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국회의원이다. 요새 쉴틈도 없이 바쁘다가 드디어 아빠랑 둘이서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아빠 아는분께서 우크라이나로 여행을 가라며 티켓을 줬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빠랑 결국 우크라이나에 도착을 한다.
티켓을 준 것 뿐만이 아닌, 숙박할 수 있는 곳까지 알려주고, 비용도 들지 않는다고 했다.
별장같이 생긴 곳에 도착해 아빠랑 나는 편하게 쉴 수 있게 되었다. 아빠는 잠시 씻고 있고, 나는 잠깐 밖에 나오게 되었다.
혹시라도 구경 하다가 무언가 살 게 있을까 싶어서, 가방도 챙겨 나온 나는 집 앞에 있는 가게를 둘러보고 있었고, 그러다 누군가 내 가방을 순식간에 가져가버린다.
나는 놀래서 벙찐 표정으로 내 가방을 가져간 사람을 보았다. 아이들이었다. 겨우 10살도 안 된 것 같은 아이들이 내 가방을 간 것이다.
아이들은 몇걸음 도망가지도 못한 채 누군가로 인해 멈춰섰다. 아이들의 앞으로 웬 남자가 멈춰서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 아이들은 풀이 죽은 채로 남자에게 내 가방을 건네준다.
"……."
가방을 받은 남자는 한국인 같았다. 아직도 벙찐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남자는 곧 아이들에게 가라는 듯 손짓을 하고선 내게 천천히 다가온다.
내 앞으로 다가온 남자가 내게 가방을 건네주었고, 남자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한다.
"혼자 다니지 마요. 여기 마을은 못된 사람들 천지니까."
"…한국인이시네요."
"뭐 그렇게 됐네요."
"여행 오신 거예요?"
"아뇨. 여기 살아요."
"그럼 그쪽도 못된 사람들에 포함이에요?"
"아마도?"
나와 남자의 옆으로 차 한대가 서고, 나는 가방을 꼭 끌어안은 채 고갤 돌려 세워진 차를 본다.
멈춰선 차 주인도 한국인이었고, 내 앞에 남자와 아는 사이인 듯 했다. 남자가 조수석에 타면서 상황은 끝났지만.. 나는 그 남자들을 여전히 신기하게 바라본다.
"……."
남자들이 가고, 나는 혼자 바보처럼 서있다가.. 혼자 나와있어서는 안될 것만 같아서 뒤돌아 집으로 향한다.
근데 신기하네.. 이 마을이 사람 별로 없는 곳이라고 하던데.. 이곳에 한국인이 살다니. 그것도 훤칠하게 생긴 사람들.
"그쪽은요?"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나는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분명히 나와 대화하던 한국 남자는 갔는데.. 이번엔 또 다른 남자가 서있다.
"그쪽은 못된 사람들에 속해요?"
"…네?"
"오늘만큼은 그쪽도 이 마을 사람들이잖아요."
"…아니요. 전 못되지 않았어요."
"그럼 그쪽 아버지는."
"……."
"국회의원이잖아요. 인터넷에서 많이 봤거든요. 근데 어떻게 딱 여기에 있으실까.. 신기하게."
"…저희 아빠는 절대 못된 사람에 속하지도 않고, 못된 짓 한 적도 없으세요."
"그래요, 뭐."
"…왜 그런 걸 저한테 물으시는 건데요?"
"그냥. 신기해서요. 유명한 사람 처음보기도 하고.. 평소에 좋게 봤거든."
처음본다며 푸흐- 웃은 남자가 '갈게요'하며 손을 설렁 설렁 흔들며 저 멀리 사라진다. 저 남자는 또 뭘까.
아까 그 사람들과 아는 사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괜한 질문인 것 같아서 나는 곧 고개를 저으며 다시 걷는다.
밤이 되었을까.. 시차 적응 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빨리 그냥 자야겠다는 생각에 자려고 2층에 올라가려고 하면, 아빠가 비서에게 전화를 받는다.
"뭐라고?"
전화를 받던 아빠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갔고, 아빠는 그걸 왜 지금 말하냐며 핏대 세워가며 화를 내기 시작한다.
전화를 끊은 아빠는 2층으로 올라가다 멈춘 나를 보고 또 소리친다.
"얼른 여권 가지고 내려와, 얼른."
"무슨 일인데?"
"얼른 한국으로 넘어가야 해. 시간이 없어..!"
"…뭐?"
"얼른 여권 가져와! 꾸물 댈 시간 없다고!!"
내게 이렇게 화를 내며 큰소리 치는 건 처음이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못한 채 아빠를 바라보다가.. 나는 고갤 끄덕이며 2층으로 올라가 방에 들어간다.
가방을 열어 안에서 여권을 꺼내 든 나는 아래에서 들리는 아빠의 고함 소리에 놀라 흠칫 떨었다.
"나한테 왜 이래..! 어? 원하는 거 다 줄게.. 돈? 돈이 필요해?"
아빠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고.. 나는 여권을 손에 꼭 쥔 채로 문을 천천히 열어 계단을 밟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쪽은 돈이면 다야, 모든 사람들에게도. 그치?"
"세상에 다 알릴 거야. 당신이 이런 사람이다. 당신 딸까지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걸 알면.. 딸이 과연 당신 곁에 남아있어줄까?"
저녁에 봤던 사람들이었다. 차에 타있던 사람은 아빠의 옆에 다가가 서서 화가 난 듯 하지만 나근하게 말을 하고 있었고.. 나머지 한사람은 아빠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아빠는 뭐 때문인지 저 사람들에게 어떤 말도 못한 채 떨고만 있었고, 나는 숨죽여 그 상황을 바라만 보았다.
그러다 방에 있는 내 핸드폰 벨소리에 모두가 다 고갤 들고 나를 보았다. 그럼, 아빠는 무릎을 꿇고 그들에게 말한다.
"내가 미안해. 어떤 말을 해도 화가 풀리지는 않겠지만.. 한 번만.. 한 번만.."
"우리한테는 그 한 번의 기회 조차도 없었어. 이건 그쪽이 더 잘 알텐데."
"알겠으니까! 내 딸만은 제발..! 아무것도 몰라.. 내 딸은 아무것도..! 내가 잘못했어. 내가..!"
아빠가 주머니 안에서 권총을 꺼냈고, 남자들은 급히 아빠에게 총을 겨누었다. 그치만..
"도망쳐라 나름아.. 아빠가 미안하다."
탕 - !
누군가 말릴 틈도 없이.. 아빠는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어 쏴버렸고, 나는 입을 틀어막은 채로 아빠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남자들은 당황한 표정 하나 없이 아빠를 내려다보았고, 나는 급히 방으로 숨어 문을 걸어 잠근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짚었을까.. 너무 떨리는 탓에 비밀번호도 한 번에 풀지 못한다.
그들이 2층으로 올라와 내 방문을 발로 찼고, 나는 눈물을 흘리며 경찰에 전화를 건다. 영어로 계속해서 상황을 말해줘도 경찰은 다른 대답을 계속 했고, 나는 창문을 팔꿈치를 깼다.
유리 조각이 바닥에 널브러졌고,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내던진 나는 구석에 서서 유리조각을 들고 서있는다.
쾅-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남자들은 나를 바라본다. 유리 조각을 들고 서있는 나를 보고 마치 뭐하냐는 듯 바라보았다.
나는 그들에게 왜 우리 아빠에게 그랬는지, 왜 나한테까지 이러는데 이유를 묻지도 않은 채로 유리조각으로 내 손목을 세게 그었다. 그리고 눈 앞이 캄캄해졌다.
눈을 떴을 땐.. 이상한 창고 같은 곳에 간이침대 위에 누워있었고.. 주변엔 어떤 사람도 없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인상을 쓴 채로 천천히 손을 들어 손목을 확인했다.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꽤 깊게 상처를 냈었는데. 누군가 치료를 해준 게 분명했다. 혹시 의료진이 우연히 나를 보고 구해준 것일까. 아니면...
"……."
그 못된 사람들이 나를 납치한 것일까. 나는 천천히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디뎠다. 혹시 몰라 조용히 숨죽여 움직인 나는 문틈 사이로 밖을 보았다.
밖을 보았을 땐.. 나무들이 보였고.. 그리고.. 남자 몇명과, 여자 한명이 보였다.
장작에 불을 떼고서 그곳에 둘러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 아빠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도 보였고, 저녁에 보았던.. 내 가방을 찾아준 남자도 보였다.
나는 이곳에서 도망을 쳐야겠다 생각을 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도 하나도 없기에 나는 우선 도망을 쳐야만 했다.
뒤돌아 다른 문이 있는지 확인을 먼저 했다. 다행이도 반대편에도 문이 있었고.. 나는 천천히 소리내지않고 문을 열고 나왔다.
주위엔 산과, 저 멀리 마을이 보였다. 작은 집들이 보이기에. 가서 구조요청을 해야겠단 생각으로 한발자국 움직였을까, 옆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리고.. 나는 놀라 고갤 돌린다.
내가 진정할 때 즈음.. 나를 놓아준 남자가 내게 쉬잇- 하고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댄채로 한참 진정을 시키다가.. 내게 작게 말한다.
"그쪽으로 가면 들켜요."
"……."
"나 따라와요. 대답은 하지 말고."
이 사람은 내게 조용히하라며 또 말을 해주고선 마을과 가까워 보이는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내게 따라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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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으로 글 쓰는 그런...? 암튼..! 1화는 암울한디.. 막 암울하지만은 않을 것이에요 ! ! ! ! ! ! ! ! ! ! 사랑도 있을 거고..흠흠..^6^
그리고 인물은 더 나올 거예요 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