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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시점)
으아, 더워… ! 잠에서 깨보니 목까지 이불이 덮혀있었다. 여름에 이불 덮는거 제일 싫어..
이불을 침대 밑으로 팍! 걷어차고, 가만히 눈을 감고 손만 파닥파닥. 으.. 좀 낫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 거실로 나가니, 기성용이 베란다에 서있다. 뭐해 저자식…
게슴츠레 녀석을 보고있는데, 녀석이 내 앞으로 와 내 머리를 정리해준다. 머리를 슥슥 만지는 게 은근히 기분좋다.
그렇게 가만히 느끼다가 생각났다. 어제 일.. 사과해야겠지. 이번엔 꼭 성공하겠어! 이용대 필살기! 이용대 아련함과 공격력(귀여움)이 100 상승!
"어.. 어제는 미안.. 술마시고 전화해서 귀찮게 한 것도 미안.. 성용아 진짜 미안해"
필살기까지 써가며 사과를 했는데, 돌아오는 반응은 괜찮다는 말과 웃음, 그리고 쓰담쓰담.
에이…, 이게 뭐야! 너무.. 좋잖아! 으허헣.. 얘 왜 이리 잘생겼니. 눈정화된다 진짜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이런저런 므훗한 생각을 하고있는데, (혼자 므훗한 생각을 하며 귀는 빨개졌는데, 자각을 못하네요. 이용대 바보!)
형?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모르게 움찔. 내가 생각한 거 들킨건가...!
그렇게 혼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이 놈이 한번 더 불러온다. 에이씨.. 화제전환! 화제전환을 해야 해..
"하..하하하하! 성용아, 아침먹자 아침. 뭐 시켜먹을까. 하핳하하"
"집에 먹을 거 없어요? 시켜먹는 거 안 좋은데."
"요리 잘 못해서.. 음.. 돈까스? 돈까스 먹을래 성용아?"
"그래요. 돈까스먹지, 뭐."
아, 자연스러웠어 이용대. 흐흐흫ㅎ 혼자서 뿌듯해하며 헨드폰으로 기분좋게 치즈까스 두개를 시키고 성용이를 봤는데.. 얘 또 왜 정색질이야..
"용대야."
이 새끼 또 반말.. 화를 내야겠는데.. 무서워.. 엄마..
"..응?"
"모르는 사람한테 애교부리지마요."
그리고 나를 보면서 알았죠? 씨익 까지... 아, 나 왜 이렇게 떨려… . 얼굴도 빨개진 거 같고.. 미치겠다 이용대
차가운 손으로 얼굴을 식히고 있었는데, 기성용 저 놈이 한번 씩 웃고서는 쇼파로 가버린다.
아 쪽팔려!! 괜히 혼자 이러는 것 같아 더 쪽팔린다. 으이이…
찬 물로 이 쪽팔림을 날려버리겠어!! 부엌으로 휘적휘적 걸어 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어 벌컥벌컥.
아.. 그나마 좀 난 것 같다. 얼굴도 이제 안 빨간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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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시점)
나름 멋지게 한다고 하긴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엄청 쪽팔린다 이거.
내가 진짜 왜 그랬지.. 쇼파에 앉아서 때 늦은 후회를 하다가 정신을 차리니, 엄청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있다.
이러다가 이용대랑 어색해지는거아냐? 이런 씨.. 부엌에 있는 이용대한테 가려고 일어섰는데, 때 마침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타이밍 죽이네
컴이 고장나서 오빠 노트북으로 급하게 올려요ㅠㅠㅠㅠ
오빠가 꺼지라네요ㅠㅠㅠ 이상한데서 끝내서 죄송해요 내님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릉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