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물 썰
스폰서 표쥰x블락버스터 리더 우죠 중소 기획사에서 블락버스터라는 그룹이 데뷔함. 리더이자 전곡 프로듀싱하는 지코와 송민호, 박경, 한해, 유권 이렇게. 처음엔 뭐 유명 랩퍼 누가 주목하는 실력파 신인 하면서 언플도 하고 그랬지만 어째 홍보를 해도 해도 홍보는 커녕 이상한 썰들만 올라옴. 딱히 누구 한 명이 과거가 문제가 될 일도 없어서 더 속상ㅜㅜ... 단지 신인이라는 이유로 악플도 많이 달리고... 예를 들면 전곡 지코 자작곡인데 무슨 누구 노래를 뺏었느니 베꼈느니 하는 유언비어들도 막 생겨남. 근데 사람들은 자극적인 거에만 자극 받다 보니 그 작은ㅜㅜ블락버스터가 해명하는 거는 안 듣고 점점 저 그룹 도둑 그룹이라면서 더 욕하기 시작함. 그래도 지호는 팀 리더고 무엇보다도 멤버들이 노래를 계속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사명감과 본인 그 겁나 센 깡따구+일에 대한 자존심으로 맨날 밤 새서 작업하고, 개인적으로까지 돈도 빌려가면서 앨범을 계속 내려고 애씀. 앨범 아트 디자인도 본인이 하고... 하지만 회사에서는 이제 돈도 없고 소속 아이돌도 블락버스터 하나여서 진짜 사무실까지 팔아야 애들 앨범 내줄까 말까 하는 정도가 되어버림. 지호야 이거 아닌 거 같다, 니가 나 아닌 다른 사장을 만났다면 너도 너네 멤버도 이렇게 고생할 일 없었을텐데... 하면서 사장님이 막 울먹거리기까지 함ㅜㅜ여기서 사장님은 우리...가 조아하는 규우기형이라고 치자. 규사장님... 암튼 그제서야 지호는 아 진짜 이대로 끝인가? 진짜 이렇게 허무하게 빛은 커녕 밖으로 제대로 나가보지도 못 하고 내 꿈을 접나? 하면서 현타가 옴. 너무 속상해서 작업도 미루고 술도 마시고 하루 종일 숙소에만 틀어박혀 있기도 하면서 며칠을 지냄. 그렇게 의미없이 살던 중에 갑자기 지호한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옴. 뭐야 해서 받았다니 광고^^... 짜증나서 팍 끊고 다시 자려는데 또 전화가 옴. 딱히 올 곳도 없는데 계속 전화로 이거 가입해라, 뭐해라 하는 게 너무 짜증이 난 나머지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아 ㅅㅣ발 내가 돈을 번 게 있어야 뭘 하던 말던 하지 이 ㅅㅐ77ㅣ야! 니가 뭘 안다고 자꾸 나한테 이래! 하면서 히스테리를 부림. 근데 뭔가 반응이 이상함. 수화기 너머로 분위기가 싸함... 이거 잘못됐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어...여보세요? 했더니 갑자기 되게 낮은 남자 목소리로 막 웃음소리가 들림.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라서 어버버하고 있었는데 남자가 한참 막 웃다가 수화기를 고쳐 잡고 자기소개를 함. 세븐시즌스라고 들어봤죠? 나 거기 대표인데 우지호씨 노래 좋더라. 요즘 뭐하고 있나 싶어서 전화해봤다고 물어봄. 여기서 표지훈 말투 겁내 능글+최강공이었으면... 지호는 잘못 걸렸다라는 촉이 오기 시작함. 대충 바쁘다고 하고 끊으려는데, 표지훈이 살고 싶어? 라고 정색하고 말함. 순간 긴장된 지호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음. 그리고 무엇보다 그 말에 담긴 뜻이 너무 가슴을 후벼파서 정신이 아득해졌음. 그리고 동시에 이 ㅅㅐ77ㅣ가 날 건드리려는구나 싶어서 자존심이 팍 상함. 하지만 그 와중에도 초면인데 지호 본인이 하고싶은대로 감정 상한 거 티내기엔 뭔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왔음. 뭐라 답할지 한참 고민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음. 왜 이러세요. 본인이 뱉었지만 참 나약해보이는 말이라서 지호 자존심 더 더 스크래치... 맴 찢어지는 중에 지훈이 바람 빠지는 소리 내면서 웃더니 살고 싶으면 내일 너네 사장이 시키는 대로 해. 하고 전화 뚝 끊어버림. 지호는 진짜 잘못걸렸다는 생각에 막 초조해지고ㅜㅜ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는데 애석하게도 해는 뜸... 도살장 끌려가는 소마냥 회사로 가서 규욱횽 출근만 기다림. 그리고 마침내 출근한 사댱님! 하지만 표정이 정말 좋지 못 함... 지호는 더 불안해지기 시작함. 살고 싶냐는 말이 혹시 회사를 살리고 싶냐는 뜻인가 싶어서 더 무서워짐. 사장님이 먼저 입을 열음. 규욱형ㅠㅠ지호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딱 한 번만 눈 딱 감고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냐고 너무 슬픈 표정으로 말함. 맘 약해진 지호가 다 말해보라고 괜찮다고 다독여주기까지 함. 어제 전화 받은 사람이 이번에 우리 회사를 인수하고 싶어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너를 많이 보고싶어하신다고, 지호 너 목소리를 좋아하신다더라 하면서 딱 한 번만 만나주라고 시간이랑 주소가 적힌 포스트잇을 줌. 감정이 앞선 지호는 생각 이런 것도 없이 무조건 만날게요 갈게요 하면서 끝까지 규욱형 다독여주고...ㅜㅜ -
어찌어찌 버스 타고(아이돌 데뷔가 아니라 정말 그냥 힙합 그룹으로 데뷔한 거라 밴도 없음ㅜㅜ) 약속 장소 가는 동안에도 사장님한테 계속 진짜 미안하단 식으로 문자가 옴. 그 때마다 정신 없이 차칸 지호는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얘기 잘 하고 오면 된다고 사장님 다독여줌. 이번에 얘기 잘 되면 우리 앨범 진짜 멋지게 준비해서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부딪혀봐용ㅋㅋ 하면서 여유 있는 척도 하고...8ㅅ8 하지만 물론 속은 말이 아님. 잘은 모르겠지만 추측해보면 거래처 사람임은 분명한데, 괜히 자기 성질에 욱해서 실수할까봐 걱정되기도 하고, 이상한 제안 할까봐 그것도 걱정되고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머리가 아플 지경. 눈 질끈 감고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어보기도 하면서 그래 난 절대 해낸다 될 놈은 된다!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 하다가 드뎌 약속장소에 도착함. 딱 봐도 서울에서 꽤 알아주는 호텔인 것 같았음. 로비부터 귀티가 차르르 흐르는데 지호는 막 기가 눌림. 자기는 그냥 집에서 대충 그나마 좀 격식있어보이는 걸로 입고 왔는데... 지호는 자기가 그 표지훈 사장이란 사람한테 한없이 모자랄 것 같다는 예상이 팍 됨. 환경에 적응이 안되고 긴장도 더 되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다가 겨우겨우 만나기로 한 호실 앞에 도착했음. 솔찌 그 사장이란 사람은 인터넷만 좀 찾아봐도 쉽게 정보가 뜨니까 지호에 대해 잘 알 수 있겠지만, 지호는 사장 이름만 알지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중후해서 나이도 잘 가늠이 안 되서 기대 반 긴장 반 심장 난리 남. 하지만 약속시간이 가까워져서 더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심호흡 함 하고 드디어 벨을 눌러버림..! 근데 10초가량이 지나도 아무도 안 나옴. 잉? 하는 순간 문이 열림. 들어와요. 지호는 좀 많이 충격이었음. 지훈이 지호 생각보다 너무 어려보이고 꽤 멀끔하게 생긴거야. 그런 사람이 자기랑 너무 비교되게 이미 한 회사의 사장이고 누굴 마음대로 부를 수 있는 지위를 가졌다는 거에 지호 존심 또 스크래치... 쭈삣대면서 방에 들어감. 표사장님은 이쪽으로 앉아요, 하면서 의자까지 빼줌. 테이블도 하필이면 작은 거라서 좀 가까이 마주보고 앉은 상태가 되서 되게 기분이 이상함. 지호는 그냥 이 상황 자체가 무섭고, 한 치 앞을 예상을 못 하니까 머리 속이 핑핑 돌기 시작함. 그에 비해 지훈은 여유롭게 미니 냉장고에서 물도 꺼내서 컵에 따라주고 외투 줘요, 하면서 옷걸이에 옷도 걸어주고... 그걸 본 지호가 그래도 표사장이 그렇게 막 이상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좀 긴장이 풀리기 시작함. 나이대도 어려서 생각보다 말도 제법 통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 아니나 다를까 표사장은 되게 매너있게 다시 정식으로 인사를 함. 세븐 시즌스 회사 사장이고, 지코가 만든 노래 다 좋아한다, 목소리가 좋다 하면서 막 되게 사근사근 하게 대해줌. 지호는 칭찬에 부끄러워서 네? 아...네...감사합니다... 하고 있고... 지훈이는 살짝 웃으면서 밥은 먹었어요? 룸서비스 시킬테니까 먹고 싶은 거 골라봐요. 하면서 룸서비스 메뉴판을 줌. 남에게 폐 끼치는 거 죽어도 싫어해서 가격에 민감해진 지호는 메뉴판을 보고 덜덜함. 무슨 파스타나 스테이크가 가뿐히 오만원을 넘기니까 부담스러워서 저 괜찮아요 하고 사양함. 하지만 지훙은 끝까지 사람 좋은 낯빛으로 내가 안 괜찮으니까 먹어요. 라며 지호에겐 강요 아닌 강요를 함. 결국 제일 싼 메뉴로 고르고 지훈이 메뉴 더 추가해서 룸서비스로 밥도 호화롭게 먹여줌. 하지만 지호는 먹는 내내 속이 불편함ㅜㅜ이 사람이 나한테 뭘 원하는건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힘. 노래를 만들어주길 바라는건지 아님 회사 사장한테 잘 얘기해서 사업 인수에 도움이 되도록 부탁을 하려는건지 암만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와서 찝찝함. 와중에 지훈이는 계속 입에 맞아요? 물 더 드릴까요? 하면서 겁내 상냥상냥... 우여곡절 끝에 식사가 끝나고ㅜㅜ 지호가 이제 드디어 무슨 말이 오가겠거니 싶어서 긴장 탐. 표사장님은 불편하면 쓰라고 칫솔이랑 치약도 주면서 끝까지 배려해줌. 지호도 표사장님 양치질 끝내자마자 들어가서 푸푸 하고 나옴. 표사장님은 침대에 걸터 앉아있었고 지호는 그냥 지훈 앞에 각 잡고 대충 어색하게 서있었음. 지호는 정적 속에서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음. 근데 지훈이 먼저 입을 열음. 요즘도 작업 해요? 예? 아... 안 해요? 요즘은 조금 쉬엄쉬엄 하고 있습니다. 왜? 여기서 1차 지호 존심 스크래치. 일부러 물어보는 것 같아 보였음. 하지만 일단 참고 답함. 그냥, 요즘 잘 안 풀려서요. 만든 노래가 대충 몇 곡 정도 있어요? 한, 200곡 정도... 그 중에 지금 내고 싶다 싶은 노래가 몇 곡? ...일단 15곡 정도 추려냈습니다. 지호가 보기에도 확실히 오늘, 방금까지 봤던 매너 있는 지훈이랑은 조금 달랐음. 말투에서부터 난 우지호 너보다 위에 있고 너를 깎아내리고 싶다는 의도가 다분했음. 분명히 대화를 나눴음에도 상대방이 원하는 걸 알 수가 없다는 게 꽤 불쾌했음. 지호도 슬슬 열이 올라오기 시작함. 목소리에 화를 억누르는게 느껴졌는지 지훈도 눈을 가늘게 뜨고 지호를 또렷이 응시함. 둘이 전쟁같은 눈싸움하던 중에 지훈이 턱을 매만지면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지호 앞으로 다가감. 지호는 시선을 피하지 않으려고 계속 눈 마주하는데 하필이면 지호보다 조금 더 키가 큰 바람에 올려다보는 꼴이 됨. 그 와중에 참 사소하게도 여기서 지호 존심 또 깨짐. 지훈이 고개를 갸우뚱 함. 뭐가 맘에 안 드는건지 뭔지 읽을 수가 없는 표정이라 지호는 답답해 미칠 지경. 지훈이 한동안 갸우뚱하더니 한다는 말이... 너도 답답하지, 세상이 니 맘대로 안 되서. ...... 근데 난 왜 니가 힘든 걸 보는 게 좋지? 지호가 결국 못 참고 지, 라는 말이 끝나는대로 주먹을 휘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