로우를 하고 내 계정으로도 팔로우를 한다.
나랑 쌤 인스타에 동시에 손잡고 있는 사진과 함께 서로의 계정을 태그해 올리니, 선생님 게시물에 반응이 엄청 뜨겁다.
뭐, 김태평이 왠일로 sns를 하냐는 반응부터 연애하냐며 축하한다는 댓글들까지.
그중에서 유명인계정으로 달린 댓글이 하나 눈에 띈다. 해인오빠가 단 댓글이었다.
[여자친구가 아까워요 ㅎㅎ]
ㅋㅋㅋㅋㅋㅋㅋ크흡.. 답글에 내 계정으로 [역시 잘생긴 해인오빠 ㅎ_ㅎ]하고 달자 오빠도 곧바로 내 계정을 팔로우하고 내 게시물에도 댓글을 달아준다.
[남자친구가 그렇게 다정하다면서요?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얼굴로?]
ㄴ[ㅋㅋ... 오빠 이러기에요..?]
ㄴ[세젤잘이라던데~]
ㄴ[정해인 세젤잘..]
ㄴ[ㅋㅋㅋㅋㅋ♥]
미친.. 내 인스타에서 정해인이랑 이러고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댓글창을 확인한 친구들한테 미친듯이 연락이 온다. 정해인이랑 어떻게 아는사이냐고 ㅎㅎㅎㅎㅎ
얼마 지나지 않아, 지훈삼촌도 내 게시물에 댓글을 단다.
[솔로천국 커플지옥]
ㅋㅋㅋㅋㅋㅋㅋ댓글에서도 각자의 성격이 보인다.
-
한 3일정도 선생님이 해외로 출장을 갔다와야 한다그래서 가기전엔 오늘밤은 같이 보내기로 했다.
멀리 떠나는것도, 오래 못보는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아쉽고 속상한건지..ㅠㅠㅠ
"..쌤 보고싶으면 어떡해요?"
"ㅋㅋㅋㅋ전화하면 되지"
"근데! 그거는 화면이잖아요.. 손 잡고 싶으면 어떡해"
"ㅋㅋㅋㅋㅋㅋ"
자꾸 말도안되는걸로 꿍얼거리는 내가 웃긴지 선생님은 마냥 웃으며 나를 쳐다본다.
"아! 김태평 보고싶다"
"ㅋㅋㅋㅋ아직 안갔는데"
"그래도 보고싶다구요"
누워있던 몸을 세워 선생님 위로 올라가 양 볼을 붙잡고 뽀뽀를 퍼붓자 선생님이 나를 끌어안는다.
"맨날 출장가고싶게 만드네"
"쌤"
"사랑해"
"아!!! 내가 할라 그랬는데"
"내가 더 사랑해"
"아닌데. 내가 더 사랑하는데"
"아니야. 내가 제일 많이 사랑해"
선생님이랑 끌어안고 이런 얘기를 하는 이 순간이 너무 좋아서 위에 올라탄 채로 어깨에 얼굴을 파묻자 선생님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왜이렇게 좋지"
"나도 좋아"
"쌤이랑 맨날 이러고 있구싶다"
"같이 살까"
"흐흫"
"맨날 싫다 그러면서"
"좋은데요?"
"..진짜?"
"음.. 뭐.. 결혼전에 동거하는것도 좋은 것 같아요!"
"몸만 오면 되는데"
"...변태"
"ㅋㅋㅋㅋㅋㅋ머리에 뭐가 들은거야?"
"김태평 잡아먹을 생각"
그렇게 한참을 선생님 위에 안겨서 꽁냥거리다 잠들었고, 아침 비행기인 선생님때문에 새벽같이 눈을 떴다.
선생님이 준비를 다 하고 짐을 챙길때쯤 일어나 침대에 앉는다.
"뽀뽀해주고 가야돼요"
"ㅋㅋㅋㅋ"
겉옷까지 다 챙겨입은 선생님이 허리를 숙여 입술만 살짝 맞추고 일어선다.
내가 따라 일어서서, 선생님 허리를 끌어안고 '아.. 보고싶은데..'하고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이번엔 선생님이 깊게 입을 맞춰온다.
"갔다올게"
"넹.."
"ㅋㅋㅋ밥 잘 챙겨먹구"
"네.."
"잠도 잘자구"
"쌤 없어서 못잘것같은데.."
선생님이 웃으며 카드를 건네준다.
"먹고싶은거 있으면 이걸로 사먹어"
"저 돈 있는데!!"
"이걸로 먹어"
"돈 많다고 자랑하는 거에요?"
"웅. 좀 매력있나?"
"ㅋㅋㅋ선생님은 얼굴이 제일 매력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쌤도 밥 잘 챙겨먹어야 돼요"
"알았어 ㅋㅋㅋㅋ 누가 들으면 한 1년 못보는줄 알겠다"
"ㅠㅠㅠㅠㅠㅠㅠ보고싶단 말이야ㅠ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
"여보세요!!"
-밥은 먹었어?
"네!! 쌤이 준 카드로 제육덮밥 먹었지롱"
-ㅋㅋㅋ 잘했어. 이제 알바하러 가?
"이제 가야돼요.. 아 김태평 보구싶다"
-아 나도 여름이 보고싶다"
"3일은 너무 길어요"
-ㅋㅋㅋㅋㅋㅋ그렇게 보고싶어?
"당연하죠.. 진짜 이불에서는 쌤 냄새나는데 선생님이 없어ㅠ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쌤 오면 맨날맨날 뽀뽀해줘야지"
-
드디어 길고 긴 3일이 지나고 선생님이 돌아오는 날이다. 집에 있으면 왠지 시간이 더 안갈것 같아 카페에 나와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훈삼촌한테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이여름이~~
"네~"
-ㅋㅋㅋ오늘 태평이 오는 날이지?
"맞아요!!!"
-데리러 갈래?
"헐. 진짜요?!!??!???"
-아니, 거짓말.
"아ㅡㅡ"
-ㅋㅋㅋㅋㅋㅋㅋ나 술마시는 중인데
"어쩌라구요"
-해인이랑 마시ㄴ
"저도 갈래요!!!!!!"
-싫은데?
"왜요?"
-내맘인데?
"끊어요 그럼"
-ㅋㅋㅋㅋㅋ재밌는 생각이 나서 전화했어
"뭔데요"
-김태평 몰카하자
"헐!! 좋아요!! 완전 재밌겠다. 오빠 울릴만한 걸로 해요"
-이정도로 좋아한다고..?
"아 삼촌은 저번에 오빠 우는 거 봤다면서요! 저도 보고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곧장 달려온 술자리에는 해인오빠와 지훈삼촌 둘 뿐이었다.
"일단 내가 김태평한테 전화해서 여름이 남자랑 둘이 어디 가는것같다고 해볼게"
"근데 태평이형 화내면 어떡해요?"
"아 오빠 울었으면 좋겠당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여름아 너 변태같아"
"ㅡㅡ"
일단 지훈삼촌이 스피커폰으로 태평쌤한테 전화를건다.
-여보세요
"태평아 어디냐?"
-나 이제 짐 찾고 나가는중.
"어.. 여름이는?"
-이제 전화해봐야지
"그.. 내가 방금 여름이 일하는 카페 근처를 지나왔는데"
-어
"여름이 오늘 약속있다 했어?"
-없을걸
"아... 근데 무슨 남자랑 가는 것 같길래.."
-어딜?
"모르지! 또래 남자랑 팔짱끼고 신나서 가던데"
-...
"아 여름이가 아닌가?"
-갑자기 뭔 개소리야
"여름이 맞는데.. 그래서 나는 너도 알고 있는 줄 알고 전화했지!"
-...끊어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훈삼촌의 전화를 끊자마자 내 전화기가 울린다. 하지만 당연히 안받는다.
한 3통정도 더 오다가 이번엔 지훈삼촌 핸드폰이 울린다.
"여보세요!?"
-여름이 맞아?
"맞는데.. 아 근데 남자랑 너무 다정하게 걸어가서 .. 막 팔짱끼고 머리도 정리해주고 얼굴도 쓰다듬고"
-하
"여름이 전화 안돼?"
-어
"야 괜히 미안하다"
-여름이 아니면 너 죽여버린다 내가
"......"
무서운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은 선생님때문에 우리 셋 다 벙쪄서 서로를 쳐다본다. 이거 계속 해도 되는거 맞지..?
지훈삼촌이 태평쌤한테 문자로 집근처 치킨집으로 오라니 알았다고 답이 왔다. 전화로 뭘 하기에는 애매한것 같아서 치킨집 오면 내가 숨어있다 등장해서 놀래켜주자고 작전을 세우고 1시간 정도 더 술을 마셨다.
핸드폰이 울리기에 확인해보니 성우한테 오는 전화이다. 저번에 할 말 있다고 전화해놓고 며칠동안 연락도 안하더니 이제서야 하다니.
전화를 받자 평소의 활발한 성우와는 달리 차분한 목소리로 어디냐고 묻길래 집 근처라고 했더니 잠깐 볼 수 있냐고 물어본다.
삼촌과 오빠한테 양해를 구하고 잠깐만 나갔다 오겠다며 집 근처로 가자, 집 앞에 서있는 성우가 보인다.
"옹!"
"..아-"
"갑자기 무슨 일이야? 기분 안좋은 일 있어?"
"술마셨어?"
"아..조금....? 냄새 나?ㅠㅠㅠ"
"아니- 다행이네."
"응? 뭐가?"
"..그냥 할 말이 있는데 .. 내가 술을 조금 먹었거든. 너도 먹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마침 먹었다 그래서"
"뭔소리야"
"..여름아"
"이름 부르지마 미친놈아. 오글거려"
"ㅋㅋㅋ 요새 남자친구랑 사이 좋아?"
"쌤? 좋지! 안그래도 오늘 출장갔다 돌아오는 날이어서 기다리는 중이야!!"
"그렇구나.."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 같은데"
"갑자기?? 누구??????"
"생긴게 아니라. 원래 있었는데.."
"누군데"
"..."
"너 남자 좋아해?"
"ㅋㅋ아니.."
"근데 왜이렇게 뜸을 들여?"
"..."
"아 뭔데. 나 빨리 가봐야 돼"
"......나 너 좋아해 여름아"
????????????????
"나를??????????????"
"응. 나 사실 20살때부터 너 좋아했어. 근데, 그냥 매번 타이밍을 놓치니까 여기까지 왔네"
"....우리 친ㄱ"
"친구로 남아야 너를 볼 수 있으니까."
"..."
"뭐 어떻게 하라는거 아니야. 그냥 계속 이 마음을 숨기기에는 내가 너무 힘들어서."
"..."
"좋아해 여름아. 나 너 진짜 .. 오래.. 많이 좋아해"
나는 성우한테 마음이 1도 없는데.. 그리고 나는 지금 선생님이 너무 좋고 행복한데..
성우의 표정을 보니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잠깐을 서로 바라보기만 하고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성우가 먼저 입을 뗀다.
"..미안해. 내 마음 편하자고 너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냥 잊어버려! 내일부터 다시 아무렇지 않게 친구하자. 오늘은 .. 나 먼저 갈게. 미안"
자기 할 말만 하고 뒤돌아서 가는 성우를 바라보다 나도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뒤를 돌아 가려고 하면 앞에 익숙한 사람이 보인다. 언제온건지 선생님이 서있었다.
성우 얘기를 들었나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선생님을 만나니 또 기분이 좋아, 쌤! 하고 부르며 고개를 올려다 보는데 표정이 낯설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왜 그렇게 쳐다봐요.."
"너 어딨었어"
"저! 방금까지!!! .."
아, 나 몰카 하고 있었지.
"비밀인데요"
"뭐?"
"흫"
"방금 쟤랑 뭐하고 있었어"
"아 그건 방금 성우가 할 말 있다고 잠깐만 보자 그래서"
"쟤랑 계속 있었어?"
"..."
몰카를 계속 할 분위기가 아님을 감지하고 해명을 해야 될 것만 같았다.
"사실요! 그"
"내가 쟤 싫다고 몇번을 말해야 돼?"
"....?"
"신경쓰인다고. 싫다고 내가 몇번을 말하냐고. 그거 하나 조심하는게 그렇게 어려워?"
"쌤, 오해가 있ㄴ"
"뭐가 맨날 오해야. 이정도면 일부러 그러는거잖아"
".....아니.. 쌤 ㅠㅠ 그게 아니고ㅠㅠㅠ"
내 말은 무시한채 나를 두고 뒤돌아서 가는 선생님이다.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멍하니 서있다가 큰일났다 싶어 바로 지훈삼촌한테 도와달라고 전화를 건다.
"삼촌!!!!!!!!!!!!!!!!!!!!! 지금 오빠 만났는데 개빡쳤어요. 제가 진짜로 친구랑 얘기하고 있는데 걔가 남자여서.. 걔랑 있었던건 줄 알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웃을일이 아니라구요 삼촌 ㅠㅠㅠㅠㅠㅠㅠ"
"태평이 방금 여기 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킨집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뛰어가자 선생님이 어이없다는 듯 나를 쳐다본다.
"주지훈이랑 놀지마 너"
"ㅎㅎ... 얼굴 보자마자 화냈으면서"
"그건 오해할만 했잖아!"
"그래도 난 쌤 얼굴보니까 좋기만 하던데.."
"야 진짜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화도 안받구. 진짜로 남자랑 있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을일이 아니라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우쭈쭈"
"ㅡㅡ"
계속 웃으면서 질투했다고 놀리자, 진짜 삐진건지 입이 나와 치킨도 안먹고 앉아만 있는 선생님이다.
지훈삼촌이랑 해인오빠는 이제와서 우리둘이 해결하라며 은근슬쩍 자리에서 빠지고, 치킨집에 더 있기도 뭐해서 우리도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간다.
.
"....진짜 삐졌어요?"
"내가 진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런 전화 받고서.. 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오는 1시간동안 진짜 남자랑 있으면 어떡하나-했는데 진짜 딱 있어가지고.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지마"
"귀엽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짜증나"
"보고싶었어요!!! 완전!!!"
보고싶었다며 허리에 손을 올리고 품에 안기자, 선생님도 마지못해 하는 척 나를 안아준다.
"너 용서해준거 아니야. 나한테 사과해"
"ㅋㅋㅋㅋㅋㅋ알았어요. 쌤이 해달라는거 다 해줄게"
[암호닉]
루나 / 연어초밥 / 밈밈 / 망고 / 블리 / 예그리나 / 모건 / 자자 / 토깽 / 찜니 / 토르 / 소소 / 우유 / 꾸 / 샬뀨 / 지그미 / 헬로키티 / 빵아미 / 희재 / 시카고걸 / 감쟈 / 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