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파는 처음인데요
w.1억
엠티다.....
"야 이지 너 지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 4학년인데도 엠티 로망이 있다니~~~?"
"뭐래 진짜 -_-...."
금요일은 공강.. 토요일 일요일은 쉬는 날.. 장기용이랑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해서 연락이 온 건 아니다.
그리고 우도환한테도 연락은 1도 안 왔다. 우도환한테 나는 섹파가 아니라.. 이제 '미친년'이겠지.. 섹파가 자신의 친구랑 잤다고 하는데.. 미친년이 아닐 수가 없지...
장기용은 생각 좀 해보겠다는 내 말에 알겠다고 대답을 했고.. 그 이후로 오늘 처음 만나는 날이다.
가영이랑 진구랑 같이.. 내가 싫어하는 팥빵을 강제로 먹이려고 하길래 막 고갤 돌리면, 내 팔을 잡고 막 강제로 먹이는 것이다.. 아, 제바아알
"오늘도 지 괴롭히는 거야?"
"…어, 선배.."
"안녕."
오늘도 장기용은 잘생겼다. 부담스럽지않게 안녕- 하고 웃어주고선 바로 지나치는 장기용에 또 마음이 이상했다.
저렇게 배려도 할 줄 아는 사람이.. 내게 또 나타나기나 할까.
섹파라는 사람은 아는체라고 1도 못 하는데.. 내가 이렇게 고민할 필요가 있는가 싶기도 하고..
버스 네대로 모두가 엠티 장소로 향한다. 1,2,3,4학년이 다 가서 그런가.. 되게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우도환과 장기용은 버스에 타기 전에 또 난리가 났었다. 후배들이 둘을 보고 완전 뿅 간 것이다.
그걸 보고있으면 가영이는 '네 남자 뺏긴다'하며 장난을 쳤고, 나는 가영이의 입을 틀어막는다.
진구는 다른 친구랑 앉았고, 나는 가영이랑 같이 앉아서.. 앞자리에 앉은 장기용과 우도환을 힐끔 보았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정말... 그러다 우도환이 갑자기 뒤를 돌아보면서 눈이 마주쳤고, 난 바로 눈을 돌렸다.
1학년 때부터 느꼈지만.. 참 엠티는 노잼이다.
그냥 낮에는 족구하고, 여자들은 앉아서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가영이랑 앉아서 족구하는 남자들을 보았다.
후배들 사이에서도 빛나는 저 장기용과 우도환.. 저 남자 두명과 내가 잤을 거란 걸.. 가영이가 안다면 얼마나 난리를 치려나.
"근데 넌 도대체 왜 기용선배랑 안 사귀냐.. 이렇게 시간끄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저렇게 너만 바라보고.. 잘해주는데. 복에 겨웠구나.."
"…그런 게 있어."
"그런 거 뭐."
"그런 거.."
"아씨!
"…천천히 알려줄게."
"……."
이런 비밀을, 고민을 공유해야.. 나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나도 숨은 쉬고 살아야지. 욕 먹더라도.. 가영이한테는 말을 해야겠다.
뒤늦게 우리 엠티 장소에 다른 학교도 엠티를 온 것이다. 여자에 비해서 남자들이 더 많이 버스에서 내렸고.. 가영이의 눈이 반짝였다.
아마도.. 괜찮은 남자를 찾는 것 같은데. 곧바로 아씨- 하고 눈을 돌리는 걸 보니.. 실패인가보다.
더운지 겉옷을 벗은 장기용이 겉옷을 든 채로 족구를 하고 있었고.. 가영이가 그 모습을 보더니 내게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야 선배 겉옷 들어줘."
"…아 뭐래애."
"왜애~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다른 여자애들이 하기 전에! 네가 가서 들어준다고 하라고..! 너 저 선배 다른 여자애들한테 뺏기고싶어??
기용선배가 다른 여자애랑 키스해도 괜찮아?"
"야아.. 무슨 옷에서 갑자기 키스냐..."
"그러니까. 뺏기기 싫으면 빨리 가서 들어줘."
"…못 해. 사람도 많은데 가서 어떻게 그래.."
"아 증말.. 답답~~하다."
답답해도 어쩔 수 없다. 눈에 띄는 행동은 하기 싫은 걸... 그래도.....
"……."
장기용과 눈이 마주쳐서.. 급히 막 옷을 내게 맡기라는 듯 몸짓을 보이면.. 장기용이 한참 나를 바라보더니 곧 웃으며 내게 다가온다.
괜히 가영이가 옆에서 오홍- 진짜- 아, 너무 설레- 하고 계속 유난을 떨었고..
"나라서 알아들은 거야."
"…아, 네...."
"고마워."
고맙다며 옷을 건네주고서 내 머리를 헝클고 가버리는 장기용에 나는 또 얼굴이 붉어졌다.
진짜... 저 선배랑 대화할 때마다 이렇게 심장이 뛰는데.. 사귀면 얼마나 더 그러겠냐고...
"……."
이번엔 정확했다. 눈이 마주쳤고.. 날 보고 비웃었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뭔가 무서워서 바로 눈을 피하기는 했는데..
"야 이지 너 왜 이래?"
"어? 아, 아니.."
"갑자기 표정 썩어가지고는 아니라 그러면.. 왜! 저년들이 너 째려봤어!?"
"아니! 그런 거 절대!! 절!대!! 아니야..!"
7시엔 강당에서 장기자랑, 게임.. 그리고 술을 마신다고 했다. 그 전에 방에 들어가서 뻗었을까..
후배들이 우리 방 안으로 쭈뼛쭈뼛 들어오는 것이다. 아....4학년 여자애들끼리 쓰는 줄 알았는데..1학년 애들과 같이 쓰게 될 줄이야.
익숙하지 않은 여자애들에 놀래서 일어나면, 애기들이 '안녕하세요오'하면서 긴장을 하는 것이다.
"아, 어! 안녕...!"
"안녕.. 근데 너네 왜 이 방으로 와? 1학년은 1학년 애들끼리 쓰는 거 아니야?"
"아..! 어제 바꼈다고 조교님한테 연락 왔었거든요..!"
"아, 어제 바뀐 거야?"
"네!"
"그렇구나아.. 암튼 반갑다!! 편하게 대해! 편하게! 언니라고 편하~게 부르고!"
"네에!!"
1학년 다섯명은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서 우리를 바라보았고.. 1시간을 넘게 쓸데없는 대화들을 나눈 것 같다.
갓 스무살의 유행어도 들어보고.. 좋아하는 사람 얘기도 들어보고....
"근데요! 지 언니!.."
"응?"
"그.. 장기용...?선배??님이랑.. 사귀세요!?"
"어????????"
"(초롱초롱)"
"아니...! 사귀지는 않는...ㄷ..ㅔ..."
"아 진짜요!?!? 아!"
"왜?"
"아까 막 족구할 때요! 두분이서 대화하고 막 장기용 선배님이 머리 쓰다듬고 가셨잖아요. 그래서 우리 애들끼리 사귄다 아니다 말 많았었거든요!
"…아."
애들이 아쉽다아- 하고 막 시무룩해졌고.. 나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근데 조만간 사귈 걸?"
"네!?!?!??!"
"그 선배가 지 좋아하거든."
"근데 왜 안 사귀세요!?!??!!?"
"몰라 얘 미쳤어, 그치."
"진짜!! 진짜 잘 어울리는데요!!!!!!!!!!!!!!!!!!! 막 지 언니 볼 때!!! 장기용 선배님!!! 눈에서 꿀이 막 뚝뚝!!!!!!!!"
가영이를 째려보면, 가영이가 맞잖아- 하고 어깨를 으쓱 했고.. 애들은 모두 나를 바라본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제에발 ㅠㅠㅠㅠㅠㅠㅠ
"저희 신입생들도! 다들 장기용 선배님이랑.. 그.. 우도환? 선배님 때문에 난리 났었어요!... 엄청 잘생겼다고ㅎㅎㅎ."
그 둘은 어딜 가서든 먹히는구나.. 과자를 먹으며 고갤 끄덕이면.. 곧 애들이 나를 한참 바라보다 다시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서 말한다.
"장기용 선배님이랑 썰같은 거 없어요!?!?!?!?!?!?!?!"
"왜 이래애애.. 없어어ㅓ어어어어!!!"
아주 쩌는 게 하나 있지.
"알려주세요오ㅜㅜㅜㅜㅜㅠㅠㅠ저희 대리 설렘 좀 할래요오오ㅠㅠ언니이이ㅠㅠㅠㅠㅠ."
나 장기용이랑 섹스했다?
그리고 장기용 절친이랑 섹파야.
7시가 되기 30분 전. 가영은 졸리다고 뻗어버렸고, 지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지 숙소에서 나왔다.
코앞에 있는 매점에 들어서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오면, 매점 앞에 다른 학교 학생들이 서있다.
남자 무리들이 매점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지가 남자들을 지나쳐 가려고 했을까..
"저기요."
무리에서 남자 한명이 지를 부른다. 지는 자기를 부르는 줄 모르고 무시하고 걸었고.. 곧 남자가 지의 손목을 잡는다.
매점에서 가까운 곳에서 도환과 기용이 담배를 피며 후배들과 얘기를 하고 있었을까..
도환의 시선이 매점쪽으로 향해있자, 기용도 도환을 따라 그쪽을 본다. 지가 매점 앞에 서있고.. 상황이 그리 좋아보이지않자, 기용이 발걸음을 떼면...
기용보다 더 빠르게 지에게 다가가는 도환에 기용이 잠시 멈칫한다.
"……."
"왜 이러시죠."
도환이 지의 옆에 섰고, 지는 놀란 듯 도환을 바라본다.
여전히 지의 손목을 잡고있는 남자에 도환이 그 남자의 손목을 잡아 떼어내고선 남자를 무섭게 내려다본다.
그럼 남자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한다.
"아, 그냥 관심 있어서.. 연락처 받으려고 그랬던 건데."
"저희 지금 모여야 돼서요."
"아."
" 남자들 다같이 모여서 여자 한명한테 그러면, 당연히 무서워하죠."
"……."
"그리고 얘 애인 있어요."
"아, 네."
남자들이 가고, 지가 뻘쭘한 듯 도환을 바라본다. 그럼 도환이 지에게 말한다.
"왜 혼자 돌아다녀?"
"에?"
"따까리들은 어디다 팔아먹고."
"따까..리..."
"……."
"따까리 아니예요! 친군데!!"
"그거나 그거나."
"…감사합니다."
"뭘."
"구해주셔서?.."
"……."
지가 감사하다며 해맑게 웃어보이면.. 도환이 무심하게 지를 지나쳐 기용이 있는 쪽으로 다시금 온다.
기용과 도환이 후배들과 같이 강당에 술박스를 들고 옮기고 있었고, 후배들은 기용에게 말을 많이 걸었다.
확실히 도환은 차가운 이미지로 박혀서 어렵게 대했고, 기용은 후배들에게도 웃으며 잘 대해주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서로 장난치며 강당으로 뛰어들어가고.. 기용도 강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을까.. 도환이 기용에게 말한다.
"야 장기용."
"…응?"
"안 사귀면 안 되냐?"
"무슨 소리야??"
"이지."
"……."
도환의 말에 기용이 한참 서서 멀뚱히 도환을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저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기분은 별로지만.. 그래도 티내지않고, 기용이 도환에게 묻는다.
"왜?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그냥."
"……."
"그냥 별로야."
"애냐?"
"…뭐?"
"네가 별로면 사귀지 말아야 되냐. 등신아."
"…하긴."
"빨리 들어가자."
1학년 여자들의 장기자랑을 보았다. 언제 준비했는지.. 춤을 추길래 괜히 귀여워서 웃으면서 보고있으면...
저 멀리 장기용과 우도환이 보였다. 또 심장이 뛰었다. 저 둘을 볼 때마다 나는 심장이 떨린다.
"화이팅!!"
"네가 화이팅이지."
"야 네가 더 쎄잖아! 나보다!"
"-_- 진짜 죽을래."
장기자랑이 끝나고, 게임이 시작 되었다. 신문지 위에 남자와 여자가 올라가고, 종이를 점점 접고, 그 안에 여자랑 남자가 계속 들어가서 버텨야 되는 게임이다.
마지막까지 버티는 팀은 돈 10만원을 준다나 뭐라나.. 가영이는 게임 같은 건 질색이라며 나랑 진구를 내보냈고..
진구는 나랑 너무 친하기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마다 서로 껴안고 시작을 했다. 남이 보면 사귄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너무 친해서 이런 게 가능하다.
점점 종이가 줄어들고.. 진구가 나를 안아들었다. 그럼 진구가 소리치길.
"아아아 개무거워어어어!!!"
그러면서 진구가 무릎을 꿇었고.. 나도 떨어지고만다. 야이 개새끼야아아아! 하고 여진구의 등을 마구 치면, 모두가 빵터진다.
그리고...
"……."
우도환도 웃는다.
안 하던 짓을 하는 우도환이 신경이 쓰였다.
아까는 갑자기 나를 구해주고, 말까지 걸지를 않나.. 지금은 또.. 나를 보고 웃었다.
괜찮아? 하고 누군가 내게 손을 뻗었다. 장기용이었다. '아, 넵..!'하고 대답을 하고선 일어나면.. 저 멀리 방을 같이 쓰는 1학년 여자들이 막 음흉하게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조별대로 강당에 앉아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우리조는 우도환, 장기용, 나.. 그리고 4학년 3명 2학년 4명.
여자들은 장기용과 우도환을 몰래 보느라 바빴다. 그 마음 알지.. 몰래 몰래 보고싶은 마음..
근데.. 하필이면 우도환까지 우리 조인 게 너무 불편했다. 나를 다른 곳으로 옮겨주시오오오!! 가영이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내도, 술 마시느라 정신이 없고 난리다.
내 옆에는 장기용이 앉았고.. 무리해서 마시지 말라며 조용히 속삭이기에, 네에- 하고 대답을 하면.. 장기용이 웃는다.
치.. 진짜 내 옆에까지 앉았으면 얼마나 챙겨주려나.. 벌써부터 설레고 난리야...
"엇! 선배님들! 저희! 왕게임 해요! 왕게임!! 왕게이임 어때요오오! 선배님드으을!!"
2학년 중에서도 제일 말 많기로 유명한 친구가 왕게임을 하자고 했다. 아주 하자며 애교를 부리는데...
어휴 왕게임은 무슨.. 난 게임같은 거 싫던데.. 우도환도 아마 싫다고 할 거야...속으로 욕을 하며 과자를 먹는데...
"그래. 재밌겠네."
우도환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경악을 했다. 우도환이 이런 걸 좋아해..? 진짜 성격이나 생긴 것도 보면 완전 싫어하게 생겨서는..
"그럼! 4학년 과대이시니까! 선배가!! 왕 합시다! 스타뜨 해주세요!!"
그래... 분위기 띄우려는 모습은 참 보기가 좋았다. 그리고 우도환도.. 다같이 어울리려고 하는 모습도 보기가 좋았다.
계속 신경쓰였던 일들도.. 지금 만큼은 다 잊고 있었다.
나무젓가락에 작게 번호를 썼고.. 통에서 젓가락을 집으면 나는 1번이었다. 으와.. 1번.. 뭔가 기분 좋기는 한데.. 나 걸릴까봐 무습네.. 아주 그냥.
혼자 강당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속으로 리듬을 타면서 우도환이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렸을까.
"1번하고 5번."
1번.................... 나다.... 우도환이 나를 보았다.
분명.. 내가 1번인 걸 알고 있다. 그래서 1번을 부르며 나를 바라본 게 틀림없다. 5번이 누구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 옆에 앉은 장기용의 손에 들린 젓가락엔 5번이 쓰여져있었다.
"키스해."
"……."
근데 이상했다. 나만 느낄 수 있었던 걸까.. 둘의 분위기가 확실히 평소랑 달랐다.
모두가 호우우우! 쎄다아아!! 하고 소리치기 바빴고, 옆에 있던 조 사람들도 뭐야 뭐야- 하며 구경을 하러 온 것이다.
"못 하겠으면 원샷해."
정말 이상했다. 너무 이상한데.. 아무도 못알아챈 듯 했다. 나만.. 알아챘다.
멀뚱히 앉아서 우도환과 장기용을 바라보면.. 곧 장기용이 술이 가득 찬 종이컵을 들고 원샷을 한다.
"……."
-
-
-
-
히히히히히히ㅣㅎ히헤헤헤헿ㅎㅎ
아 뛰마려
화댱띨 가꾸야 !~