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30일 나는 대천 해수욕장에서 40분 배를 타고 삽시도라는 섬에 왔다. 사람 많은 바다가 아닌 사람 많지 않은 섬으로 휴가를 왔다. 친구 한명과 둘이서. 펜션 아저씨의 차를 타고 펜션에 도착해서 나는 곧장 튜브를 불고 바다로 갔고 친구는 어제까지 야근을 하느라 피곤하다고 1시간만 자고 뒤따라 간다고 했다. 나는 평소 눈이 나빠 안경이나 렌즈를 끼고 다니는데 예전에 바다에서 큰 파도와 함께 튜브가 뒤집히면서 안경을 잃어버린 이후로 바다에서는 그냥 생눈으로 논다. 사람 얼굴도 가까이서 봐야 누군지 알 수 있는 정도지만 반경 1미터는 잘 보여서 큰 문제는 없었다. 4년만에 온 바다라 친구가 곁에 없이 혼자여도 튜브를 타고 파도를 탔다. 그렇게 정신없이 놀고 있는데 파도에 떠밀려서 어느순간 발이 땅에 닿지 않았다. 그때 정말 무서워서 거의 정신줄을 놓았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큰 파도가 나를 덮쳐 튜브가 뒤집히고 말았다. 튜브는 이미 내 옆에 없었고 허우적허우적 거리며 바닷물을 연거푸 마셨다. 코로 입으로 아주 많이. 이러다 죽는게 아닌가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안아 올렸다. 분명 내 옆엔 아무도 없었는데.. 아 내가 시력이 안 좋아서 못 본 것일수도 있다. 근처에 남자 무리가 하나 있었으니까. 누가 날 도와줬는지 그 얼굴을 보았다. 그런데....내가 죽다 살아나서 헛것을 보고 있나..? 아니면 죽어서 천국에 왔나...? 헷갈렸다. 그 얼굴은 다름아닌 내가 좋아하는 그룹 빅스의 차학연이었다. 내가 눈을 크게 뜨고 빤-히 바라보자 차학연이 "왜 키도 작으면서 혼자 깊은 곳까지 들어갔어요? 나 없었으면 큰일날뻔 했잖아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아, 이건 현실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덕심이 살아나 '와...역시 빅스..빅스 내 최단신인데도 내가 발 안닿아서 죽을뻔한 곳에 그냥 서있네..' 생각하며 "옆에 저거 다 빅스에요???????" 차학연에게 소리쳤다. 그리고 입을 막고 울었다. 죽을뻔하다 살아났다는게 기뻐서가 아니라, 무서워서가 아니라, 다름아닌 차학연이 지금 바로 내 눈앞에, 시력이 안좋은 나에게도 이렇게 잘 보일만큼 코앞에 있고, 나를 공주님 안기 자세로 안고있고, 차학연의 단단한 몸이 그와중에 느껴졌고, 저 옆에있는 남자 무리는 다름아닌 빅스일 거라는 확신에. 모래사장까지 나를 안고가 내려주고는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하곤 "펜션 어디에요? 이 앞에 그린하우스 맞죠? 데려다 줄게요. 업혀요." 와.......이게 꿈인지 생신지... 그렇게 차학연의 등에 업혀 펜션으로 돌아와 "고마워요ㅠㅠ 저 사실 빅스 팬이에요ㅠㅠ 너무 행복해요ㅠㅠㅠㅠㅠㅠ" 오열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그리고 차학연은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나는 방에서 자고있는 친구를 깨웠다. 그리고 말했다. "야. 우리 오늘 다시 서울가야돼. 어차피 여기있어봤자 바다에서 못놀거니까." "응...?아 그게 뭔소리여..." 아직 비몽사몽한 친구에게 "지금 여기 빅스 와있다고. 편히 잘 놀다가게 우리가 자리 비켜줘야지. 그냥 가자." "뭐...??????? 야 너 미쳤어???? 그럼 당장 가서 다시 보고 같이 놀던! 얼굴을 훔쳐보던! 뭘 해야할 거 아니야!!! 너 맨날 빅스얘기만 하면서!!!! 지금은 왜이리 멍청해??!!" "친구야....진정한 팬이란 내가수가 행복하길 바라는거야. 내가 거기서 찝적대면 빅스 얼마나 불편하겠니.. 안그래도 사람 없는 섬으로 놀러온 것 같은데" "그래...니가 그렇다면...근데 그럼 우린 어디서 노는데..?" "캐리비안 베이 가자. 내가 쏠게. 빕스도 가자!!" "오케이 협상 끝. 근데 좀 어이없고 그렇다..? 너 친구 잘만난 줄 알아. ...근데 나도 빅스 실물로 한번 보고싶다..." "안돼 친구야. 빨리 가야 배 탈 수 있어. 가자가자" 비록 펜션 하루 숙박비를 포기하고 내 튜브를 잃어버리긴 했지만, 너무 행복한 휴가였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을 못 본 아쉬움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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