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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주의;;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의 얼굴이 지랄맞게도 내 취향이었으니까. 처음엔 예쁜 얼굴이라고 생각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지만, 나는 그 얼굴안에서 점점 남성다운 면을 찾아냈다. 짙은 쌍꺼풀이나, 그 쌍꺼풀에 어울리는 눈매와 눈동자 라던가, 웃을때 드러나는 하얗고 고른 이 등. 마치 너는 내 이상형에 맞춰져서 제작된 사람같다. 그래, 그렇게 표현하는 편이 제일 적당하겠다. 

외모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완벽하다고.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던 그가 습관적으로 입술을 물어뜯는다.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겠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희망 고문하듯이 위험한 행동이 된다는 것을 아마 녀석은 모르겠지. 네가 너무 좋아서 참을 수가 없다.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 행여 시선을 돌려 너를 보지않아도 내 코를 자극해오는 네 냄새때문에, 시선을 돌리나 마나 너라는 사람 그 자체가 나를 자극시킨다는 변함없는 사실이 너를 계속 쳐다보도록 만든다. 혀가 입술을 적신다. 그러고보면 네 혀는 유난히도 새빨갛다. 




"왜?"




따가운 내 시선에 너는 나에게 묻는다. 이 무심한 녀석에게도 들킬 정도로 빤히 바라보고 있었나보네, 괜히 뻘줌해서 목 뒤를 긁적이며 나는 아무렇게나 말을 돌렸다.





"너 혓바닥이 새빨개서."


"뭐야, 그거."





심드렁하게 너는 대답하며 다시 폰과의 싸움에 빠졌다. 인상을 잔뜩 구기고 이를 바득바득갈며 한참동안이나 폰과 씨름하다 결국에는 거칠게 폰을 던져버리며 숨을 씩씩 내쉰다. 왜 그러는데, 나는 또 예의상 너에게 그의 상태를 물어봐줘야 했다. 아, 진짜 더러워서 못해먹겠네, 이렇게 말을 던지며 너의 하소연이 시작됐다. 항상 똑같은 레파토리의 하소연은 결론이 없어서 언제나 기승전전전전... 이런식으로 이어졌다. 싸우고 화해했다싶으면 또 싸우고. 너의 연예사는 언제나 그렇게 비슷비슷하게 흘러갔다.



언제나 그렇게.





"얘 진짜 집착 장난아냐. 아, 숨막혀. 누가 좀 없애줬으면 좋겠어, 진짜."




진절머리가 난 듯 그는 짧게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내가 무어라 반응을 보일틈새도 없이 지이잉- 다시 그의 폰이 요란스럽게 울리며 그는 나에게 먼저 가보겠다며 자리를 떠버린다. 고기집에 덩그러니 나를 두고 가버린 그때문에 조금은 민망했지만, 뭐 이런 일이 한 두번은 아니니까. 그가 사라지고 난 뒤 얼마 안있어서 나도 그냥 자리를 일어나버렸다. 또 내가 계산해야 할 상황에 놓였지만, 그런 상황같은게 지금 머리속에서 우선순위가 될 리가 없다. 그저 내 머리속엔 너의 말이 빙글빙글 돌아다닐 뿐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정말 그런 걸 원하는 거야? 정말 없애줬으면 해? 묻고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지만 돌아올 대답같은 건 없다.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뭐, 당연한건지도 모른다.









손이 끈적거렸다. 이곳은 너무 덥다. 살인적인 더위와 함께 비릿한 피 냄새, 더위로 인해 부패하면서 나는 역겨운 냄새가 내 머리속을 헤집어 놓는다. 어지러워, 관자놀이를 짚으며 너를 바라보았다.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네가 서있다. 뭐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한 표정을 띈 채로 서 있어서 나는 그가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이극고 너는 무어라 말했다. 한껏 격양되어진 그의 감정들이 그의 목소리로 표명되어 나타난다. 울음과 분노가 섞인 목소리는 그가 어떠한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간간히 들리는 왜, 라는 한 마디 하나 뿐이었다.




물을 수 있다면 내가 묻고 싶었다. 숨막혀했었잖아, 벗어나고 싶어 했었잖아. 누군가 없애줬으면 하고 말했잖아. 나는 너를 해방시켜 준 것 뿐이다. 그런데 어째서, 왜 너는 그렇게나 나를 죽일듯이 바라보고 있는거야? 그는 분명히 나에게 고마워했어야 했다. 내가 너를 해방시켜 주었으니까. 자유롭게 해주었으니까. 너는 매번 입버릇처럼 말했지. 여자들은 귀찮아-라고. 그래서 내가 너 대신 손에 피를 묻힌것 뿐인데, 

왜 너는 내 목을 조르고 있는 거야?




갈 곳 잃은 분노가 나를 향한다. 몸이 바닥으로 추락한다. 주먹을 휘둘러 그는 내 얼굴을 처참히 망가트리고 있다. 빠각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울고있는 그 때문에, 그의 눈물방울이 내 얼굴을 아무렇게나 어지럽혔다. 뒤죽박죽,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다. 죽일 듯이 나를 때리고 있는 그 때문에도 그랬고, 피 냄새와 시체 썩어가는 냄새 때문에도 그랬고, 찌는 듯한 이 더위 때문에도 그랬다. 왜 그랬어, 도대체 왜, 라고 울부짖듯이 추궁하며 너는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기뻐하길 바랬는데, 기뻐할 줄 알았는데. 대답이라도 하듯 중얼거리며 말하는 내 말에 너는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트리며, 미쳤어, 너 미쳤다고. 라는 말만 몇번이고 되뇌인다. 


풀린듯이 멍한 눈. 잔뜩 찡그린 눈썹. 울어서 빨개진 코끝. 


아름다워, 

순간 너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스친다. 





딱딱,


이빨과 이빨이 부딛치며 소리를 만들어낸다. 패딩을 꽉 껴입으며 몸을 웅크렸다. 종인아, 김종인. 너의 이름을 불렀지만 너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채 눈을 감고만 있었다. 뭐야, 아직까지도 화가 나있는거야?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머리카락을 쓸던 손은 자연스레 내려가 차가운 이마와 움푹히 파진 눈가를 어루만졌다. 



8월달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었다. 찌는 듯한 폭염에 아스파트길이 녹을 듯 이글거렸고, 다들 에어컨이 가득한 건물 안에서 벗어나올줄 몰랐다. 하지만 내가 있는 이곳은 바깥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이 차가운 공간은 뜨거운 햇빛 대신 청색의 형광등이, 뜨거운 폭염대신 사람을 얼릴듯한 냉기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런 차가운 공간속에서 너는 깨지않는 잠을 자며, 누워있다. 나는 그런 너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입을 맞춰주었다. 어찌보면 나는 아직까지도 백설공주같은 동화를 믿고있었는지도 모른다. 몇번이고, 셀수없이 입을 맞추어도 너는 굳게 닫은 두 눈을 뜨지않았다. 나는 인정해야했다. 이 곳은 동화속 세상이 아니라고. 이 곳에는 고약한 죽음의 냄새가 구석구석까지 베여있을 뿐이라고.




가볍게 그의 이마에 입술을 묻었다. 차갑고 딱딱한 느낌은, 혈색없는 그를 더 창백하게 보이도록 했다. 그에게서 방부제 냄새와 부패되는 냄새가 났다. 너는 점점 썩어간다. 그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서 몇번이고 방부제를 쏟아부었지만 그의 손가락 끝이 썩어 문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새까만 손끝에서 손톱만이 덜렁거리며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썩어가는 손을 잡으며 종인아, 너를 불러본다. 대답이 없는 너는 고약한 냄새만을 풍길 뿐이다. 종인아, 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그 입술이 미워져 괜시리 툭툭 쳤다. 그의 몸 군대군대가 망가져버려서,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껏만 같다. 너의 몸을 찬찬히 훑던 내 시선이 이내 작게 벌려진 입에서 멈췄다. 이렇게 썩어가고 있는 너지만, 아직은, 아직은 그래도 괜찮아.




아직 네 혀는 유난히도 새빨갛다.


















본격 도경수 미친놈 만드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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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디] - 혓바닥이 새빨갛다. 경수 ver | 인스티즈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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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헣렇완전좋아요ㅠㅠ어두운분위기ㅜㅜㅜ완전소오름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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