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은 시계를 한참 노려보다가 다시 풀썩 엎드렸음
으아아 앓는 소리를 내는 위안을 보며
옆에서 음악을 듣던 다니엘이 시계를 보고 형 아르바이트시간 다 된 것 같은데? 하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안함
다니엘은 위안의 동아리 후배로, 교환학생으로 온 학생이었음
처음 위안을 봤을 때 외국인을 처음본건지 눈에 띄게 당황하더니 다니엘 린데만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고 나서야 곧 평정심을 되찾는 모습을 보고 아 혹시 네임때문인가 했음 친해지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위안의 가슴엔 알베르토 몬디라는 이름이 발현되있어서 위안은 서양인남자만 보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었음
형 네임이라는 것에 너무 얽매이지 마. 다독여 주었지만 위안은 네가 서양인이라 운명을 무서워하지 않는거야. 이야기함
위안의 부모님은 네임이 안맞았는데도 결혼하셨는데 결국엔 자기가 태어난 후 이혼하셔서 더더욱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다니엘은 생각함
어릴때 네임이 발현된 후로 왜 하필 남자인가 왜 하필 외국인인가... 내 정체성이 네임하나로 정해진것도 싫구... 네임같은거 믿고 싶지 않지만 어쩔수 없는 것 같아... 운명이니깐... 괴롭다 ㅠㅠ 하는 위안을 보며 .다니엘은 알베르토라는 이름은 지중해 특히 이탈리아계통 이름인 것 같고 남유럽 사람은 자기보다 더 까만 피부를 가지고 있다고 장난스레 조언해주는 것을 끝으로 네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었음
그런데 어제 지금 위안이 다니엘에게 네임 이야기를 꺼냄
다니엘 나 아무래도... 네임을 만난 것 같아...
오 축하해 형! 어디서 만났어?
확실한건 아닌데에...
어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배낭여행을 하는 외국인남자가 보여서 피하려고 했는데 같이 일하는 알바생이 안도와줘서 자기가 주문을 받고 서빙을 했는데 그 남자가 배낭여행중이라며 근처에 가볼만한 곳을 물어보면서 말을 걸었고 이름이 알베르토라고 했다고.
성도 맞아?
그냥 알베르토라고만 이야기 했어 그리고 내가 당황하니깐 이름은 안 알려줘도 된다고 웃더라구... 그리고 오늘 아르바이트 끝나고 기다리겠다고 만나자고 하더라구
다니엘은 오호라... 그래서 지금 아르바이트 안가고 뭉개는거구나? 생각함
형 내임 상대 오래 기다리고 있던거 아니었어?
모르겠어... 너무 갑작스러워서 ㅠㅠ
원래 사랑은 교통사고같은거라잖아
재미있다는듯이 웃는 다니엘을 보며 위안은 심술난 표정으로 일어남
사랑은 무슨... 하지만 자꾸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음. 결정적으로 생각보다 너무 멋있었어 ㅠㅠㅠㅠ 생각하는 위안임
알베는 여행 막바지에 네임을 만나게 되다니 숙소에 도착해서도 잠이 오질 않음 이탈리아에 거의 모든 짐을 부치고 마지막 두달간의 여행 중이었고 이틀 뒤면 북경으로 가 마지막으로 여행을 하고 이탈리아로 돌아가려던 중이었음
눈에 띄게 허둥거리던 남자의 왼쪽 가슴의 이름표가 생생해
결국엔 만나게 되는구나... 맥주를 홀짝이며 생각함
6시에 아르바이트가 끝난다기에 5시 반쯤 위안이 알바하는 카페에 감 자기가 온 걸 보고선 또 눈이 띄게 당황하는 걸 보면서 귀엽네 생각을 함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찾아다니는건데 하는 생각도 들어.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아쉬운 알베임
일을 마쳤는지 알베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와 앉은 위안을 보면서 알베는 씨익 웃음
나 기다렸어요?
네?
잠 못잔 얼굴이예요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위안을 보니 또 웃음이 나옴
나도 잠 못잤어요 위안
자기 이름을 부르자 화들짝 놀라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위안임
당신 이름은 알베르토 몬디씨죠?
맞아요.
그렇게 둘은 카페에서 나와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서 맥주 한캔을 깜. 술이 좀 들어가자 위안은 마음이 좀 편하지는 걸 느낌.
서양사람들은 네임에 많이 구애받지 않는다면서요? 하며 이야기를 꺼냄.
맞아요 사실 네임대로 결혼해 사는 사람은 반도 안될걸요? 평생 못 만나는 사람들도 많구요.
고개를 끄덕이는 위안을 보고 알베가 웃음
서로 외국인이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는걸 보니, 신기해요. 중국어는 어떻게 배우셨어요?
알베는 대학교에 들어와서 혹시나 네임을 만난다면 이야기라도 나눠보고 싶어서 전공을 선택했다고 이야기 함.
그러면서
이렇게 위안이 예쁠줄 알았다면, 진작에 찾을 걸 그랬어요.
하며 장위안 심쿵할 소리를 함.
아직 더운 여름에 마신 미지근한 맥주 때문인지, 원래 운명이라 믿고 있었던거라 어쩔수 없는지 아까부터 두근대는 걸 못견디겠는 위안임.
여행왔다고 했죠?
맞아요. 교환학생 끝나고 이탈리아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돌아보던 중이었어요.
그럼 돌아가야겠네요...
씁쓸해 보이는 위안의 표정에 알베는 살풋웃음. 그리고 위안의 머리를 쓰다듬어.
위안만 괜찮다면, 마지막 한학기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올게요.
===========이렇게 한학기 마치고 다시 돌아온 알베랑 차근차근 연애하는 걸로 하자. ㅋㅋㅋ 쓰다가 노잼이라 더는 못쓰겠당 흑흑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