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 best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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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건 아니지만 마치 약속처럼 한 달에 한 번 서로 비는 집에서 윤오랑 못 본 영화도 보고 맛난 것도 먹고 술도 마시고 하는 날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윤오네 집이 비었고 윤오는 아침부터 우리집에 찾아와 자는 나를 깨웠다
"야 일어나"
"..으..어...머..머야..??!!!!"
"좋은 아침"
"미쳤어...누가 문 열어줬어?"
"어머니께서ㅎㅎ"
나를 놀리는게 재밌는지 헤실헤실 웃으며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손을 턱에 괴고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추한 모습을 보이기도 싫지만 그런 윤오의 모습이 얄미워서 약간의 도발을 했다 아주 약간의...
"나 옷 안입고 있는데^^"
".......아 미안.."
이 말을 하자마자 웃던 얼굴이 빠르게 굳고 귀가 빨개지더니 빛의 속도로 방에서 나갔다 그런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옷을 대충 갈아입고 거실에 뻘줌하게 앉아있는 윤오에게 다가가 장난을 쳤다
"아까 당당하던 정윤오 어디갔나~"
"...진짜로 안입고 있었어?"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물어보는 윤오가 귀여워서 장난을 더 칠려다가 아니라며 윤오의 어깨를 탁 치고는 일어나 윤오의 팔을 땡겼다
"배고파ㅎㅎ 얼른 니네 집 가자"
"아 진짜 이유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먹을래??"
"움...뭐 먹지...."
"내가 요리 해줄게 오늘은 장보고 밥해먹자"
"해준다고??"
나 오해하게 만들려고 또 끼부리는 윤오였다
"이유리 너 쓰는 샴푸가 뭐야??
"...??"
"냄새 좋은거 같아서"
"아..아 이거"
오늘 나 아주 죽어나겠다 혼자 또 상상하게 되잖아 바보같이....카트를 끌고 장을 보고 장난치면서 시식을 하고 누가 보면 부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연인으로 볼 상황이었다 윤오는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잡념에 빠질 때 윤오가 살풋 웃고는 말했다
"우리 꼭 부부같다 그치?"
그렇게 해맑게 웃으면서 물어보면 내가 어떻게 너를 밀어낼 수 있겠니....요즘 들어 이상하리만큼 달달함이 심해졌단 말이지...대충 대답을 얼버무리고 카운터로 카트를 밀고 갔다
"줘 내가 들게"
"밥값 해야지~~"
"됐어 밥값은 무슨 그냥 잘 먹어주기만 하면 돼"
내 손에 들린 봉투를 뺏어들고 갔다 어찌나 등판이 듬직한지 당장 달려가서 안아버리고 싶은데 그냥 말도 안 되는 상상이기 때문에 달려가 옆에서 발맞춰 걸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짐 정리를 하고 화장실을 갔다 오니 부엌에서 요리 준비를 하는 윤오의 뒷모습이 보였다 슬금슬금 옆으로 가 뭐 도와줄까라고 넌지시 물어보니
"됐어 의자에 앉아서 말동무나 해줘"
"ㅎㅎ그건 내가 또 잘하지"
이래저래 얘기하다가 웃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했다가 화도 냈다가 하면서 문득 이런 소소한 행복이 내가 만약 윤오에게 고백하면 사라지게 될까 라는 생각에 잠겼을때 윤오가 손에 묻은 물기를 닦으면서 말했다
"무슨 생각해?"
"...어??..어어.."
"불러도 대답도 없고 밥 다 됐다고~"
"아아ㅎㅎ얼른먹자!!"
한식을 상다리 부러질만큼 아주 기똥차게 만들어 결국 두공기를 먹게 만들고 처음엔 이것 저것 먹어보라며 밥그릇에 반찬을 올려주더니 나중에는 아예 턱을 괴고 구경하기 바빴다
"아구 우리 유리 잘먹네~"
"..나 돼지같아??"
"ㅋㅋㅋㅋㅋ아니 너무 이뻐"
"ㅋㅋㅋㅋㅋㅋ나 놀려?"
화기애애한 저녁시간도 다 끝나고 설거지는 내가 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자 윤오는 앞치마를 하라며 의자에 걸려있던 앞치마를 들고 앞에 서서 매 주겠다며 나의 팔을 잡고 몸을 돌렸다
"앞치마 안하면 다 젖어"
내 등 뒤에서 꼼지락거리는 손길에 목덜미에 닿는 윤오의 머리카락에 어찌나 몸이 빠르게 굳어가던지...짧은 10초가 10분처럼 느껴졌고 황급하게 설거지를 시작했다 내가 설거지를 손으로 하는지 발로 하는지 알리가 없었다
설거지를 하면서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고 손에 물기를 닦아내고 거실로 갔다 쇼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티비를 보는 윤오에게 술을 먹자며 웃어보이자 그러자며 술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한병...두병...세병이 될때쯤 나는 눈이 살살 풀리기 시작했고 이런 나와 달리 윤오는 얼굴 색 하나 바뀌지않고 나의 헛소리에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다
"...흐핳...너 그러디마..."
"ㅋㅋㅋㅋ뭘 그러지마"
"..그러지마ㅣㅏ..."
"얼굴이 많이 빨게 이유리"
"...이런거!!!..너..이씨.."
얼굴이 많이 빨갛다며 내 볼을 손등으로 살살 쓸었다 이런거 하지말라고 하자 빵 터지더니 아예 볼을 양손으로 잡고 조물딱조물딱 만지기 시작했다
" 흐러이에에ㅔ이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존나 귀엽네"
"너!!...이런거 아무 여자들한테 다 하자너어ㅓ~~"
"왜 하면 안 돼?"
그래 내 것도 아닌데 할 수 있지.....윤오의 대답에 기분이 팍 상해버려서 집에 가겠다며 윤오의 팔을 쳐내고 일어 날려는 행동을 취하자 윤오는 내 손을 잡고 당겨서 나를 다시 앉히고 흐트러진 내 머리를 귀 뒤에 꽂아주며 말했다
"그럼 이제 너한테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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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