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경(桃源境 )
:
1. 이 세상이 아닌 무릉도원처럼 아름다운 경지.
2.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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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으로만 보는 캐해석( 도원경 ver )
우선 택운이랑 재환이는 양반집 자제일 거 같음.
택운이는 선비의 정석 같은 느낌을 듯.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에 급해도 뛰는 법 없고
여색 전혀 안 밝히고 글 공부에 매진하고 부모님 말씀 잘듣고 옷맵시 흐트러지지 않게 매번 깔-끔하게 정돈하는 고런 느낌.
시끄럽고 사람들 많은 곳은 싫고 허세 가득해 누가봐도 나 양반집 자제요! 하는 놈들은 한심하다 생각하여 상대하지 않고 강약약강 특히 싫어하는 타입.
근데 중요한 건 보기완 다르게 정이 많고 부끄럼도 좀 타고 작고 귀여운 생명체 좋아하는 그런 사람...( ͡° ͜ʖ ͡°)
재환이는 택운이랑 딱 반대일 거 같음. 완전 마당발에 활발하고 한양에 나도는 소문이랑 소문은 다 알고있는 그런 너낌. 늘 밖에 나가서 노는 거 좋아하고
글공부도 게을리하고. 그치만 머리가 좋은 타입. 머리 회전도 빠르고 생각보다 사람이 가볍지 않음. 제법 야망도 있음. 택운이랑은 어릴 때부터 같이 놀았던 친구.
택운이에 비해 융통성도 있고 넉살도 좋은 편. 그치만 선은 확실히 지키고 마음 돌아서면 대쪽 같은 사람일 듯. 어떤 일을 할 때 충동적으로 그래! 할 것 같지만 이해타산 다 계산하고
행동하는 타입.
그리고 혁이는 세자. 앞구르기 하면서 봐도 세자. ktx 타고 지나가면서 봐도 세자.
특히 망나니인 그런 세자일 듯.
원래부터 망나니는 아니었고, 심지어 더 어릴 땐 글공부도 잘해서 영특하다고 칭찬도 많이 받았음.
근데 조정 안에는 혁이보단 그의 형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꽤 있었음.
당파 싸움이 치열하던 때라 정권 교체를 바란 세력들이 그의 형쪽으로 붙으면서 새 바람이 일던 시기임.
원자도 아닌 혁이가 세자가 되는 게 아니꼬운 게 아니라 본인들이 만든 왕의 목을 틀어쥐고 이 나라의 주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임.
이렇기에 목숨 부지가 혁이 삶의 전부가 되어 버림. 매일 밤 암살의 위협에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아버지는 그럴 수록 네가 더 강인해야 한다면서 다그치고. 형과는 소통 안 한지 오래 되었고. 그나마 온 정을 베푸는 건 어머니 밖에 없었음.
궁 안에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그런 느낌. 나를 지지하는 세력은 나를 위한 것인가 본인의 안위를 위한 것인가.
현타 오지게 오고 삐뚤어지기 시작하는 혁이. 고운 비단이 술에 젖어 들어 축축해지는 날들의 반복임.
그럼 혁이의 형아는 누구냐. 원시기. 소리쳐 김!원!식!
원식이는 어릴 때부터 총망 받은 원자일 듯. 글짓기도 뛰어나고 무술에도 능했으니. 그러나 집권당은 원식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음.
왜냐 원식이는 후궁이 낳은 아들이기 때문. 후궁의 신분이 미천하다하여 더욱 무시는 심했음. 결국 중전의 양자로 원식이를 들임.
원자이긴 했으나 곧 중전이 회임을하여 아들을 낳자 상황이 애매해졌음. 사실 애매해 질 것도 없지만.
결국 세자 책봉은 혁이가 하게 됨. 그러나 앞서 말했듯 상황이 상황인지라 원식이를 지지하는 세력이 점점 강해졌음.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역모의 중심에 서게 됨. 그러나 원식이는 생각보다 야망이 큰 인물임. 또 생각보다 현실 자각이 뛰어났음.
본인이 살려면 어찌해야 하는지, 내 어머니를 위해서 어찌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었단 말임.
고로 기꺼이 중심에 스게 됨.
마지막은 학연이!
학연이는 천민 출신에 광대일 거 같음. 한양에서 제일 가는 광대 패거리 소속일 듯.
똑부러지고 싹싹한 성격에 지조와 절개가 뛰어났음.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거임.
구김 없는 성격에 긍정적이라 주변에서도 인기 많았을 타입.
애가 끼도 많아서 광대 패거리 이름은 학연이가 다 알렸다해도 과언이 아님. 특히 무용에 재주가 많았는데 학연이의 춤은 뭐랄까
사람 홀리는 그런 게 있다구요. 재능은 출중했으나 그의 신분과 성별이 그를 광대에서 그치게 만들었음. 그치만 학연인 굴하지 않지.
오히려 이렇게 편히 춤추는 게 좋다고 말갛게 웃음. 가족 관계는 어린 여동생 한 명 있을 듯. 친한 주변 주막집 주모에게 동생 맡기고 일 끝나면 데려 오는 식.
그럼 이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 되었나. 다 학연이로부터 연결 되었을 듯.
시작은 학연이가 재환이 눈에 띄면서 시작할 듯.
하도 한양에 기가막힌 광대 패거리가 있다길래 궁금한 건 못참는 이재환. 정택운 데리고 보러 간다.
택운이가 관심 없다해도 그냥 끌고 갈 듯. 그럼 택운이는 진짜 귀찮다는 표정하고 따라 갈 듯. 제 팔에 팔짱 긴 재환이 팔 때어내며.
그래서 보러 왔는데 한참을 보면서도 표정 변화 한 번 없이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듯.
오히려 저런 저속한 농이 뭐가 재밌다고 참. 이런 생각으로 보다 자리 뜰 거 같음. 그럼 재환인 당황해서 어디가냐고 하지만...뒤도 안 돌아보고 집 가서 책 읽을 정택운.
혼자 남겨진 재환인 어쩌지 고민하다 끝까지 보고 가겠다 다짐함. 왜냐 아직 학연이가 안 나왔거든여.
학연이 춤을 보고서도 별 감흥 없으면 소문을 들려준 돌쇠 이 놈을 아작 내겠다고 다짐함.
그러다 가면극이 시작 되고 드디어 기다리던 학연이가 나옴. 극 중간 중간 고수와 소리꾼 소리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학연이에 재환이는 생각함.
아, 오늘 돌쇠에게 화과자를 줘야겠구나. 하고. 처음으로 돌쇠가 기특해지는 순간이었음.
그 날부터 광대 패거리 찾아 다니는 재환이.
광대 패거리들은 점점 더 명성을 떨치게 됨. 물론 팔할은 학연이 덕.
이에 패거리 대장은 학연이 무용을 극 중간이 아닌 그냥 단독으로 만들어버림.
물론 광대 패거리의 공연이 재밌기도 했지만 학연이 무용을 볼 때 사람들 반응이 남다르단 걸 알고 아예 단독으로 무용 순서를 만들어 버렸다 이말입니다.
그래야 돈도 잘 벌리고 본인이 봐도 학연이는 무용에 특출났으니까.
이 소문을 들은 이재환. 간다 무조건.
그치만 오늘마저 글 공부를 빼고 도망갔다간 아부지한테 진짜 제대로 혼날 거 같았음. 평소 행실이 선비와는 거리가 멀었던 재환이었음 ㅎ
이번엔 아버지께서도 단단히 일러두셨기에 갈 수가 없었음. 초조해진 재환이는 결국 택운이에게 부탁함.
-니가 나 대신 가서 보고 어땠는지 전해 줘라.
-싫어.
단칼에 거절당한 재환이. 그치만 당황하지 않음.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아 지연이는 비녀 찾았대?
-...
-지연이가 속 많이 상해하더라. 한양에서도 못 구하는 건데 잃어버렸다고.
근데... 그거 잃어 버린 거 맞아?
씨익 웃으며 말하는 재환이는 심히 여유로워 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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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연 보러 온 택운이.
여동생에게 많이 약한 타입임.
고의로 그런 건 아니지만 본인이 밟아 부순 건 맞으니까.
어쨋든 이렇게 택운이는 학연이를 보게 됨.
학연이에게 첫눈에 반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음.
단지 그냥 문득 문득 생각날 뿐임. 책을 보다가도 문득, 밥을 먹다가도 문득,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걔는 뭘 하고 있을까? 이런 게 아니라 그날 보았던 그의 몸짓이, 표정이 생각나는 거.
그렇게 그날의 기억은 택운이 일상에 빠르게 스미는 중이었음.
그러다보니 점점 학연이를 보러 가는 횟수가 늘게 되는 택운이. 그러다 한 번은 재환이에게 들키게 됨.
물론 택운이는 재환이를 못 보고 재환이만 택운이를 봄. 가서 놀려줄까 하다가 학연이 춤을 바라보는 택운이를 멀리서 가만히 지켜 봄.
묘한 표정의 재환이는 그렇게 택운이를 지켜보다 자릴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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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 재환이의 어김없는 찡찡거림에 억지로 몸을 끌고 나선 택운이. 분명 정자에서 술이나 퍼마실 것에 벌써 한숨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옴.
그러나 택운은 반기는 건 재환 혼자만이 아니었음.
어떻게 학연이가 옆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본인을 보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내는 학연에 당황한 택운이는 재환이만 바라 볼 뿐이었음.
밖에서 보는 학연은 무용할 때와는 확연히 달랐음. 분칠도 하지 않고 칙칙한 색의 무명으로 짠 옷을 걸치고, 전체적으로 정갈하지 않은 차림새였음.
그럼에도 여전히 눈길이 가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었음.
복숭아 꽃잎이 하나 둘 흩날리는 그런 밤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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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정은 살얼음판 그 자체였음.
혁이의 망나니 행각은 날이 갈 수록 점점 심해졌음.
자신의 뒷 이야기가 들리면 당장에 검을 뽑아 들 기세니 말 다했음.
매번 술과 기생들로 밤을 지새우니 체면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꼬투리 잡히기 딱 좋았음.
그런 혁이에게 원식이는 칼을 갈고 있었음.
조용한 새벽에 대신들 몇 명이 김대감 집으로 들어섬. 마지막으로 원식이도 들어가고.
그렇게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암살을 시도하자는 말이 많았음. 술에 독을 타자, 기생들을 매수하자, 술에 찌들어 있을 때 공격하자 기타 등등
수 많은 방법들을 원식이 앞에 내놓았지만 다 퇴짜 맞음.
이들이 꾀하는 건 어찌 되었든 역모이기에 어설펐다간 오히려 본인들 목이 날아감.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생각하는 원식이.
그러고는 말을 꺼냄.
-...요즘 한양에서 제일 가는 광대놈들이 있다던데.
-예. 그렇다고는 하는데 광대는 어찌...
-그 놈들 중 무용을 하는 놈이 그리 기가 막힌다지.
-예?
-사람을 홀려 눈 멀게 한다던데 맞는가?
-항간에 떠드는 농일 뿐입니다. 헌데 어찌 자꾸...
-내 이번 연회 때 그 놈들을 부를 것이다.
어이가 없겠지. 궁에서 하는 연회에 천한 광대 놈들을 부른다? 이게 뭔 말도 안되는 짓거리냐 이말이야.
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대신들 그치만 겉으로 티는 안 냄 ㅎ 목숨은 소듕하니까.
그리고 반드시 우리 세자를 옆에 내 옆에 앉힐 것이다.하는 원식이.
알 수 없는 속내에 대신들은 반대하려 했지만 입 다물고 있었음.
묘하게 뒤틀린 원식이 표정에 섣불리 말을 건낼 수가 없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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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에서 공연하게 된 학연이네 광대 패거리들은 공연 준비에 바빴음.
자기들 목 날아가지 않으려면 실수는 용납이 안 되었기에 더욱 그랬음.
특히 학연이는 더욱 열심히 연습함. 본인 혼자하는 무용이었기에 돋보일 수 밖에 없으니.
어찌하여 자기들이 연회에 가서 공연하는지 모를 일이지만 좋은 게 좋은 거지. 이런 생각으로 연습하는 중이었음.
학연은 이 일을 재환이와 택운에게 말하게 됨. 그 사이에 많이 가까워진 세 사람임.
재환은 경사 났다며 축하해 줬지만 택운은 아무 말이 없었음.
이상했기 때문임. 이런 말 그렇지만 궁에서 광대를 보자고 부른다?
말도 안 되는 일임. 이윽고 학연이가 동생 때문에 먼저 자릴 뜨자 재환이에게 이상하지 않냐고 묻는 택운임.
재환도 동의했지만 오라는데 어쩔 거냐며 지금 할 수 있는 건 부디 사고 없이 잘 마무리 하길 바라는 것 뿐이라는 말과 함께 술잔을 기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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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 당일.
무표정으로 앉아있는 혁이와 그 옆에 원식이었음.
밑에 앉은 대신들은 광대들이 나올 때가 가까워 질 수록 한숨만 푹 푹 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놈들을 부르신걸까...
전하께서 노하시면 누구 목부터 날라갈까...이 일을 누구에게 떠넘길까...이 생각 뿐.
드디어 광대놈들이 올라선 순간. 순식간에 갑분싸 됨.
누가 이런 천한 것들을 연회에 들였냐부터 시작해 이런 저급한 어쩌구 저쩌구 화난 대신들이 반이었음.
이에 혁이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광대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고 원식이는 자기가 불렀다고 얘기함.
-한양에서 제일가는 광대놈들이라기에 얼마나 출중한 자들인지 보고 싶어 불렀습니다.
-허나 저들은
-두시지요.
가만히 있던 혁이가 입을 염.
얼마나 출중한지 한번 보자고. 대신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목을 쳐 저잣거리 앞에 세우면 될 일 아니냐며 웃음.
이에 조용해지는 궐이었음.
어서 해보라는 혁이에 말에 그제서야 움직이는 광대들이었음.
그러나...줄타기에 가면극에...점점 시간이 갈수록 굳어지는 혁이 표정이었음.
이에 무표정으로 앉아있던 혁이
검을 뽑아들고 성큼성큼 내려감.
곧 앞에서 연극하던 자의 목 안쪽까지 검을 드리밈.
살려달라고 울부잊는 광대놈에게 아무 표정 없이 바라보는 혁이.
검을 높게 치켜 올림.
그때 뒤에서 혁이 손목 잡는 원식이.
혁이 표정 개쌉 굳어지고 뭐하는 거냐고 묻고
그에 여유롭게 대답하는 원식이겠지.
-무용하는 놈이 누구냐.
뚱딴지 같은 소리 하는 원식에 더 빡친 혁이.
-이놈이 한양에서 제일가는 무용꾼이랍디다. 항간엔 사람을 홀려 눈까지 멀게 한다던데.
원식이 옆에 선 학연이 바라보는 혁이.
-이놈까지만 보시고 베시지요.
살짝 미소까지 띄며 여유롭게 말하는 원식에 헛웃음 치며 칼등으로 고개 숙인 학연이 턱 드는 혁이.
학연이 빤히 바라보다 잘해야 할거라며 한 자 한 자 화 꾹꾹 눌러 답하는 혁이.
검 집어 던지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겠지.
학연이 힐끗 보고 본인도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 원시기.
혼자 남은 학연인 속으로 당장이고 울고 싶지만 이럴 수록 정신 차려야 한다며 본인을 다그치겠지.
심호흡 몇 번하고 장단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학연이.
그에 미묘하게 표정이 변하는 혁이.
그런 혁이 바라보며 조소 띄는 원식이. 천천히 고갤 돌려 앞을 바라 봄.
-
다행이 목 안 잘리고 귀가하는 광대 패거리들.
그러다 신하 한 명이 학연이 부름.
학연인 따라 오래서 막상 가긴 했는데...어딘지도 모르겠고 그냥 엄청 큰 궁인 것만 알겠음.
알고 보니 혁이 침소임.
들어가자마자 엎드린 학연에 이리 가까이 와 보라는 혁이.
다가서다 일정 거리에서 멈춰서 바닥만 보고 꿇어 앉은 학연이.
그리고 그런 학연이를 말 없이 바라보는 혁이.
결국 먼저 입을 때는 쪽은 학연이겠지.
황송하지만 어찌 자기 같은 광대를 침소까지 부른 거냐고.
대답 대신 그저 계속 학연일 턱 괴고 바라보는 혁이.
그러다 뜬금없이 자기 앞으로 오라고 그러겠지.
살짝 주저하다 혁이 앞에 놓인 다과상 앞까지 가겠지.
앉으라는 혁이 말에 그 앞에 앉으면 술잔에 술 채워주는 혁이.
-들거라.
평소 같으면 술은 안 하겠지만 세자가 들라는데 어떡해.
그렇게 말은 안 걸고 술만 마시게하는 혁이.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자긴 안 마심.
말 없이 학연이 술 마시는 것만 보는 혁이.
점점 취해가는 학연이지만 최대한 버티려 자기 허벅지 꼬집음.
고개 틀며 학연이 바라보던 혁이는 허벅지 꼬집는 모습을 다 보면서도
계속하여 술잔에 술만 채워 줌.
결국 술 앞에 장사 없다고 휘청이다 쓰러지는 학연이.
그럼 그런 학연이한테 다가가는 혁이.
옆에 철푸덕 앉아 학연이 얼굴 하나하나 뜯어 보겠지.
원래는 들게하여 춤이나 한번 더 춰보라 하려했지만 막상 들이니 이상하게 그러기 싫어진 거임.
밤이 깊어 갈 수록 잠들지 못하는 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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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모인 삼인방.(학연이, 재환이, 택운이)
연회가서 춤춰봄 썰을 들은 재환이와 택운이 반응은 사뭇 달랐음.
재환이는 괜찮냐며 학연이를 이리저리 살피기 바빴고 택운이는 굳어진 표정으로 학연이를 바라 볼 뿐이었음.
그러다 조용히 이제 광대짓 그만 두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는 택운이.
더 큰 사단이 나기 전에 이쯤에서 그만 두는 게 나을 거 같다며 굳은 표정으로 학연이 바라보는 택운이.
어색해진 분위기에 학연이는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고
이에 택운이가 한마디 더 하려하자 재환이가 서둘러 대화 주젤 바꿔버림.
다름아닌 택운이 혼! 사! 문! 제!
대충 대충 대답하는 택운에 재환이는 혀를 차며 넌 혼사나 신경쓰라고 꼽 줌.
그런 재환을 보고 웃으며 택운에게 진심으로 경축드린다는 학연임.
곧 지아비가 되는 저런 놈은 버리고 앞으로 둘만 만나자며 학연을 끌고 자릴 벗어나는 재환과
웃으며 재환에게 맞춰주는 학연임.
그런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택운은 왜인지 씁쓸한 기분이 듬.
이에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은 택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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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시간이 꽤 흘러 어느덧 여름 끝자락에 다달았음.
그간 변한게 있다면 우선
택운은 곧 혼사 직전이었고, 재환이는 과거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여전히 빈둥대기 바빴음.
학연이는...그 이후로 궁에 자주 불려감. 가는 것이 그닥 내키진 않았지만 안 갈 수 없는 노릇이었음.
당장 제 목이 짤리는 게 두렵다기보단 저에게 딸린 소중한 여동생이, 저로인해 아무 이유 없이 죽어나갈 신하들이 불쌍해서임.
그말인 즉은 혁이의 광기가 전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전혀 줄지 않았다는 것.
제때 잠 들지 못하고 꼭 해가 떠야만 잠에 드는 혁이었음.
제대로 먹지도 않아 점점 말라갔으며 신경은 더욱 예민해짐.
세자를 폐위 시켜야 한다는 말도 점점 들려오기 시작함.
그러나 그 말들은 혁이를 더욱 찔러 날카롭게 만들 뿐, 광기를 막아주진 못했음.
점점 망가지는 혁이를 바라보기만 할 뿐인 원식이었음.
가끔 원식이에게 지금이 적기라며 이때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대신들이 있었지만 원식이는 고갤 저었음.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기다리란 말만 남겼음
그리고 이따금 제 어미가 묻힌 묘를 찾아가 인사 드리는 것이 전부였음.
묘를 바라보며 입안 안쪽 살을 깨물던 원식임. [제가 다...다 갚아드리리다.]
그리 다짐하면서 돌아가던 원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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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식이가 칼을 갈 동안 우리의 혁이는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음.
제 신경을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게 있으면 다 뒤집어 엎었음.
거기엔 학연이도 예외는 아니었음.
처음 연회에 온 이후로 한 번도 학연에게 검을 드리댄 적 없던 혁이었지만 그날은 좀 달랐음.
세자를 폐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떠오른 날이었음.
심지어 자기를 낳아 준 어머니 마저 자신에게 등 돌리고 검을 드리미신 그런 날.
혁이의 광기가 극에 달았음. 당장 학연이를 제 앞으로 데려오라던 혁이었음.
기다림이 초조함으로 바뀐 혁이는 자기 침소에 있는 것들을 때려 부수기 시작함.
앞에 놓인 다과상도 뒤엎고 괴성을 지르며 술병도 던지고 정신 놓기 시작함.
그때 마침 학연이가 안으로 들어서고 학연이 보자마자 달려가서 학연이 얼굴 잡음.
학연이가 마주한 혁이 몰골은 가관이었음.
머리는 산발에 눈 주위는 벌겋고 옷고름도 풀어헤쳐짐.
실성한 사람 마냥 학연이에게 물어보는 혁이었음.
네가 봐도 내가 미친 거 같으냐고.
내 오늘만하여도 사람을 다섯이나 베었다. 저들이 하는 소리가 하도 귀에 거슬려 그리하였는데 어떠냐 네 눈에도 내가 미친 거 같으냔 말이다
하며 세게 학연이 턱을 움켜 쥐는 혁이었음.
이에 학연이는 차분이 대답함
그저 불쌍해 보인다고
허. 하고 짧은 헛웃음 내뱉는 혁이.
품에서 작은 단도를 꺼내 학연이 목 언저리에 가져다 댐.
다시 말해보라는 혁이의 말에 학연이 굴하지 않고 되려 혁이 눈 똑바로 바라보며 말함
안쓰럽다고.
점점 학연이 살을 찢고 들어오는 칼임.
벌게진 눈으로 학연이 바라보는 혁이. 학연이도 피하지 않음.
학연이 핏방울이 칼을 타고 혁이 손에 닿자 칼을 떨구는 혁이.
학연이한테서 떨어짐.
그러고는 나가보라는 혁이. 학연이가 가만히있자 지금 나서지 않으면 진짜 벨 거 같으니 어서 나가라는 혁이임.
그런 혁이 바라보다 나서는 학연이.
학연이 나서자 바닥에 떨어진 단도와 엉망인 방들을 찬찬히 둘러보는 혁이. 울음을 삼키는 눈에는 많은 감정들이 교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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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밖에서 학연이 기다리던 택운이는 깜짝 놀람.
그도 그럴 것이 애가 목에 피를 흘리면서 나오니까;;;
빠르게 다가가서 자기 옷으로 학연이 목에 가져다 댐.
놀라며 여긴 어떻게 왔냐고 옷 더러워 진다고 하지 말라는 학연이 말은 그냥 무시.
굳은 얼굴로 상처 부위를 지긋이 누름.
-어찌...
입을 때면서 자연스럽게 학연이랑 눈이 마주친 택운이는 뒷 말을 삼킴.
그러자 학연이가 뒤로 한 발짝 물러남.
사내 둘이 이 밤에 이러고 있으면 이상하게 볼 거라고 얘기하면서.
혼례 준비는 잘 되고 있냐고 물어봄.
껄끄러운 듯 대답을 넘기는 택운에 웃으며 큰 경사를 앞둔 분께서 표정이 어찌 그러냐고 장난스레 타박하는 학연임.
이에 택운은 작게 따라 웃기만 함.
푸른 잎사귀들이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그런 밤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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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으로 넘어가 보자.
종국엔 진짜 혁이가 폭주 할 거 같음.
궁을 완전 피바다로 만들고 눈 돌아서 삐끗하면 목에 검 들이대기 일수임.
혁이가 사람들 베며 비단 옷을 피로 물들일 동안 원식이는 자기 침소에 조용히 앉아서 차 마실 거 같음.
시끄러운 밖 상황들 보면서 무표정하게 차 마시고 있겠지.
스스로 파멸하는 혁이 보며 승리감에 도취할 듯.
이미 아버지는 아파 누우셨기에 대리청정하고 있던 시기였으므로 혁이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을 듯.
어머니가 광기를 누르기에는 이미 배신당한 상처가 너무 컸기에 오히려 화만 돋구는 격임.
피칠갑 된 몰골로 왕좌에 드러눕 듯이 앉아 학연이 기다리는 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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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이미 한양에는 소문이 쫙 퍼짐.
세자가 미쳐서 궁을 피바다로 만들었다고. 상소문 하나 때문에 저랬다는데 이제 어떡하냐며 난리도 아님.
물론 그 소식은 재환이랑 택운이한테도 들어감.
책 읽고 있던 택운이는 그 소리를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책 읽어 나감.
속으로 말세다 말세야 세자라는 작자가 쯧. 이라고 생각만 할 뿐.
허나 뒤에 광대놈 한 명이 끌려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멈칫함.
책에 시선은 고정 되어있지만 한 장도 넘어가지 않음.
몇 분째 계속 같은 페이지만 바라보는 택운이임.
저를 붙잡고 흔드는 여동생 때문에 그제서야 책에서 시선을 땜.
-오라버니 피나요 피!
얼마나 손톱으로 손을 꽉 누르고 있었는지 움푹 파인 손톱 자국엔 살짝 핏기가 돌았음.
급하게 검을 챙기고 집 밖으로 나가는 택운임.
-
아무말 없이 자기 앞에 무릎 꿇고 앉은 학연이를 바라보는 혁이.
한참을 그러다가 학연이에게 말을 건냄.
아직도 내가 불쌍하냐고.
학연이는 대답하지 않음.
학연이에게서 시선을 땐 혁이는 사정전을 쭉 둘러보면서 계속 말을 이음.
-오늘 상소문 하나가 올라왔다. 세자가 미쳐 돌아 하늘이 노하시어 이 나라에 기근이 생겨 백성이 굶어 죽고...
둘러보다 학연이에게 시선을 두는 혁이.
-역병이 돌아 아파 죽고
자리에서 일어나 터덜 거리며 학연이에게 다가오는 혁이.
-외세의 침략이 끊이질 않는다는데...
한 손엔 긴 검을 바닥에 질질 끌면서 다가가감.
-네 생각은 어떠하느냐
학연이 앞에 다다르자 무릎 굻고 학연이랑 눈높이 맞춰주는 혁이.
-내가 진정 폐위 되어야 마땅하느냐
이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학연이임.
-마땅하느냐 물었다.
여전히 시선을 바닥에 둔 체 대답하는 학연이.
-예. 물러나시는 편이 나으실 듯 합니다.
그런 학연이 대답을 듣고 헛웃음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혁이
-물러난다라...
몇 발자국 걷다 검을 뽑으며 뒤도는 혁이 그대로 학연이 목에 가져다 댐.
검을 목에서부터아래 턱까지 천천히 옮겨 가져간 혁이가 검등으로 학연이 턱 들겠지.
그럼 자연스레 시선이 마주 닿는데 혁이는 누가봐도 불안정하고 뒤틀린 표정인데 비해
학연이는 오히려 차분하고 단단한 표정일 듯.
그리고 그런 표정의 학연이가 마음에 안 드는 혁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무서워서라도 고갤 숙이고 알아서 기는데 왜 얘는 그런 게 없냔 말이야.
분명 신분으로도 내가 한참을 더 위인데 왜 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인 거 같은지.
왜 얘 눈에는 내가 온전히 비추느냔 말이다.
왜 그리 생각하는지 묻자 여전히 차분한 표정으로 곧게 얘기하는 학연이.
-그게 더 평안하실 거 같습니다.
이에 진짜 실성한 사람처럼 조소를 띄는 혁이.
아 내가 감히 평안을 입에 올려도 되는 가.
그리고 그때 마침 서정전 안으로 택운이가 들어서겠지.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혁이한테 검을 뽑아드는 택운이.
그리고 이 상황이 어이 없으면서 흥미로운 혁이.
보아하니 어느 양반집 자제인 거 같은데. 감히 세자에게 검을 뽑아든다? 양반 따위가?
그것도 이런 광대놈 하나 때문에?
진짜 비웃는 말투로 택운이에게 네놈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아냐고 물을 혁이.
그럼 택운이는 이제 그만 고정하시라고 말하겠지.
고정하시라는 말에 또 살짝 핀트 나가는 혁이는 되려 더 학연이 목 안 쪽으로 검을 드리 밀겠지.
그럼 그런 학연이 보다가 택운이가 먼저 혁이한테 달려 들 듯.
그럼 둘이 검 부딪히는 소리만 서정전 안을 매우겠지.
근데 우리 선비님 글공부는 많이 했는데...글공부만 하고 자라서...당연이 곧 수세에 몰리겠지...? 검도 놓쳐가지고 주변에 나뒹구는 나무판자 하나로 겨우 막고 있는데
갑자기 풀썩 주저 앉는 혁이.
혁이 등 뒤로 택운이 검이 길게 꽂혀있음. 그 뒤로 멍한건지 뭔지 덤덤한 표정의 학연이가 서있고.
덤덤해 보이지만 실은 손 엄청 떨고있는 학연이었음.
뒤돌아서 학연이 바라보는 혁이.
학연이에게 다가감.
피하지 않고 그대로 서있는 학연이에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학연이 얼굴로 손 뻗는 혁이.
그때 혁이 등 뒤에 꽂힌 칼 더 깁숙히 밀어 넣는 택운이.
곧 피튀기며 학연이 품으로 쓰러지는 혁이게찌.
학연이는 그런 혁이 받으며 멍하니 서있음. 얼굴에 튄 피도 닦을 생각 못하고.
곧 밖이 시끄러워지자 서있는 학연이 데리고 밖으로 도망치는 택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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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꽤 시간이 지남.
그동안 학연이랑 택운이는 한양 주변을 떠돌며 생활함.
어찌 되었든 세자를 죽인거니까 역모이기에 돌아가면 참수임.
가족들 생사도 모르고 둘이서만 산 속 깊은 곳에서 생활함.
후에 정신이 든 학연이 곧 혼례도 치를 분이 왜 그러셨냐 묻자
그냥 네가 살았으면 했다는 택운이.
그런 택운을 바라보다 말 없이 고갤 돌리는 학연이었음.
어쨋든 둘이 그렇게 살고 있었음. 그러다 택운이가 장작 좀 패러 다녀왔는데 집에 있어야 할 학연이는 없고 뜻밖의 인물이 앉아있음.
재환이임.
당황한 택운이는 집에 들어오다 말고 입구에 그냥 서 있음.
그런 택운이 바라보지도 않고 앉으라는 재환이.
-내가 과하게 마음 쓰지 말라고 했지.
-
실은 예전에, 그러니까 학연이가 연회 썰 풀었던 날. 그날 학연이랑 헤어지고 따로 택운이 찾아온 재환이었음.
별 다른 말 없이 택운이 바라보다 내뱉은 말이 저 말임.
-너 과하게 마음 쓰지 마. 그게 뭐든 간에.
저 말만 남기고 집으로 돌아감. 대충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았지만 모르는 척 하고 싶었던 택운이었음.
-
그치만 이미 벌어진 일. 어쩔 수 없는 것.
그 소리 하러 온 거냐며 학연이는 봤냐고 묻는 택운이.
봤다고 대답하는 재환이에게 어디갔냐고 되묻는 택운. 그치만 돌아오는 답변은 심히 불쾌했음.
-글쎄...의금부한테 끌려갔으니 운 좋으면 옥에 갇혀있겠지.
-뭐?
-너도 이제 집으로 가자. 너까지 처넣기 싫으니까.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 택운이지만 우선 한양으로 발걸음을 빨리했음.
-
궐 앞을 지키는 병사들에 의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택운이었음.
-...역모를 꾀하고 세자를 살인한 죄. 양반댁 장손을 납치한 것도 모자라 죄를 뒤집어 씌우려한 죄...
안에서는 학연이가 지은 죄를 줄줄히 나열 중이었음.
-...참수에 처한다.
그대로 주저 앉아버린 택운.
그런 택운을 일으키는 재환이에 곧 멱살을 잡아 쥐는 택운이.
택운이 마음만큼이나 손에서 꾸져지는 재환이 관복.
곧 재환이 얼굴까지 손이 올라갔다가도 차마 치지는 못하고 재환의 어깨를 치는 택운이.
이게 모두를 위한 거라며 택운이를 다독이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
-
후에 다시 산 속에 있던 집으로 향하는 택운이.
집을 둘러보다 편지 하나를 발견하겠지. 엉망인 한문에 이게 뭔가 싶었지만 곧 학연이가 썼다는 걸 알아차린 택운.
잘못 적은 한문을 보며 최대한 뜻을 헤아리려는 택운이.
대충 살피자면 저에게 어린 동생 한명이 있는데 제가 죽는다면 혹 그 동생을 거둬주실 수 있냐는 내용이었음
더불어 이런 곳에 계실 분이 아니시니 속히 돌아가시어 평생 행복하게 사시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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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년 뒤.
혁이가 그렇게 죽고 나서 정권 교체는 아주 빠르게 돌아갔음.
곧 원식이가 세자로 책봉 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왕이 됨.
그렇게 원하던 자리에 올라선 뒤 제일 먼저 한 행동은
혁이 묘를 찾아 가는 것이었음
묘 앞에선 원식이.
아무런 말도 없이 묘만을 빤히 바라보다 돌아섬.
그렇게 새로운 시대라 도래함.
재환이는 더 높은 관직으로 올라가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건 아니고 적당히 하면서 본인에게 오는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았음.
그래서 어린 나이에 높은 관직에 올라섬.
택운이는 혼례도 치루고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감.
전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일상이었음.
좀 다른 것이 있다면 딸이 생겼다 정도?
학연이 동생을 양녀로 들임.
집안에서 엄청 반대하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뭐다 말이 많았지만 택운이의 고집을 꺽을 순 없었음.
더불어 취미도 하나 생김. 바로 집에 복숭아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이었음.
그러다 꽃이 만개한 봄이 되면 밤에 몰래 나와 달빛 아래 선 나무를 바라보다 들어감.
이렇게 한 계절이 또 저뭄.
--------EP. 연회장에서 춤춰봄 썰 풀던 삼인방.
택운이 혼사 문제로 떠들던 삼인방. 택운이 반응이 시큰둥하자 재환이가 곧 지아비가 되는 저런 놈은 버리고 앞으로 둘만 만나자며 학연을 끌고 자릴 벗어남.
웃으며 맞장구쳐 주는 학연임.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있는 택운.
그때 뒤돌아 택운이를 바라보는 학연이. 택운이를 보고 말갛에 웃음.
그런 학연이를 바라만 보는 택운.
웃는 학연을 보는데도 왜인지 자꾸 씁쓸한 감정이 울컥 올라옴.
복잡한 감정을 머금은 채 두 사람 뒤를 천천히 따라 걷는 택운.
걷는 거리마다 복숭아 꽃이 흐드려지게 핀
봄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