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한다, 보고싶다, 좋아한다 는 말 꼭 듣고싶어. * 또 먼저 가버린건 아닐까 허겁지겁 동방으로 달려간다. "허, 헉 여기 윤기 왔다 갔어?" "어, 선배님 방금 윤기 선배님 나가셨는데.." "..하하 고마워" 또 그렇게 금이 간다. * 금 간 접시처럼 한 번 어긋나 버린 것은 절대 되돌리지 못한다. 마치 우리 사이같잖아. 금이 갔다면 이미 버려야 되는거야. 우리 사랑도 그럴까? 우린 진짜 안맞는것같아. 맞는 듯 하면서 점점 어긋나고 있잖아. "헤어지자" "..갑자기?" "내가 생각해봤는데 우리 잘 안맞는것같아. 항상 어긋나고 너는 나보다 앞서 가잖아. 난 나랑 같이 걷는 남자 만나고 싶어." "그래서, 어쩌자는거야" "헤어지자고, 가장 심플하잖아. 나 이 관계 다시는 되돌릴수 없단거 잘 알아. 잘 아는건 너도 마찬가지 일거고." "..." "그리고 나만 사랑하고 나만 아파하는거 지쳤어. 그만하려고" 깡소주 한 잔 먹었는데 마음의 말이 술술 나온다. 묵은 때을 벗겨낸것처럼 속이 시원해. 하고싶은 말 하지 못해 칼칼했던 목이 이제는 괜찮다. 통보를 날린 뒤 고개를 숙였다 드니 민윤기는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흐르고 있었다. 친할아버지가 부고를 지내도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던 애가. 너 설마 이별 따위에 우는건 아니지? "왜 우는거야?" "모르겠어, 그냥 눈물이 나오는데." "차인게 슬퍼? 하는 행동으론 내가 너한테 차인건데?" 사실 관계란게 말 한 마디에 끊어지고 붙는다는게 정말 미련하다. 보이지 않는 관계, 사랑이라는 존재에 끝없이 목을 매고, 갈구한다. 굳이? "나보다 더 예쁘고, 몸 좋고, 머리 좋은 여자 만나.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 잘 살아" 괜히 차인것같은 이 기분. 너는. "누나, 나 방금 결심했는데 나 누나 없이는 못살것같아." "정신차려. 깨닳을거면 진작에 좀 알아내지 그랬어. 한국대 경영학과 수석 입학생아." 이 한국대 경영학과 수석 입학 미련곰탱이는 도대체 왜 이별을 맞이 할 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시작할까. * 일방적으로 사랑을 갈구한다는건 정말 힘든 일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관심 없는 상대에게 나에게 관심을 주세요 하는 것과 똑같다. 사랑 앞엔 모두가 상대에게 관종이 되는거지. "누나, 나랑 밥먹자" "누나, 도서관 같이 가자" "누나, 동방 가?" 도대체 왜 이 새끼는 이별 통보하고 난 후 나한테 매달리는거지? "야, 민윤기. 니 갈 길 가라니까? 너 이러는거 되게 구질구질해보여. 알아?" "알아." "근데 너 뭐하는거야? 나보다 더 좋은 여자 널렸어. 특히 한국대에는." "나한테 관심 달라고 애쓰고 있잖아. 나 좀 봐달라고. 나 더 잘할 자신 있다고." "그 말 알지? 금 간 접시는 다시 되돌릴수 없다는거. 지금 우리 딱 그래." "금 간 접시에는 접착제 바르면 되는거잖아. 우리 사이도 그럴순 없는거야?" "그럴수야 있지만 우린 아니야." "나, 미련이 남았다면 어떡해." "나 너 좋으라고 한 이별이지 절대 날 위한게 아니야." "이건 절대 날 위한 이별이 아니었어." 미련이란게 접착제가 되어 민윤기가 나를 이어주나 보다. 사랑하면서 좋아한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보고싶다는 그 흔한 말도 듣지 못했는데 지금에서야 쏟아내는 널 보니 사귈 때 나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잊고 싶지 않았지만 잊었던 기억이 저편에서 아릿해 온다. "보고싶고, 사랑하고, 좋아하고 더 필요한 말 있어? 나 이제 고백하면 되는거지?" 미련은 깨진 금에 덕지덕지 접착제를 부어 넣는다. 그리곤 다시 원상태 정도로 되돌려 놓지. 그리고 금이 간 우리의 관계에도. "민윤기, 다시 사랑한다는게 가능해?" "응. 가능해. 내가 증명해." 이정도면 나 민윤기한테 코 꿰인거 맞지? The End 글의 저작권은 재생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복붙이나 무단 펌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글이 재밌으셨다면 감사합니다:) 댓글은 더 좋은 힘이 됩니다. 언제 찾아올지는 모르지만 좋은 글 들고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타는 알려주시면 다음 글 쓸 때 더 주의를 주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들고 올 단편 글의 주인공이 누구였으면 좋겠는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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