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나 완전 걸그룹 노래 가사야
석진: 아침부터 왜 이래 또
윤기: 원래 아침부터 이랬어요 형
석진: 아 틀린 말은 아닌데!~
탄소: 너 뭔데 자꾸 생각나~ 자존심 상해 애가 타~ 얼굴이 뜨겁고!~ 가슴은 계속 뛰어 내 몸이 맘대로 안 돼 어지러워~
정국: ? 누나 왜 저래요
석진: 어쩐 일로 일찍 일어났어?
윤기: 누나가 저러는 게 하루이틀이냐고 다들
탄소가 별안간 걸그룹 메들리에 푹 빠졌습니다. 보이그룹과는 다른 특유의 발랄함에 아주 제대로 흥을 탔다고 하네요.
탄소: 이런 느낌 처음이라고~ 누구라도 이런 적 없다고 내 눈을 바라보며 말을 해도 넘어가지 말래~
지민: 그래도 보고 있으면 귀엽지 않아요?
호석: 어엉... 네 눈에만...
탄소: (꺄륵) 조심조심조심해야 해~ 어머님이 친구들이 해줬던 말들 잊으면 안돼~ 미안미안미안하지만!~ 아직 난 네 마음만 믿고 마음을 열 수는 없어~
호석: 나이가 곧 서른인데 이제서야 걸그룹이 되고 싶다는 건 좀 그렇지 않냐
지민: 아 왜요 자꾸 나이로 누나 신경 예민하게 하지 마요 진짜 별로 많은 나이도 아닌데! 아무리 장난이라도!
정작 본인이 걸그룹 하고 싶다 말한 적은 없는데, 몇 멤버들은 탄소가 걸그룹에 대한 꿈이 생긴 거라 받아들였습니다.
탄소: 이거 하나만 약속해 변치 않기를 바랄게 그때도 지금처럼 날 향해 웃어줘 (열창)
태형: 누나 형이랑 연애하니까 좋아요?
남준: ? 엥?
탄소: 어? ...왜?
태형: 요즘 누나가 부르는 노래 전부 형한테 하는 말 같아서요
남준: 아무리 그래도 이런 것까지,
탄소: (긴장) 티 많이 났어...?
남준: 뭐야 진짜로?!
태형: 많이는 아니고, 적당히 티나요
남준: 아니 잠깐만 뭔데?
태형: 누나한테 관심 많으면 알아차릴 정도
탄소: 어머 어쩜... 그랬단 말이지...
걱정할 거리 없이 행복한 탄소가 걸그룹 노래에 빠진 이유를 알아차린 건 역시 태형이 유일하네요.
둘만의 대화를 이어가는 것에 납득을 못한 남준이 연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으나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습니다. 조금은 짠하네요. 졸지에 누나한테 관심이 적은 사람이 되었단 말이에요. 정작 관심을 주지 않는 게 누구인지, 거참 속상하게.
탄소: 근데 김석진은 왜 못 알아봐
태형: 누나를 제일 사랑하는 건 저니까요 (당당)
탄소: 다른 때였다면 너무 고마운데 지금은 좀 그래
태형: 아이, 아잇 누나!
탄소: 농담이야 (배시시) 나 사랑하는 태형이 너무 예쁘지!~ 어디서 이런 멋쟁이가 나타나서 말이야, 응? 이렇게 사랑한다고 해주질 않나 남들이 잘 몰라주는 내 마음도 알아주고!
남준: 누나 요새 뭐 좋은 일 있어요?
탄소: 딱히 요즘이랄 건 없고 그냥 매일매일 좋던데, 밖에 못 나가는 거야 원래도 잘 못 나갔으니까 별 차이는 없고
남준: (고민거리가 없어서 그런가)
탄소: 네 생각 안 들어도 알겠다
남준: 정말 아무것도 신경 쓰이는 거 없어요?
탄소: 내가 이렇게 생각 없이 신나면 안된다는 것 같은데 그거
남준: 아니, 그런 거 아닌 건 잘 알잖아요
탄소: 그냥 이제 또 힘든 일이 생기고 그래도 지금까지처럼 오랜 시간 앓을 만큼은 아닐 것 같아서 후련해
가족보다는 남에 가까웠던 관계도. 시작하면서 끝을 예감하던 버릇도. 좁고 어두운 시야가 넓고 밝아진 것도.
탄소: 멀쩡한 연애 못하고 친구 못 사귈 것 같던 내가 이렇게 다 하고 있으니까
태형: 헝, 누나
탄소: 김탄소랑 아이돌 킨을 구분해야 한다고 그랬었잖아 너랑 윤기가
남준: 그랬었죠
탄소: 이제 그 말을 조금은 실천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다 너무 좋아 좋은 것 같아, 가 아니라 진짜 좋다고 확신할 만큼
일전에 탄소와 셋이서 모였던 남준과 윤기. 리더와 평소 자각하고 지내는 편은 아니지만 팀의 부리더격인 멤버가 만나자고 하니 살짝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때 아닌 상황에 생긴 공백기. 덕분에 스케줄이 별도로 없을 때면 일주일에 사흘 정도 본가에서 지내던 탄소가 회사에 오게 되었습니다.
셋이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이렇게 공연을 못하는 시기에 어떤 콘텐츠를 준비한다면 어떤 콘텐츠가 적합할 지에 대한 의논도 나누었죠.
그 지점에서 평소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종종 등장할 때마다 일상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공개하는 멤버인 탄소의 생각을 알게 되었던 윤기와 남준.
윤기: 사생활이라는 게 누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서 딱히 사생활이 아닌 것 같애
탄소: 그렇지, 다들 내 동생 얼굴도 알고 한끼줍쇼였나 거기에서 본가 위치가 삼성동인 것도 알려졌고 부모님 통해서 어릴 때 발레랑 검도한 영상도 있고, 친한 중학교 동창도 알고, 하다못해 내가 보는 웹툰 취향도 다 알려졌으니까 휴일에 뭐하고 지내는지 멤버들이랑 평소 일상적인 대화는 어떤 식으로 나누는지 전부 알려졌잖아
남준: 가끔은 부담스럽지 않아요?
탄소: 있잖아 난 사생활이랍시고 뭘 감추면 오히려 상상을 자극해서 엄한 소문 퍼지기 쉬운 학창시절을 살아왔어 차라리 그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사소하게 다 공개해두는 편이 마음 편해 그럼 적어도 내가 하지 않은 게 한 일로 퍼지는 일은 덜 하니까
가장 연예인으로서의 삶에 익숙할 탄소. 막상 보면 사생활이라는 게 없을 정도로 투명하게 보여주는 게 많거든요.
학창시절 사진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가족에 관한 게 아닌 이상 다 알려졌다고 볼 정도로. 멤버들 이외의 인간 관계라거나 비활동기의 일상. 본가의 내부. 그러니까 김탄소로서 보내는 하루에 존재하는 것들.
탄소: 사생활이라는 게 있어본 적 없어서 굳이 지켜야한단 생각이 안 들어 그거 지키려다 더 망한 적만 있어서 ...사실 너네가 왜 그렇게 무대 위와 아래의 간극에 집중하는지 이해를 못했어 아직까지
그랬던 누나가 킨과 김탄소의 구분이 생길 것 같다 말하다니. 남준은 무척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탄소: 태형아 니네 형 되게 멋있는 사람이야 평생 한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을 뒤집었잖아
태형: (힝)
탄소: 김석진이 내 마지막 첫사랑이면 김남준은 그걸 망치지 않도록 날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이거지
밝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나름의 고마움을 표현하니까 뭉클하네요. 그래서 팔을 뻗어 안기라는 제스처를 보였습니다. 못말린다는 표정으로 안기는 탄소. 태형도 같이 껴안고 꺄르르 웃는 걸 보니 정말 지금을 좋아하게 되었구나 싶어요.
탄소: 아이돌 킨은 진과 동료지만 김탄소는 김석진 예비신부, 완전 구분 가능
남준: (와장창)
역시 감동은 한 순간에 불과한 찰나입니다.
탄소: 걸그룹 노래 다 좋은데 오늘은 마지막처럼이 딱인 기분이야
석진: 왜?
탄소: 거짓말처럼 키스해줘 내가 너에게~ 마지막 사랑인 것처럼!~ (들썩들썩)
석진: 알았어
탄소: ...어?
석진: 뽀뽀해달라며
탄소: 저, 저기, 김석진씨 잠시만요 브레이크 고장난 것도 아니고 왜 이래!?
걱정할 일도 없겠다, 탄소가 정말 사랑하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아 덩달아 홀가분해진 석진. 흥얼거리는 가사에 진심으로 받아치네요.
탄소: (영혼 가출)
정국: 누나 얼굴이 왜 그래요?
탄소: 아아아악!!!
정국: (화들짝) 뭐, 오, 왜, 왜 그래여!
탄소의 비명을 들은 석진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석진: 날 너에게 던지면 너는 날 꼭 잡아줘 세상은 우릴 꺾지 못할 테니까 (흥얼흥얼)
지민: 형도 누나한테 물든 거예요?
석진: 그런가, 탄소랑 같이 있다보니까 입에 붙었나봐
지민: 영 수상한데...
마지막처럼. 멤버들 사이에서 탄소의 주제곡이 아닐까 싶은 가사에 본인 스스로 걸그룹 가사의 의인화라 말하니 어느 순간 탄소의 전화 벨소리는 마지막처럼이 되었습니다.
원래보다 촐싹거리는 누나에게 윤기는 으,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막상 잘 놀았죠.
탄소: 가만 보면 민윤기 얘가 아닌 척하면서 나랑 코드가 맞는다고
호석: 형이 들으면 아니라고 질색할 걸요
탄소: 휴 그러거나 말거나 난 타격 없는 거 알잖니
호석: 뭐... 그러니까 이 팀에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는 거겠지만...
탄소가 장난을 치면 그걸 스킨십으로 받아치는 석진. 노래 가사에 입술 도장 받은 처음은 얼굴이 새빨개지던 탄소였는데 둘이서만 있을 때 생긴 습관에 익숙해졌다고 하네요.
호석과 수다를 떨던 중 지나가는 석진의 팔을 붙잡고 거기에 고개를 기대어 사르르 웃는 것만 봐도 둘 사이 스킨십이 무척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음이 보입니다.
탄소: 석진아 53 71 23 92
석진: ? 그게 뭐야
그렇게 예쁘게 웃으면서 가끔 암호 같은 말을 하기도 하고요.
석진: 53 71 23 92? 이게 뭘까
정국: 누나 요새 원소기호 어쩌구하던데
남준: 원소기호? 원소기호... 원소기호... 아!
석진: 뭔데? 알 것 같아?
남준: 53은 I, 71은 Lu, 23은 V, 92는 U ...이거 아이 럽 유네요 형
짜게 식은 동생들을 보며 멋쩍게 웃은 석진이 내심 좋아합니다.
과학과 수학. 흔히 말하는 이과 과목에 대해 전생의 원수라 말할 만큼 피하는 애가 이런 말장난 같은 고백 한 마디 더 해보려고 이것저것 찾아봤을 생각을 하니 귀엽고 반칙 같아서요.
지민: 누나 귀엽다고 생각 드는 순간 망한 거 알아요? 절대 귀여운 얼굴이 아닌데 귀여워서, 막!
석진: 그러게 너 어떡하냐 탄소 귀여운 거 다 알면서도 좋아할 수가 없어서
지민: (으)
석진: 근데 나도 어떡하냐
지민: 왜요?
석진: 동네방네 탄소 남자친구 나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건 김석진 입장이 그런 거고 방탄 진은 킨을 그냥 동료로 생각하니까
애가 어른이 될 동안 내가 애처럼 변한 것 같다. 걔는 정말 사람을 흔드는 데에 탁월한 재능이 있어. 안 그래?
석진: 근데 또 그렇게 휘둘리는 날 알면서도 반하게 되니까 이거 뭐 어쩔 수가 없다
지민: 형 지금 표정이 되게 좋아보여요
석진: 질투 나?
지민: 아니요 행복해보여서 좋다고요
석진: 탄소가 말하더라
지민: 뭐를요?
석진: 정국이가 자기는 형과 누나의 집합체라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자기도 자길 좋아해준 사람들이 지금의 자기를 완성시켜준 것 같다고
너한테 미안하고 고마운데 표현은 안 할거래. 자기 좋아해줘서 고맙고, 계속 남아줘서 고마운데 그렇게 되도록 만든 환경을 바꾸어주지 못한 게 미안해서.
생각할수록 억울한 건 너였던 것 같다고. 고백조차 자기 마음대로 못한 애한테 너무 심하지 않았나, 그렇대. 그래도 너를 만나 좋은 일이 더 많았는데.
석진: 윙즈 때 탄소 개인곡이 레플리 말고도 후보가 더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어려웠던 게 아포리아라는 곡이래
지민: 들어본 적 없는데 형만 아는 거예요?
석진: 힘들게 만든 거라 들려주는 게 용기가 필요해서 이제야 보여준다고, 일단은 나만 알려줬어
아포리아. 막다른 골목. 해결되지 않는 난제.
하나의 의문에 대해 서로 모순된 두 개의 결론이 나오는 일.
석진: 나중에 정국이 유포리아 나오고 보니까 발음이 비슷해서 놀랐다는데 들어보니까 네 얘기 같기도 하고 내 얘기 같기도 하고
지민: ... ...
석진: 다른 애들이 듣고 뭐라 생각할진 모르겠어 근데 난 너랑 내가 조금만 달라졌어도 지금 입장이 바뀌었을 거라 생각하거든 그래서 가끔은 널 보면... 기분이 이상해
지민: 형 제가 이런 말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누나는 아무리 그래도 형 좋아했을 거예요
싫어하는 행동만 하고 좋지 못한 기억만 있었어도 좋아하게 되었을 거예요. 지금처럼, 결국 형이었을 걸요.
지민: 그래서 전 이제 정말 아무렇지 않아요 아직 누나가 귀엽고 예쁘고 그렇긴 한데 그건 사실 누나랑 친하게 지내면 당연히 느껴지는 것들이고... 형이 절 보면 기분이 이상하다 그랬는데 전 반대로 가끔 형이 절 보면서 누나가 형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조금은 이기적이라 생각될 만큼 비교하며 실감했으면 해요 둘이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진심인지 더 알게 되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두 사람 다 나한테 너무 좋은 형이고 누나인데, 둘이서 예쁘게 행복하게 잘 지내면 정말 나한테도 좋은 일이 아닐까.
윤기 형이나 남준이 형이 그랬단 말이에요. 자기 걸 온전하게 가져보고 욕심낸 적 없을 누나가 형은 놓치지 않으려고 다쳐도 김석진, 울면서도 김석진, 그냥 모든 만사에 형 이름을 먼저 부른다고.
지민: 저한테 괜한 걸로 심란해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연애해요 누나랑
보는 내 마음도 그래야 좀 편해지죠.
탄소: 왜 이렇게 안아줘?
석진: 너 너무 좋아서
탄소: 지민이랑 또 궁상 떨었구나
석진: 궁상이라니 (딱콩)
탄소: 아프잖아!
석진: 아파도 돼, 이 정도는
탄소: 와 김석진 이 사람이 아주
석진: 사랑해
사랑은 오래 전부터 했는데 말 그대로 사랑한다는 표현이 순수해지는 게 한참 걸렸어.
앞으로 싸우지 않을 것 같다 확신은 안 드는데 그래도 헤어지지 않을 거란 생각은 들어.
석진: 우리 오래 연애하고 늦게 결혼할 건데, 그때까지 나 예뻐해줘
탄소: 나도 사랑해
앞으로 오래 오래 사랑할게. 더 잘하고, 남들 눈에는 좋은 친구처럼 잘 할게.
평생 손에 물 묻히지 않겠다고 약속하진 못하지만.
탄소: 내 손에 더 묻히면서 지내도록 할게
석진: 그거 내가 해야 하는 말 아니야?
탄소: 뭐 어때 사랑하는데 그런 거 따지는 거 아니야
이걸로 해서 다 끝난 게 아니지만 너랑 같이 있고, 또 같이 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네가 날 그렇게 만들었어. 괜찮을 거라 믿도록 했어.
내일도 모레도 널 보면서 믿지 않던 것들을 믿어볼게. 고마워, 내 곁에 와줘서.
아무것도 믿지 않던 내가 의지할 곳이 되어주어서. 믿게 해주어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줘서!
16.12.11 ~ 20.05.17
방탄 홍일점 글에 왜 남주 김석진 없냐
~
방탄 홍일점 글에 남주 김석진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