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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다신 만나지 말자 12 | 인스티즈 

 

“이 정도면 내 대답 된 거 같은데.” 

 

“좋네, 대답을 행동으로 하는 거.” 

 

“그럼 하던 거 마저 할까, 성이름?” 

 

“안 돼- 내일 일찍 출근해야지.” 

 

“그래, 그럼.” 

 

“왜이렇게 포기가 빨라?” 

 

“같이 자면 되니까.” 

 

 

 

 

 

 

 

 

 

 

 

순간 우리 사이엔 정적이 흘렀고 나는 내 손을 올려들어 엑스자로 꼬아 아무 말 없이 몸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그걸 본 재욱이는 어이가 없다며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재욱] 다신 만나지 말자 12 | 인스티즈 

 

“안 건들여. 보기만 해도 아까운 걸 어떻게 건들여, 내가.” 

 

 

 

 

 

 

 

 

 

그렇게 우린 같은 공간, 그러니까 한 방에 한 침대에 같이 누웠고 그런 상황 자체가 야하다거나 민망하지는 않았다.  

 

 

 

뭐랄까.. 편안하게 흘러가는 시간 그대로를 느꼈다.  

 

 

그냥 따뜻했다. 그의 품이. 

 

 

 

 

 

 

 

 

 

 

“그래서 혜윤씨랑은 어떤 사이인데?” 

 

“혜윤이-“ 

 

“이봐 이봐, 또 이렇게 다정하게 불러. 나한테는 맨날 성이름, 성이름 하면서.” 

 

“난 이름이보다 성이름이 더 좋은데.” 

 

“왜?” 

 

“몰라, 그냥 좋아. 성이름이니까.” 

 

“그게 뭐야..” 

 

“질투해, 성이름?” 

 

“아니거든.” 

 

쪽 

 

“뭐야, 갑자기.” 

 

“귀여워서.” 

 

“한 번 더 해줘. 그럼 용서할게.” 

 

쪽— 

 

 

 

 

 

 

 

 

서로의 온기가 맞닿은 상황 속에서의 모든 행동과 말들은 애정이 가득했고 따뜻했다. 누군가에게 안겨 편안하게 있을 수 있다는 게 이렇게 따뜻한 건지 몰랐는데, 그게 재욱이여서 더 따뜻했나보다.  

 

 

 

 

첫 번째 뽀뽀보다 두 번째 뽀뽀에서 더 길게, 더 애정있게 해준 재욱이는 곧이어 혜윤이라는 사람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고 생각했던 것 보다 둘 사이에 별 게 없다는 걸 안 나는 슬슬 잠이 오기 시작했던 거 같다. 

 

 

 

혜윤이라는 사람은 재욱이랑 중고등학교 동창이었고 둘이 다른 대학교로 진학을 했지만 둘 다 의대를 갔고, 본과 생활을 마친 후 첫 병원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고 했다. 그 병원에서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다고 했는데 그게 재욱이 동기를 혜윤씨가 좋아했다고 했다. 이름이 우주라고 했나.. 아무튼 그래서 여차저차 얘기도 많이 하게 되고 그러면서 많이 가까워지게 된거였다. 

 

 

 

난 그것도 모르고 꿍해 있었네. 

 

 

 

진짜 많이 편안했는지 얘기를 들으면서 안도감에 꿈뻑꿈뻑 졸던 나는 재욱이의 품으로 더 파고 들기 시작했고 금방 알아 챈 재욱이는 더 깊게 안아주며 등을 토닥여줬다.  

 

 

애기 다루듯 부드럽게 안아주고 살살 토닥여주는 그 품이 좋아서 금방 잠에 들었다.  

 

 

 

 

 

 

 

 

 

얼마나 편하게 잔 건지 꿈도 안 꾸고 잔 거 같은데 일어났을 때 옆에 재욱이는 없었고, 아침을 차리고 있었는지 음식 냄새와 식기류 소리들이 들렸다. 

 

 

 

놀래켜주고 싶은 마음에 조용히 문을 열었는데 역시나 재욱이는 간단하게 아침을 만들고 있었고 조리도구를 쓰는 모양새가 꽤나 익숙한지 자유로웠다.  

 

 

 

왜 그런 거 있잖아.. 남자 등판 오지고 그 모습으로 요리하고 있는 뒷 모습 엄청 멋있는 거. 게다가 얘는 키도 크고. 근데 거기에 여자가 뒤에서 백허그 해주고 그런 엄청 달달한? 다들 알지. 뭐 나도 대충 그런 거 상상하면서 몰래몰래 까치발 들고 천천히 재욱이 뒤로 가서 딱 안았는데, 아니 안으려고 했는데 

 

 

 

팔 벌리자마자 훽 뒤돌아서 역으로 나를 안았다. 재욱이가. 

 

 

예상치 못 한 상황에서 이렇게 떨릴 수도 있는 거구나.. 보통 예상치 못 한 상황에선 당황하기 마련인데 당황보단 떨림이었던 것 같다. 

 

 

 

마주한 식탁에 앉아 알고 있었냐 묻는 내 말에, 

 

 

 

 

 

 

 

 

 

 

[이재욱] 다신 만나지 말자 12 | 인스티즈 

 

“응. 보고 싶어서 내가 먼저 얼른 안아 버렸어.” 

 

“다음엔 모르는 척 해줘야 돼. 내가 찐-하게 안아줄테니까.” 

 

“모르지, 그땐 또 네가 더- 보고 싶었어서 입 맞춰 버릴지.” 

 

“뭐.. 그럼 인정.” 

 

 

 

 

 

 

 

 

아침밥을 대충 먹고 나온 우리는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여느때와 다름 없이 나와 재욱이는 응급실에서 외상환자들을 보고 있었고 역시나 크고 작은 사건들로 미어 터지는 응급실은 보통 걸음으로는 돌아다닐 수 없을 만큼 바빴다. 

 

 

 

 

 

 

 

“어, 윤쌤. 아까 1시쯤에 들어온 TA (교통사고)환자 어떻게 됐어요? 김선생님이 맡았던 6살 애기 환자요.” 

 

“DOA요.. 구급대 도착했을 때 이미 워낙 상태가 안 좋았어 가지고..” 

(DOA: death of arrival, 도착시 사망) 

 

 

“너무 어린 애긴데.. 안타깝네요..” 

 

“그렇죠..” 

 

 

 

 

 

 

 

 

“성쌤, 여기요!!” 

 

“환자 상태는요?” 

 

“다발성 외상이에요. TA 환자구요.” 

(다발성 외상: 외부로부터의 직접적인 손상에 의해 조직손상이 여러군데에 나타나는 외상) 

 

“또 TA..네요. 일단 소생술을 유지하면서 위장관 튜브랑 뇨관 튜브를 삽입 할게요.” 

 

“네.” 

 

“OS (정형외과) 박쌤 콜 하고 필수 X-ray검사도 다 진행 해주세요.” 

 

“네, 성쌤.” 

 

 

 

 

 

 

 

 

“이쌤! 재욱 선생님! 여기 7번 배드요!!” 

 

“무슨 환자에요?” 

 

“술 드시고 농약 드신 거 같아요. 섭취 한지는 1시간 정도 안 됐구요.” 

 

“기도는요.” 

 

“유지되고 있습니다.” 

 

“약은요, 부식제 성분 있었어요?” 

 

“아니요, 없습니다.” 

 

“그럼 lpecac시럽 (최토제)투여하고 효과 없으면 위 세척 바로 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응급실의 모든 쌤들이 각각의 배드마다 불려 환자를 보고 또 바로 다음 환자를 보며 가장 바쁜 시간대를 보냈다. 얼마 후 조금 한가한 시간대가 찾아오고 오랜만에 보는 정쌤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성이름 어제 잘 쉬었냐?” 

 

“아, 정쌤! 완전요. 완전 잘 쉬었죠, 오랜만에.” 

 

“둘이 같이 출근하던데 혹시 어제 같이 있었던ㄱ,” 

 

“그런 거 아니에요!!!!” 

 

“아이, 깜짝이야. 아니면 아닌 거지 왜 소리를..” 

 

“아니.. 응급실 시끄러워서 선배 잘 안 들릴까봐.. 아무튼 아니에요.” 

 

“그래.. 그럼.” 

 

“...” 

 

“아, 맞다.” 

 

“왜요?” 

 

“재욱 선생은 어디있어?” 

 

“아까 농약 먹고 들어온 환자 혈액 채취한 거 직접 확인하러 간다고 한 거 같았는데, 왜요?” 

 

“인사 하려고. 어제 너네 둘 없이 나 혼자 얼마나 심심했는데.” 

 

“어떻게 응급실에서 심심하다는 소리가 나와요?” 

 

“아, 실수실수. 외로웠어. 그래서 인사하러 갈 거야. 안녕-“ 

 

 

 

 

 

 

 

 

 

 

“어! 재욱 선생, 재욱 선생-“ 

 

 

 

 

 

 

 

 

[이재욱] 다신 만나지 말자 12 | 인스티즈 

 

“아, 네. 정선생님.” 

 

“혈액 검사 결과 보고 있다더니 진짜네. 결과는?” 

 

“부식성분 없고 최토제 투여하고 구토 하셨다길래 항생제 다 투여되는 대로,” 

 

“아-“ 

 

“...” 

 

“어제 성이름이랑 같이 있었지.” 

 

“네.” 

 

“크으,, 역시 당황하지 않고 한 번에! 깔끔하게! 답 하는 재욱 선생이 난 너무 좋더라.” 

 

“뭐, 사실이니까요.” 

 

“난 둘이 찬성이야- 어우, 오랜만에 내가 다 설레네. 간다!” 

 

 

 

 

 

 

 

 

 

(휴게실) 

“어, 재욱 선생- 여기 있었네.” 

 

“응, 방금 환자 퇴원조치 시키고 왔어.” 

 

“아까 정쌤 너한테 인사하러 간다고 막 신나서 가던데, 봤어?” 

 

“봤어. 어제 너랑 같이 있었냐고 물어보던데.” 

 

“뭐!!!! 아 정쌤은 뭐 이리저리 찌르고 다녀.. 그래서 뭐라 했는데? 아니라고 했ㅈ,” 

 

“맞다고 했는데.” 

 

“야!! 남자랑 여자가 어? 같이 한 집에 있다가 출근하고 그러면 막.. 막, 어떻게 생각하겠어!” 

 

“...” 

 

“...” 

 

“성이름.” 

 

“ㅇ,어..?” 

 

 

 

 

 

 

 

 

 

 

[이재욱] 다신 만나지 말자 12 | 인스티즈 

 

“단순히 부끄러운 거야, 숨기고 싶은 거야.” 

 

 

 

 

 

 

 

 

 

 

 

 

 

 

 

—————————— 

헤엑 재욱님 화난 거 아니겠죠..!!! 

 

여러분 제가 내일부터 일주일 간 또 일에 썩어 있어야 할 거 같아서 이렇게 마지막 주말 얼른 써 왔습니다. 

잘 읽어주시길 바라고 좋은 밤 되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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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악 !
4년 전
독자2
으잉
4년 전
독자4
ㅠㅠ우리 자까님 현생에 치이고 계시는 와중에도 저희를 위해 이런 달달구리 좋은 글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일주일 또 화이팅 하시고 다음주에 만나요오오
4년 전
독자3
작가님 찐팬 등장입니다! 이재욱 하ㅜㅜ 여기서 너무 쏘스윗으로 나오는데 날찾아랑 약간 비슷해서 너무 좋아요.
내일부터 또 바쁘시다니ㅠㅠ 작가님 식사 꼭 챙기시구, 꼭 건강 조심하세요! 사랑합니당♡♡

4년 전
독자5
아아아아악 너무 설레ㅠㅠㅜㅜㅜㅠ!!!달달한 거 계속 갔으면 좋겠어요ㅜㅜ
4년 전
독자6
으아아아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달다구리하네용
4년 전
독자7
오늘 넘 달다구리 >_< 이렇게 빨리 다음편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8
어머 이렇게 설레도 되는건가요?ㅠㅠㅠ쭉 달달한 모습만 보여쥬ㅓㅆ으면~
4년 전
독자9
하ㅜㅜㅜㅜ 재욱님 .. 찬양하라 .. 작가님 진짜 넘 설레요 ㅜㅜㅜㅜ 어뜨케,, 그나저나 재욱님 화난 거 아니겠ㅈㅛ오?! 그리고 일하시느라 많이 힘드실텐데 글도 써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
4년 전
비회원81.203
계속 달달하게 해주세요 제발요!!
4년 전
독자10
당연히 부끄러븐거지...괜히 고렇게 물어보면 같이 서운해진다궁ㅠㅠㅠㅠ그나저나 백허그하려던거 허그로 바뀐것 너무 좋습니둥ㅠㅠ
4년 전
독자11
작가님 이번글도 설렘 왕방 이네요ㅜㅜㅜ
작가님 기다리는 동안 다시 정주행 하겠습니당
부담갖지 마시구 천천히 하시구오세여!!!!

4년 전
독자12
당연히 부끄러운 거이길 바라ㅎㅎㅎ
4년 전
비회원81.203
언제 또 연재 되나용 자까님??♡♡♡
4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멋진 당신 ,,
4년 전
비회원164.151
연재는 언제 올라올까요? 보고싶어요 자까님ㅠㅠ
4년 전
독자14
ㅠㅠㅠ연재 언제오시나용 기다리구이써요오 작가님 ㅠㅠ
4년 전
비회원136.38
재우꾸 얼른 보고 싶읍니다아ㅠㅠ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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