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끅-히끅-!!"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딸국질에 미칠 지경이다. 더불어 미친듯이 뛰어대는 심장도 원망스러웠다. 이 모든 것의 근원인 한 사내는 침대를 차지한채 언제 울었냐는듯 색색 잘 자고 있었다.
계속해서 끙끙 앓던 사내를 달래어 재운 후에는 다행이라는 생각과 숙소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발갛게 달아오른 누르면 말랑말랑 뽀얀 볼아 어찌 그다지도 귀여워 보이던지. 얇다란 입술이 삐죽대며 움직이는게 어찌 그다지도 귀여워 보이던지. 조시스레 볼에 손가락을 살며시 가져다대면 움찔대는 눈꼬리가 어찌 그다지도 사랑스러운지. 결국 한 사내의 자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보고만 있었다.
착잡한 방바닥이 불편해 침대로 슬쩍 올라가자 기다렸다는듯 데굴데굴 몸부림쳐 제 무릎 위로 고 작은 머리통을 안착시킨다. 아까 사람을 그렇게 걱정시켜놓고 하는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수 있나. 먼저 반한 사람이 죄인게지.
제 무릎 위에 놓인 사내의 얼굴이 더 확대대어 보였다. 하필이면 제 발칙한 시선이 입술 쪽을 향할 건 뭔가. 오물오물 거리는 입술에 금새 정신을 빼앗겼다. 계속해서 달싹거리는 그의 입술에 괜시리 헛기침이 쿨럭쿨럭 튀어나오고 가슴이 쿵쿵 뛰어대고 손은 또 그쪽을 향한다.손에 닿아오는 작은 입술의 촉감이 기분이 좋았다. 계속해서 입술에 손을 갖다대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저가 속으로 크게 젠장!! 이라고 외친 것은. 계속해서 오물거리던 고 귀여운 입이 이제는 입맛까지 다시기 시작하는지 제 손가락에 조금씩 규칙적으로 닿았다 떨어지는 말캉하고 뜨거운 혀의 감촉에 얼굴이 말그대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제 욕정도 모르고 잠에 빠져든 사내의 모습이 얄미웠다. 하지만 계속 얄미워할 틈도 없이 손가락을 감싸오는 보드라운 느낌에 괜스레 손가락을 조금 더 집어넣어본다.
"웃...!" 괜히 손가락에 닿아오는 혀의 감촉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유독 그 부분에서만 피들이 혈관 사이사이를 빠르게 이동하는 것 같았다. 황급히 정신을 차려 손가락을 빼내고 다시금 입술을 바라본다. 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이 닿으면 어떤 기분일까. 발칙한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쳤다. 부들부들 고개를 숙였다. 계속해서 망설여졌다.
"해도..되려나..? 아..안되는데..안되는데.." 왜 이럴 때는 꼭 양심이 고개를 치켜들고 올라오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고개를 다시 치켜들었다. 젠장. 없던 양심까지 생겨가며 자신을 억제하고 있는 이 도중에 이 사내는 왜 이다지도 도움을 주질 않는가.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에 살며시 보이는 아까까지 제 손가락을 휘어감았던 붉은 혀에 다시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부들부들 떨리는 목에 힘을 주고 입에 대기도 전에 입술을 오리새끼마냥 쭈욱 내밀어 슬금슬금 내려갔다. 제 입술과 그의 입술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입술의 떨림 정도는 가면 갈 수록 강해졌다. 고개의 방향을 살짝 틀어 "후우-" 한숨을 한 번 쉬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 살며시 맞닿은 입술에 머리 속이 새하얘졌다. '닿았어!! 닿았다! 닿았다고! My Park이랑 입술이 닿았다고!' 속으로 열심히 외쳤다.
사춘기 학창시절에 예쁘신 여교생선생님을 보며 남몰래 두근대는 마음을 다잡는 소년이 된 것 마냥 주체할 수 없이 떨려오는 가슴에 후다닥 입술을 때내었다.
발그레해진 양 볼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벌떡 일어섰다. 문제는 거기서 터졌다.
아무리 자신에 비해 작다고는 하나 건장한 사내의 머리통을 계속해서 다리에 올리고 있었으니 저릿저릿 다리가 저려오는 일은 당연지사요. 단지 저가 태환과 입술이 맞닿았단 사실로 그 당연한 감각이 모두 지워졌을 뿐 벌떡 일어서자 마자 허벅다리에 집중되었던 저릿한 감각이 하체 전체를 감싸 "악!!!" 소리와 함께 착잡한 방바닥에 엎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이 줄곧 받치고 있던 머리가 자신이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확 튕겨져 침대의 나무 부분에 쾅! 하고 부딪혔으니 곤히 잠들어있던 태환이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 쑨양과 마찬가지로 "억!!" 하는 소리와 함께 였다.
자다가 일어나 멍하니 정신을 차려가고 있는 태환과 하체를 지배하는 저릿한 감각에 정신을 못차리다 태환과 마주친 눈에 그대로 굳어있는 쑨양 모두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태환이었다. 불과 몇시간 전 자신이 제 앞에서 바닥에 널부러진 쑨양에게 무슨 해괴한 짓거리를 벌였는지가 모두 머리속에 스쳐지나갔다.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머리 속을 가득 채운건 젠장! 하는 외침과 당혹감이었다. 쑨양이 제정신을 차리기 전에 쫓아내야한다.
벌떡 일어나 자신보다 큰 거구의 사내를 잡아 끌었다.
(Park! Park! 왜 그래?!)
시끄럽다. 자신을 외치는 쑨양의 목소리가 심히 시끄러웠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어서빨리 이 남자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덜 쪽팔릴 수 있다. 는 생각이 제 머리 속을 가득 매웠다. 결국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를 밖으로 내쫓는데에 성공했다.
문 밖에서는 쾅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쑨양의 "Park! Park!" 하는 소리가 뒤엉켜 들려왔다. 제길, 쪽팔렸다. 쪽팔리고 또 쪽팔렸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거 이불을 뒤집어쓰고 침대 위에서 웅크린채 뒹굴수 밖에 없었다. '젠장! 젠장! 쪽팔려!' 하는 비명소리는 속에서 열심히 외쳤다.
밖으로 쫓겨난 쑨양은 방문을 쾅쾅 두드리는 것을 멈추고 멍하니 섰다. 'Park이 갑자기 깨서 왜 그러지?' 생각에 생각을 이어나가며 곰곰히 고심하던 쑨양의 볼이 확 달아오르더니 "차..창피해서 그러는 건가?" 한마디 내뱉는다. 결국 그것을 결론으로 삼고 붉게 달아오른 양 볼을 다시금 양 손으로 감쌌다. 자신의 태환이 방금 부끄러워했다. 쑥스러워했다. 얼굴을 붉힌채 바락바락 소리치며 자신을 질질 끌어 밖으로 내쫓던 모습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결국 쑨양은 남의 숙소 방 문 앞에서 "에..에헤헤...귀엽다..귀엽잖아.." 하는 소리만 바보같이 되풀이 하는 진귀한 광경을 제공했다.
_작가 사담_
이제 슬슬 달달 모드가 시작되려고 하네요ㅋㅋ
아참, 그리고 저 요즘 기성용대에도 빠져들고 있어요ㅠㅠㅠ자꾸 기성용대를 쓰고 싶은 마음이 막! 솟구쳐올라오고 있어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