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가만히 좀 있어요."
"성이름"
"아 진짜 가만히 있으라고했잖아요. 옆에 번졌잖아.."
나 이거 싫어.
찡찡거리면서 말을 하는 이호원에 밉지않은 한숨이 푹 나왔다. 한두번 받아본 사람도 아니고 왜이러는지 몰라.
"좀 참아요. 인스피릿한테 예쁘게 보이고싶다면서."
"응 근데 너한테도 예쁘게 보이고싶은데."
"그럼 가만히 있어요. 내 말만 잘들을때가 제일 예뻐보이거든."
내 말에 곧바로 찡그리고 있던 얼굴을 쫙 피고는 립스틱을 바르기 좋게 입술 모양을 바로한다.
그 모습이 웃겨서 고개를 숙이고 웃었더니 움직이지말라면서 자긴 움직인다면서 툴툴거린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입술에 집중하는데
"이거 너무 딱딱해."
"거의 다 끝났어요-."
"이거 말고 니 입술로 발라주면 안돼?"
"미쳤어.. 지금 비즈니스에요. 그쪽은 인피니트 호야씨고 나는 인피니트 코디. 정신 차려요."
이호원의 말에 기겁했더니 그는 또 뭐어때 하면서 웃어온다. 정신차리라고 볼을 아프지않게 톡톡 쳐주니 또 씨익 웃는다.
"다 끝났어요. 저기 가서 옷 갈아입고 와요."
"왜-. 니가 입혀줘."
"오늘은 다른 사람 불러요. 나 지금 명수 메이크업 수정하러가야돼."
계속 있다간 이호원이 정말 옷을 입지않고 있을까봐 대답도 듣지않고 곧장 김명수에게 달려갔다.
"누나."
"?"
"저기서 호원이형이 자꾸 내 쪽 째려보는데요."
어쩐지 내 뒷통수가 따끔거리더라니..이호원의 질투가 가득 담긴 시선이 계속 느껴져서 손이 자꾸 미끄러졌다.
"다른 코디누나 부를게요. 일단 가요."
"아 미안."
"한두번 일도 아니고 뭐. 괜찮아요."
그러곤 고개를 휙 돌려버리는 명수에 저 자식은 참 착한데 재수없을때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호원 쪽으로 몸을 돌렸다.
세상에. 옷을 갈아입었어야했던 이호원은 아까 그 옷 그대로 입곤 내게 보란듯이 옷이 걸린 옷걸이를 꼭 쥐고있는게 아닌가.
"아 이호원.."
"기다렸어. 잘했지?"
작게 한숨을 쉬면서 다가가니 기다렸다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진짜 못살겠다.
"곧 촬영이야 바보야. 얼른 들어가세요 입혀줄테니까."
내 말에 그제서야 만족한 듯 웃는 이호원때문에 한숨이 나오면서도 귀여워서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도 앞으론 진짜 공과 사는 구분해야돼. 알았지?"
"너한테만 구분 안하는건데."
"나한테는 더더욱 공과 사는 철저히. 알겠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이호원이 만족했다는 듯이 웃었더니 날 내려다보다가 자신도 배시시 웃는다.
"아 얼른 촬영 끝났으면 좋겠다-."
이호원의 능글거리는 말투에 한번 더 웃음이 터졌다. 못 말릴꺼같다 이호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