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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 전체글ll조회 1253l 1





아빠가 집에서 나간 지 며칠 째 돌아오지 않았다. 항상 그렇게 나가다가 이틀이 되면 돌아왔었는데, 이번엔 꽤 길게 갔다. 나는 내심 잘된일이다 싶었다. 아빠가 나가면 집안일은 배로 줄어든 셈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우리 집은 겨우 입에 풀칠만 하고 살았다.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이 어렸을 땐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알바를 해서 문제집 값을 겨우 벌고, 그렇게 시간을 쪼개 공부를 해도 돈이 없어 결국 대학을 못 갔을 때, 나는 비로소 그 뜻을 알았다. 돈, 돈, 돈. 그게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 건지, 난 뼈저리게 깨닫고야 말았다.


아빠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에 어딘가 고장난 사람처럼 굴었다. 일이라곤 손대지 않았다. 그저 매일 어딘가를 싸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인맥을 쌓기에 급급했으며 그런 순간에는 가난뱅이 신주석이 아니라 벼락부자 신주석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가끔 도박에 손대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면, 나는 고함을 치며 밤새도록 아빠를 말렸다. 아빠! 도박은 절대 안돼!! 그거 한 번 손대면 진짜 우리 집 끝인 거 몰라?! 결국 내 옹고집에 아빠가 그런 위험한 짓에 걸려드는 일까진 안했지만, 나는 충분히 아빠가 한심해서 죽을 것 같았다. 허영심 많은 아빠를 둔 덕에, 나 혼자서라도 집을 일으켜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어 알바를 전전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당장 밀린 집값이 벌써 3달째였다. 죽고 싶었다.




여주야!...여주야!!! 아빠가 성공했어! 이 아빠가 해냈다고!”




그래서 아빠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고 내심 바랐는데. 그 바람은 처참히 무너졌다. 아빠는 2주 만에 아주 기쁜 얼굴을 하고 돌아왔다. 주름진 얼굴이 오랜만에 곱게 펴지는 걸 보며 대체 무슨 일이길래 저리 들떴나. 혹시 저 인간, 정말 도박에라도 손댄것은 아니겠지. 하는 불안감에 다리가 다 떨렸다.




“우리 딸... 그동안 정말로 수고했다!! 이제 아빠가 좋은 집, 좋은 음식만 먹게 해줄게. 

“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인사해, 네 새엄마가 될 사람이다. 영문도 모르는 날 끌고 나와 소개시켜준 사람은 다름아닌 부잣집 사모님이었다. 끌고 온 차는 허름한 우리집관 다르게 아주 고급졌고, 고급차와 걸맞는 명품들이 온 몸에 치장되어있었다. 선글라스를 벗는 폼은 아주 우아하고 기품있어서 나도 모르게 넋을 놓을 정도였다.




“ 안녕? 네가 여주구나? 




아빠가 드디어 미쳤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부잣집 사모님을 꼬셔낼 수 있냐는 말이다.












동화의 모티브, 그 첫번째 이야기 

< 신데렐라 > 








나의 가난한 생활은 하루 아침에 그렇게 탈바꿈했다. 금방이라도 천장이 무너질 것 같던 낡은 집은 으리으리한 저택이 되었고, 전에 살던 집크기만한 방도 생겼다. 1년에 한 번 할까말까했던 칼질은 일상이 되었다. 알바를 하지 않아도 됐고, 어딜 외출하고 싶으면 새엄마의 비서라는 사람이 고급스러운 차를 태워줄 거라며 말만 하라고 했다. 밤마다 다리를 쭉 뻗고 잤다. 물론 바로 잠들지는 못했다. 잠에서 깨면 이 모든게 꿈처럼 사라질까봐서였다. 그래서 한참동안 뒤척이다 잠에 들 수 있었다.


한평생 외롭게만 살았던 내가 불쌍해서였을까. 내게 처음으로 새언니들도 생겼다. 첫째 언니와 둘째 언니가 있었는데, 부잣집 자제들답게 둘다 너무 예쁘고 우아했다. 언니들은 첫 식사자리에서 목넘김을 하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체할 듯한 나를 보며 물을 떠주면서 연신 괜찮냐 상냥한 말투로 물어주었다. 내게 앞으로 잘부탁한다며, 동생이 생긴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하는 언니들은 참 다정하고 천사같았다. 나는 내게 이런 언니들이 생긴 게 정말 꿈만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해도 참 비현실성 없긴 했었는지, 첫만남의 꿈같았던 행복은 금세 산산조각이 났다.




“ 어디서 천한 피가 내 물건에 손을 대?! “

“ 저는, 그냥 반지가 너무 예쁘길래. “

“ 이 집안에서 네 눈에 안예쁜 게 어딨겠어? 주제도 모르고 건방지게. 너같이 천한 집안이랑 결혼한 우리엄마가 난 처음부터 이해가 안갔어! “




언니들은 금세 본색을 드러냈다. 그랬다. 언니들은 처음부터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드레스룸을 구경해도 되냐는 물음에 기꺼이 허락을 해준 새엄마의 말이 생각나 한 번 올라갔던 날이었다. 끝도 없이 진열된 반지 장식장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아주 큰 사파이어가 달린 반지가 너무 영롱해서 진짜인가? 하고 건들었던 게 화근이었다. 언제 들어온 건지 모를 첫째 언니가 그 광경을 보고 고함을 질렀다. 그리곤 내 뺨을 내리쳤다. 맞은 뺨이 아직까지 얼얼하다. 


한바탕 집안이 난리가 났지만, 새엄마는 첫째 언니가 약혼할 사람이 준 반지라며 화내는 게 당연하다고 이해해달라고 해주었다. 그렇지만 눈물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아직 어렸고, 언니들이 생긴 게 진심으로 기뻐서 정말 잘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첫째언니와 둘째언니는 나를 싫어하는 티를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 전까진 아빠와 새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그래도 집 안에서는 잘해주었는데, 아빠와 새엄마가 일층에 있을 때면 위층에서 새언니들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또 다른 전쟁같은 삶이 시작되었다.




“ 야, 똑바로 안 떠? 좀 더 촘촘히 정성스레 뜨라고. “




첫째언니는 내게 별 잡다한 일 까지 다 시켰다. 청소는 물론이었고, 갑자기 실과 바늘을 사와서는 내게 하루 안으로 목도리를 뜨라고 시키기도 했다. 뭐야 언니, 이런 건 장인들 손에 맡겨도 되잖아. 왜 고작 얘한테 시키는 건데? 둘째 언니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눈빛으로 물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몰라. 꼭 내가 만드는 거여야 한다잖아. 어설픈 티가 나는 게 좋대나. 나는 그 말의 주어가 첫째언니의 약혼자라는 것을 알았다. 하여튼, 형부 취향 참 독특해. 얼굴은 진짜 조각같은데. 둘째 언니의 말에 첫째 언니가 박수를 짝 치며 대답했다. 그치? 그거 알아? 잘생겼는데... 키스도 잘한다? 은밀하게 말하는 첫째언니의 속삭임에 둘째 언니가 꺅! 뭐야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 약혼자란 사람은 머지 않아 만날 수 있었다. 식사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장소는 우리집이었다. 아마 우리 아빠와 재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사차 식사 자리를 마련한 것 같았다. 새엄마는 벌써부터 새 가족을 소개시켜줄 생각에 무척 들뜨셨다. 그러나, 첫째언니와 둘째언니는 약혼자가 오기 1시간 전부터 나를 방에 가두었다.



“ 식사 끝날 때까지 이 방에서 절대 나올 생각 하지마. “

“ 그치만, 새엄마가 꼭 나오라고. “

“ 지금 내 말에 토달아? 나오지 말라면 나오지마. 너를 내 동생이라고 소개시켜주는 게 쪽팔려서 그래. “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저렇게들 못되게 굴지 못해 안달일까. 그래도 난 새언니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들 말마따나 굴러들어온 돌멩이였고, 불청객인 셈이었으니. 목도리는? 아직도 안 떴어?! 침대 위에 놓아둔 목도리를 거칠게 낚아챈 새언니가 아직 실이 남은 걸 보며 신경질을 냈다. 오늘까지 다 완성하라고 했잖아! 식사 끝날 때까지 이거 만들고 있어! 새언니들이 방문을 쾅, 소리나게 닫으며 나갔다. 나는 언니들이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자리에서 목도리를 떴다. 창문 바깥으로 고급세단이 마당에 들어오는 게 보였다. 아마 약혼자가 벌써 도착한 듯했다. 한참 뒤에 1층이 시끄러워졌고, 새언니들과 새엄마가 하는 말들이 들려왔다. 여주는 왜 안내려왔니? 아, 여주가 배가 아프대서요. 도저히 못 먹겠다고 미안하다고 그러네요.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언니들의 목소리에 방에서 나는 기함을 토해냈다.


지루한 시간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저 목도리를 뜨고, 또 뜨다보니 실이 어느새 정말 조금만 남아있었다. 그러다보니까 식사시간도 끝이 났는지 말소리는 줄어든지 오래였다. 갔나? 정신을 차리고 다시 귀를 기울이니, 그릇 달그락 거리는 소리나에 티비 소리 이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어깨를 으쓱이고 드디어 목도리를 마무리짓는데.


똑똑똑.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누구지? 새언니들일리는 없을텐데. 새엄마나 새아빠겠거니 싶어 들어오라고 말하려던 순간, 먼저 방문이 열렸다.




“ 어? “




그러나 문이 열리고 보인 사람은 처음 보는 얼굴의 남자였다. 나는 직감적으로 첫째언니의 약혼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런데도, 나는 이 남자가 나의 방문을 덜컥 열어서 놀란 것보다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나와 마주치고 잔뜩 커다래진 두 눈망울, 매끄럽게 떨어진 콧대, 예쁜 입술과는 상반되는 선이 진한 턱. 예쁘다, 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외모였다. 둘째언니가 그렇게 마르고 닳도록 형부의 외모를 칭찬한 이유를 나는 단번에 실감할 수 있었다.





“ 아, 안녕하세요. “

“ 네, 네. “

“ 그, 장인어른 막내딸 맞으시죠? “

“ 아, 네…. “

“ 저는 서희랑 약혼할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





신서희. 첫째언니의 이름이었다. 남자가 먼저 알은체를 해오며 손을 내밀었다. 어느새 방 안으로 자연스럽게 걸어온 남자가 내민 손을 응시하며 이렇게 갑작스러운 인사에 응해도 되나 싶었다. 네, 반가워요. 저는 신여주예요. 그래도 뭔 일이 나진 않겠지 싶어 그의 손을 맞잡았다. 생채기 하나 없는 부드러운 손이라 행여나 내 거친 피부가 꺼슬렸을까봐 곧바로 후회감이 들었지만.





“ 저.. 아무래도 잘못 들어오신 것 같은데, 큰언니 방은 반대쪽이에요. “

“ 아아. “





전정국이란 사람은 내 말에 고개를 몇 번 주억거리다 이내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잘못 들어온 게 아니라 잘 찾아온 거에요. 그런 남자의 말이 살풋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눈을 깜빡거리며 남자를 보는데, 남자의 입매가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며 말을 이었다. 같이 식사를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아프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형부란 사람은 참 다정했다. 생판 처음 보는 남을 걱정해주며 직접 방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어딨겠어. 나는 진심으로 이 남자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혹시 아픈데 제가 쉬는 것도 방해한 걸까요? “

“ 아,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이제 좀 괜찮아져서, 안그래도 나가려고 하던, 참인데. “

“ 그렇구나, 다행이다. 어? 근데 그건 뭐에요? “





안도의 미소를 짓던 형부는 내 손에 들린 목도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순간 아차 싶었다. 나는 얼른 목도리를 등 뒤로 숨기며,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고 말했다. 그때 형부가 내가 걸터 앉은 침대 앞 책상 의자에 자연스레 앉으며 목도리 뜨는 거죠? 왜요, 잘 떴는데 한 번 보여주면 안돼요? 하고 말을 걸어왔다. 부잣집 사람들은 다르긴 다른 건지 하나같이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를 지녔나 보다. 나를 빤히 보는 눈길에, 결국 목도리를 꺼낸 걸 보면 말이다. 이게 당신 꺼에요, 라고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 우와, 완전 잘 떴다. 여주씨 솜씨가 정말 좋네요. “

“ .... “

“ 이제 마무리만 하면 되는 거에요? “

“ 네, 네... “




보여주시겠어요? 어쩌다보니 그의 앞에서 나는 직접 목도리를 마무리 짓고 있었다. 마음 한켠으로는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았다. 첫째언니한테는 어떻게 말하지, 내가 이걸 주면 분명히 형부는 내가 뜬 거라는 것을 눈치챌텐데. 분명 첫째언니는 또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형부는 내가 목도리의 매듭을 다 짓는 동시에 아이처럼 기뻐했다.




“ 우와. 이렇게 완성되는 거구나. 여주씨 정말 솜씨 좋다. “




형부는 참 친화력이 좋았다. 만난지 몇분도 안되서 여주씨, 여주씨 이름을 턱턱 부르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도 귀하게 자라서 남부러울 것 없어보이는 사람이 저리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안좋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누구 줄 거에요? 넌지시 묻는 그의 말에 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고민하는 순간 문이 벌컥 열렸다.




“ 뭐야?... 왜 정국씨가 여기있어? “

“ 아, 서희씨. 이거 봐봐. 여주씨가 목도리 짠 건데 너무 예쁘지. “




첫째 언니의 얼굴을 보자마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첫째 언니는 목도리를 들고 다가오는 형부를 보며 몹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 응... 예, 예쁘다. 그리고 형부의 어깨 너머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 '미친년아, 왜 그걸 보여줬어.' 나를 보며 입모양으로 똑똑히 하는 말이 목소리로 귀에 들려오는 착각이 들었다. 그러기도 잠시, 형부가 순진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근데 나도 보라색 좋아하는데, 이 목도리도 보라색이다, 그치. 아, 누구 줄거라고 했죠? 형부가 다시 나를 돌아보며 넌지시 물었고, 나는 그 말에 벌떡 일어났다.





“ 사실은. “

“ … “

“ 그거 제가 다 뜬 게 아니라, 첫째 언니가 형부 주려고 뜨고 있었는데, 오, 오늘 형부가 일찍 오는 바람에... 저는 언니가 밤새도록.. 뜨고 있는 걸 계속 봤어서 못 전해주면 아쉬울 것 같아서..제가 마, 마무리만 도와주겠다고 한 거였어요. “

“ 아… “





서희씨가 뜬 거였구나. 날 주려고. 형부는 내 목도리를 만지작거리며 한참동안 바라보더니, 이내 눈을 예쁘게 접어 웃으며 첫째 언니를 봤다. 서희씨, 진짜 고마워. 난 그런 줄도 몰랐네. 그리고 첫째 언니를 껴안았다. 나는 눈을 어디로 둘 줄 몰랐다. 언니는 그제야 안심이 된다는듯 환하게 웃으며 그렇게 형부와 함께 나갔다. 문이 닫히자, 나는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지듯 앉았다. 



고작 몇마디를 지어낸 것 뿐인데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래도 언니에게 뭐라 들을 신세는 면했다, 생각하며 안도의 숨을 짓는데, 창문 바깥으로 끼익 거리는 차소리가 들렸다. 슬쩍 고개를 내밀어 마당을 바라보니 아까 봤던 고급세단이 형부를 실고 나가고 있었다. 차창을 열고 형부가 목도리를 손에 꼭 쥐며 첫째 언니에게 다정하게 인사했다.




“ … “




방금, 눈 마주친 것 같았는데.

홀린 듯 멍하니 빠져나가는 차량을 바라보다 이내 대수롭지 않게 착각이겠지, 넘기며 창문을 닫았다.















형부는 그 이후로 우리 집에 자주 얼굴을 비췄다. 새엄마와 아빠는 전서방이 왜이리 자주 오냐며 기쁜 맘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첫째 언니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의아한 건 나뿐인 듯했다. 형부는 그렇게 우리와 거의 가족처럼 식사를 자주하게 되었다. 새엄마는 식단에 더욱 신경쓰기 시작했다. 집에선 모이기만 하면 형부의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형부는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백화점을 운영하는 대기업의 자제였다. 그러면서 나는 첫째언니와 형부가 약혼한 이유가 단지 사랑해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새엄마가 운영하는 옷 브랜드가 이번에 형부네 백화점에 입점을 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미루어 보아 이 약혼은 서로의 사업에게 이득인 셈이었다. 역시 부잣집이 다르긴 다르구나. 이런 대단한 집의 막내딸이 된 것도, 이런 대단한 기업의 자제와 쉽게 혈연관계가 된 것도 참 믿기지 않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사랑만 갖고 하는 약혼이 아니긴 했지만, 첫째언니는 형부를 무척 사랑하는 것 같았다. 언니는 형부가 좋아하는 거라면 다 해주려고 애를 썼다. 저번에 목도리를 하루만에 뜨라고 내게 시킨 것만 해도 그랬다. 둘째언니와 말하는 걸 엿들으면 언니는 정말 사랑꾼이었다. 매일, 매순간마다 정국씨가 뭘 더 좋아할까, 이걸 좋아할까, 저걸 좋아할까, 이걸 낄까, 저걸 낄까 하고 모든 것을 형부를 기준으로 고민을 했다. 언니는 형부를 사랑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형부도 언니를 사랑할까.




“ 여주씨. 나예요. “

“ 네, 들어오세요. “




문이 열리자, 이제는 좀 익숙한 얼굴이 웃으며 걸음을 내밀었다. 형부는 우리 집에 들릴 때면, 꼭 한번씩 내 방에 들리곤 했다. 처음에는 그게 의아해서 첫째언니한테 안가봐도 되냐고 물었는데, 그럴 때면 형부는 여주씨가 아직 집안분위기에 적응을 못할 것 같아서, 동생같은 마음에 신경 쓰는 거에요 하고 웃으며 말했다. 신경 안써주셔도 되는데,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런 말을 하려고 할때면 형부의 표정이 늘 굳어지는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형부 말마따나,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니깐 형부와는 금세 거리가 좁혀진 것 같기도 했다.




“ 이게 뭐예요? “

“ 선물이예요. “




느닷없이 내게 작은 상자를 건네길래 조심스레 뚜껑을 여는데, 그 안에는 작은 화장품 같은 게 들어있었다. 핸드크림이었다. 대체 이걸 왜 준거지. 딱 봐도 비싸보이는 선물에 얼떨떨해서 의아한 눈길로 형부를 보다 감사합니다, 하고 짧게 인사했다. 형부는 부담갖지 말고, 여주씨 손이 거칠길래 드리는 거에요. 하고 말했다. 그 말에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쪽팔림이었다. 어릴 때부터 집안 일이란 집안 일은 다하고, 알바도 종류별로 다해서 피부가 벗겨지고, 쓸리는 일들이 참 많았다. 손을 돌보고 가꿀 시간보다 일을 해야하는 시간이 더 많아서 미처 돌보지 못한 내 손은 늘 거칠었다. 역시, 그때 악수했을 때 느낀 거야. 내 손이 거칠다는 걸. 괜히 손을 숨기며 고개를 숙이는데, 제가 발라줘도 돼요? 하고 물어오는 형부다.


잘못 들었나 싶어, 고개를 올리면 내 대답도 듣지 않고 어느새 크림을 짜는 형부였다. 형부가 자신의 손에 크림을 올린 다음 내 손을 가져가 그 위에 겹쳐 바르기 시작했다. 형부의 부드러운 손이 거친 내 손 위를 쓰다듬었다. 고운 손 더 갈라지기 전에 영양을 줘야죠. 나긋한 형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미 골고루 다 발렸는데, 문질거리는 손길은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안마를 하듯 문지르는 손이 어쩐지 간질거려서 숨을 참았다.




“ 저, 그만. “

“ 응? “

“ 이제, 그만 하셔도될 것 같아요. “

“ 아아, 네. “



형부는 입맛을 다시며 내 손에서 손을 뗐다. 여전히 내 손 위로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았다. 형부를 보내려고 일어서던 참이었다. 첫째언니가 방문을 열어젖힌 건. 형부와 나란히 있는 나를 번갈아가며 보는 눈에 의구심이 껴있었다.



“ 서희씨, 들어올 땐 노크. “

“ 내 동생인데 뭘. 우리 친해서 이제 그런 거 안해. “



그치? 언니는 능청스레 형부의 말에 답하며 물었다. 그리고는 팔짱을 껴오며 둘이 무슨 얘기했엉? 하고 애교를 부렸다. 형부는 별 얘기 안했어 하고 둘러댈 뿐이었다. 거짓말. 나한테 선물까지 줬으면서. 나는 형부가 왜 거짓말을 치는지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한 손으로는 형부가 준 선물을 숨기고 있었다.




“ 아, 나중에 여주씨도 우리 집 놀러와요. “

“ 네? 저요? “

“ 너만이겠어? 당연히 우리 가족 다 같이 초대하는 자리지. 그치, 정국씨? “

“ 그럼. 여주씨가 빠지면 안돼지. 이제 우린 가족인데. “




형부의 말에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는 까맣게 몰랐다. 내가 그의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형부의 집은 딱 생긴 것처럼 화려했다. 대문으로 들어오고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정원은 넋을 놓고 볼만큼 아름다웠다. 새엄마네 집의 정원이 아주 깔끔하고, 모던한 스타일이라면, 형부네 집의 정원은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울창한 숲같았다. 한참을 정원의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다 어느새 본가에 도착했는지, 차가 부드럽게 멈췄다. 


형부의 가족들이 문 앞까지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고, 난 그 안에서 어정쩡하게 고개를 45도로 숙이고 있었다. 아빠가 가르쳐준 인사법이었다. 어른들에겐 반드시 이렇게 인사하라고, 절대 빈티를 내선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면서. 그렇게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드는데, 형부와 눈이 딱 마주쳤다. 형부가 나를 보고 있던 걸까. 잠시 얽힌 시선 속에서 형부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끔뻑 끔뻑, 눈을 뜨며 바라보는데 형부가 이내 고개를 돌려 첫째언니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본 것보다 실내는 훨씬 더 넓었다. 거실에 서있던 가정부가 벽 한 곳을 누르자, 커튼이 열렸고, 드러난 유리창 너머로 탁 트인 넓은 정원이 보였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경이었다. 이게 익숙하다는 듯, 첫째언니와 작은언니는 나 화장실 좀. 하면서 알아서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엉거주춤 서서 어른들 말씀을 기다리는데, 그때 내 어깨를 누군가 툭툭, 두드렸다.





“집 구경 시켜줄까요?”





형부였다. 어김없이 예쁜 웃음에 시선을 빼앗겨, 홀린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 저곳을 소개시켜주는 형부의 눈이 참 반짝반짝하다고 느꼈다. 바닥도, 벽도, 천장도 온통 대리석인 이 집과 참 잘 어울리는 눈이었다. 2층에는 제가 소개시켜주고 싶은 게 많아요. 그렇게 말하며 앞장 서는 형부의 뒤를 따라 2층 계단을 올라갔다. 벽에 걸린 그림들을 보며, 저게 다 얼마일까. 하나 팔면 내 장기 하나보다 더 나오는 가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참 속물적이었다. 형부가 날 제일 먼저 데려온 방은 딱 깔끔하고, 절제된 미가 흐르는 공간이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온통 형부의 향기가 났다. 형부가 커튼을 치자, 온통 어두웠던 방 안이 환해지면서 아까의 아름다운 정원의 풍경이 보였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제 방은 아니고, 그냥 생각할 거리 있을 때 들어오는 서재개념의 방인데, 이렇게 정원 풍경을 더 위에서 볼 수 있어서 거실과는 다른 느낌이죠? 형부의 말에 넋을 놓은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

“여긴 아무도 안 오는 곳이기도 하죠.”




형부가 이내 방문을 탁, 닫았다. 내가 준 선물은 잘 바르고 있어요? 형부의 말에 정신을 차린 내가 무슨 소리지 하다가, 아. 핸드크림. 하고 생각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내 앞으로 온 형부가 손. 하고 손바닥을 내밀었다. 엉겹결에 형부를 따라 내 손을 올리는데, 형부가 덥석 잡고 천천히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아, 오늘은 안바르고 왔어요. 당황한 내가 손을 빼려고 힘을 줬다. 그러나, 다시 잡은 형부의 힘이 더 셌다. 형부가 성큼 성큼 더 가까이 다가왔다. 괜찮아요. 난 사실 이렇게 거친 손이 더 좋더라. 그렇게 말하며 웃는 형부의 얼굴이 평소와는 사뭇 다르다고 느껴졌다. 나를 놀리나 싶었다. 형부가 내 손을 더 살살 쓰다듬었다. 거칠고, 투박하기 그지 없는 손을. 부잣집 막내딸의 손이라곤 상상도 못할 손을.




“윤서희 손은 너무 생채기 하나 없잖아.”

“네?”

“생전 물 한 번 안닿은 것처럼.”




재미 없이. 형부의 말을 곱씹으며 내가 잘못들은 게 아닌가 싶었다. 윤서희는 첫째 언니의 이름이었다. 우리 아빠가 이 집에 들어오기 전의 이름. 우리 아빠가 들어오고 신서희로 바뀌었지만. 평소 서희씨,서희씨 하고 다정하게 부르던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성까지 붙이며 다소 날 선 말투로 언니의 손까지 폄하하는 형부가 꽤나 낯설었다. 형부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싶어 말리려고 했다. 그랬는데.




“그거 알아요? 난 처음봤을 때부터 여주씨가 내 취향이었어. ”




내 손을 붙잡은 채로, 입을 맞춰오는 형부가 더 빨라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뭐하는 거냐고, 미친 거 아니냐고 말하면서 빨리 떼야하는데, 머리가 새하얘져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 온기를 받아들였다. 내 입술 사이를 가르고 온통 안을 헤집는 게 형부의 혀라는 것을 알았을 땐, 형부가 단지 실수로 내게 입을 맞춘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형부가 부드러운 손으로 내 손 사이에 깍지를 꼈다. 정신없이 입을 맞추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바깥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게 누군지 단번에 알았다.




“신여주, 그 년은 왜 여기까지 쫓아와서 내 저녁식사를 망치는 거야? 자꾸 그 년이 불쌍한 척 기니까 정국씨가 챙겨주는 바람에.”

“언니 참아. 곧 약혼식 치르잖아. 결혼 금방이야. 그럼, 신여주 볼 일도 없을테고. ”

“꼴도 보기 싫어. 한 집에 그런 천한 거랑 같이 있는 것 자체가. 약혼식을 앞당기고 싶어.”




내 이름을 담아 욕하는, 그 말투는 여지없이 나의 새언니들이 맞았다. 날이 선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나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긴장감에 숨을 헐떡였다. 형부가 잡고 있던 손을 풀고 내 귀를 막았다. 그러자, 더이상 언니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눈을 떠 형부를 올려다보는데, 형부도 눈을 뜬 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러다 들키겠어요. 눈빛으로도 말하고, 형부의 가슴을 밀어내기도 했지만, 형부는 멈추지 않았다. 나를 문 안쪽으로 숨기고, 더 깊게 입을 맞춰왔다.




“정국씨 방에 없네? 어디있지?”




그리고, 첫째언니의 목소리가 바로 문앞에서 들려왔다. 숨을 참았다. 심장이 쿵,쿵,쿵 하고 뛰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발걸음 소리가 더 가까워졌을 때, 형부가 입술을 뗐다. 그리곤 진득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번들거리는 내 입술을 엄지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쓸었다. 식사자리 때, 내 옆에 앉아요. 덧붙이고는. 형부는 그렇게 나갔다.




“서희씨.”

“뭐야, 정국씨 거기 있었어요?”

“놀래켜주려고.”

“진짜 짓궂다니깐? 얼른 식사하러 내려가요.”




등 뒤로 형부와 첫째언니의 대화소리가 들리고, 이내 발걸음 소리가 차츰 멀어져갔을 때. 다리에 힘이 풀려 스르르 주저 앉았다. 

나는 그제야 내가 잘못걸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도 완전 제정신이 아닌 놈한테. 본색을 숨긴 건 언니들이 아니라, 바로 형부였다는 사실을.














식사자리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았다. 적당히 화기애애한 웃음이 흘렀고, 환한 샹들리에 조명과 은은한 촛불, 클래식한 노랫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제법 밝은 분위기가 흘렀다. 처음 새엄마의 집에 들어갔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는 잘게 썬 고기가 차마 목구멍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을 느꼈다. 물을 한참 마셔도 아마 넘어가지 않을 것만 같았다. 모두 옆 자리에 앉은 형부때문이었다. 형부의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아까의 상황이 생각나서 절로 움츠러 들었다. 내 오른쪽에 앉아있던 새엄마가 불쑥 휴지를 내밀어 내 입술을 닦아주었다. 큐티클 하나 없는 손톱 위로 붉은 매니큐어가 예쁘게 칠해져있었다. 립스틱이 번졌구나. 다음부터는 내가 주는 립스틱만 바르렴. 나는 새엄마의 그런 말을 들으며, 감사합니다. 하고 어색하게 고개를 숙였다.


정원이 참 예뻐요. 아빠가 한 말에, 반대편에 앉은 사돈 어르신들은 기다렸다는 듯 정원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정원사를 6명이나 고용해서 공들인 거라며 한참동안 정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한 귀로 흘려듣고 있었던 내 손을 잡아 정신을 번쩍 들게 한 건 바로 형부였다. 옆에 뻔히 서희언니가 있었는데, 내 손을 뻔뻔하게 잡은 형부는 정원 얘기에 동참하기까지 했다. 겨우 넘겼던 고기들이 금방이라도 올라올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이 참 보기 좋아. 잘 어울리고.”

“제가 보기에도 그래요.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

“그래요? 제가 서희씨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가봐요.”




서희 언니를 사랑한다고 달콤하게 속삭인 형부는 테이블 밑에선 내 손을 잔뜩 괴롭히고 있었다. 상처를 쓸고, 툭툭 건드리는 손길에 어깨가 잘게 떨렸다. 뭐야, 어머님. 정국씨 원래 이렇게 느끼했었어요? 첫째 언니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하하하. 녀석 참. 사돈 어른이 웃었고, 형부는 이게 다 아버지께 배운 겁니다, 하고 능청스럽게 웃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신혼 가족의 한 자리였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시댁식구들이 집으로 가는 우리 가족들을 배웅해주었다. 나는 끝까지 형부의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속수무책으로 마주쳐버린 형부의 눈에 꼼짝없이 얼어붙었다. 날이 서있는 것 같다가도, 어떻게 보면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눈빛. 그 순간, 형부가 입을 뗐다. 나에게 정확히 시선을 두며.





[전정국] 동화의 모티브, 첫번째 이야기 &lt;신데렐라&gt; 上 | 인스티즈

“또, 놀러와요. ”






누구 좋으라고. 나는 기함을 토해냈다.


















*

ㅎㅅㅎ...안녕하세염...!!!!!! 넘 오랜만이져ㅠㅠ

무로맨틱 왜 삭제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어서요! 제가 삭제한 거 맞고ㅠㅅㅠ 너무 쓰는데 만족스럽지 않기도 하고... 좀 더 잘쓸 수 있다는 욕심이 들어서랄까요?

그래서 손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1화를 제외하고는 삭제했어요 잘 보시던 분들껜 죄송하다는 말씀만ㅠ-ㅠ......

그동안 자급자족으로 혼자 글쓰고 있다가 오늘 유달리 너무 기분이 안좋아서 하나 올려요

되게 취향타는 글일 것 같은데, 모쪼록 좋아해주시는 분들 있었음 좋겠어요

예전부터 동화 각색해서 써보고싶었어요!! +v+ 동화별로 내용바꿔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이드의 유혹은 생각나는 이야기가 생기면 쓸게요!!정말루!! 

봐주시고 댓글달아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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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진짜 입벌리고 감탄만 하면서 봤어요ㅠㅠㅠ
4년 전
독자2
이런거 넘 좋아요ㅠㅠㅠㅠㅠ아슬아슬...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만 하다 갑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3
헐 무로맨틱 재밌었는데 너무 아쉬워여ㅠㅠㅠ가이드들의 유혹에서도 그렇고 캬 정국이 참 떽띠합니다 기립박수치고싶은 장면들만 나오네여 어느새 집순이작가님의 글을 저도모르게 기다리고있었어여..진자꿀잼입니다 맛깔나게 넘잘쓰시는ㄴ거같아여 오늘도 잘보고감니다 허헛
4년 전
독자4
작가님 ㅠㅠㅠㅠㅠㅠ 진짜 필력 좋으시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리고 잇을게뇨ㅠㅠㅠㅠ 너무 재밋서요ㅠㅠㅠ 무로맨틱 삭제된거눈 너무 아쉽댜ㅠㅠㅠ 열렬한 팬이엇서요,,,ㅠㅠ
4년 전
독자5
아니 작가님 ㅠㅠㅠㅠㅠ 이거 상중하로 안됩니다 장기연재해주세요 ㅠㅠㅠ 소재도 신선하고 정국이.. 크으... 그리고 무로맨틱 제가 정말 좋아했는데 아쉬워요 ㅠㅠㅠ
4년 전
독자6
와아..예민미 정국...아 무로맨틱 찐으로 재미있게 봤던 이야기인데..아쉽네요...이번 이야기 뭐죠 너무 멋진데..이런 취향 타는건 또 어떻게 아시고 하하핳
그냥 취향에 아무런 제약이 없어서 울애들 나오는 모든 이야기가 다 좋아요 이 이야기 상중하로 나뉘는건가요?!! 무로맨틱도 삭제하셨는데..이거 연재 이어나가시면 어떨까요
작가님💜💜너무 재미있어요 그러니 빨리 돌아와주세요~

4년 전
독자7
우허우... 대받 진짜 오ㅓㄴ전 빠져들며 봤네요 ㅠㅠㅠ 최공0여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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