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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다빈 전체글ll조회 848l 9

 


읽어준 익인이들이 있을까 모르겠는데.. 그냥 일단 써본당

전남친이랑 있었던 일이니까 어떻게 헤어졌는지 까진 쓰는게 맞는거 같아서..ㅋㅋㅋ



말했듯이 고2 말에 친구들이랑 있었던 일 때문에 왕따를 당하게 됐어.


원랜 나랑 같은반 친구 세명 A B C 이렇게 네명이서 단짝이었는데

B랑 C는 노는걸 되게 좋아했었어

걸핏하면 야자 빼먹고 시내 놀러가고..

A는 그냥 남들 하는만큼 공부할건 하는 수준이었고 되게 쿨한 애였지

근데 고2에서 고3 넘어가는 봄방학 때 신장이 안좋아지셔서 엄마가 입원을 하게 되셨거든.. 

엄마가 입원해 있는데 딸이 기분 좋을 수가 없잖아?

지금까지 B C랑 같이 다니면서 놀았던게 너무 죄책감이 드는거야.

그래서 나도 공부나 좀 제대로 해봐야겠다.. 싶어서 B C를 나도 모르게 좀 멀리하게 됐었어

걔네가 기분이 상했는지

"박다빈 쟤 뭔데? 왜 혼자 공부하는 척해 재수없다"

하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고.

뭐 여기까진 내가 잘못한거니까 나도 할말은 없어.

사이가 틀어진 건 아마 그일 때문이라고 생각해.


우리학교는 막 공부잘하는 애들만 모여있고 대학 잘 보내고 이런 학교가 아니었어

반에서도 진짜 수험생답게 공부하는 애들은 몇 없었음ㅋㅋ.. B나 C 같은 애들이 대부분이었지

한 반을 100으로 본다고 치면

일진놀이하는 애들 10 + 걍 노는 애들 20 + 시키면 하고 안시키면 안하는 애들 50 + 진짜 공부열심히 하는 애들 20 이랬을 정도니까ㅋㅋ

B랑 C는 원래 50 쪽에 속해 있었는데 어느샌가 20 쪽 애들이랑 어울리고 있더라구

처음엔 B랑 C만 나를 욕하다가 거기에 20 쪽의 애들이 가세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왕따가 됨ㅋㅋㅋ...;

남자애들은 우리반 다른반 할거 없이 다들 내가 반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거 같았는데

여자애들은 복도에서 나 마주치면 일부러 어깨 치고 지나가고 그랬던듯ㅎㅎ

원래 여자애들 사이에서 소문이 빠르잖아

혹여 소문이 안났다 하더라도 걍 약간의 눈치만 있음 다들 알잖아.... 아 쟤 그거라며? 하는거ㅋㅋ..

남자애들도 귀가 있고 눈이 있으니 걍 방관만 하고 있을 뿐이지 알면서도 쉬쉬하는것 같았음.

그게 우리반과 우리학년의 암묵적인 룰 같은거였어ㅋㅋ


고3 초에서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되는 그 사이에

학교 급식이 갑자기 중단되는 바람에;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했던 적이 있었어

그때 난 이미 왕따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혼자 밥을 먹어야 했는데

반에서 먹기가 너무 눈치보이는거야ㅋㅋㅋ..

엄마가 입원 중이셨으니 아침에 학교 갈 때 점심으로 김밥을 사서 다녔는데

내가 김밥 포장을 까면 

"으 씨발 어디서 김밥 썩은내 난다" 

하고 누가 큰소리로 말을 꺼내. 그럼 김밥을 싸온듯한 누군가가 말을 받곤 했어.

"내꺼? 내 김밥? 오늘 산건데??"

"아니 니꺼말고~ 저~~~~쪽에서ㅋㅋㅋㅋㅋㅋ아 썩은내 쩔어"


한 2주정도 도시락을 사서 다녔던거 같은데

저러고 나선 여학생탈의실에 숨어서 밥을 먹었었어.

아무도 없는 차가운 바닥에 앉아서 누가 볼까봐 창문에 커튼 치고 허겁지겁 김밥을 집어삼키고 했던거 같다


고3때 교실은 4층 꼭대기에 있었는데 여학생 탈의실은 계단 바로 옆에 있었어

계단 건너편 복도 바로앞에는 남학생 탈의실이 있어! 그르니까 대칭관계임 말하자면ㅋㅋㅋ

여자애들은 춥다고 걍 반에 친한 애들끼리 모여서 밥 먹고 그랬는데

몇몇 남자애들은 다른 반 애들이랑 같이 한 열몇명 정도 남학생 탈의실에 모여서 도시락 까먹고 했거든

(남학생탈의실에 고장난 냉온풍기가 있는데 애들끼리 수리해서 고쳤다고 들은거 같음ㅋㅋ...)

연수는 그 남자애들 중의 한 명이었어.


그날도 숨어서 밥을 먹고 있었어

그날 뭐 먹었는지도 생각난다. 매일 김밥먹기도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서 참치볶음밥을 했었지

그거 락앤락통에 곱게 담아가지고 학교갔는데 괜히 설렜었어ㅋㅋ.. 얼른 점심시간 되서 밥먹고 싶다 하면서.

한 며칠 혼자 밥먹다 보니까 처음에 탈의실에 숨어서 먹을때처럼 긴장되지도 않고 여유가 좀 생긴거야 ㅋㅋㅋ


탈의실 창문이 좀 큰편이라서.. 복도에서 다 보이니까 아무도 없는것처럼 커튼도 치고 먹었거든

밥 다먹고 아 이제 남는시간동안 엎드려 있어야지.. 하면서 일어섰는데

창문 너머에 누가 서서 날 보고 있는거야

연수였어

너무 놀라서 숨도 못쉬고 서 있는데 연수가 대뜸 묻는거야

"너 왜 혼자 밥먹어?" 

(원래 했던말은 이게 아닌데 지금은 잘 생각이 안나... 이거랑 비슷한 말이었던거 같다)


그렇게 묻는데 할말이 없더라.....ㅋㅋㅋㅋ

근데 질문은 그렇게 하면서 이미 아는 거 같은 얼굴이었어

뭐라고 대답할지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확인사살하려고 물어보는 느낌ㅋㅋ..

그것도 저렇게 직구로 물어볼거라곤 생각을 못했어

'여기서 뭐해?' 뭐 이런거나 말할 줄 알았지 난....ㅜㅜ


거기서 "나 왕따니까!!!!" 할 순 없잖아 ㅋㅋ

그래서 걍 "넌 여기서 뭐해?" 하고 되물었다?


연수가 대답은 안하고 입술 삐죽삐죽거리면서(나중에 알게된건데 이게 얘 습관같은거였음...입버릇;) 가만히 서 있다가


"아ㅋㅋㅋㅋㅋ완전 얌체다 너~ 도시락 얼마나 맛있는거 싸왔길래 혼자 숨어서 먹냐?"

이러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는 여자탈의실 창문을 두드리면서 열어달라고 하더라

???

창문 열어주니까 갑자기 손을 탁 내밀면서

"나도 도시락!" 하는거야


지금은 되게 웃긴데ㅋㅋㅋ 난그때 연수가 되게 부담스러웠어

나쁜뜻으로 한거 아니란건 알겠는데 왠지 여자애들이 시켜서 나한테 그러는거 같기도 하고

얼마전에 알게 된 애가 나한테 엄청 친한척하니까 ㅋㅋㅋ그게 좀 그랬어

아 쟤는 나 왕따당하는거 모르나? 하는데 생각이 미쳤을 때

굳이 그걸 티낼필요 있나 싶더라... 한명이라도 친구가 생기면 좋으니까 나한텐;

다만 얘가 여자였으면 했어.

왕따인 주제에 남자애랑 놀고 있으면 '여우같은 년 남자꼬시고 다닌다'는 얘기나 들을거 같아서.

든든하고 믿을 수 있는 여자친구가 참 절실했던 때였거든.


무튼 연수가 너무 친한척하니까 벙쪄 있었는데

걔가 탈의실 사물함을 똑똑똑 하고 노크하듯이 두드리면서

"사람 말할 땐 상대방을 보는거야ㅋㅋ" 함 ㅋㅋㅋㅋ

"어? 어어...." 하고 멍청하게 대답을 했어ㅋㅋ


그러고는 갑자기 패기있게 탈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여기 너무 추우니까 자기반에 가자고 하는거야;;;; 으아ㄱㅋㅋㅋㅋ

걔가 반대쪽 복도로 끌어가길래 난 연수네 반이 반대쪽복도에 있나 했었다?

근데 복도 첫번째 문을 확 열어재낌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남학생탈의실로 날 데려간거야 얜;

남자애들 거기서 밥먹는거 나도 아니까 좀 뻘쭘했는데

알고보니 남자애들은 금방 밥먹고 축구하러 간다고 하더라구...

아무도 없는 남자탈의실에 나 밀어넣었는데 확실히 온풍기가 있어서 그런가 공기가 훈훈했던듯


"여기서 몸좀 녹이고 가"

이러더니 문을 닫아주고 나서 연수는 그대로 자기 갈길을 갔음....


지금와서야 좀 설레는 얘기 같은데 진짜 저땐 진심으루 연수가ㅋㅋㅋ좀 부담스러웠어

모르는 애가 갑자기 막 친한척 한다구 생각해봐..

솔직히 기분이 많이 나쁜건 아니었는데; 누가 볼까봐 겁났던게 제일 큰 이유같아.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지더라구.. 이걸로 꼬투리잡혀서 까일까봐.



---

글이 길어졌네 ㅋㅋㅋㅋ..

벌써 날이 밝았어

다들 좋은하루 보내! 난 새벽에 다시 찾아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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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전 글에 댓글 길게쓴 익인이야 ㅋㅋ 왕따 그거 나도 옛날에 당해본적있는데 중학교때였어 철없어서 좀심하게당했었는데 그때 나 막 아무한테나 친구해달라고 그랬었다 ㅋㅋㅋ 막 번호 마구잡이로 눌러서 전화받으면 친구하자고 막 애원했었었어. 넌 나랑 반대네 부담스러웠다고하는거보면.. 근데 좀 부담스러웠을거같긴하다 ㅋㅋ
11년 전
다빈
안녕 익인아!! 왠지 나한테 연수가 없었더라면 나도 그랬을거 같긴 해.. 진짜 친구가 절실할때잖아 ㅠㅠ 되게 힘들었겠다..ㅠ_ㅠ 익인이는 잘이겨냈네 토닥토닥.. 의심병 환자라 누가 나한테 잘해주는 것도 조금 경계하게 되고 그러더라ㅋㅋ 지금은 훨씬 나아졌어! 댓글 고마워~~^_^
11년 전
독자2
글 잘쓴다 부담스럽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고 읽기 좋다 신작알림신청하고가~
11년 전
다빈
에구 고마워ㅠㅠ 글잘쓴다는 칭찬 처음이라 되게 기쁘다!! ㅎ_ㅎ
11년 전
독자3
글에서 그때의 힘든게 느껴지는거 같다. 나도 예전에 당해본적 있었거든, 난 학교에서 급식이라 언제나 혼자 구석에서 급식을 먹곤했었어. 난 괴롭힌다기보다 그냥 무관심의 대상이었거든. 그냥 존재하지 않는 아이... 그때는 너무나도 밝고 맑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나 혼자만 흑백의 세상이었던거 같았었는데. 진짜 그때는 누군가에게서 따듯한 눈길을 받아보고 싶었어. 평범한 일상을 보내보고 싶었구,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함께 매점을 가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거같아...! 그래도 너는 연수라는 따듯한 아이가 있어서 다행이다! 왕따라는건 정말 슬픈 추억이지만. 어쩌면 따듯한 추억이 될수도 있겠다. 연수를 만나게 해줬으니까.
11년 전
다빈
진짜 공감간다.. 온세상은 총천연색 알록달록 예쁜데 나만 흑백필름처럼 어두컴컴한 세계에 갇힌 느낌...ㅜㅠㅠ 그냥 지나가는 애들 보면서도 엄청 부러웠던 기억나. 쟤만큼만 됐어도 학교다니는게 얼마나 즐거울까??? 이런거 있잖아..ㅋㅋ고3때 기억은 씁쓸하면서두 아련한 느낌을 동반해. 네말대루 연수가 있었기 때문이겠지? ㅎ_ㅎ 댓글 고마워!
11년 전
독자4
신알신하고갈께,그러게 갑자기 그러니까 부담스럽기도 했겠다ㅎ그래도 믿을수있는 친구한명이 생긴거라고 생각은 했겠지?그런데 나도 왕따당해본적이있는 케이스라서 그거에 대한 트라우마때문에 쉽게 못믿기고하고그랬는데 쓰니도 그랬는지 모르겠네 사람한명이 다가와서 친해질려고하면 일주일이상은 걸리고ㅋㅋ튼, 어쩌다 보니 말이 길어졌네 좋은아침!
11년 전
다빈
막 아주 나쁜느낌은 아니었었어. 갑자기 이러니까 좀 당혹감 같은게 들긴 했는데 얘가 남자애라 그랬는진 모르겠다만.. ㅋㅋ원래도 낯가림같은게 심했는데 나두 사람이랑 친해지는데 시간이 되게 오래 걸리게 됐어 ㅠ.ㅠ 너두 아픈 시절이 있었구나.. 토닥토닥 우리 힘내자! 댓글 고맙구 너두 좋은아침!
11년 전
독자5
헝헝 ㅠ 마음이 찡해 ㅠ
11년 전
다빈
그래???ㅠ.ㅠ 난 다 지난일이라 이제 괜찮아 헿...ㅎㅎ
11년 전
독자6
글에서 아련함과 씁쓸함이묻어나네 그때의 너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리고 슬펐을지 알거같다. 나도 왕따를 당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공감도되고.. 연수 입장에선 호의였지만 니 입장에선 부담스러웠다던 그 기분이 이해가된다
11년 전
다빈
ㅋㅋ.. 되게 힘들었던 날들이지만 이젠 괜찮아! 너무 비뚤어져서 호의를 호의로 못 받아들였던 때지ㅋㅋ 이해해줘서 고마워 익인아ㅎ.ㅎ 익인이두 힘들었던 때를 잘이겨내서 참 다행이야!
11년 전
독자7
우와...찡하다ㅠ 신알신 하구 갈게 힘내! 나는 여자니까, 그때의 글쓴이와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ㅠㅠ
11년 전
다빈
ㅠㅠㅠ말만 들어두 너무너무 고맙다..ㅠ_ㅠ 익인이는 참 좋은 아이일거야!! 나는 이제 괜찮으니까 나대신 주위의 힘든애들에게 손을 내밀어줬음 좋겠어>.< !!
11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다빈
ㅠㅠ토닥토닥... 친구들한테서 버려질때 진짜 세상에 나혼자 남은거 같고 참 많이 힘들었었지??ㅠㅠ.. 신알신 고마워!!
11년 전
독자9
진짜 마음 고생 심했겠다...ㅠㅠ 다음편 기다릴게~
11년 전
다빈
지금은 괜찮아 ㅎㅎ다음편은 지금 쓰구있어!_! 헷 댓글고마워 익인아~~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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