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v - I like me better
*소리를 잔잔하게 낮추면 더 좋습니다*
"눈꼽은 좀 떼고 나오시지"
"으윽...너 어제 몇시에 갔어?"
"몰라 나도 결국 잠들어서 어머니가 깨워주셨어"
"바로 윗층이면서...가서 자라니깐"
"쉬쉿! 언능 갑시다"
내가 하는 잔소리가 듣기 귀찮은지 손으로 내 입을 막고 몸을 돌려서 등을 살짝 밀었다 고딩때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기 시작하면서 등하교는 항상 윤오와 해왔고 일상처럼 하루의 시작을 함께 해왔다
"오늘 형 온다고 엄마가 집에 밥먹으러 오라든데"
"형 온다고????"
"머야...왤케 좋아해?"
강의실로 가기전에 건물 앞 벤치에 앉아 윤오와 투닥거리면서 장난을 치는중에 과에서 이쁘기로 소문난 여자후배가 앞에 서더니 커다란 눈으로 윤오를 쳐다보고 눈웃음을 치기 시작했다
"선배~~ㅎㅎ"
"아 안녕"
"선배 오늘 시간되세요~?"
"시간??"
갑자기 나를 쳐다보고 나에게 물었다
"야 이유리 나 시간있냐?
"어?...그걸 왜 나한테 물어"
"너가 잘 알잖아ㅋㅋㅋㅋ"
당황한 내 모습에 재밌는지 기분좋은 웃음을 보이며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바보 오늘 가족이랑 저녁약속 있잖아"
"아 맞다"
후배는 우리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듯 어색한 웃음을 짓고는 다음에 꼭 사주겠다며 얼버무리고는 사라졌다
"야 정윤오 애 당황했잖아"
"상관없어"
"왜 예쁜후배가 밥 사준다는데"
"못난이친구랑 밥 먹어야해서 안됩니다"
"....못난이 친구 머리 좀 놔줄래?!!"
계속 내 머리카락을 베베꼬며 장난치던 윤오의 손을 쳐내고는 일어나 쿵쾅거리며 건물로 향하자 윤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눈앞에 교수님이 두세명으로 보이고 고개를 계속 끄덕끄덕이며 교수님의 강의를 격하게 동의하던중에 옆자리의 윤오가 팔꿈치로 내 팔을 꾹 눌렀다 순간 놀라서 쳐다보니 윤오는 펜을 들고 책에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정신차려 이유리'
윤오의 말에 내 뺨을 두세번 살살 두드렸고 윤오는 그 모습에 다시 글을 썼다
'내가 때려줄게ㅎㅎ'
이렇게 적어놓고 펜을 놓더니 순식간에 내 턱을 잡고 반대손을 올리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는데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아 눈을 떠보니
평소와는 다른....처음보는 표정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턱을 잡던 손가락이 내 입술 근처를 어루만졌고 묘한 분위기에 어색해질 때쯤
평소의 모습인 윤오가 웃으며 내 뺨을 꼬집었다 그러고 윤오는 강의에 다시 집중했다
미친 듯이 심장이 빨리 뛰고 얼굴이 빨개졌다 교수님이 나가자마자 나는 화장실을 간다며 나갔고 차마 이런 모습을 윤오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부끄럽고 설레고 떨리고
복잡미묘한 느낌이었다
"야 윤오오빠 이유리랑 사귄대??"
화장실 칸에 들어가있는데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 이름과 윤오이름이 나왔다 근데 이것들이 윤오는 오빠고 나는 그냥 호칭도 없네
"머랰ㅋㅋㅋㅋ윤오오빠가 그냥 친한친구랬어"
"진짜?"
"여동생같은 존재라구 그랬는데"
빨개졌던 얼굴이 급격하게 식어갔다 그치 나는 친구지...나만 항상 설레하고 떨리고 억울하고 속상하고 만감이 교차할 때 폰이 울렸다
정윤오 세글자에 눈물이 날거 같았는데 꾹 참고 화장실에서 빠져나갔다
나가보니 익숙한 얼굴이 있었고 내 가방을 한쪽 어깨에 매고 서있었다 폰을 만지작 거리다 나를 발견하고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전화 왜 안받아"
"아 전화했었어??"
나의 어색한 말투가 이상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쳐다보다가 피식웃고는 가자며 내 팔을 이끌었다
"오빠!!!!"
"유리야!!오랜만이네ㅎㅎ"
윤오네 가자마자 윤오 형에게 달려가 안겼다 윤오 형도 내가 반가운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릴때부터 가족보다 더 나를 잘 챙겨준 사람으로 친오빠같은 존재이다
"..."
"정윤오 너는 오랜만에 보는 형인데 인사안하냐?"
"아 몰라"
윤오는 뭐가 마음에 안들어 심통이 났는지 입술을 삐쭉거리고는 방에 들어가버렸다
"야~정윤오~"
"...."
"들어간다?"
어머니 상 차리는 걸 도와주고 무슨 일로 삐진지도 모를 정윤오를 달래러 방으로 들어갔다 윤오는 편안옷을 입고 침대헤드에 기대 앉아있었다 나도 침대에 걸터앉아 윤오를 쳐다봤다 그랬더니 이불을 만지작거리며 윤오가 말했다
"넌..."
"응??"
"넌 나보다 형이 좋냐?"
"...그거 때문에 삐진거야?"
"너는 나 안 안아주잖아 형은 왜 안아주는데"
"...안아줄까?"
인형을 뺏긴 아이처럼 토라져있길래 그 이유가 내가 형을 안아줘서..라니 나도 모르게 안아줄까 라고는 했지만 설마 그래라고 하겠어라는 마음으로 말했다
그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 내 옆에 앉고는 내 허리에 팔을 감고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고는 머라고 중얼거렸는데...
"너는...내 맘 모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