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과 다정 그 사이
by. 워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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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엎드려 있으려다가 잠들었는데 누군가 머리를 만지는 느낌에 눈을 뜨고 일어나보면, 하정우와 눈이 마주친다.
한참 눈을 마주치다, 머리에서 손을 뗀 하정우의 시선이 목 언저리에 머무는게 느껴진다.
아, 키스마크. 순간 생각나 내 손으로 목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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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말없이 눈만 마주치고 있는데, 어색하지 않은게 같이보낸 시간이 헛된건 아니었구나 싶기도하다. 내가 붙잡고 있던 손도 떼지 않은채 괜히 만지작 거리면, 하정우가 먼저 말을 건다.
"언제왔어?"
"..아~~까요"
그래도 아픈사람한테 까칠하게 말하긴 싫어, 괜히 장난스레 얘기하면 그에 맞게 웃어준다.
"왜이렇게 살이 빠졌어-"
본인 살이 더 빠진건 아는지 모르는지, 그와중에 내 걱정을 하는게 우습다.
"근데 있잖아요..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뭐"
"그때.. 시계 갖다주러 갔을 때"
"응"
"나 커피 안마시는데..."
"알아"
"???"
"커피 안마시는데 왜 커피 줬냐고?"
그때 진짜 서운했는데, 알고 있었다니. 고개만 끄덕거리자 하정우가 한참을 머뭇거리다 입을 연다.
"그냥- 커피 안좋아하니까 커피주면 더 오래있을까 하고."
"...."
생각도 못했던 얘기에 멍해져서 있으면 '서운했어?'하고 물어온다.
"네"
"ㅋㅋㅋ. 내가 그정도였나"
"..."
'그땐 안다쳤어?"
"언제요?"
"시상식때."
"???"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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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니, 그때 조명에 맞을뻔했는데 잡은게 하정우라는것도 알게 됐고 커피도 일부러 준거라는걸 알게됐고.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 해진다.
내가 너무 지쳐서 안좋게 기억하고 있었지만 하정우는 늘 이런 사람이었다. 내가 모르더라도 뒤에서 늘 묵묵히 지켜주던 사람.
그게 이사람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둘만 있는 공간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 마치 예전 사이처럼 돌아간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
새벽에 온 것 같은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날도 밝았고 더있어봤자 분위기만 이상해질 것 같아 가려는데 데려다준다며 기다리라는 하정우다.
괜찮다는데도 굳이 매니저까지 보내버리고 우리 집 앞까지 데려다 준다. 차에서 내리지말라고, 데려다줘서 고맙다 하고 바로 내리는데 기어코 따라 내려 집앞까지 같이 온다.
문앞에 서서 인사를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내 손목을 잡기에 쳐다보면 현빈이 서있다. 나름 모자도 쓰고 마스크도 꼈는데, 가까이서 보면 누가봐도 현빈이었다.
아.. 연락 하는거 까먹었는데. 아차 싶어 현빈을 올려다보면 내 눈은 마주치지도 않고 옆에 서있는 하정우만 쳐다본다.
그러더니, '얘기 좀 해'하며 살짝 잡은 손을 끌고 가기에 그에 맞춰 가려하는데 이번엔 하정우가 반대손을 꽉 잡는다.
어쩌다보니 양손을 각자 잡힌 난 이도저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는데, 하정우가 꽉 쥔 손이 아파 '아..'하고 작게 소리를 내면 현빈이 다시 한번 하정우를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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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빈손에 이끌려 차에 탔는데, 표정을 보니 쉽게 말을 꺼낼수가 없어 괜히 현빈 손을 잡고 쓰다듬다 용기를 내서 말을 한다.
"그.. 있자나여.... 연락을 했어야되는데..!.. 잠들어서..... 아니, 그게 자려고 한건 아니구.. 피곤해서... 아니..."
나도 내가 무슨말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아무튼요.. 진짜 아무일 없었구... 괜찮다는데도 데려다준다해서.. 방금 내린건데.."
"그래"
이런 반응은 상상도 못했는데. 항상 다정했던 사람이라, 그냥 대답하는것만으로도 심장이 쿵 내려 앉는다. 정말로 뭔가 잘못됐구나.
같이 현빈 집에 들어와 쇼파에 앉아있는데 내가 옆에서 계속 쫑알거려도 '응' '그래'하고 단답으로만 대답하고, 누가 봐도 '나 서운해요'티가 팍팍나서 이젠 귀여워보인다.
결국 마음을 먹고 현빈 위에 올라가 마주보고 앉는다.
"아 보고싶어서 죽는 줄 알았네~"
이미 뽀뽀 한번에 다 풀렸으면서, 계속 화난척 하는게 더 귀여워 장난스레 말하면 슬며시 웃음을 띈다.
"또 그렇게 가면 안봐줘, 이제."
"네 ㅎㅎㅎㅎ"
"이제 집에도 오지말라 그래"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리자 현빈이 그제서야 내 허리에 손을 올리고 꽉 안아준다.
"나도 보고싶어서 죽는 줄 알았네"
"헿"
"웃긴 뭘 웃어"
"그럼 울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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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데 그동안 너무 안온것같아서 일단!!!! 밤에 또 봐요 여러분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