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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에 빠진 자몽 님

늘그자리에 님


[샤이니/종현] INSPIRATION 下 | 인스티즈



[샤이니/종현] INSPIRATION 下




w. 웰치


일요일이였다. 예전같았으면 다음 날이 월요일이라는 생각에 지쳐 집에 드러누워 있거나 짧게 음악 공부를 하는 게 전부인 무료한 날들이었을텐데, 요즘은 즐겁기만 하다. 매주 주말에는 종현씨와 함께 음악 얘기를 하는데, 전문 용어를 술술 내뱉는 그 모습이 정말 프로다워 멋있어 보일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이렇게 만남을 이어간 지 어느새 2주가 흘렀다. 오늘도 즐겁기를 기대해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어, OO씨 왔어요?"

"네. 그 전에 데모 주셨던 곡 가사 살짝 써왔는데."

"어이쿠, 주세요 주세요."





내가 건네 준 노트를 훑어보며 작사는 원래 반반 하려했는데, OO씨걸로 넣어도 좋을 것 같은데요? 하며 나를 웃으며 쳐다봐주는 종현씨에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에 내가 어떠한 모습으로 그에게 비춰졌을지는 몰라도 하루하루 갈수록 인정을 받는 기분이라 열정이 샘솟았다.




"우리 이제 팀하기로 결정된 거 맞죠?"

"네, 뭐 대략적으로는!"



드디어 소원 하나를 이뤘다! 나와 잘 맞는 사람과 버스킹하기가 버킷리스트 1순위로 꼽을 정도로 나에게 정말 중요한 소원이였기 때문에 정말 행복했다.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종현씨에게 다른 질문을 던졌다.



" 그럼 우리 이제 말 놓을 때 되지 않았나요?"

" 그렇네요. 그럼 그럴까? 이제 소원 풀었어?"

"무슨 소원! 누가 보면 안달났던 걸로 보겠네."



사실 안달났었다. 어느 사람이던간에 불편한 건 딱 질색이거든. 말을 놓자 공기마저 편안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종현씨, 아니 종현 오빠와 내가 쓴 가사에 맞춰 노래를 불러 보았다.



"여기, 이 부분 수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떻게?"



진지하게 눈도 맞춰가며 곡을 차차 수정해나갔다. 둘이 버스킹 무대를 꾸밀 수 있을 날을 떠올리면서. 이러니 하루가 즐겁지 않겠는가! 꿈꿔왔던 음악 생활을 그대로 이루는 생활에 점점 달콤하게 물들여져 갔고, 이런 행복이 이제는 삶의 일부마냥 당연히, 또 익숙하게 느껴졌다.





-




작업을 한 지 5주째 되는 날, 곡 작업이 끝났다. 버스킹 무대를 같이 꾸밀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게 실감이 나자 조금 걱정되었다. 종현 오빠는 주기적으로 무대를 가졌지만, 나는 내킬 때 잠깐 한 두번 나간 경험이 전부라 너무 떨렸다. 그런 내 속사정을 털어놓자, 살짝 웃으며 머리를 헝클어뜨리더니, 자기 공연할 때 연습삼아 노래를 같이 부르자는 제안을 해왔다. 역시, 역시 김종현. 사람 정말 잘 만난 듯 싶다.




그렇게 수요일, 홍대 광장. 오빠는 자연스레 앰프와 기타를 연결하고 마이크, 스피커 등 복잡해 보이는 장치를  능숙히 설치했다. 그러고선 돌화단을 의자 삼아 살짝 걸터 앉았다. 아직 아무도 우리 앞에 서 있지 않았지만, 오빠는 눈을 감고 부드럽게 목소리를 내었다.



"내일쯤 힘내면 돼- 아니 너 모레쯤이라도 돼-"



내일쯤. 오빠의 부들부들한 목소리가 잘 드러나는 곡이였다. 오빠를 처음 만났을 때 이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옆에 살짝 떨어져 앉은 채 오빠를 넋 놓고 쳐다보는데, 노래 소리에 이끌린 사람들이 점점 모이기 시작한다. 또 데자뷰처럼 연상되는 첫 만남의 기억에 살짝 웃음이 새어나왔다.



"네, 모두 안녕하세요- 김종현이에요! 몇몇 분들은 낯익기도 하네요. 와주셔서 오늘도 정말 감사해요."



오빠가 두 손을 모아 인사하자, 사람들이 그를 환영해 주듯 박수로 화답했다.



"오늘은 제 지인이랑 같이, 무대 할거에요. 이리 와, OO야."

"아, 응."

"목소리가 정말 예쁜 친구에요. 홍대 버스킹은 오늘 처음이구요."

"아, 안녕하세요! OOO입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노래하는 건 처음이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등장한 나에 모두들 놀라신 듯한 눈치였지만, 이내 나에게도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손에 묻어나오는 땀을 닦고 공연을 시작했다. 열심히 불렀다.



"말해볼까 말할거야- 오늘같이 날씨가 화창한 날에-"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밴드, 우쿨렐레 피크닉의 노래를 이렇게 부르게 될 줄 정말 몰랐다. 잔잔한 라이브카페에서 기타를 치며 부르고 있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내 목소리를 듣고 웃음지어 주는 사람들을 보며 날아갈 듯 즐거웠다. 재밌었다. 종현 오빠가 몰려드는 인파에 더 즐겼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기도 했다. 누가 본다면 숟가락만 올려놨다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르지만, 뒤에서의 내 노력을 알았다면 그런 말도 못하겠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무대 내내 떠나지 않았다. 단지 길거리 가수뿐일지라도.




-




"오늘 진짜 재밌었다."

"좋지? 잘하는데 뭘 걱정을 해."

"난 아직 나를 못 믿겠어서-"



농담따먹기를 하며 즐겁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뒤에서 나를 툭툭 치는 손길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남자 분이 한 분 서계셨다. 종현 오빠보다 키가 조금 (많이) 컸는데, 기분이 조금 나쁜 듯 살짝 나를 끌고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



"아까, 공연. 아, 이름 뭐였더라. O.. O.."

"OOO가요. 맞아요."

"아 맞다, 죄송해요. 아까 공연 진짜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목소리 정말 예쁘시더라구요."



종현 오빠처럼 웃는 게 예쁜 남자였다. 만화에 나올 법한 미소년상이였다. 정말, 정말 잘생겼었다. 이런 남자한테 길 가다가 이런 것도 당해보고! 오늘 하루 정말 잘 보낸 듯 하여 또 광대가 슬슬 올라오려했다. 자기를 최민호라고 소개한 뒤 번호 좀.. 이라고 물어오는 남자 분에 웃으며 핸드폰을 받으려는 찰나, 종현 오빠가 그의 손을 쳐냈다.




"저희가 지금 가봐야 해서요."

"아, 지금 받으려고 하셨는ㄷ"

"OO야, 우리 곡 끝내야지."

"다 끝냈ㅈ,"

"조용히 하고 따라와, 빨리."



그 남자를 째려보며 내 손목을 끌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를 끌고 갔다. 심통나 보이는 종현 오빠를 툭툭 치면서 왜 그러냐고 물었다. 아무 말 없이 나를 쏘아보는 종현 오빠가 의아했다. 곡도 끝났는데, 왜 이렇게 황급히?



"좋냐? 나보다 잘생겨서 좋아?"

"뭐?"

"나보다 키크고 잘생겨서 좋냐고. 돈도 많아 보이더라. 흥."



아, 설마. 설마 질투하는 거야 우리 현이 오빠? 귀엽게 투정부리는 종현 오빠를 보며 또 스물스물 광대가 올라오려했다.



"오구오구, 오빠 심통나쪄? 질투하는 거야~?"

"얜 또 뭐래. 뭔 질투야."

"내 남자친구도 아니면서 질투를 왜 해?"

"아, 그건. 아몰라! 질투 아니라 나보다 키커서 자존심 상해서 그래. 절로 가!"

"아웅, 왜 그러는데-"

"아무것도 아니라고!"




얼굴이 시뻘개져선 나를 툭툭 쳐내는 종현 오빠가 너무 귀여웠다. 안 좋아할 수가 없다니까. 아니, 물론. 오빠로서!




-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반주도, 내 실력도, 팀명도 모두가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이제 남은 건 오늘. 내가 정식으로 종현 오빠와 한 팀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서게 되는 첫 번째 공연. 종현 오빠의 공연에 잠깐 같이 섰던 날보다 몇 백배는 설레서 전날 밤을 설쳤다.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역시 홍대에는 사람이 많았다. 광장에도 놀이터에도 바글바글. 사람이 없는 한적한 길가에 자리를 잡아 오빠를 도와 장비들을 설치하고 마이크를 켰다. 두근두근대는 심장박동이 마이크를 타고 스피커로 크게 울릴까 걱정될 정도로 긴장되었다. 손은 이미 땀으로 흥건해져 있었다. 한껏 멋부려 입은 스키니진에 슥슥 닦고 손가락을 이리저리 조물댔다. 그런 나를 보고 옆에 앉은 종현 오빠가 손을 꽉 잡아주었다. 따뜻해.




"하던대로 해. 잘할거야."

"알았어."





첫 곡이 시작되고 떨리는 내 목소리가 공중으로 퍼져나갔다. 종현 오빠의 목소리가 익숙한 듯, 여자들이 앞을 메워갔고, 여자보컬인 나를 보더니 남자들도 호기심에 찾아온 듯 보였다. 이내 박자를 맞추는 박수소리가 점점 커지고 공연을 하는 우리 주위는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 기분이 좋아졌다. 애드리브까지 해가며 정말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상쾌한 마음으로 첫 곡을 끝내자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팀으로 처음 인사드립니다. 인스퍼레이션입니다."

"안녕하세요-"




새로운 이름으로 소개하는 우리 둘의 모습에 사람들이 환영해주듯 환호성을 질렀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화답하는 종현 오빠에 나도 활짝 웃음을 보였다. 인스퍼레이션. 영감을 뜻하는 단어. 항상 서로의 영감이 되어주고, 서로에 대한 가사를 쓰고, 곡을 쓰는 우리 둘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철없는 나를 끌어준 오빠, 이렇게 무대 설 수 있어서 너무 기뻐. 앞으로도 이 행복이 쭉 이어지길 바라.





♡짧은 번외♡

"야 촌스럽게 센세이션이 뭐야-"

"스피릿 보이스? 웹툰이냐?"

"영혼의 목소리. 멋있구만!"

"뭐래. 인스퍼레이션이 백 배 나을 듯. 영감."

".. 오, 좋아. 난 좋은데?"




장난으로 뱉은 한 마디를 또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이 오빠는 다 좋은데 이게 좀 문제라니까. 팀명. 의견이 분분했다. 우리는 가끔 서로를 보면 퐁, 하고 생각이 막 떠오르는데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가 영감(靈感) 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짧고 예쁜 단어였다면 좋았을텐데. 고만고만한 이름들로 싸우다, 결국 인스퍼레이션으로 정했다.




"OO, 잠깐만. 나 또 악상 떠오름. 나 천잰가?"

"어이고, 꼴깝을 떨어요."

"남자친구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냐. 애교가 없어 무슨."


남자친구. 그래, 남자친구. 저번에 최민호 분을 기억하시는가? 종현 오빠의 질투를 불러 일으키게 했던 그 고마운 분! 그 날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




-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옆자리 앉은 종현 오빠 얼굴이 잔뜩 빨개진 채 심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괜히 손으로 오빠 볼을 한 번 꼬집었는데 몸을 크게 움찔거리더니 고개를 팩 돌려 나를 쳐다본다.




"아구, 진짜 이걸-"

"아우우으으- 아프어-"



내 양볼을 잡아늘리더니 또 살짝 미소짓는다. 그게 또 너무 잘생겨서 나도 그냥 베시시 웃어버렸다. 그렇게 눈을 맞추다 오빠가 손을 확 놓아버리더니 정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괜히 어색해진 분위기에 나도 헛기침만 하며 창밖을 바라봤다.




어색한 공기를 유지한 채 버스에서 내렸다. 다시 종현 오빠의 작업실로 향하는데 자연스레 오빠가 손을 잡아왔다. 따뜻한 느낌이 싫지 않아 그냥 가만히 땅만 보고 걸었다. 그러다 종현 오빠가 말을 걸어왔다.




"우리 둘이 목소리는 진짜 끝내줘. 그치?"

"그건 그래. 근데 뭐야 갑자기?"

"나 너 목소리 가질래. 예뻐."

"누구 맘대로?"




저렇게 아무런 변화없이 예쁘다, 갖는다 하면 반칙입니다. 이 오빠 사람 설레게 하는데 뭐 있어 진짜.



"나 그럼 오빠 작곡노트 가질래."

"어쭈, 넌 누구 맘대로?"

"내 맘대로. 오빠도 하나 가진다며."

"너 이제 내껀데 뭐가 네 맘대로야."

".. 뭐?"

"목소리 가졌으니, 주인도 내꺼지~"



진짜 이 오빠 뭐지? 이렇게 막무가내로 하는 게 어딨어. 제대로 된 고백도 안하고. 다짜고짜 내가 자기꺼라는 둥 떠들어 대는 오빠의 한 쪽 볼을 잡아 늘렸다. 아프다며 놓아달라는 오빠를 째려보았다.




"야 너 나 좋으면 좋다해."



.. 방금 엄청 멋졌어, OOO!



"노코 애기해! 아! 아-"

"놓았으니까 제대로 대답해. 안 그러면 니꺼고 뭐고 없ㅇ-"

"말이 뭐가 필요해."




곧바로 내 양 볼을 잡고 부드럽게 입을 맞춰오는 종현 오빠. 우린 종현 오빠 작업실 아래 가로등 불빛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키스를 나누었다. 부드럽게 내 혀를 옭아매어오는 오빠를 끌어안았다. 기분 좋은 밤이였다. 앞으로도 이 사랑이 쭉 이어지길 바라. ♡




****


또 한 편의 글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인스퍼레이션은 대충 틀만 잡고 세세하게 잡질 않아서

바로바로 쓰느라 조금 어색한 감이 있는 것 같네요ㅠㅅㅠ

그래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보내세요! 더 좋은 글로 오겠습니다!



+ 기범이 글 소재는 무엇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갈피를 못잡겠슴다 아직 창의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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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어어어엉ᆞ으으으으으으 번외
설레쟈나 ㅠㅠㅠㅠ
내일쯤 노래도 진짜 좋은데
빙의글 많이 써주세요 ㅎㅎㅎ

9년 전
웰치
네네! 열심히 좋은 글로 올게요♡
9년 전
독자2
초코에빠진자몽이에요ㅎㅎ
으어엉 너무 달달한거 아니에요?!
너무 설레서 쥬금♡ o<-<
앞으로도 좋은글 써주세요ㅎㅎ

9년 전
웰치
허헝 감사합니다! 더 좋은글로 올게요~♡
9년 전
독자3
어어어ㅓㅇ ㅇㅇ종ㅇ현아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설레요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웰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더 좋은 글로 올게요 :)
9년 전
비회원143.139
'늘 그 자리에'예요! ㅇ엉어어 너무 달달해요ㅠㅠㅠㅠㅠ이건 참 옳은 글이군요ㅠㅠㅠ앞으로도 예쁘게 잘 써주세요~♥ㅎㅅㅎ
9년 전
비회원199.61
와 이거 성지글 종현 인스퍼레이션 많이 사랑해주세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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