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흔한_학원물.txt 사이드가 있으면 좋을까요? 잡식이라 다 좋은데.. "야,남우현 애인생겼데. 오늘 임지희가 고백했는데 사귀는사람 있다했데." "미이친. 얼마나 예쁜애야." 으아아악. 급식실에서 급식지도를 하던 성규가 관자놀이에 손을 얹고 철퍽 주저앉았다. 오늘 남우현이 애인생겼다는 말만 수도 없이 들었다. 성규가 주저앉은채로 머리만 데굴데굴 굴리는데 뒤에서 성열이 성규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아,아파! 성규의 말에 성열이 어깨를 으쓱했다. 뭔 일있냐. "너도 그 소문 들었어?" "무슨 소문?" "휴, 남자들쪽은 아직.." "남우현 애인?" 으아아악. 성규가 다시 한 번 괴상한 소리와 함께 주저앉았다. 아이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우현의 연애상대는 다름아닌 성규였다. 물론 성규가 원해서 사귀는건 아니고, 좋아해서 사귀는건 더더욱 아니였다. 그 사이에는 작은 거래가 있었는데, 성규를 골탕먹이는게 사는 즐거움인 우현은 그럼 나랑 게이해. 하며 좋다고 허허 웃더랜다. "너 나 좋아해..?" 성규는 진지하게 그렇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우현의 표정은 굳이 대답을 하지 않아도 반쯤 썩어있었다. 미안. 그러고는 성규가 하, 하는 한숨을 쉬었다. 물론 우현이 저를 싫어한다는 사실은 알았다. 그렇지만 게이라니. 저를 희생하면서까지 성규를 괴롭히고 싶은걸까. 우현의 태연한 얼굴을 보며 성규가 한숨만 푹푹 쉬었다. "아니, 난 정말 매력이 없는 사람이란 말야.." "알아. 굳이 말 안해도." "너네 남매는 왜 나한테만 그러는데!" 곧 울듯말듯 울먹거리는 성규의 외침에도 우현은 전혀 당황하는 기색이 없었다. 니가 놀리기 재밌으니까. 성규가 지난 주말의 기억을 회상하며 한참이나 으악,으악 소리를 내는 사이에 성규의 곁으로 슬쩍 명수가 다가왔다. 형. 명수의 말도 못 듣고 중얼거리는 성규의 어깨를 명수가 잡았다. "헉!" "형, 오늘 학교끝나고 같이 가. 갈 때 서점들르게 도와줘." "알았어.알았어." "그리구 형 오늘 이상하다. 왜 이래 어제부터?" "어? 아,그,그냥.." 명수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우현에 성규가 명수에게 그랬던 것 처럼 헉!하는 소리를 내며 몸을 낮췄다. 형 정말 이상하다. 명수의 말에도 성규가 쉿,쉿 하며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붙였다. 김성규! 우현의 목소리에 성규의 몸이 빳빳하게 굳었다. 어, 남우현이다. 여학생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아니 지금 여학생급식인데 왜 저 새끼가. 성규가 낑낑거렸다. "야,남우현,니가 여길 어떻게 뚫었는진 모르겠는데.." "김성규 어딨어?" "없어." 성열의 단호한 말에도 우현이 어엉?하며 알고있다는 듯 흐뭇하게 웃었다. 성규야~ 애교부려? 우현의 말에 성규가 온 팔에 돋는 소름을 쓸었다. 미친놈이 또 무슨 속셈일까. 호원이 문 앞에서 지키고 있을텐데 어떻게 뚫었을까. 벌점이나 줘버릴까. 아,아,아,씨발새끼! 성규가 우현의 욕을 하는 사이에 우현이 또 실실 웃었다. "성규야~부끄러워서 그래?" "알았어,부끄러우면 내가 말해도 돼?" 연달아 들리는 두 마디에 성규가 몸을 일으키다가 급식실 식탁에 머리를 부딪혔다. 쿵, 소리가 났다. 아,아으.. 맞은 부분을 만지작거리면서도 우현쪽으로 걸어가자 우현이 여유롭게 웃었다. 우리 성규~ 하는 우현을 보며 여학생들이 수군거렸다. 또 무슨 개소리로 놀리는거냐며 따라붙는 명수에 성규가 손을 저었다. 이따 말해줄게. "이호원은 어떻게 뚫었어?" "더워보여서 음료수를.." "미친새끼!" 머리끝으로 열이 몰리는 기분이였다. 난 공개연애가 좋은데, 따위의 헛소리를 하는 우현의 머리를 쥐어박고 성규가 애들이 없는곳에 가서야 다시 주저앉았다. 미친놈아아.. "난 아직 연애도 못했는데 게이라니.." "괜찮아. 앞으로도 못할거야." "미친.." 내가 전생에 남씨랑 무슨 원수가 있어서.. 성규가 한숨을 폭, 쉬었다. 222 흔한_안 연애물.txt 현성. 남우현 병신만든 김성규. 사이드는..없지만 없는게 좋지 않을까요? 우현이 손을 잡을때마다 벌벌 떨리는걸 본인도 어쩔수가 없었다. 좋아서 그런건가. 성규가 귀여운듯 우현이 성규의 손을 간지럽혔다. 빳빳하게 손이 굳어, 어색하게 웃는 성규를 보며 우현이 여유롭게 웃었다. 영화가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성규야, 영화 재미없어?" "어?아니,재밌어!" "나갈까?" 바보같이 저를 쳐다보기만 하는 성규에 우현이 싱긋 웃었다. 먼저 제가 일어서고, 성규를 일으킨 우현이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영화를 잘 못 골랐나? 우현이 성규의 허리를 감았다. 어?아,아니.. 또 몸이 뻣뻣히 굳었다. * "그래서, 나한테 왜 접근했던건데?" 우현의 어이없다는듯한 말투에 할 말이 없어졌다. 말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성규가 답답했는지 결국 우현이 몸을 일으켰다. 그래, 우현은 이런말을 할 자격이 없었다. 하루에 한 번 여자가 바뀌고 남자가 바뀌는게 우현의 일상이기는 했다. 그래도, 나름 우현은 성규가 마음에 들었다. "니가 잘못한건 알아?" "미안해.." "진짜,..됐다. 무슨 말을 더 하겠냐." 우현이 몸을 일으켰다. 고개를 푹 수그린채로 딱딱히 굳은 어깨에 우현이 헛웃음을 쳤다. 아는척도 하지말자. 분명, 속이 편해야 하는 일 인데도 마음이 이상했다. 성규가 침착히 휴대폰을 집어들어 성열에게 연락했다. [엉,남우현이랑 있는거 아니였어?] "성열아.." [왜,또.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다.] "차였어.." [그럴 줄 알았다.] 333 흔한_학원물2.txt "내가 그렇게 싫어?" 곧 울음이 쏟아지기라도 할 기세였다. 심드렁한 태도의 우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싫은건 싫은거지. 콕 찝어 어떠하다 말 할수는 없었지만 우현은 성규가 싫었다. 놀림받고 괴롭힘받는 주제에 매일 실실대는것도 맘에 안 들었고 눈치를 보는것도 맘에 안 들었다. "야, 애 울겠네." 왜 이제와서 편들어주냐. 우현이 성열의 옆구리를 툭 쳤다. 안 울어! 소리를 버럭 지르고 책상으로 엎어지는 성규에 우현이 성규의 머리를 가볍게 때렸다. 이게 어디서 소리를 질러. 우현의 말에 성규가 고개를 돌려 우현을 흘끗 쳐다봤다가 이내 씩씩거리며 다시 엎어졌다. "너무 뭐라 그러지 좀 마라. 불쌍해." "정의롭다 이성열?" "그건 나도 알고." 성열이 제 자리로 돌아가 앉고 곧 수업종이 쳤다. 평소같으면 우현의 교과서까지 가져다가 색깔 볼펜이며 형광펜이며 현란하게 필기하느라 바빴던 성규가 오늘은 일어날생각을 안 했다. 전교일등 할거라더니, 이딴식으로 공부해도 되나. 우현이 성규를 툭툭 쳤다. 평소에도 쉽게 있는일이라서, 성규가 딱히 반응하지 않았다. "병신아." "... ..." "어쭈, 튕기냐?" 싫음 말도 걸지 말던가. 성규가 괜히 서러워지는 마음에 눈물만 찔끔찔끔 흘리며 코를 들이마셨다. 야,내거 필기 안 하냐? 우현의 말에 성규가 우현을 쳐다봤다. 제 책을 성규쪽으로 밀고 필기해, 하며 명령하는 우현에 결국은 성규가 필통을 꺼냈다. 싫은건 싫은거고, 반항하기엔 우현이 무섭다. - 졸려죽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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