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쟤 39살 아저씨랑 연애한대
w.1억
우리라고 해서 꼭 꽃길만 걷지는 않더라.
솔직히 3개월 정도 만나면서 한 번도 안 싸운 거 맞다.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줘서 서로에게 화날 일도, 삐질 일도 없었기에 앞으로도 계속 없을 거라고 생각은 했다.
근데 오늘이 딱 그날임이 분명했다.
"아, 케이크 먹고싶다."
"배부르다고 한지 1초도 안 돼서 케이크 먹고싶다고 하는 너. 존경한다. 닮고싶다."
"다시 태어나."
"너는 너무 극단적이야."
"ㅇㅉㄺ."
"너 애인분은 너의 이런 싸가지도 사랑해주니?"
"아가리 하라고오오!"
"아가리 하라고 지금 처음 말했자나ㅠㅠ 왜 때려.."
진짜..몇개월만에 만나는 강다니엘이랑 술을 마시게 됐다.
솔직히 아저씨랑 연애 하면서 남자, 여자 문제로 싸운 적이 없었다.
내가 남자 끼고 밥을 먹었어도 아저씨는 별말 없었기에 이번에도 나는 아저씨에게 대충 친구랑 놀다 온다고 말을 한 뒤에 다니엘을 만난 것이다.
다니엘이랑 술을 마시고 우리 둘은 다 취했다.
"아, 맞다.. 너 그때 우리집에 이어폰 놓고간 거 언제 주징.."
"아, 맞앙.. 그거 다음에 너 오면 줘."
"간절히 부탁하면 줄게."
"그냥 버려. 어차피 한쪽 안 들림 ㅅㄱ."
"ㅅㅂ."
"아, 오늘 겁나 안 받네.. 우리 벌써 이러면 안 되는데 그치 시불."
솔직히 둘다 술 겁나 못마셔서 한병이면 끝인데.. 오늘은 한병을 넘기기로 했다.
둘다 취해서는 혀 꼬인 상태로 에베베 하고 있다가 결국에 이제는 집에 가기로 한다.
집에 가려고 계산을 하고 먼저 나온 난 아저씨에게서 오는 전화를 받는다.
"엽세요."
- 어딘가요~
"이제 집 가려구영."
- 나도 이제 집 들어가는데. 가는 길에 같이 들어가자. 어디야?
대충 위치를 알려주었고 , 아저씨는 꽤 가까이 있어서 금방 도착을 했다.
아저씨가 차에서 내리는 걸 보는데 키야.. 빛이 난다.. 빛이.. 혼자 감탄하면서 침이나 흘리고 있는데.
내가 지금 아저씨랑 그냥 가기엔.. 다니엘한테 집 간다고 말해야 되는데....
"잠깐만녀.."
"뭐야.. 엄청 마셨네?"
"아, 녬.. 근데 아니예요. ㄱㅊ아 ㄱㅊ아! 멀쩡해요. 저 친구한테 인사만 하고.. 얘 담배 피러 가서.."
"……."
곧 강다니엘이 가게에서 나왔다. 가게 앞에 서있는 나에게 어이어이- 하며 어깨 위로 손을 올리는 강다니엘은 뒤늦게 내 앞에 아저씨를 보았고..
나는 강다니엘을 한 번 바라보고선 아저씨를 보았다. 그럼 강다니엘도 내 시선을 보더니 곧 아저씨를 확인하고서 기겁하며 손을 내려놓는다.
"하핫.. 안녕하세요.. 저는 모리랑..오랜 친구.. 강다니엘입니다. 허허허허 사진만 봤는데. 실물이 최고이십니다."
"……."
"이야..키도 엄청 크시고.....모델..같으신데요??????남자인 저도 반할 것 같은..그런.."
아니 ㅄ아 제발 그만해............
아저씨 저런 표정은 또 처음 봐서... 너무 쫄아버려서 강다니엘의 발을 발꿈치를 꾹- 눌렀고.. 곧 강다니엘에 아아- 하고 나를 힐끔 본다.
우리 둘다 뭔가.... 아저씨한테 쫄아서...술이 다 깬 느낌이었다.
원래 우리 아저씨 성격은... 진짜 예의 바르고.. 매너도 있고.. 배려도 넘쳐서... 친구의 인사를 씹을 사람이 아니다....
"그래요. 나도 그쪽 얘기 많이 들었어요."
"…아,넵."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조심히 집 가요."
"넵...!!!!"
다니엘이 눈치를 보다가 무슨 두목한테 인사하듯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선 저 멀리 달려갔고.. 나는 멀뚱히 아저씨를 바라본다.
"술.. 마신다는 얘긴 못 들었는데. 그것도. 남사친이랑."
"…미안ㅎ.."
"일단 집 가서 얘기하자."
"…네."
좆됐다.
아저씨 빡쳤다. 이거 100퍼다....
이건 진짜 찐찐찐찐 100퍼다.....아저씨...화났....다........ 집가서 얘기하자며 먼저 차에 타는 아저씨에 난 솔직히 그냥 도망갈까 생각할 정도로 너무 무서웠다.
아저씨 화난 걸 처음 보기에.. 나는 쫄 수밖에.. 쫄면 마냥...
차를 타고 가면서 이렇게 조용했던 적이 있었나.
진짜 무슨 집나갔다가 아빠한테 잡혀서 집가는 길인 느낌 다들 아나? 그 느낌이었다.
"……."
무슨 말이라도 걸어야 되는데. 화난 모습이 너무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창밖만 보다가 집에 도착해버린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차키를 탁자 위에 올려놓은 아저씨는 내 앞에 선다. 아니 키도 멀대처럼 큰분이 내 앞에 서니까 이럴 땐 되게 무서운 것이다.
"…잘못했어요."
"어떤 게?"
"…다니엘이랑 단둘이 만나서?"
"만나는 건 괜찮아."
"그럼..요..?"
"단둘이서 술 마시는 게 이해가 안 가서. 남녀가 아무리 감정이 없어도 술을 마시고, 취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건 아무도 몰라."
"…미안해요. 다음부턴 절대 절대 술 안마실게요. 제가 생각이 너무 짧았어요. 실망 안 시킬게요.."
"알았어."
"…에?"
"다음부턴 그러지 마. 알겠지?"
"…네에."
"씻고 나와. 술마셔서 온몸이 빨갛네."
"…그게 끝이예요?"
"응? 뭐가."
"더 화 안 내요...?"
"안 그러겠다는데. 왜 화를 내?"
"에? 난 당연히 엄청 화났을 거라 생각하고......"
"에이 아니아니? 격 떨어지게 굳이 더 화를? 몰랐으니까 그럴 수 있지. 우리가 만나면서 한 번도 남자, 여자 얘기 한 적이 없잖아. 충분히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
"빨리 씻고와. 술냄새 이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눙 아저씨 화난 줄 알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눈물 짜내지 말고, 얼른 씻어."
"네."
아저씨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특이했다. 어떻게 화를 안 내지? 원래는 나한테 욕을 해도 모자란데. 여기서 저렇게 그냥 끝내버린다고?
- ㄹㅇ? 진짜 마실 거야?
[웅. 나중에 진짜 마실 때 나도 껴줘.]
- 진짜??? 웬일로?
[나도 아저씨들이랑 놀아보고싶어.]
누워서 아저씨랑 tv를 보다가 나는 아저씨의 가슴팍을 또 툭- 치며 말한다.
그럼 아저씨는 아픈지 가슴팍을 문지르며 나를 본다.
"우리 정우 삼촌이랑, 선균 삼촌이랑 언제 또 술마셔요? 제니가 같이 술마시고 싶다고 그러는데."
"진짜? 왜? 굳이?"
"아저씨들이랑 놀아보고싶대."
"전혀 안 어울리는데. 제니는 젊은 친구들이랑 잘 맞을 것 같은데.."
"원래 제니가 좀 특이하잖아요. 내가 아저씨랑 연애한다니까. 자기도 좀 궁금한가봐."
"…그래?"
"언제 마셔요? 언제!?"
"물어볼게."
"좋타아아아앍!!!!!내일 당장! 얼른 롸잇나우우우!!!!! 잘돼서 더블데이트 하면 좋게따아아아 ㅠㅠㅠ"
"절대 그럴 일 없어."
"아니 왜!"
"정우형이랑 선균이형이랑 제니랑 맞다고 생각해?"
"아 그러네."
"성격부터가 전혀 아닌데.. 으휴."
으휴.. 하며 고개를 젓는 아저씨에 으휴???하며 입술을 잡아당기면, 아저씨가 웃는다.
그럼 나도 빵터지고만다.
결국엔 선균 삼촌은 일이 있어서 못나오고.. 정우 삼촌만 만나기로 했다.
제니랑은 이미 낮에 학교에서 얘기를 끝낸 상태다. 재밌겠다며.. 자기 갑뿐사 분위기 좋아한다며~ 얼마나 난리를 치던지.
술집에 먼저 도착해서 제니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나는 괜히 정우 삼촌에게 말한다.
"삼촌 제 친구 겁나 예쁜데. 반하시면 안 돼요."
"ㅋ 그럴 일 절대 없어. 난 내 나이대가 좋아."
"보면 그런 말 안 나올 텐데~"
"반하면 내가 전재산 준다."
"콜 ㅋ"
"아니 형.. 근데 친구 예뻐요, 진짜."
"됐어, 인마."
"쳇."
처음엔 아저씨도 절대 정우형은 안 넘어간다고~ 안 넘어간다고~ 하더니.. 이제는 나랑 같이 계속 떠보기 바쁘다.
'형도 연애 해야지..'하면서 자포자기 한 느낌?? 그러다 가게 문이 열리면.... 셋이서 미어캣 마냥 문쪽을 본다. 그럼 셋은 빵터진다.
또 문이 열리고.. 이번에도 제니가 아니겠지..했는데.
"…이모리! 아, 안녕하세요."
"오! 김줴니!!"
"……?"
"잠깐만! 나 아빠 차에 지갑 두고왔다! 잠깐만."
제니가 잠깐만- 하고 가게에서 나갔을까.... 갑자기 정우 삼촌이 내게 말한다.
"이모."
"네?"
"계좌번호 찍어."
"형. 제 계좌 찍어도 돼요?"
"닥쳐, 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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핳...............1억이 와또요...............................
요즘......오기가 힘두네..헤헿..이..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