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이별_나를 용감하게 해
W.희연명
(틀어주세요.)
안녕, 내가 악필이라고 장난식으로 놀렸던, 그 말 때문에
적지 않으려고 했는데 뭔가 이건 네가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몇자 적어봐.
그리 짧지는 않았지? 우리의 시간이.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 중에 네가 꽤나 진지한 말로 했던 그 때가 떠올라.
퍽 어울리지도 않는 정색을 하고선 너는 말을 했었지.
'너와는 다른 시간을 훑어온 나를 이해해줄 수 있어?'
라고.
내가 그 말에 뭐라고 했더라, 아마 장난치지 말라고 했던 것 같아.
근데 막상 돌이켜 보면 네가 뭣하러 그런 말을 했었을까 싶어.
우리 그 때 마냥 행복하고 미소를 가득 짓고 있었거든.
그래서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
정말로 너는 나와는 다른 시간을 살아왔던 것일까?
만약 네가 내가 살아가는 이 시간과는 다른 시를, 분을, 초를 살아왔다면,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된 거 라면, 나는..나는..너를 이해하며
기다렸을까? 하고.
근데, 있잖아 그 때 내가 내린 결론은 '아니' 였어.
알잖아, 나 되게 이기적이라서 당장 나를 지켜주고, 함께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거.
그래서 너를 떠올리면 매일 미안해.
우리가 이별을 하게 된 그날, 한 일주일을 울면서 지냈어.
그리고 너의 소식을 기다렸지. 너도 나만킴 힘들겠지? 하고.
근데, 일주일 하고도 이틀이 지나서 그제서야 들려오더라 너의 소식이.
네가 사라졌다고.
그 말은 그냥 단순한 실종 그런게 아니었어.
우리 주변의 다른, 모든, 나를 제외한 모두에게서 너는 사라졌어.
원래도 없었던 사람처럼. 금방 내리는 눈처럼 말이야.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인것이 분명한데, 사람들은 모두 나만을 보더라.
이렇게나 예쁘게 네가 웃고 있는데.
그래서 뒤늦게 느꼈지 정말 네가 나와는 다른시간을 사는 사람이구나.
진심으로 내가 기다려주기를 바란 마음에 했던 이야기였구나.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시간을 살고있는 사람인것처럼,
나는 생각이 많이 변했어. 네 덕분이야 고마워.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서 했던 못난생각은 없어졌고,
그저 난 네가 어느시간을 살고있든, 먼미래이든, 먼과거이든
그냥 내 시계로 1초만 얼굴을 비춰준다면, 나는 그거면 돼.
우리가 그렇게 이별만 하지 않았어도, 내가 널 보러갈텐데.
지금도 나를 바라보며 예쁘게 웃는 너를 볼텐데.
후회스러워. 언젠가 이 편지를 네가 읽기를 바라.
보고싶다. 정말 사랑해.
ps. 네가 없는 세상은 지옥이야, 달려와줘
2020-02-29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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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갈게, 금방 뛰어갈게 글씨 너무 예쁘다.
+달려갈게, 금방 뛰어갈게 글씨 너무 예쁘다. 봄아.
2020-02-29 너를 사랑하는 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