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토끼는 어디로 갔을까
XX.XX.XX
눈을 감았다.
깜깜한 어둠 속 누군가 내게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웃었다. 눈을 떴다. 머리 위로 드리워진 그림자에 올려다보니 그가 있었다. 항상 멀리서만 바라보던 그가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를 처음본 건 학교축제 때였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춤을 추는 그를 보며 나는 감탄했다. 사회자가 건넨 마이크에 부끄러워하던 그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무대 위 그를 본 그날 이후 나는 그에게 관심을 가졌다. 그는 잘생겼고, 모든 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가 몇 없는 나와 달리 그의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넘쳤다. 그는 다정했다. 모두에게 친절한 그의 성격에 나는 그에게 반했다.
「 너 맨날 나 쳐다보고 있더라. 」
「 …… 」
「 이름이 뭐야? 」
그는 역시 내게도 친절했다.
그는 나에게도 다정하게 대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나는 점점 더 그를 좋아했고, 그는 여전히 나를 다정히 대했다. 나는 그게 좋았다. 일방적으로 바라보기만 했던 그가 나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건 내게 꿈같은 일이였다. 그와 가까이 지내고부터 내게 관심도 없던 반 아이들이 하나씩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던 내 주위에도 점점 사람들이 생겼고 처음과 다르게 나와 그의 사이는 가까워져 있었다. 괜한 기대를 하게 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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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아, 내가 말했잖아. 걔가 얼마나‥ 」
「 너 자꾸 이상한 소리 할래? 종인이 그런 애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이제 그만해. 」
「 너 달라졌어. 이런 애 아니었잖아. 진짜 왜 그래! 」
그를 욕하는 경수를 보며 기분이 상했다. 경수는 내가 그와 더 이상 친하게 지내는 걸 원하지 않았고 나는 그런 경수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그대로이길 바라는 경수에게 화가 났다. 나는 지금이 좋아. 원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나는 경수를 혼자 남겨둔 채 카페를 빠져나왔다.
「 종인아. 」
「 응, 백현아. 」
앞자리에 앉아 턱을 괴고 나를 바라보는 종인이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왜 자꾸 쳐다봐. 공부 안할 거야? 내 물음에 종인이가 작게 소리 내 웃었다. 조금만 더 보고 할게. 그럼 그러던지. 종인이의 대답에 크게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릴까 톡 쏘아붙이듯 대꾸하는 나를 보던 종인이가 또 다시 웃었다. 볼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종인아 너는 아니? 생각 없이 한 네 행동 하나에도 나는 설레인다.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 걔 누구야? 」
「 응? 」
「 어제 만난다던 친구. 」
친구가 그냥 친구지- 볼을 만지작거리는 네 손길 때문에 대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팔 긴거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툴툴대듯 말하자 웃으며 볼을 쿡 찌르는 너를 보며 심장이 다시금 세차게 뛰었다. 원래 친구끼리는 이런 스킨십도 하는 건가. 열이 오르는 얼굴에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덥다고 수선을 떨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종인이가 제 앞에 놓인 책으로 부채질을 해주며 말했다. 어떤 친군데? 나랑 한 약속도 취소하고 만난 친구가?
「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 」
「 남자지? 」
「 나 여자인 친구 없어. 」
그럼 여자 친구는 있었고? 종인이를 흘깃 째려보며 펴져있던 책을 정리했다. 너때매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 내 말에 종인이는 부채질 하던 책을 내려놓고 가방을 챙기는 나를 가만히 쳐다봤다. 내 동선을 그대로 쫓는 종인이의 눈에 괜히 긴장이 됐다. 나도 모르게 종인이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종인이가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제일 잘 아는 건 나인데. 붕 떴던 기분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듯 했다. 도서관을 나오면서부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내 눈치를 보던 종인이가 능글맞은 표정으로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종인이의 행동에 한 구석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헛된 희망에 나는 또 한 번 서러워졌다.
「 우리 백현이, 기분 안 좋구나? 」
「 장난치지마아. 」
「 배고프다. 오빠가 밥 사줄게, 가자. 」
오빠는 무슨. 결국 웃음이 나왔다. 내 기분을 풀어주려 애쓰는 종인이의 모습에 괜히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 이렇게 다정하고 착한 종인이인데 경수가 착각을 한 게 분명했다. 누구보다도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니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그럴 아이가 아니였다. 종인이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온기에 마음이 편해졌다.
아직 완성도 안된 글을.. 금손님들이 많이 계셔서 올리는데 고민했어요TT 짧은데다가 망손이라 글이 이만큼밖에 안써져서 죄송..ㅠㅠ... 카백에게 죄송..ㅠㅠ.... 한분이라도 봐주시는 분이 있다면 좋을텐데../걱정/ 연재물은 아니에요..! 제 글이 뭐라고... 한분이라도 봐주신다면 끝까지 써서 들고오겠습니당''*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