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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겹게 두 눈을 떴다. 그토록 내가 원하지 않았던 아침은 밝았고, 내 마음과는 다르게 오늘의 아침 햇살은 눈이 부시도록 빛이 났다.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로. 매일 아침이 밝으면 사람들은 모두 분주하게 자신이 할 일을 시작한다. 회사를 가거나, 학교를 가거나 혹은 놀러가거나. 화가 날 정도로 세상은 평화로웠다. 나는 오늘도 큰 한숨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언제나 똑같이 흐르는 일상이 지겨웠다. 다양한 색색가지 색깔들로 칠해진 세상 속에 나 혼자만 무채색으로 칠해져 세상과 동떨어진 기분이었다. 매일이 지루하게 지나갔고, 모든 일이 의미없었다. 

 

세상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변화되었다. 적응을 할 시간도 없이 하루가 다르게 변했다. 디지털을 넘어서는 무엇인가를 원하는 세상과는 달리 나는 아직도 아날로그라는 세상에 빠진 것처럼. 아니, 세상의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처럼 정신없이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추억이라는 덫에 발을 들여 벗어나려는 발버둥조차 치지 않았다. 세상은 나를 기다리지 않았고, 나는 그런 세상에게 작은 미련 하나도 두지 않았다. 

 

거리에는 인형들처럼 똑같은 기계들이 찍어낸 것 같은 사람들이 돌아다녔고, 그 사람들보다 많은 것은 바로 로봇이었다. 그들은 인간의 모습과 굉장히 비슷하지만 로봇이라는 분류 안에 속하여 있다. 이름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각자의 주인들을 찾으려고 어필을 하는 그런 기계들이었다. 물론 나도 그런 종류이긴 하다만. 

 

"EKI-11494, 듣고 있나?"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거리를 걷던 도중 귓가에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EKI-11494, 발음하기도 힘겨운 그 단어가 바로 나의 이름, 나를 부르는 명칭이었다. 그저 자동적으로 깊은 한숨이 나왔다. 아직 다음 말을 듣지 않았지만 무슨 말이 나올지 알 것 같았다. 어디를 고치니, 저기를 고치니…. 말도 안 되는 조립들을 내 몸 속에 하겠지. 

 

"예. 듣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본부로 올 수 있겠나?" 

"하아, 가겠습니다." 

"빨리 오게." 

 

비교적 간단하게 대화를 끝이 났다. 짜증이 밀려왔다. 나라는 존재는 그저 더 완벽한 로봇을 만들기 위한 실험체이다. 한 마리의 실험 쥐와 같은 존재랄까. 허나 미천한 그런 내가 위에서의 명령을 거절할 수는 없을 터.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터덜 터덜 본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마침내 큰 건물 하나가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입구 앞에 일는 센서 앞에 서자 삑 - 하는 소리와 함께 EKI-11494 확인되었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입구가 열렸다. 나는 크게 한숨을 쉬고 열린 문을 통과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를 필요로 하는 실험실이 있는 8층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굳게 닫힌 실험실의 문이었다. 

 

온통 새하얀 벽들이 둘러싼 이곳에서 유일하게 빨간 빛으로 색깔을 보이고 있는 작은 센서에 가까이 가자 입구를 통과했던 것과 같은 루트를 통하여 실험실의 문이 열렸다. 그러자 하얀 가운을 입은 몇 몇의 연구원들이 고개를 돌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뭐 넣으려고요?" 

"그럴 거 없어." 

"뭐요?" 

 

20여 년의 시간을 사는 동안 밖에서 한 번도 놀지 않고 건물 안에서만 지낸 것인지 새하얀 피부를 가진 남자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를 무시하며 주위를 둘러 보았다. 뭐라고 읽는지도 모르겠는 해괴한 문제들이 모니터에 가득했고, 실험실을 채우고 있는 큰 캡슐에는 아직 깨어나지 못한 로봇들이 가득했다. 저것들은 모두 폐기로 처리하겠지. 

 

"EKI-11494, 듣고 있어?" 

"들어서 뭐 합니까? 나한테 도움도 안 되는 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나에게는 작은 희망이라는 것은 없었다. 나는 그저 인간들의 욕심을 채워주기 위하여 태어나게 된 존재이고, 그들이 나를 없애고 싶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나는 언제든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동물보다도 못한 가장 천한 존재. 

 

그런 나를 인간들이 애써 포장하기 위해서 내게 붙이는 특징이 한 가지 있었다. '첫 번째 성공체.' 그것이 바로 나의 가장 큰 특징이자 하나만 있는 유일한 특징이었다. 나는 이 세상을 증오한다. 아니, 이 세상이라기 보다는 세상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든 지금 내가 속한 이 단체를 증오한다는 표현이 더 올바를지도 모르겠다. 

 

나는 더이상 이곳에서 내가 들어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말들은 나오지 않기에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누군가가 나의 어깨를 강하게 누르면서 나의 움직임을 속박하였다. 얼굴을 보지 않았음에도 누구의 짓인 건지 단 한 번에 예상이 갔다. 

 

"너는 우리한테 반항을 하면 안 되는 존재야." 

"……." 

"EKI-11494, 기억해. 난 너를 언제든지 죽여버릴 수 있어." 

 

그는 다른 한 손으로 나의 턱을 들어 자신을 보게 하였다. 나는 애써 나를 무섭게 노려보는 그의 시선을 피했고, 천천히 나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손에서부터 손목, 팔, 어깨를 향해 그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하얀 피부에 걸맞는 하얀 가운. 그는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그의 가운에는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 '오세훈'이 적혀 있었다. 

 

"넌 그냥 가만히 있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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