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백입니다 :)
오늘은 주저리부터... 할게요 < 어, 사실 익연방에 몰래 찾아가곤 했는데(사실 몰래도 아닌 것이 어느 익인분께서 딱 집어 제이름을 알아맞추신)
저 혼자 생각으로만 재미있게 놀다가... 왔어요. 지난 밤에 축구보려고 기다리면서 놀았는데
릴레이 소설을 쓰시더라구요 :) 여기저기 돌아댕기면서 한줄씩 짤막하게 썼는데 알아보신다면 그대는 bb
그 와중에 어떤 익인 부탁으로 아무도 제 글에.. 릴레이를... 안해주시길래 그냥 단편으로 써버렸어요<
아무튼 잡담이었구요, 닥터스 2화는 미리 화요일에 써둔 편이 있어서 사실은 목요일에 일찍 올리려고 했는데
내일 아무래도 일 때문에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오늘 미리 올려드려요 :) 지난 1화부터 초록글... 하, 큰 사랑에 감사드려요ㅠㅠ 많은 암호닉 기억하겠습니다!
닥터스는 아마 매주 화요일에 업뎃 될 것 같구요, 오늘만은 예외입니다 :)
크루즈 살인사건 메일링은 언제든 원하면 보내드릴테니 댓글로 적어주세요. (오, 나의 여신님도 원하시는 분은 적어주세요)
플러스로, 어제... 익연에서 놀다가 홀로 외롭게 완성시킨 일명 감금 팬픽 < 도 원하시는 분은 보내드립니다. 컾링은 야동이에요 :)
그냥... 할짓없이 익연에서 축구 기다리며 놀다가 생각나는대로 끄적인것이니 심심풀이로 읽으셔요ㅋㅋㅋ 닥터스 밑에 맛보기 넣어드릴게요.
지적은 살짝. 격하지 않게. 모두모두 둥글게 둥글게.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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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The Doctors) Op. 2
"하아, 죽겠다." 대학병원 휴게실 안. 머리 위로 녹아버릴 것처럼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것 같다. 그 곳에, 녹초가 되어버린 우현이 의자 안쪽으로 푹 기대어 늘어졌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 위로 엎어진 그는, 얼굴에는 창백한 기운을 띤 채로 풀 죽어 있었다. 드르륵, 의자 끌리는 소리가 들리고 옆으로 동우와 성종이 털썩 앉는 소리가 들려왔다.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우현의 볼에 차가운 음료가 닿았다. "읏, 차거!" "정신 차려. 아직 12시도 안됐어." 12시나 된거겠지. 동우의 핀잔 섞인 말에 우현이 투덜거리며 한숨을 내뱉었다. 고개를 들어 동우가 건넨 이온음료 캔을 치익, 하고 뚜껑을 땄다. 안 그래도 더웠던 터라, 그는 바로 입으로 가져갔다. 뜨거운 목 안을 달래며 음료를 넘기고 있을 때, 옆에서 성종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우현에게 장난식으로 깔보듯 말했다. "야, 이 정도로 지치면 어떡해? 이제 겨우 인턴 1년차인데." "너, 한 살 적다고 체력 자랑하냐." "에이. 그건 아니지. 의사 될 생각으로 왔으면서 이 정도 각오도 못했어? 보기보다 약하네, 나무?" 콱. 쪼그만게 말은. 성종이 우현에게 장난치며 키득거렸다. 성종은 동기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나이는 동우와 우현보다 한 살 어렸다. 하지만 동기이고, 졸업 년도도 같은데다 나이를 알기 전에 이미 서로 말을 놓아버려서 그들은 그냥 편하게 지내기로 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나이는 어리지만 수석이라 그런지 조금 남달랐다. 인턴이면서 환자들의 상태를 척척 알아맞히질 않나, 능숙하게 대처까지 하질 않나. 인턴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일반의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게다가 곱상하게 생겨서는 쫙 빠진 겉모양이라니. 간호사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다. 하, 어머님. 나는 왜 이렇게 낳으셨나요. 응급실에서의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니 한숨만 절로 나오는 우현이었다. 아는지 모르는지, 동우가 옆에서 우현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있었다. "됐고, 또 한바탕 난리나기 전에 빨리 밥이나 먹자. 새벽부터 그 난리 쳤더니 배고파 죽겠어." "밥이라고 해봤자 뭐 있나. 대충 김밥으로 먹지." "으으. 김밥은 더 이상은 못 먹겠어, 한두번도 아니고. 이러다 김밥순이가 되어버릴 듯한 기분이라고." 우현의 투정섞인 말에 동우가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딴 거 뭐 사다줄까? 동우의 물음에 우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아니- 그냥 빵 먹을래. 우현의 말에 성종이 으이구! 하며 우현의 머리를 쥐어박는 시늉을 했다. 김밥 싫다더니 먹는게 고작 빵? 성종은 어이없게 웃으며 옆에 끼고 다니던 책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바쁜 인턴 생활 와중에도 그는 틈틈히 책을 읽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우현은 한 쪽 손을 턱에 괴고 풀린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로서는 절대 못할 짓이었다. 절실하게 수면이 필요한 상황에서 책까지 읽을 기력은 없었다. 그런 걸 보면, 수석이 괜히 수석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우현이 끙, 소리를 내며 테이블 위에 다시 엎어지자 동우가 의자를 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가서 빵 사올게' 하고는 판매대 쪽으로 걸어갔다. 우현은 여전히 엎어진 채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나저나… 응급의학과 인턴도 이제 끝이네." "어. 그러게. 벌써 끝나가네?" "시간 무지하게 빠르구만. 벤자민 버튼 말고 인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는 안되나?" 뭐하다가 1년이 지나간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말이야. 우현이 투덜거렸다. 이제 로테이팅 인턴쉽(Rotating Internship : 짧은 기간 여러 개의 과를 돌아다니면서 수련하는 우리나라의 인턴 제도)도 거의 끝나가고 마지막 흉부외과만 남은 마당에, 지난 1년간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기억나는게 없었다. 말할 수 있는 거라곤, 풀당(병원 은어. 매일밤 당직하는 것을 뜻함) 뿐. 온, 온, 온. 또 온, 온, 온. 인턴이 무슨 무임금 노동자도 아니고 허구헌날 온(on : 당직을 말하는 병원 은어)이라니. 아무리 인턴이 모두에게 만만한 존재라고는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하다. 우현은 저번에 계단을 올라가다가 비상구에서 기절하듯 쓰러져 잔 적도 있었다. 놀란 환자들의 외침 덕에 그 날도 또 신나게 까였지만. "오늘 원내 오프 아니었어?" 성종이 책을 펼친 채 얄밉게 웃어보였다. 저, 나쁜 놈. 지가 쉬는걸 꼭 강조해야 하나, 우울하게. 우현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원내 오프란 야간에는 병동 업무가 낮보다 적기 때문에, 야간에 두 명의 인턴 중 한명이 당직을 하며 콜을 받고 한 명은 병원 안에서 쉬는 속칭 몰아주기이다. 응급 상황이 생긴다거나 레지던트가 부르면 바로 달려가야했지만, 그래도 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냥 오프(off : 병원을 벗어날 수 있음을 뜻하는 병원 은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게 오늘이었다니. 또 당직이라니. 하… 정말 죽을 맛이다. "또 왜 그래? 아까보다 검은 아우라가 더 풍기는 것 같은데. 너 얘한테 무슨 말이라도 했어?" "어허, 참. 사람이 말야, 융통성이 있어야지!" 동우가 테이블 위에 비닐봉지를 내려놓으며 말하자, 성종은 대답은 하지않고 대뜸 봉지 안부터 확인하더니, 그에게 소리쳤다. 응? 성종의 외침에 동우가 성종을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왜, 뭐가? "다 똑같은 빵을 사오면 어떡해! 나 팥 싫단 말야! 하나가 팥이면 하나는 슈크림. 이 정도 센스는 당연한거지. 안 그래, 나무?" "닥치고 먹어라, 앙?" 우현이 테이블 위에 엎드려 우울한 기운을 잔뜩 풍기면서 중얼거렸다. 사람이 말야. 그런 일로 우울해하고 말야. 난 오늘 밤에 잠이나 자야겠지 말야. 성종의 낄낄거리는 웃음과 함께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는 우현의 속이 뒤집어 질 것 같았다. 쨍알쨍알 귓가에 들려오는 저- 저 계집 같은 목소리를 듣자니 마음같아서는 성종의 입에 타이(Tie : 실로 매듭을 만드는 것)를 해버리고 싶었다. 단팥빵이 얼마나 맛있는데 투정이야, 투정이. 우현이 투정하는 성종을 보며 눈썹을 찡그렸다. 슈크림을 먹지 않는 우현으로서는 전혀 불만이 없었으니 말이다. 우현은 그제야 상체를 일으키고 동우가 사온 빵을 부스럭거리며 꺼냈다. 응? 슈크림빵? "멍청이. 또 속았네, 다 슈크림빵인데." 너 이 새끼. 오늘 너 죽고 나 죽자. 우현이 손에 들린 슈크림빵을 보며 약올리는 성종에게 달려들었다. 우현이 슈크림을 안먹는 걸 알고 있었기에, 성종이 장난을 친 것이었다. 성종은 책을 착 덮고는 우현의 손을 빠르게 피해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맨날 당하고 또 당하냐, 나무! 얄밉게 웃으면서 우현을 약올리는 성종이었다. 동우가 그 옆에서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야, 야. 우현아! 그러지마, 남은 빵이 슈크림 밖에 없어서 그냥 그걸로 다 사온거야." "니가 사과할 일이 아니잖아! 내, 언젠가 저 새끼 입을 꼬매버릴거야!!!" 우현이 두 손을 파르르 떨었다. 성종은 이미 멀리 떨어져서 한 손에는 슈크림 빵을 들고 메-롱. 하고 혀를 내밀며 사라지고 있었다. 우현은 한숨을 쉬며 다시 의자 위에 주저앉았다. 피곤해 죽겠는데 기운 쓰게 만드는구만, 조그만 자식이. 우현이 하는 수 없이 빵을 지익 뜯었다. 배가 고프니 먹긴 먹어야겠고, 겉의 빵이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이건 정말로 살기위해 먹는거다, 생존을 위해. 바스락거리며 빵을 꺼내자 동우가 비닐봉지에서 커피 캔 하나를 꺼내어 우현 옆에 놓아주었다. 옆에 놓인 빈 캔은 도로 비닐 봉지 안에 넣어두는 그였다. "하아. 챙겨주는건 너밖에 없다, 동우야." 우현의 울상 가득한 말에 동우가 쿡쿡 웃으면서 대답했다. "성종이도 너 기운 북돋아주려고 일부러 장난치는거잖아." "뭐? 말도 안되는 소리 마. 그 녀석은 진짜야. 태생이 그렇다고, 태생이." 우현이 인상을 마구 구기고는 뜯어놓은 빵을 조금씩 뜯어먹으며 투정부리듯 말했다. 캔을 집어 들고 커피를 꼴깍꼴깍 삼켰다. 크, 시원하다. 우현의 투덜거림에 동우는 그저 가만히 웃어주었다. 성종과 우현의 사이가 이래 보여도, 사실은 서로를 위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힘든 인턴 생활에 버팀목이 되는 것은 셋 뿐이었으니 말이다. "선생님들은 얼마나 좋을까. 퐁당퐁당(병원 은어. 오프와 당직을 번갈아서 하는 경우)은 바라지도 않아. 딱 하루라도 밖에서 마음껏 놀아 봤으면…" "주말 오프(주말 중 하루정도 원외 오프를 주는 경우)라도 받아봐." "아서라. 인턴이 무슨 주말 오프야. 인턴이 왜 인턴이겠냐고." 인턴. intern. 억류하다. 말그대로 그들은 피억류자일 뿐이다. 인턴들은 병원을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매일 20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잘못을 하거나 성적이 나쁘거나 하는 이유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레지던트 수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행동을 할 수도 없다. 무조건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정말, 징그럽기 짝이 없다. "곧 있으면 인턴도 끝나가는데. 오프 한번 안주려나. 아오씨, 나 정말 이대로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가 되어 병실에 누워있을 것만 같다고." "글쎄. 오프는 커녕, 남은 한달은 지금보다 몇 배로 더 힘들지도 몰라." 엥? 동우의 말에 우현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았다. 동우는 생글생글 웃으며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다. 우현의 궁금증 가득한 얼굴에 동우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무언가를 찾아 우현의 얼굴 앞으로 내밀었다. "자." "이게 누군데?" "흉부외과 과장, 김성규." 이 사람이? 우현이 고개를 휘휘 좌우로 흔들며 동우의 핸드폰에 뜬 사진을 쳐다보았다. 뭐야? 얼굴은 허여멀건한게 머리는 갈색에다가, 두 눈은 쪽 찢어져있다. 얄쌍하게 생긴 얼굴하며 상당히 젊어 보이는 모습하며. 이 사람이 흉부외과 과장이라고? "한달 전인가 새로 오셨다고 들었어." 우현이 놀란 듯 물었다. 보통은 과장이나 교수의 자리는 T/O(Table of Organization : 편성표.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공석이라는 말로 쓰인다)가 생기면 병원 내에서 맞는 인물을 추천하거나 탐색해서 올리곤 하는데, 외부에서 오는 경우는 거의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았다. 실력이 아주 뛰어난 사람인가? 상당히 젊어보이는데. "그래서 병원 내에 소문이 파다해." "무슨 소문?" "병원장의 아들이라는 소문." 그래서 낙하산으로 왔다는거지. 동우의 말에 우현이 허, 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아니, 낙하산도 낙하산 나름이지. 어떻게 교수 자리를 낙하산이라고 말할 수 있어? 우현이 탐탁치 않다는 듯 사진을 노려보았다. 실력이 좋긴 한가 보던데. 예전부터 이미 젊은 나이에 조교로 올라 있었고 유망주로 기대받고 있었대. 동우의 부가 설명이 덧붙여졌다. 우현은 예전부터 흉부외과에 가고 싶어했다. 비록 비인기 과에다가 고생만 작살나게 해야하는 곳이라고 해도, 우현은 처음부터 흉부외과 의사가 되기 위해서 의대에 지망한 것이었다. 이유라면 있었지만, 하여튼 그는 누구보다도 흉부외과에 관심이 많았지만 아쉽게도 귀는 어두웠다. 소문이나 정보에 관한 것은 늘 늦는 편이었다. 워낙 남의 일보다 수면과 휴식을 더 중요시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근데, 왜 더 힘든데?" "그 사람, 응급실 악마보다도 더 악마라는 소문이 있거든. 나도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그렇다는 것 같아. 게다가 평상시엔 병원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 소문이 더 점점 커진거고." "응급실 악마보다 더 악마라고? 미친거 아냐? 그게 사람이야, 그게?" 우현이 흥분해서 소리쳤다. 김명수보다 악마라니. 그럼 마왕 수준은 되는건가.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올라오듯 부르르 떨렸다. 아무래도 흉부외과를 선택하는 것은… 조, 조금 고민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얼굴에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끔찍한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절대, 쫄아서 그런건 아니다. 그는 생각을 떨쳐버리려 손에 들린 빵을 우악스럽게 입 안으로 쑤셔넣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에, 퉤! 퉷!' 하고 슈크림이 잔뜩 달라붙은 입 안을 게워낼 수 밖에 없었다. 그 앞에서 동우는 지잉, 하고 울리는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는 웩웩 거리는 우현을 가만히 불렀다. "우현아." "즘끄므 이뜨그 므해(잠깐만 이따가 말해)! 웩. 퉤, 퉷!" 우웩. 입 안이 버터칠이라도 한 것처럼 느끼하다. 속에서부터 구역질이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이래서 내가, 슈크림을 싫어한다. 으윽, 메스꺼워. 우현이 옆에 있는 티슈 통에서 휴지를 몇 장 뽑아 입가를 벅벅 문질렀다. 비닐 봉지 위에는 우현이 뱉어 놓은 잔해물로 가득했다. 그것을 보며 살며시 한 손으로 자신의 두 눈을 가리던 동우가, 가만히 우현을 향해 자신의 핸드폰 화면이 보이게끔 내밀었다. 뭔데? 우현이 한 손에 티슈 뭉치를 들고 의아한 듯 쳐다보았다. 동우가 해맑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ER(Emergency Room : 응급실)이야." "……에이씨!" 말이 끝남과 동시에 우현과 동우가 우당탕탕 의자를 밀치며 급하게 일어났다. 의자가 사정없이 뒤로 거칠게 넘어졌다. 동우는 그 와중에도 '쓰레기! 쓰레기!' 하며 비닐 봉지에 우현이 뱉어놓은 빵들과 음료 캔을 집어 넣고 쓰레기통으로 휙 던지며 뛰고 있었다. 넌 이 와중에 그럴 여유가 있냐! 우현이 소리쳤지만 동우는 그래도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며 진지한 얼굴로 우현을 훈계했다. 그에 우현이 우악스럽게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에이씨, 알았으니까 좀 뛰어!" 그와 동시에, 발에 불이라도 붙은 듯 부리나케 달려가는 두 사람이었다. 하여튼, 이놈의 병원은 쉬는 시간을 안줘요 쉬는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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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나의 여신님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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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얌전히 지내는 것 같네?"
철컹. 열려진 철창 사이로 미음과 함께 알약이 들어온다. 수없이 먹어온 엑스터시는 더 이상 아무런 감흥도 없다. 쩔그럭거리며 손목과 발목에 차있는 족쇄 같은 것을 괜히 발로 건드려보았다. 찢어진 반바지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체가 드러났다. 동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가 주는 것을 입으로 밀어 넣었다.
동우의 입으로 알약을 넣는 손에 도드라진 힘줄이 눈에 띄었다. 그의 힘줄을 타고 올라가, 얼굴에까지 그 모습이 다다랐다. 깎아진 듯 흘러내리는 턱 선에, 부리한 눈. 호원의 모습이 달빛 밑으로 흐리게 비췄다. 동우는 가만히 눈을 감고 긴 속눈썹을 드리운 채 입 안에 물질을 삼키고 있었다. 지켜보는 호원의 두 눈이 휘어졌다. 그는, 즐거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