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유명했다. 중학교 때는 목소리도 전보다 훨씬 굵어지고 운동을 해서 그런지 또래들보다 체격도 꽤 커서 인기도 많았다. 그리고 고등학생인 지금은 인기가 아주 그냥 아이돌이다. 김여주가 왜 이렇게 세세하게 아냐고? 그야 뭐 뻔하디 뻔한 클리셰가 이들에게도 설정되어 있다. '옆집 살던, 어릴 때부터, 부모님들끼리도, 아주 친한 친구'
1.
"야아 김여주, 일어나라."
분명히 초등학교 때까지는 내가 쟤를 깨워준 거 같은데 이제는 쟤가 깨워준다. 너 오능 아치메 훙령 엄썽? 칫솔을 입에 물고 웅얼웅얼 물었다.
"아니? 나 러닝까지 다 뛰고 왔는데. 아아,오늘 아침에 수영장은 안 가. 대신 오늘 나 늦게까지해서 니랑 같이 못 옴."
라며 묻지도 않은 티엠아이까지 줄줄 말해준다. 자연스럽게 우리집 쇼파에 앉아 씨리얼 퍼 먹고 있는 윤도운을 쳐다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빨리 안 하면 윤도운한테 잔소리 듣는다. 아침부터 듣기 싫으니까 빨리빨리 해야한다. 양치를 후다닥 끝내고 교복까지 갈아입었다.
"나 준비 다 했어!!!"
아 시끄러. 목소리 한 번 진짜 크네. 정말 질린다는 표정으로 내 입술을 살짝 당겼다가 놓아주는 윤도운이다. 여기서 더 떠들면 진짜 잔소리 폭탄이다.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2.
'00:26' 시계 보니까 윤도운 훈련이 끝날 시간이다.
'돼지 집 들어감? 오늘 내 없다고 무서웠겠네.' 나보다 공포영화는 더 못 보는게, 겁은 오지게 많은게 또 센 척은 오지게한다.
'지랄. 나 오늘 원필이랑 같이 옴. 누나 걱정은 ㄴㄴ' 답장을 보내고 전원을 끄려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윤도운이다.
"왜?"
"왜 김원필이랑 같이 와? 니네 언제부터 친했다고?"
"아 같은 아파트 사는 애랑 같이 오는 게 뭐가 이상하다고."
맞는 말 하면 또 조용해진다.
3.
야자가 끝났다. 기분이 좋다.
진짜 해 뜨기 전에 학교 와서 해 지고나서 집에 가니 우울해진다.(방금까지 기분 좋다고 했으면서) 혼자 기분이 좋았다가 축 쳐졌다가 난리 부르스를 치면서 1층으로 내려왔다.
"귀찮아. 그리고 니가 다 말려주는데.뭐하러 드라이기 쓰냐."
능글스럽게 웃다가 치마만 입은 내 다리에 자기 후드집업 벗어서 허리에 둘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