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날씨로 화창하고 나는 굳어져 있떤 몸을 쭈욱 피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글쎄 밖에 나간지가 한참 된거 같네.
레포트 생각도 안나는 거 같은데 산책하면서 생각할겸 노트북과 하나뿐인 엠피쓰리를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한강 둔치로 가서 해야겠다.
뭐, 마주칠 사람도 없겠다 후즐군한 추리닝을 입고 이어폰을 끼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좋은데도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거의 운동하려 나온 사람들 아니면 커플들이였다.
더군다나 나처럼 후줄근하게 입고 나온 사람도 없었고.
나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천천히 걸었다.
귓속에 잔잔히 흐르는 클래식 음악에 눈을 감으며 감상했다.
그러자 왠 퍽 소리가 나면서 내가 발라당 넘어졌다.
"으악!"
바닥에 노트북이 떨구어졌고, 나는 영문도 모른체 눈을 커다랗게 뜨며 위를 쳐다보았다.
모자 사이로 보이는 사람은 나이키의 좋은 추리닝을 입고
커다란 키의 사람이였다.
아니 어디선가 많이 본 거 같기도 하고….
"아니, 이봐요!"
소리치자 내 앞의 사람이 뭐라고 했다.
"뭐라고요?"
중얼거리는 건지 그 남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런 내 모습에 남자는 코웃음 같은 걸 내뱉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뭐야, 잡으라는 건가?
나는 일어나려 똑같이 손을 내밀었지만 남자는 내 귀에 꽂힌 이어폰 한쪽을
거칠게 빼었다.
"거, 앞좀 잘 보고 다닙시다."
뭐?
[구자철]
"아─ 무슨 등산이야 이 여름에."
나는 짜증스럽게 전화기 넘어로 내뱉었다.
그러자 친구는 바닷가에 멋진 남자들이 있는것이 아니라
산에 멋있는 남자들이 오히려 많은 것이라며 충고아닌 충고를 햇다.
"나 등산복도 없단 말이야."
[참, 말 많네. 하나 사면 좀 어때. 너 등산 평생 안갈것도 아니고.]
아주그냥 말하는거 보면 엄마같다니까.
나는 짜증스럽게 알았어 알았어 대충 얼버무렸고
친구는 등산복 살 때 같이 가주겠다면 아량아닌 아량을 배풀었다.
결국에 억지스럽게 끌려나온 등산복 점에 도착했고
친구는 친구대로 나는 나대로 등산복을 쳐다보았다.
이쁜것도 없구만.
나는 입술을 쭉 내밀며 그나마 괜찮은 나이키 등산복을 보기위해
집었다.
"어?"
그러다 또 하나의 다른손.
뭐야, 뻔히 내가 먼저 집었구만.
나는 손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딱 봐도 남자 손 같은데 여자한테 양보하지?
아무레도 이쁜 등산복은 이 파란색 등산복 밖에 없는 거 같단 말이야.
"저기요."
바로 앞에서 나는 남자 목소리에 나는 고갤 들어올렸고
남자는 내가 아닌 가계 점원을 부른 거였다.
아니 잠깐만! 내가 손 대고 있는 건 안보이는 거야?
"이거 계…"
"저기요."
나는 남자가 말의 흐름을 깨고 내가 말했다.
그러자 선글라스를 끼고있던 남자는 '네?' 라고 말하며 날 쳐다보았다.
"그게 제가 사려고 했었거든요."
그러자 남자는 눈썹을 쌜죽 거리더니 아 그러세요 라는 식의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이고는 매장을 나가버렸다.
뭐, 뭐야 저 사람. 나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쨌든, 이 등산복은 내꺼다! 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등산복의 가격을 봤다.
"야, 니 골랐냐?"
나는 등산복을 다시 놓았다.
"아, 다른곳가자."
나는 가방을 고쳠매고 매장을 빠져나왔고
곧장 바로 옆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결국 안사네."
선글라스를 끼고 있던 남자는 날 보고 다시 한번 웃더니
그 매장으로 다시 들어갔다.
저 사람… 방금 나 비웃었지??
어─?!
[이대훈]
"누나, 누나!! 나 먼저 나간다. 빨리나와!" 나는 동생의 재촉에 앗뜨뜨! 고데기에 엄지손가락이 데이고 말았다. "알았으니까 재촉좀 하지마!" 고데기를 마무리 하고 현관으로 나왔다. 동생은 입술을 내밀고 날 노려보고 있었다. "뭘 노려봐 이놈아." 나는 12살 짜리 남동생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튀겨준 다음 집을 나섰다. 안그래도 취업문제로 바쁜데 막둥이로 태어난 요 속편한 동생놈 덕분에 부모님대신에 태권도 도장에 대신 가게 생겼으니. 내 팔자도 참 상 팔자라. "거기 되-게 유명한 곳이래. 이대훈 선수 알지? 그 선수가 배웠던 곳이래." 이대훈? 취업 문제로 눈 코 뜰세없이 바쁜데 누군지 알겠냐. 나는 그래그래 맞장구를 쳐주며 네비게이션으로 뜨는 커다랑 태권도 학원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생각보다 큰 태권도 학원안으로 들어가자 접수처가 보였다. 와 여기 인기 많은가 보다. 속으로 감탄을 하면서 접수처로 갔다. 의외로 간단하게 접수를 끝내고 사범실로 들어가자 성인에서부터 내 동생보다 더 작은 어린아이까지의 상패와 사진들이 걸려져 있었다. "그래요, 앞으로 잘 빠지지 않고 잘 해보도록 합시다."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의 동생은 겁을 먹었는지 고개를 까닥해 보였고 체험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데 문득 커다란 키의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잇었다. "어-?!" 그 순간 동생이 소리질렀고, 난 동생을 쳐다보았다. "이대훈 선수다!" 동생은 활짝 웃으면서 방방 뛰었고, 남자에게 뛰어갔다. 남자는 동생을 보고 잠시 당황 한 듯 하더니 웃어주었다. 잘 생겼네. 나는 문득 그렇게 생각하다가 아- 정신을 차리고 동생의 팔을 잡아당겼다. "형아가 놀랐잖아. 사과하고 가자." 하지만 녀석은 쉽사리 가려하지 않았다. 얼굴을 붉히며 존경 가득한 눈빛을 보내는 동생. 어쩔 수 없이 동생을 안아들었다. 동생을 대신해서 미안하다고 남자에게 고갤 까닥였다. 그러자 남자는 작게 웃어주었다. "내가 너때문에 못살아." 나는 사범실의 문을 닫았다.
"어? 야, 너네 옆집에 누가 새로 이사왔나보다." 어, 그런가 보다. 서울의 조금 외진 곳이라 아파트보다는 주택이 더 많은 곳이여서 사람들이 간간히 찾는 곳인데 점점 여기로 이사오는 사람이 늘어나서 그리 놀랍지도 않은 일이였다. "야, 강의 놓치겠다. 빨리가자." 올해로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 고등학생이란 딱지도 떼었고, 어쩌면 오늘부터 술판이 벌여질지도 모른다. 학교 선배님들은 새로운 후배들과 친해지려고 밥을 사준다 어쩐다 과 동아리에 들어오라 어쩌라 "참, 오늘 또 술먹는데. 난 그놈의 술 좀 그만먹었으면 좋겠다." 역시 또 먹는다. 하루라도 빼 먹는 날이 없다니까.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리 선배들에게 찍히면 대학생활은 그리 편하지 못하다. 분명 안가겠다고 하면… 으으- 생각도 하기 싫다. "어쩔 수 있겠냐. 주는 대로 마시고 일찍 빠져나오자. 나 오늘까지 늦게 들어가면 엄마아빠한테 죽어." 나는 가방을 잘 고쳐매고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벌써부터 선배님들은 쪽지를 돌리며 빠짐없이 모이라는 메모였다. 특히나 요즘 cc니 뭐니 동기나 선배들보다 후배가 더 낫다며 우리애들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 선배들이 있는데 생각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의외로 강의는 일찍 끝났고, 자연스럽게 우리들은 모여서 술집으로 갔다. 시끄럽게 골을 울려대는 음악 소리와 웨이터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쪽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분명 술집이랬는데 여긴 나이트다. 나는 테이블의 구석에 앉아서 술을 홀짝였다. "우리도 나가서 춤추자." 한 선배님의 말에 여러 애들이 엉거주춤 홀로 빠져나가고 테이블에 남아있는건 나와 친구뿐이였다. 지금이 나갈 수 있는 기회 같은 거라나? 나는 백을 집어들고 나이트를 나왔다. 밝게 빛나는 달과 뿌연 하늘덕에 별과는 몇년 담을 쌓아 이제 별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벌써 우리집 쪽 골목에 들어서면서 터벅터벅 걸었다. 슬슬 취기가 오르는 거 같았다. 위험한데. 전화해서 엄마한테 댈러 오라고 할까? 핸드백을 뒤지면서 걷자 뒤에서 또다른 발자국이 들려왔다. 뭐지? 머릿속이 쿵쿵 울리는 거 같은 기분이였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건 알지만 취기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었다. 걸음도 비틀비틀 걸어지고 아 망했다. 설상가상으로 휴대폰을 꺼내려던 백에서 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으으..." 예의치 않게 취기에 짜증스런 소리가 흘러나오고, 툭- 내 발에 걸려 바닥에 넘어졌다. 최악이다. 나는 휴대폰을 줍고는 일어서려 했지만 몸이 말이 안듣는다. 아, 그럼 엄마한테 전화라도… 젠장, 액정이 안나온다. "저기, 괜찮습니까?" 낯선 목소리. 힘없이 고갤 뒤로 돌리자 편의점 봉투를 가득 들고 모자를 쓴 남자가 터덜터덜 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으으, 괜찮아요." 앙탈부리듯 내 목소리가 아닌 여린 목소리가 나오자 남자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집이 어디에요? 내 대려다 줄게요." 약간의 사투리 묻어나오는 말에 나는 킥- 웃었다. 그러자 어리둥절한 눈으로 날 쳐다보는 남자. 나는 고갤 흔들고는 주소를 불렀고 남자는 아아- 내 옆집이네 라고하고 날 일으켜 주었다. "어! 그러면 저희 옆집이 아저씨?" 내가 웃으며 말하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편하게 놔요, 우리. 나 아제 말 놓는다! 야 너 몇살?" 아저씨는 내 말에 당황한 얼굴이 되어 날 한번 쳐다보더니 "…니보다 나이 많다." 그렇구나. 나는 웃으며 취기에 무거워진 머리를 아저씨 쪽으로 기울였다. 툭- 닿는 아저씨의 어깨. 하하하하하하하아항항 내가 미쳤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응보고 좋으면...또 올립니다....>< 참 주제 받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