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애인이 있고, 원나잇을 했다
w.1억
"아주 미친놈이구만.. 넌 그런 새끼랑 왜 3년이나 만나냐? 나같으면 진작에 헤어졌다고."
"정으로 만나는 것 같아. 이젠 그냥 아무 생각도 없어."
"정으로 만나는 거면 정을 떼! 아니 그딴 새끼한테 어떻게 정이 아직도 남아있지?"
"…애가 막 못돼도 막 미친듯이 못 된 애는 아니잖아."
"…나이도 우리보다 4살은 더 많은 새끼가 철이 안 들었어. 하여간.."
혜윤이는 내 남친을 싫어한다. 장동윤이라는 남자친구를 3년동안 만나면서 모든 스토리를 혜윤이가 다 알기 때문에 혜윤이는 내 남친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극혐해 한다.
혜윤이랑 둘이서 술이나 마시고 있었을까, 술 마시는 사람들은 꽤나 많았고..헌팅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그 모습이 신기해서 턱을 괸 채로 보고있으면 혜윤이가 박수를 한 번 치고 말한다.
"야 우리도 남자껴서 술 마시자! 합석 하자고 하즈아!"
"야 에바."
"왜 에바?? 정동윤은 이보다 더 미친 짓도 했잖아!! 왜 너는 안 되는데?? 왜?? 걔는 되고, 너는 안 돼? 그냥 놀자 오늘만! 어? 그 쓰레기도 이해 할 거야!"
"…에바야.."
"야! 바람피는 것도 아니고! 같이 술만 마시는 건데!!"
"…그래도 알면 엄청 지랄할 걸.."
"지랄 하라 그래! 어차피 너네 맨날 싸우잖아."
"……."
"콜? 오늘 하루만! 놀자! 어?"
"…하 -_-.."
"내가 완전 좋은 걸 발견했거든."
"…뭘?"
혜윤이가 한참 옆을 턱짓으로 가리키기에 그쪽을 보니.. 나는 벙찌고 말았다.
혜윤이가 '저 남자 잘생기지 않았냐?' 하는데..
"나 그 누나랑 전화 좀 하고올게."
혜윤이가 잘생겼다고 가리키는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 사람과 함께 앉아있던 사람에게 눈이 갔다.
"……."
사람 뒤에서 후광이 난다는 게 진짜 이럴 때 쓰이는 말인가. 꽤나 잘생겼다. 저 사람과 자면 무슨 느낌일까 생각이 들었고, 나는 미쳤다며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술에 잔뜩 취한 건 맞는데. 기억은 다 난다.
'…….'
어제 둘 다 술을 엄청 마시고 모텔에 갔고, 이렇게 먼저 저 남자가 키스를 하고.. 결국엔 사고를 쳐버렸다.
"혜윤이랑 술 마셨다더니.. 완전 넋이 나갔네. 얼마나 정신이 없으면서 옷도 안 갈아입고.. 어제 입은 옷 그대로 나왔냐?"
"아, 그러니까.. 오늘 너무 피곤하다. 점심만 먹고 들어갈래."
근데 있잖아. 장동윤 저 새끼는 도대체 나 몰래 다른 여자랑 섹스하고 어쩜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나는 이렇게 찔려서 미칠 것 같은데. 쟤도 참 대단하다 진짜...
"웬일이냐? 나 만나기만하면 좋아 죽으려고 하면서 안 보내주더니."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장동윤을 너무 너무 좋아한다. 3년을 사귀면서 쟤가 나한테 욕을 해도, 다른 여자랑 키스를 해도, 섹스를 해도 내가 너무 좋아해서 따지지도 않았다.
뭐.. 근데 또 하필이면 나를 두고 다른 여자랑 섹스를 했는데.. 그 여자가 내 아는 동생이었었지.. 나는 왜 그렇게까지 상처를 받으면서 쟤가 좋았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바보같네.. 와 근데 또 웃긴게.. 하루 아침에 장동윤에게 정이 떨어진 것이다. 왜?? 원나잇한 남자 때문에??
분명 어제 까지만 해도 보고싶다고 찡찡 거렸던 나는.. 오늘 너에게 나같지 않은 말을 했다....
자꾸만 그 원나잇 했던 남자가 떠오르는 거 있지...? 그 남자 이름이라도 물어볼 걸.. 아니! 번호라도... 아니 근데 원나잇이 맞긴 해? 서로 취해서 번호를 못준 거 아니야? 서로 마음은 있었는데!?
"야 정의주."
"어, 왜."
"왜 이렇게 멍을 때려. 내가 방금 뭔 말 했는지 모르지?"
"…뭐라했는데?"
"야 그냥 집에 가. 난 동길이랑 밥 먹으면 돼."
"…그럴래?"
"야."
"응?"
"이상하네 오늘 진짜."
"……."
"해장이나 하러 가자."
"…에? 동길오빠랑 먹는다며."
"네가 술 안 깨서 정신을 못 차리는데 어떡해 그럼."
"……."
왜 저래.. 평소엔 간다고 하면 좋아가지고 뒤도 안 돌아보면서.. 오늘은 또 해장을 하라네.
그나저나...
"우연히 마주칠 일은 없겠지..."
난 그 남자가 너무 궁금하고, 보고싶다.
비록 아침이 되었을 땐.. 나만 있고, 그 남자는 없었지만. 나 혼자만의 상상을 펼쳐볼 수는 있잖아.
이틀이 지났다. 애인이 아닌 다른 낯선 남자와 이러쿵 저러쿵 한지 말이다.
그 사람 나이라도 물어볼 걸.. 이름도 궁금하지만 나이도 궁금했는데.. 직업은 뭔지..도 궁금하고.. 편의점 알바를 끝내니 저녁이 되었고.. 집에 가야 하니, 버스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뭔가 딱 느낌이 되게 쎄한 것이다. 그리고 너무 익숙한 향수 냄새가 나서 고갤 딱!! 돌렸는데.. 오마이갓..
웬 치킨집에서 나와 원나잇을 한 남자가 나오는 것이다. 너무 반갑고, 설레어서 '저기..!'하고 남자를 향해 소리쳤고, 남자는 뒤를 돌아본다.
"…저 알죠!"
남자는 나를 기억하려는 듯 인상을 썼다. 설마 나를 기억 못 하나? 설마? 진짜? 우리 막.. 막.. 그랬는데?? 키스도 막 하고 그랬는데???
"아.. 아, 네."
"…길에서 이렇게 만나니까 반가워서요!.."
"아~.."
"…치킨 드시고 나오시나봐요..!"
"…아, 아뇨. 친구 가게라서."
"…아아."
"…이만.."
"…아, 저기요!"
"에?"
"…번호 주실 수 있나요!.."
미친년. 아주 좋아한다고 티를 내라! 티를 내!! 남자친구도 있으면서.. 난 쓰레기야.. 진짜... 맘 먹고 말했는데.
남자는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아니, 표정이 원래 저런가?
"…친해지고 싶어서요."
"남친 있잖아요. 근데 내 번호가 왜 필요한가 싶은데."
"…네?"
"그쪽이 그때 말했잖아."
"……."
"본인 입으로 직접. 잠들기 전이었나."
"…아."
"그쪽도 나도.. 별 생각 없이 그냥 잔 거잖아요. 그냥 잊어요. 내가 애인 있는 여자 건드리는 거 엄청 싫어해서."
할 말이 없었다. 이 사람 입장에서도 어이가 없을 것이다.
한참 벙쪄서 남자를 보고 있으면, 곧 갑자기 저 멀리서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이 해맑게 웃으면서 남자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쌤!!! 여기서 뭐하세요!?!?"
"…뭐야, 너네 야자는?"
"쨌어요 ><!"
"자랑이다 이씨. 너네 고3이야."
"ㅎㅎㅎㅎㅎㅎ 쌔애애앰 밖에서 보니까 더 잘생겼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때 침대에서는 다정했는데.. 밖에선 이렇게 까칠한 나의 원나잇 상대 남자는.. 또 나를 설레게 했다.
아이여자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쌤이라는 걸 알고난 뒤에는.. 심장이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
-
-
-
1억이의 신작 도전기..랄까..
계속 신작이 나와도 당황 하지 말아여.. 자리를 찾게 되면!!! 그 글만 계속 낼 커니카..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