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모델남친이랑 연애하는 썰
내 친구 세훈이는 오래전에 이미 군대를 다녀왔어. 종인이도 세훈이랑 같은 시기에 가려고했지만, 그때 종인이는 이미 연예계생활을 하고있어서 쉽게 가지 못했지.
세훈이가 군대를 같다오고 일 이년뒤에 종인이가 군대에 들어갔는데, 당연히 나는 남자친구를 몇개월동안 보지못하니까 보내고싶지않은 마음이 더 컸지.
그리고 이미 세훈이가 갈때의 그 서운함을 느껴봤는데 다시 그 느낌을 느껴야하니까...
하지만 어쩌겠어. 종인이가 우리나라 남자로 태어난이상 국방의 의무는 지켜야하잖아.
우리 종인이, 겉은 엄청 무뚝뚝해도 속은 엄청 여려서(?) 자기가 미움받는걸 싫어해. 그래서 항상 실수하지않으려고 노력하긴하는데 거기가서 선임들한테 혼나진않을까, 또 혼자 마음고생하진 않을까 걱정이였지.
" 너 형 들어가는 볼꺼야? "
" ..당연한거 아니냐. "
" 가서 너무 울지마. 너 나 갈때 존나 심하게 울던거 기억나냐? 니 울음소리 얼마나 크던지 멀리까지 다 들리더라. "
" ... "
" 쪽팔리니까 울지좀 마. 아니 울거면 좀 조신하게 울던가. 돼지 멱따는소리로 울지말고. "
내가 종인이 군대가기 몇일전부터 계속 저기압이니까 세훈이도 그걸 느꼈는지 막 저런말로 장난도치고그랬었어.
웃으라고 던진 말이였지만 난 저말에 웃을수없었지. 내가 안 웃으니까 민망한지 큼큼거리면서 세훈이가 내 어깨 두어번 툭툭쳐주더라고.
" 누가보면 형 이민가는 줄 알겠네. "
" ... "
" ..어, 생각해보니까 거기서 돼지멱따는소리로 울어도 사람들이 이해해줄거같긴해. "
" ... "
" 그렇다고 너무 크게울지는마라. "
뭐야 진짜.. 그제서야 나는 풉 하고 웃을수있었어.
내 기분 어떻게든 풀어주려는 세훈이한테 고맙기도하고, 한편으로는 귀엽기도해서.
세훈이의 위로아닌 위로를 듣고 그래도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집에와서 씻고 티비보면서 종인이를 기다렸어. 원래 종인이는 스케줄마치면 우리집에오거든.
근데 평소보다 종인이가 좀 늦는거야. 전화를해도 받지도않고..
무슨일있나싶어서 초초해하면서 기다리는데, 비번치는소리가 들리는거야.
현관으로 우다다 달려가서 크게한번 호통치려고 문이열리자마자 큰소리를 버럭 내려는데,
" 너 왜 이제와! 전화라도 해야할거아니.... 어? "
" 미안, 머리 자를땐 전화 받지말라하셔서. "
앞머리까지 내려와있던 머리가 싹뚝하고 잘려져있는거야.
머리짧은 종인이를 보자마자 덜컥하고 몸이 굳어버렸어.
종인이는 그런 날 쳐다보더니 자기 머리를 한번 쓸고는 왜. 많이 못생겼어? 라는 태연한말만 내뱉고 내 입술에 한번 뽀뽀하더니 집안으로 들어와서는 욕실로 향하는거야.
그 뒷모습을 보는 나는 마음이 더 심란해졌지. 아, 종인이가 이제 진짜 가는구나, 하고.
나는 이미 씻은지 오래여서, 종인이가 욕실에 들어가고 욕실문을 한동안 쳐다보다가 침대에 누웠어.
그리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지. 그리고 혼자 흐느꼈어.
종인이가 평소에 무뚝뚝하긴하지만 그래도 평소와 똑같은 모습에 속상하기도했고 서운하기도했어.
말도없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는것도 그렇고...
왜 나만 슬퍼하는거같지, 정작 종인이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데, 나랑 잠시동안 헤어지는게 슬프지도않은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흐느끼고있는데, 언제 다 씻은건지 종인이가 침대위로 조심스럽게 누웠어. 그리고 종인이의 반대쪽을 돌아보고 누워있는나를 조심스레 흔들었지.
" 자? "
" ... "
" 이불은 왜 뒤집어쓰고있어. 갑갑하게. "
종인이가 내 머리끝까지 올려져있는 이불을 내리려고하는데, 괜히 우는거 들킬까봐 베개위로 얼굴을 파묻었어.
이상한걸 알아챈 종인이가 내 어깨를 돌리면서 자기보게 만드려고했지만 나는 끝까지 버텼지.
" 왜 그래. 어디아파? "
" ... "
" ...울어? "
내가 작게 흐느끼니까 당황하는게 목소리에서 조금 보이는거야.
나같아도 당황하겠지. 갑자기 우는데 누가 당황을 안해.
" ...김종인, 너 진짜 싫어. "
뭔일인지도 모른채 일단 내 어깨를 토닥거려주던 종인이 손이 순간 굳어버렸어.
군대가는게 종인이 잘못은아닌데, 괜히 나 혼자 서운해져서 말이 밉게나갔지. 나도 뱉자마자 후회했어.
근데 한번터진입은 도무지 멈추지않았어ㅠㅠ... 서운했던게 좀 많았나봐.
" 내 생각은 죽어도 안하지. 항상 너 마음대로야. "
" .... "
" 너 머리자르고 온거보고 내가 무슨생각 했을거같아? "
" .... "
" 가. 너 안 기다릴거야. "
" ...000. "
내가 무슨말해도 아무말 없던 종인이가, 낮게 내이름을 부르는거야.
어떡하지, 나도모르게 튀어나간말에 내색은 안했지만 안절부절못하고있었어. 종인이 엄청 상처받았을텐데...
내가 여전히 뒤돌아보고있어서 종인이 표정은 볼수없었지만 아마 좋은표정은 아니겠지..
" ..말 왜 그렇게해. "
" 어짜피 너 나랑 헤어지는거 슬프지도 앉잖아. "
" 누가그래. "
" 니 행동이 그래! 니 행동이!! "
" ... "
" 니 마음 표현하면 누가 잡아간데? 이럴때는 그냥 슬픈척이라도 해주면 안돼? 왜 아무렇지도 않은데 너는! "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꾹 참고있던 눈물 쏟아내면서 말하니까 발음도 엉망이고..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건지도 모른채로 쏘아붙이니까 종인이도 아무말이 없더라고.
종인이가 나 우는거 싫어하거든. 그래서 종인이앞에서 눈물도 잘 안보이려고노력하는데, 지금만큼은 그게 안되더라.
" 미안해. 일단 울지마. 응? "
" 뭐가 미안한데! 미안한것도 모르잖아! "
" ... "
" 내가 얼마나 속상한지알아? 친구들도 그러더라. 너 군대가는거 맞냐고. 군대가는데 어떻게 저렇게 태평할수가 있냐고. "
" ... "
" 적어도 여자친구앞에서는 슬퍼하는 척이라도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
휙 뒤돌아보고 울면서 종인이 가슴팍을 퍽퍽 소리가 날정도로 때렸어.
아플법한데도 그냥 맞고만있는 종인이가 그 순간만큼은 너무 미운거있지.
한동안 그냥 맞고만있던 종인이가 내 손목을 턱 잡는거야. 난 여전히 울면서 씩씩 거리고있고.
그리고 손으로 내 머리칼 쓰다듬으면서 천천히 종인이가 입을뗐어.
" 표현안한거 미안해. "
" ... "
" 나도 슬퍼. 너 처럼 울고싶어. "
" ... "
" 너 서운해할거 알고있었는데, "
" ... "
" 나라도 아무렇치 않은척 해야 니가 덜 불편할거같았어. "
" ... "
" 안그래도 눈물 많은애가 나 울면 같이 울까봐. "
어느샌가 나는 종인이 품에 안겨있었고, 종인이는 그런 내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줬어.
울음은 멈춘지 오래였지. 그냥 코만 훌쩍이면서 종인이 얘기 계속 듣고있었어.
" ..저번에, 촬영장에서 울다가 코디누나한테 혼난적도있었어. "
" ... "
"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리고 무서워서 그랬어. "
" ...뭐가? "
" 니가 나 안 기다리겠다고 할까봐. "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어.
평소같으면 무슨일있어도 잘 안울던애가...
" 평소에 조금만 더 잘해줄걸, 촬영때문에 너랑 많이 놀러다니지도 못했는데 너 서운하게 많이 해서 안 기다리겠다고 할까봐. "
" ...종인아, "
" 그게 무서워서 그랬어. 근데.. "
" ... "
" 니가 정말로 안기다리겠다는 말 하자마자, 그냥 ... 아, 왜이러지. "
순간 종인이 목소리에서 물기가 약간 묻어나는거야.
놀라서 고개 들으려고하니까 종인이가 내 머리 쓰다듬던손으로 내 머리를 다시 꾹 누르는거있지.
" 그냥, 모르겠어... 무섭기만했어. "
" ..종인아 그런거 아니야, 그 말은 그냥 화가나서.... "
" 알아. 근데 그 짧은순간에도 후회가 됐어. 너한테 조금만 더 잘해줬으면 니가 서운하지도, 그런말하지도 않았을텐데. "
" ... "
" 이해해. 나같은 남자를 누가 기다려. "
그런거아닌데, 진짜 기다리지않겠다는말은 나도모르게 나온말이였어.
거기다 종인이가 우니까 너무 마음이아픈거야. 그 말이 종인이한테 큰 상처가 될 줄은 몰랐어. 저렇게 울 정도로.
종인이 우는걸 한번도못봐서 나로써는 꽤 큰 충격이였지.
" ..그래도, "
내 머리를 누르던 손에 힘이풀리는게 느껴져서 천천히 고개를드니까 내 예상대로 종인이가 울고있는거야.
펑펑울진않고 그냥 눈물만 눈에 몇방울 고여있었어.
종인이를 울린게 나라고생각하니까 내 자신이 너무 미운거야. 아무리화나도 그 말은 하지말걸.
종인이 따라서 나도 울려고하니까 종인이가 엄지손가락으로 내 눈물닦아주더니 고개숙여서 입을 맞추는거야.
짧게뽀뽀를하고 다시 고개를 든 종인이가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웃으면서 말했어.
" 나, 기다려주면 안될까. "
나 정말, 그말듣자마자 눈물이 왈칵하고 쏟아졌지.
종인이도 내가 울줄 알았다는듯 웃으면서 나 안고 달래줬어.
나 그날 정말 많이울었던거같아. 종인이 품에안겨서, 하루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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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 글이 너무 그리워져서 짧게나마 글을 들고왔어요. 짧아서 죄송합니다.
몇분이 계실지는모르겠지만, 다들 잘 지내고계시죠?
이번편이 종인이가 군대를 가기 전이라면 다음에 올때는 종인이가 군대를 간 이야기를 써보려고합니다.
브금도 제가 제일좋아하는브금이에요 (이누야샤극장판브금)
날이 많이 덥네요 건강조심하시고 언제가되었든 또 만났으면 좋겠어요! 최대한 빨리오도로 하겠습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