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양은 중국에서 왔고, 아직 한국말이 많이 서툴러. 적응 잘 하게 도와주렴.”
쑨양은 손가락만 꼼지락 거리다가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반 아이들의 호기심이 가득찬 눈빛이 살짝 부담스러워 눈동자를 굴리던 쑨양은, 맨 뒷자리에서 자고 있는 사람에게 눈을 돌렸다. 선생님은 한국말보다 중국어가 더 익숙한 쑨양을 위해 쑨양을 대신해서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쑨양의 눈이 향하고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는 한숨을 내쉬었다가 소리쳤다.
“박태환!!!! 어제밤에 또 뭐했니?”
일순 교실에 웃음소리가 번지고 멍한 상태로 잠에서 깬 태환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머리를 매만지고는 다시 책상에 엎어졌다. 선생님은 한숨을 내쉬고는 앞의 자리를 가르켰다. 쑨양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다가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박태환, 이구나….
“태환이가 아침에 수영하거든. 그래서 매일 피곤해해.”
“…수영.”
쑨양은 눈을 깜빡이다 생각했다. …말, 걸어보고싶다. 하지만 처음보는 애가 말걸면 당황하지 않을까. 내 소개할때도 잠자고 있어서 나를 모르는것 같은데…. 쑨양은 결국 몇 번이나 태환의 앞에서 기회를 노렸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아아… 싫다, 정말. 쑨양은 책상에 고개를 파묻었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는 자신을 보고 대체 태환이 뭐라고 생각했을까….
“…어, 안녕?”
쑨양은 매번 아무런 말을 안 해도 인사해주는 태환이 정말이지 너무 고마웠다. 어, 나도, 나도 뭐라고 말을 해야….
“그럼, 먼저 반에 갈게.”
아. …또, 늦었구나. 쑨양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자기를 만날때마다 인사를 해주긴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어색해 하는거 같고…. 이제 다음번에 만나면 인사를 안 해줄지도 몰라. 쑨양은 태환이 돌아서서 반으로 가려고 걸음을 뗄때까지 계속 주저하다가, 걸어가기 시작할때에야 결심을 했다.
“……태환”
…1초가 무척이나 긴 거같다. 못 들은건지 어떤건지 잠깐동안 아무런 반응없이 계속 걸어가던 태환 덕분에 쑨양은 무척이나 긴장해버렸다. 약간의 텀을 두고 고개를 돌릴때까지, 아니 돌리고 나서도. 자기를 보고 약간 묘한 표정을 짓는 태환덕분에 애꿎은 교복바지만 만지작 거리던 쑨양은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 무슨, 무슨 말을 해야되지….
“쑨양.”
“……어?”
바보야…. 이름만 말하면, 아. 아 엄청 당황하고 있는거 같다. 쑨양은 끊임없이 자책하면서 울며겨자먹기로 말을 이어나갔다.
“내 이름, 쑨양.”
하지만 이 상황에서 얼굴마저 울적하면 태환이 오해라도 할까봐 쑨양은 바보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름이라도 말한게 어디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데다가, 이내 따라서 웃어버리는 태환으로 인해 쑨양은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
잡담 |
내가 안쓴다고 했잖아요 ㅠㅠㅠㅠ... 정말 개인적으로 시점 변화 보는거 좋아하는데 왜 작가남들이 많이 안 쓰시는지 알겠네요 ㅠㅠ 뭐야 이 병맛은...
........일편쓰자마자는 그래도 자신감이 있었는데 이거쓰고나니까 없어졌어요...ㅠ.... 아 그리고 궁금한 사람은 없겠지만(꼼지락) 저는 원래 퓨어한거 좋아해서.. 쑨환이지만 쑨환태양이래도... 불꽃마크 달일이 전혀 없을예정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