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ystal
논술고사를 마치고 나온 수정은 후- 하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혼자 길에 떨어진 낙엽을 차며 터벅터벅 걷던 수정은 캠퍼스를 한번 쓱 바라본 뒤 다시 고개를 숙였다
"씨발...."
고등학교 내내 다니고 싶었던 대학에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욕지거리가 절로 나왔다
"아...짜증나..."
한참을 바닥을 보며 걷던 수정은 이내 무엇인가가 생각난듯 건물 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여깄다"
가방에서 치클껌이 담겨있던 통을 꺼내 시트지를 한겹 벗기자 수정이 가끔,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골목에서 피곤했던 담배 몇가치가 보였다
입고있던 교복 셔츠를 가방에 구겨넣은 수정은, 가방 속을 뒤적거려 간신히 라이터로 담배불을 붙이고 머리에 꽂고 있던 핀을 빼 담배를 끼운 후 한모금 씩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후-
한참을 그렇게 담배연기를 들이켰다 뿜었다 하던 수정이 타들어가는 담배끝을 잘근잘근 씹으며 초조한듯 발로 땅을 탁탁 걷어찼다
"그러다 땅 무너지겠다"
가까이서 들리는 낯선 목소리에 흠칫 놀란 수정이 피던 담배를 입에 문 채 고개를 돌렸다
"뭐야, 거기서 뭘봐요?"
"보자하니 고딩인거 같은데 대낮부터 남의 학교에서 담배질?"
"쳇, 자기는"
자신도 긴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있으면서 그런 훈계를 하는 남자를 보며 수정은 어이가 없었다.
"자기? 자기가 아니고 오빠 해야지"
"뭐래, 방해하지 말고 가요 지금 안그래도 짜증나니까"
말꼬리를 물고 장난을 거는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수정이 신경질적인 투로 남자를 향해 말을 던졌다
남자는 그런 수정이 귀여운듯 쳐다보며 수정의 손에 있던 핀을 빼앗아 담배를 빼고 핀을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
"이건 압수"
"헐 남의 핀은 왜 가져가요? 담배나 가져가던지"
"그건 내맘이지, 너 우리학교 올려고 시험보러 온 고딩 아니야? 나중에 입학하면 찾아와라. 이건 그 때 돌려줄테니까"
'안그래도 지금 그것때문에 짜증나 죽겠구만, 아 진짜 오늘 재수없어' 남자의 말에 기분이 뒤틀린 수정이 틱틱대며 다시 가방을 여는 순간,
"아 맞다. 그리고 그 치클통도 압수. 이것도 입학하면 찾으러 올 것!"
어느새 수정 옆으로 다가 온 남자가 수정의 가방 속에 있던 담배가 담긴 치클 통까지 가져가버리는 것이었다
"아 진짜 씨발..."
"씁- 이쁜 입으로 그런 말 하면 입한테 안미안한가?"
"너 진짜 재수없어"
"너가 아니라 오빠. 그리고 난 너 안 재수없고 귀여운데?"
"참나 누가 누구보고 오빠래 끝까지 진짜 재수없어"
기분나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수정을 뒤로 한 채 한참을 걷던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아까 교복보니까 정수정. 맞지? 니이름. 난 김종인이고 경영학과 1학년. 나중에 입학하면 꼭 핀이랑 담배랑 받으러 와라! 왠만하면 담배는 피지 말고. 애기가 무슨 담배야? 오빠 간다 3월에 보던가~ 그리고 다음에 볼땐 자기, 너 말고 오빠라고 좀 해주라. 오빤 너 귀여워 죽겠다!"
ㅠㅠㅠ제가 아끼는 카이스탈!
그냥 조각글로 쪼끔씩 써볼까 해요 ㅠㅠㅠ
이번에는 수정이 시점, 다음 편은 아마 종인이 시점이 될듯...한데...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