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reve
-보뮤
형, 엄마가 죽었어.
지독히도 덤덤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너무나 덤덤해서, 그래? 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정도로. 그 후로 한참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와중 누군가가 내 어깨를 툭, 하고 건들였다. 누군가하고 뒤를 돌아보니 벌게진 눈을 한 김종인이 피범벅이 된 휴대전화를 들고 서 있었다. 형. 수화기로 들렸던 덤덤한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가늘게 떨리는, 어린 열아홉의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응. 내가 대답하자 그제서야 종인이가 왈칵 눈물을 쏟아내었다.
- 형, 엄마가 죽었어.
- …….
- 엄마가 자두가 먹고 싶데서, 학원도 빠지고 자두를 사왔는데.
- …….
- 집에 오니까 방바닥이 온통 피로 젖어있었어.
- …….
- 엄마 손목에 칼이 그대로 꽂혀져 있었어.
무서워. 어떻게 해야하지, 형… 명수형……. 급기야는 나에게 덥썩 안기더니 이제는 엉엉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울지마 종인아. 어정쩡한 자세로 안겨있는 종인이의 뒷통수를 살살 쓰다듬었다. 종인이가 얼굴을 묻은 내 왼쪽 어깨가 축축히 젖어들어감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급격히 뿌얘진 시야는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형, 형……. 귓전에는 종인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눈물이 나오나, 뺨을 타고흐르는 감촉이 뜨거웠다. 대낮에, 그것도 덩치 큰 남자 둘이 엉겨붙어 우는 꼴이라니. 그래도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가 없어서, 나 역시 가만히 종인이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엄마가 죽었다.
Le reve
우리집은 여느 가정처럼 아주 단란한 가정이었다.
주말이 되면, 누구보다 다정한 아빠가 나와 종인이에게 장난을 걸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는 행복한 얼굴을 하며 서 있었다. 아빠의 간지럽힘에 못이겨 크게 발버둥을 치던 김종인과,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아빠와 같이 동생을 간지럽히던 김명수는, 어느새 둥지를 잃은 가여운 두 마리의 아기새가 되어있었다.
- 이젠 우리 둘 뿐이야.
- 종인아.
- 이제 우리는,
고아야, 형. 완장을 찬 종인이는 조금 힘이 없어보였다. 영정 사진 속 엄마는 활짝 웃고 있는데, 자꾸만 그 모습위로 처참하게 죽어가는 엄마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 끔찍한 참상에 나도 모르게 자꾸만 몸서리가 쳐졌다.
엄마의 사인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었다. 그럴만도 했다. 엄마는 아빠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죽은 이후로 급격하게 말수가 줄었으니까. 엄마는 아빠가 죽고 난 뒤 안방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주저앉아 엉엉 울기도 했고, 어쩔때는 넋이 나간 모습으로 여보, 여보, 하며 아빠를 찾기도 했다. 평소 무뚝뚝했던 종인이는 그런 엄마를 달래는 방법을 몰랐고, 떠난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기에 바빴던 나는 그것을 핑계로 엄마에게 제대로 된 위로의 말을 건낸적이 없었다. 엄마가 죽은것은, 결국엔, 우리탓이었다.
- 내가 조금만 더 빨리 갔으면, 엄마가 죽지 않았을까.
무어라 중얼중얼 거리던 종인이가 계속 쥐고있던 무언가를 나에게 건낸다. 자두였다. 죽기 직전에, 종인이에게 엄마가 먹고싶다고 한 자두. 사흘 내리 사람의 손을 탄 자두는무척이나 따뜻하고 말랑말랑했다. 왠지모르게 엄마손을 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종인이가 그랬을까.
- 김종인.
- …….
- 울지말자.
- …….
엄마를 죽인건 우리니까, 우린 울면 안돼. 그러자 슬그머니 종인이가 손을 잡아온다. 어. 목이 메이는지 턱 막히는 목소리로 짧게 대답한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댔다. 벽에서는 잔뜩 배긴 향내가 났다. 종인이는 슬며시 눈을 감았다. 누군가의 곡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소리만이, 적막한 이 공간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고아였다.
본격 자기만족 글 |
지금 보면 김명수가 공처럼 보이지만 김종인이 공입니다.........ㅎ 여기 글잡에는 김종인이랑 김명수랑 엮어놓은 글이 없데요....엮어놓으면...잘 어울리는 한쌍이 될텐데...또르르... 그래서 제가 썼어요.....저 만족하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갈기다보니 뭐라 썼는지 기억도 안나네여.....그냥 자기만족...☆ 혹시나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참으로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